<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
오세정*
<차 례>
1. 머리말
2. 창세·홍수신화의 특성과 관계 양상
3. 목도령의 정체성과 문화적 의미
4. 결론
<국문초록>
인간과 세계 등의 창조를 이야기하는 창세신화는 <창세가>와 같은 1차적 창조
를 다룬 이야기가 있는 반면, 홍수로 인해서 구세계가 멸절하고 새로운 세계의 인
간 시조가 탄생하는 것을 다룬 이야기가 있다. <대홍수와 목도령>은 기존의 인간
세계가 홍수로 멸절하게 되자 천상 선녀와 목신 사이에서 태어난 목도령이 새로
운 인류의 시조가 되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의 중심 의미와 문화적 함의는 단연
주인공 목도령을 통해서 형성되며, 그를 통해서 창조신 내지 인류 시조의 성격을
살필 수 있다.
목도령은 신성한 존재들의 신성혼을 통해서 탄생했지만 천상보다는 지상의 가
치를 선택하며, 뭍에서 만난 여성과 혼인하여 인류의 시조가 된다. 자신은 지상을
기반으로 한 자동 지생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이후 인간은 남녀 결합을 통해서 번
식시킨다. 이는 인간의 시조인 주인공과 이후 그 후손인 일반 인간의 탄생원리가
차별화됨을 의미한다. 목도령의 존재론적 자질과 위상은 탄생 원리뿐 아니라 경
쟁자인 소년과의 대립을 통해서 잘 나타난다. 소년이 세속적 가치와 인간적 한계
를 표상한다면, 목도령은 자연적 가치와 초월적 능력을 표상한다. 이 같은 인물의
성격은 건국 신화의 주인공들과 유사하다. 특히 목도령은 주몽과 흡사한 자질을
보여주는데, 다른 신성한 주인공들과 달리 복합적이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점이
변별적 특징이다. 절대적 창조신이 사라진 시대, 타락과 몰락의 지표를 가진 인간
들에게 필요한 창조주체는 바로 목도령과 같은 반신반인의 문화영웅이다. 새로운
인간세계에 절박한 가치인 생명력과 창조력은 바로 이 같은 양가적이며 복합적인
목도령의 존재론적 자질에 기인한다.
1. 머리말
<대홍수와 목도령>은 한국에 전하는 몇 안 되는 홍수 관련 신화이며, 창
세신화의 한 유형이다. 서구에서는 홍수신화에 많은 문화적 의미를 부여하
는데, 특히 <성서>의 홍수이야기나 메소포타미아 홍수이야기를 중심으로 신
격(神格)의 위상 변화와 새로운 질서 탐색이라는 문화적 의미가 도출되었
다. 반면에 한국에 전래되는 홍수이야기는 신화적 의미체계나 사고체계 속
에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창조신화 내지 홍수신화는 고대국가의 시조
를 다룬 건국신화나 무속(巫俗)에서 신앙의 대상이 되는 신격들을 다룬 무
속신화에 밀려 변두리에 머물러 있었다. 특히 홍수신화 중에서도 남매혼(男
妹婚)형 이야기는 근친혼과 관련된 금기의 문제나 윤리론의 문제가 관심을
끌었지만, <대홍수와 목도령>은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사
실이다. 이 이야기는 주로 비교연구의 대상으로, 창세신화의 범주 속에서 하
나의 유형으로만 다루어졌고 개별적인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따라서 <대홍수와 목도령>에 대한 보다 면밀한 접근과 체계적인 해석이 필
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전체 한국 신화 체계 속에서의 개별 신화가 갖는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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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와 위상, 다른 신화와의 관련성 등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은 아무래도 주인공 ‘목도령’이다. 목
도령의 부모는 목신(木神)과 천상선녀(天上仙女)로인격이 아닌 신격, 내지
초월적 존재로 홍수 이후 새로운 인간세계의 시조가 되는 인물이다. 초월적
존재의 후예이면서, 인간의 시조인 목도령은 창조성이나 초월성으로 타인을
압도하는 신적 존재로서의 성격은 빈약하다. 더구나 신성한 존재의 후예로
태어난 영웅이 일반적으로 보여주는 시련 극복 과정에서도 영웅적 능력을
과시한다고 보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도령이 인간
의 새로운 시조로 선택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목도
령이 갖는 한국 신화 체계 속 문화영웅으로서의 성격과 함의를 통해서 제대
로 규명될 수 있을 것이다. 목도령의 가장 유표적인 생래적(生來的) 자질이
신성한 혈통, 즉 출생성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들의 부모의 정체성과
행위 역시 흥미를 끈다. 천부지모(天父地母의) 전통과 달리 지부천모(地父
天母)의 관계가 나타나며, 어머니 천상선녀의 천상 회귀와 홍수, 아버지 목
신의 보호와 원조 등은 일반적 신화서사가 보여주는 서사적 특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인 어버지가 자식과 처를 남겨두고 떠나고, 어
머니는 홀로 아들을 양육하며, 성장한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것이 일
반적이다. 목도령 신화는 이 같은 전통적 서사 전개 방식과 상반되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주인공의 부모가 표상하는 문화적 함의는 무엇인가? 목도령
의 정체성은 이같이 부모의 정체성과도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음이 분명
하다. 또한 이 신화가 가장 근원적으로 탐색하는 가치인 인간의 탄생원리가
무엇이며, 어떠한 문화적 함의를 띠는지도 주인공의 성격 고찰을 통해서 함
께 밝혀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본고는 <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
조신의 성격을 조명하기 위해서 단계적으로 논의를 전개할 것이다. 먼저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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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홍수신화의 주인공으로서 목도령의 성격을 명시화하기 위해서 전형성
을 띠는 다른 유형의 창세신화 텍스트들을 비교검토할 것이다. 다른 신화들
과 이 신화의 관계를 재구하고, 창세신화의 인간 탄생의 원리가 어떤 원리와
관계망을 형성하는지를 살필 것이다. 다음으로 목도령의 정체성과 문화적
의미를 고찰하기 위해서 텍스트에서 구현되는 목도령의 성격을 다른 인물들
과의 대비를 통해 검토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문화영웅들, 특히 유
사점과 차이점을 잘 보여주는 건국신화의 주인공들과의 대비를 통해서 구체
화되는 인물의 자질을 고찰할 것이다.
2. 창세·홍수신화의 특성과 관계 양상
(1) 창세신화와의 관련성
서구에서 홍수신화는 오래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신화연구에
있어서 주요한 연구 주제로 설정되어 창세신화라는 영역을 확보할 수 있었
다. 특히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홍수 이야기를 근원으로 홍수신화는 신에 의
한 인간 세계의 징벌이라는 의미와 새로운 세계의 수립이라는 두 가지 문화
적의미가강조되었다. 홍수신화는카오스(chaos)에서코스모스(cosmos)로의
전화와 무(無)에서 유(有)로의 전화, 즉 새로운 창조와 그 기원에 대한 설명
이라는 차원에서 신화 본령의 성격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같
은 창조나 전화과정, 새로운 존재의 탄생을 설명하기에 적절한 홍수는 전세
계적 보편적 현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홍수의 원인을 좀 더 구
체적으로 살펴 보자.
조현설은 동아시아 여러 부족(민족)들의 홍수신화를 분석해서 홍수의 원
인을 세 가지로 유형화했다. 첫째 우연한 자연 현상으로서의 홍수가 발생하
는 경우. 둘째, 인간의 악행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재앙으로서의 경우.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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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 신들의 악행이나 선신과 악신의 투쟁 결과로 발생하는 경우. 각각 자연
(自然)원인설, 인간(人間)원인설, 신(神)원인설로 정리할 수 있다.1) 조현설
에 따르면 한국의 대표적 홍수신화인 남매형과 목도령형 이야기의 홍수 원
인은 첫 번째 유형인 우연한 자연현상이다. 반면에 최원오는 창세신화와의
관련성 속에서 두 이야기는 ‘선(善)에 의한 악(惡)의 징벌인 정화’의 의미가
강하다는 주장을 펴는데, 이는 홍수의 원인이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신
과 인간의 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전제한다.2) 서구의 경우 앞서 언
급했듯이 홍수는 신에 의한 인간의 악행 징치라는 문화적 의미가 강하다.
<성서>의 ‘노아의 방주’가 대표적인 예이다. 던데스A. Dundes는 2차 창조의
성격 자체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며, 홍수신화는 남성의 지배력을 확보하
려는 의도를 지니는 것으로 최초의 여성신 지배체제에서 남성신 지배체제로
의 전환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여긴다.3) 여기서 홍수신화는 특정한 질서체
제에서 다른 질서체제로의 전화 과정이 필연적으로 전제되며, 따라서 홍수
신화의 중심의미는 이 전화 과정에서 어떤 가치적 전이가 발생하는가에 있
는 것이다.
이야기의 표층에 드러나는 것은 선에 의한 악의 징벌, 내지 신에 의한 인
간의 징치, 혹은 인간능력 범주 바깥의 자연현상 등이다. 이러한 특정 행위
나 사건, 현상들은 구세계 내지 구질서에서 신세계·신질서로 이행되는데
있어서 근본 원인이 된다.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는 차원이나 현상에 대한
유형화의 차원을 넘어서 위계의 변화와 가치의 전이에 대한 심층적인 문화
1) 조현설, 「동아시아 홍수신화 비교 연구」, 한국구비문학회, ?구비문학연구?17, 2003,
pp.452~456.
2) 최원오, 「창세신화에나타난 신화적사유의재현과 변주—창세, 홍수, 문화의 신화적
연관성을 통해—」, ?국어교육?111, p.464.
3) Alan Dundes, "The Flood as Male Myth of Creation", ed., Alan Dundes, The Flood Myth,
University of California, 1988, pp.17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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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접근이 필요하며, 확장적인 논의의 발전이 필요하다.
이상의 논의를 전제로 <대홍수와 목도령>의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한
국의 창세신화의 전체 체계를 재구해 보자. 홍수가 새로운 세계의 창조를
다룬다는 점에서 창조신화 내지 창세신화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한국의
창세신화를 대표하는 텍스트로는 단연 <창세가(創世歌)>를 들 수 있다. 천
체(天體)와인간세계, 인간에대한최초의창조와문화질서수립을다룬 <창
세가>는 창조에 대한 원형적 사고가 잘 나타난다. 이야기를 서사단락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창세가>4)
1. 천지가 분리되고 미륵이 세상에 출현하다.
2. 미륵이 일월 조정, 천체 조정을 수행하다.
3. 미륵의 면모 소개-큰 옷을 만들어 입다. 생화식을 하다.
4. 미륵이 풀메뚜기와 풀개구리에게 물과 불의 근본을 묻지만 실패하다.
5. 미륵이 생쥐에게 물과 불의 근본을 물어 알다.
6. 미륵이 인간을 천상에서 벌레를 얻어 인간 한 쌍을 창조하다.
7. 석가가 나타나 미륵과 인간세상을 놓고 경쟁을 벌이다.
8. 석가가 마지막 내기에서 미륵의 꽃을 훔쳐 내기에서 승리하다.
9. 미륵이 패배하자 석가에게 저주를 퍼붓고 떠나다.
10. 석가가 인간무리 수 천명을 창조하다.
12. 석가가 화식(火食)을 선보이다.
13. 화식을 거부한 두 중이 소나무와 바위로 변신하다.
4) 본 연구에서 다룰 <창세가> 텍스트는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창세신화이며, 일반적
으로 말하는 창세신화의 핵심 화소를 두루 갖춰 전형성을 인정받는 김쌍이돌 구연
본이다.
손진태, ?조선신가유편?, 향토문화사, 1930,
본고에서는 자료를 정리해서 재수록한 김헌선의 ?한국의 창세신화?에 실린 텍스트
를 대상으로 한다.
김헌선, ?한국의 창세신화—무가로 보는 우리의 신화?, 길벗, 1994, pp.23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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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277
이 신화에 따르면 세계와 최초의 인간은 미륵이라는 신격에 의해서 창조
된 것이며, 미륵은 자신이 창조한 세계의 주인이자 통치자였다. 미륵의 세계
에 도전장을 낸 인물은 석가이며, 석가는 속임수를 사용해서 미륵으로부터
세계를 뺏는다. 자신이 창조한 세계를 빼앗기게 된 미륵은 석가와 이후 인
간세계에 저주를 퍼붓는다. 이 신화는 최초의 세계와 일월성신(日月星辰)의
천체 수립, 인간의 창조, 세계의 통치자의 교체, 그리고 현재의 인간 세계가
타락하게 되는 근원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흥미있는 대목은 석가의 속임
수와 이후 인간세계의 타락이다. 이는 홍수신화와 관련시켜볼 때, 인간세계
가 갑자기 홍수에 의해서 멸절하게 되는 원인으로 파악할 수 있다.5)
이번에는 <대홍수와 목도령>을 살펴 보자.
<대홍수와 목도령>6)
1. 옛날 어떤 곳에 한 교목이 있었다.
2. 천상의 선녀가 내려와 그 정기에 감응하여 한 미남자를 낳다.
3. 목도령이 7-8세 되자 선녀가 하늘로 돌아가다
4. 큰 비가 내려 세계가 물로 화하게 되다.
5. 교목이 목도령을 싣고 물에 떠내려가다.
6. 가는 동안 개미떼와 모기떼를 불쌍히 여겨 구하다.
7. 교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목도령이 한 아이를 구하다.
8. 교목이 높은 산의 정상에 도착하다.
9. 그곳에는 한 노파와 딸과 여종이 있었다.
10. 두 남자는 서로 딸과 결혼하기를 바라다.
11. 물에서 구원된 남자가 딸을 차지하기 위해 목도령을 위기에 빠뜨리다.
5) 최원오, 앞의 글, pp.464~465.
오세정, 「한국창세신화의 연구—<창세가>, <대홍수와 목도령>, <대홍수와 남매> 비
교 고찰」, ?어문교육연구 학술발표회 자료집?, 2005, 10.
6) 손진태, ?한국민족설화의 연구?, 을유문화사, 1948, pp.166~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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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개미떼가 와서 목도령을 도와주다.
13. 노파가 여자 선택에 관한 과제를 내다.
14. 모기떼의 도움으로 목도령이 승리하다.
15. 목도령과 딸이 결혼하여 인류의 조상이 되다.(나머지 한 쌍도 결혼하다.)
이 이야기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세계가 물로 가득 차고 기존
의 인간세계가 멸절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의 또 다른 홍수신화 유
형인 <대홍수와 남매>7)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인간적능력으로감당할
수 없는 자연적 현상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었고, 그러한 현상은 이야기로 만
들어져 전해왔다. 단순히 우연적인 자연현상이라 하더라도 인간과 인간세계
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한 경우 반드시 인간들은 이를 재해석하고 의미
를 부여해 왔다. 서사화(敍事化)는 결국 자아와 만나는 세계에 대한 인간적
해석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인간세계를 멸절시켜버린 거대한 홍수를 단순
히 자연재해로만 인식했을까? 짤막한 이야기 속에서 홍수의 원인에 관한 직
접적인 언급은 찾을 수는 없지만 최초의 세계 창조에 관한 <창세가>를 통해
서 이 같은 인간세계의 몰락에 관해서 추측할 수 있다. 목도령이 출현하는
세계나 목도령이 창조하는 세계는 미륵에 의해 주도되는 것과 같은 최초의
세계는 아니다. 이미 미륵과 석가에 의해 창조되고 통치받는 인간세계가 시
간상으로 선행하는데, 즉 기존의 구질서가 존재하는 것이다. <창세가>의 세
계는 미륵과 석가의 세계로 양분되며 이후 세계상에 대해서도 언급되고 있
7) 홍수로 인해 세상이 멸절하자 살아남은 남매가 천의를 물어 근친혼을 하게 되는 이야
기이다. 핵심 서사단락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옛날에 큰 물이 져서 세계가 바다로 변하고, 두 남매만이 살아남다. 2. 두 남매가
높은 산의 봉우리에 표착하다. 3. 사람의 씨를 잇기 위해서 결혼하기로 하다. 4. 여동
생은 암맷돌을 오빠는 숫맷돌을 굴려 내리자 합치하다. 5. 여동생과 오빠는 하늘의
뜻으로 알고 결혼해서 인류의 시조가 되다.
손진태, 앞의 책,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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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279
다. 서사의 전개 과정을 정식화하면 ‘최초의 세계(무질서: 카오스)’→‘미륵의
출현과 세계 창조(질서: 코스모스)’→‘석가의 등장·미륵과 석가의 내기’→‘석
가의 세계 차지’→‘미륵의 저주’→‘인간세계의 타락’으로 정리할 수 있다. 세
계상의 변화과정을 상세화해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미륵의 세계
→
석가의 세계
→
이후 세계
절대적 창조자 통치 질서,
조화로운 세계, 천상에
기반을 둔 인간 존재
비루한 존재의 출현,
부조화, 지상에서 인간무리
창조, 석가에게 거부하는 존재
출현
(타락, 몰락)
↑ ↑
석가와 미륵의 내기
석가의 속임수와 인세 차지
미륵의 저주
미륵에서 석가로 주도권아 넘어간 인간세계가 타락할 것이 예견됨에 따
라 그 이후 세계는 반드시 심판받게 될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 심
판과 심판 이후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바로 홍수신화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홍수에 의한 인간세계의 멸절은 최초의 세계
창조를 다룬 <창세가>에서 인간의 타락과 비루한 존재로의 전화가 핵심적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다.
<대홍수와목도령>은미륵과석가의관계를바탕으로형성된<창세가>의
대립구조를 다시 재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연결고리는 설득력을 가
진다. 목도령은 선량한 성품을 지녔음에 반해 인간 소년은 자신을 구해준
목도령에게 간계를 써서 친딸을 차지하는데 방해를 한다. 또한 목도령의 아
버지인 목신은 소년이 이후 악행을 저지를 것을 이미 예견했다. 이 같은 목
도령과 소년의 대립체계는 <창세가>의 미륵과 석가의 대립체계와 관련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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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8) 노파의 집에 당도한 목도령과 소년이 모두 여성 배우자를 얻어
결혼에 성공한다. 악행을 저지른 소년 역시 목도령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시
조가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인간세계가 미륵의 세계와 석가의
세계로 양분되듯이, 목도령과 소년을 통해서 여전히 이원적인 성격을 띤다
는 것을 보여주며, 인간세계가 여전히 불완전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요컨대 미륵의 세계와 석가의 세계로 분리되는 최초의 이원적 세계가 목도
령과 소년을 통해서 홍수 이후에도 여전히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홍수 이후의 인간과 인간세계는 미륵과 목도령으로 표상되는 상위·신
성·선의 자질과 석가와 소년으로 표상되는 하위·비신성·악(속임수)의 자
질이 공존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목도령 신화에서 가장 중심적으로 형상
되고 있는 신화적 상징이 바로 인물을 통해서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목도령을 통해서 최초의 세계 창조 시절부터 이어져 오는 인류 시조
의 성격을 밝힐 단서를 확보하게 된다.
(2) 인간 탄생의 원리
레비-스트로스Lévi-Strauss는<오이디푸스신화>를해석하면서이신화가
인간 창조에 대한 두 가지 대립되는 논리를 중재하고 있다고 결론 내린다.
즉 인간 존재는 남녀의 결합을 통해서 생긴다는 남녀 결합설과, 식물들처럼
지상에서 생겨난다는 자동 지생(自動地生)autochthonous이 서로 상충하고
있는데 이 모순을 해결하려는 시도로 <오이디푸스 신화>가 있는 것이다.9)
8) 최원오는 미륵이 목신으로, 석가가 소년으로 재연되고 있다고 본다. 미륵과 목신이
악에 대한 예견을 하며, 그 악은 석가와 소년이기 때문이다.
최원오, 앞의 글, p.465.
그러나 세계의 주인공이자 통치자는 목신이 아니라 목도령이며 소년과 직접 대립하
는 인물 역시 목도령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미륵의 정체성은 목신이 아니라
목도령으로 계승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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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281
<오디푸스 신화>를 통시적인 방법이 아니라 공시적인 방법으로 읽을 때 크
게네가지항목으로설정할수있다. (1) 과대평가된혈연관계, (2) 과소평가
된 혈연관계, (3) 살해된 괴물, (4) 오이디푸스 부계의 성이 갖는 함축이다.
(1)과(2)가대조적이며, (3)과(4)가대조적이다. 이는다시(1)과(3)이동일
한의미를드러내며, (2)와(4)가동일한의미로묶인다. 즉(1)과(3)은각각
남녀결합을강조, 자동지생을부정하는것이며, (2)와(4)는남녀결합을부
정, 자동 지생을 긍정·강조하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네 개의 항목들을 통
해 나타난 <오이디푸스 신화>의 긍극적 의미는 인간 존재의 탄생이라는 궁
극적인 문제에 대한 논리적 도구를 제공하는 데 있는 것이다.10)
신화가 인간적 경험상 모순을 일으키는 문제에 대한 중재의 과정
mediationg process이라는 점을 착안할 때, 한국의 창세신화에서도 이 같은
인간의 창조 원리가 대립적 체계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11) <창세가>
9) Claud Lévi-Strauss, Srtuctural Anthropology, Penguin Books, 1963, pp.214~216.
10) 이와 관련해서 레베-스트로스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신화는 인류가 자동 지생적이라는 신념을 갖는 문화에 있어서 이러한 이론과 실제
로는 남자와 여자가 결합함으로써 인간이 탄생한다는 지식 사이의 만족할 만한 전이
를 찾지 못한다는 점과 관련을 맺는다. <오이디푸스 신화>가 문제를 명백히 해결할
수 없다 하더라도 하나로부터 탄생했는가? 둘에서 탄생했는가? 하는 근원적인 문제
를, 파생적인문제인 다른 데서 탄생했는가? 같은 데서태어났는가?와 관련시키는 일
종의 논리적인 도구를 제공한다. 이러한 유형의 상관성에 의해 혈연관계의 과대평가
와 과소평가의 관계는 자동 지생을 벗어나려는 시도와 그 성취의 불가능성의 관계와
같다. 경험이 이론에 모순된다 하더라도 사회적인 삶은그것의구조의 유사성에 의해
서 우주론을 정당화한다. 따라서 우주론은 진리이다.”
같은 책, p.216.
11) 레비-스트로스의 신화분석의 의의는 신화를 통시적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공시적으
로 읽는다는것이며, 양항대립적체계를통해서 의미의명시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오이디푸스 신화>의 분석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 탄생이라는 추상적
원리가 도출 과정은 한국의 건국신화나 무속신화에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오
히려 창세신화는 이 같은 추상화의 원리가 적용되며, 그 응용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관해서는 보다 확장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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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도 미륵과 석가는 각각 인간을 탄생시키는데, 이 때 두 창조신이 보여주
는 인간 창조의 원리는 뚜렷한 차이를 보여준다. 미륵은 천상에서 벌레 한
쌍을 받아 인간 남녀로 변신시키는데 반해서, 석가는 지상에서 인간 무리를
탄생시킨다. <창세가>의 인간 탄생의 원리는 ‘천상 기반설’과 ‘지상 기반설’,
‘남녀 결합설’과 ‘자동 지생설’이 각각 대립체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대홍수와 목도령>에서도 인간 탄생(창조)의 원리를 살필 수 있다. 천상
의 선녀가 강림해서 교목과 교접해서 목도령을 생산한다. 교목은 단순한 자
연물인 나무가 아니라 목신(木神)으로 남성이다. 여기서 드러나는 인간 탄
생 원리는 남녀의 결합에 대한 긍정이다. 이는 레비-스트로스가언급한혈연
관계의 강조에 해당한다. 반면에 천상선녀가 아이를 출산하고 몇 년 후 아
이와 남편을 버리고 하늘로 돌아가 버린다. 이는 혈연관계의 과소평가를 의
미하며, 남녀 결합설에 대한 부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들인 목도령과 아버
지 목신은 친밀한 관계를 보여주는데, 어머니 천상선녀에 비해서 아버지 목
신은 홍수가 나자 아들을 대피시키며 도움을 준다. 다시 말해서 오이디푸스
의 부친 살해와는 정반대의 의미로 남녀 결합설에 대한 부정의 의미를 띤다.
나무는 대지에 뿌리를 박은 대표적인 자동 지생의 상징이며, 목도령은 이러
한 아버지에 의해 구원·양육되는 존재인 것이다. 목신에서 목도령으로 이
어지는 부계혈통이 갖는 나무의 상징성은 인간존재의 지상적 존재기반에 대
한 강한 긍정이기도 하다. 목도령과 소년의 대립과 경쟁은 동성(同性)간에
벌어지는 것이며, 이성을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남녀 결합설에 대한 긍정·
강조이다. 목도령 자신은 부계혈통과의 친근성을 통해 지상에서 출현함을
스스로 강조하지만, 홍수로 인해 멸절하게 된 인류를 다시 소생시키는 방식
은 남녀의 결합을 통해서이다. 이상의 내용을 남녀 결합설에 대한 강조와
자동 지생설에 대한 강조로 항목을 나누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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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283
남녀 결합설의 강조 자동 지생설의 강조
· 천상선녀와 목신의 결합
· 목도령과 소년의 대립·경쟁
· 목도령과 소년의 여성 결합
· 천상선녀와 목신의 결별
· 목신의 목도령 보호와 원조
· 목도령의 부계혈통의 함의
목도령의 탄생과 성장과 관련해서는 이야기 전개과정에서 살필 수 있듯
이 지상을 근거로 하는 목신에 대한 강한 긍정이 나타난다. 어머니인 천상
선녀와의 결별과 그 이후 홍수가 발생하자 아버지 목신에 의탁해서 뭍으로
간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신화 전통에서 주인공 남성은
어머니와 성장하며, 소년기를 거쳐 특정한 과업, 즉 성인식에 해당하는 탐색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탐색 과정의 대표적 과업이 바로 아버지를 찾는 것
이다. 건국신화에서는 주몽과 아들 유리왕이 있으며, 무속신화에서는 <당금
애기>의아들3형제, <칠성풀이>의아들7형제, <이공본풀이>의할락궁이가
있다.12) 아버지 찾기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에 다름 아니며, 불완전한
존재에서 당당한 사회적 독립체로의 변신을 의미하는 것이다. 고전 서사의
남성 영웅들이 겪는 최대의 시련은 바로 아버지 없이 성장기를 보낸다는 점,
즉 혼란스러운 정체성의 문제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하늘, 여성은 땅을 대표한다. 남성은 씨를 뿌리고 무
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떠도는 존재이며 따라서 ‘이룩함’을 추구한다. 반면에
여성은 대지에 기반하고 자식을 출산하고 양육하는 어떤 존재의 ‘비롯됨’의
역할을 맡아 왔다.13) 아버지를 모르는 남성 영웅들이 탐색하는 아버지의 정
체는 주로 천상과 연결되며, 이러한 천상계의 혈통은 이후 이룩하는 과업에
대한 신성성과 정당성을 부여하는 주요한 장치로 사용된다. 어머니를 찾지
12) 오세정, ?한국 신화의 생성과 소통 원리?, 한국학술정보, pp.202~203.
13) 송효섭, ?설화의 기호학?, 민음사, 2002, pp.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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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 한국고전연구 12집
않고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는 것은 지상적 존재기반에 대한 것 보다 천상적
존재기반에 대한 강한 열망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영웅성의 획득은
이 같은 천상적 자질의 획득이며, 동시에 어머니와 탄생·양육 터전을 버림
으로써 지상적 한계를 벗어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아버지를 찾은 아들들은
아버지의 지위를 계승하거나 왕이 되거나 국가를 차지하는 거창한 ‘이룩함’
을 성취한다. 그런데 대조적으로 목도령은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지 않으며,
아버지와 함께 고난을 극복하며 새로운 과업에 도전한다. 목도령은 아버지
목신에 의해서 양육되며, 홍수가 나자 아버지 목신에게 의지하여 뭍으로 간
다. 이러한 모습은 자신의 근원인 천상의 부계혈통을 찾는 다른 신화의 남
성 주인공과는 반대 양상으로, 목도령이 추구하는 가치가 천상적인 것이 아
니라, 지상적인 것임을 의미한다. 또한 이 신화의 핵심 탐색 가치인 창조의
원리와 관련해서 선녀와 천상의 원리보다는 지상의 원리를 강하게 긍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14) 따라서 다른 신화 전통에서 확인되는 남녀, 부자관계에
맞지 않는 목도령을 통해서 유표적이며 복합적인 인물의 다양한 성격을 찾
을 수 있다. 목도령은 표면상으로는 천상선녀와 목신이라는 남녀의 결합에
의해 탄생한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대지의 상징물인 나무에 의해 태어나
고 양육된 존재로 자동 지생설에 의해 탄생한 존재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14) 여기서 던데스의 논의는 매우 흥미롭게 읽힐 수 있다. 던데스에 따르면 홍수는 남신
에 의해 기획된 것으로 여신 주도의 세계를 남신 주도의 세계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
생한 의도된 사건이다. 김재용은 <대홍수와 목도령>에서 홍수를 일으킨 주범이 여신
이라고파악하지만여신, 남신의관계를일단고려하지않는다면, 홍수를통해서구질
서에서 신질서로의 변모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목도령의 경우 목신에 의해서
남성 영웅이 인류의 시조가 된다는 점에서 던데스의 논의가 충분히 적용될 여지가
있다.
Alan Duneds, 앞의 글, pp.170~171.
김재용, 「한국의홍수이야기연구」, ?구비문학연구?6, 한국구비문학회, 1998, pp.53~55.
김재용, 「동북아 창조신화와 양성원리」, ?구비문학연구?12, 한국구비문학회,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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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285
인류의 새로운 시조는 이 같이 복합적인 탄생 원리를 보여주며, 실제적으
로는 남녀 결합이 아닌, 자동 지생의 원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후 인간들은
남녀 결합에 의해 탄생원리가 긍정된다. 홍수에서 벗어나 뭍에 도착한 목도
령과 소년은 인간 여성들과 결합하여 인간을 번식시킨다. 이 같은 인간 탄
생과 관련된 대립 체계는 최초의 인간(인간의 시조)과 이후 인간에 대한 차
별화된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험적 인식의 대상으로서 류적 존
재인 인간무리와 인간을 탄생시키고 존재하게 한 신적 존재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바로 이 신화의 이 같은 복합성을 야기시킨 원인인 것이다.
3. 목도령의 정체성과 문화적 의미
(1) 신과 인간의 중간적 존재
목도령은 천상선녀와 목신이 교접해서 탄생한 존재이다. 이 이야기는 <창
세가>처럼 절대적 창조자가 출현해서 인간을 탄생시키는 1차적 창조를 다룬
원신화가 아니라 홍수를 통해서 멸절된 세계의 새로운 시조에 대한 2차적
창조를 다루는 신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홍수와 목도령>은 단순히
유일한 인간 생존자를 다루고 있지 않다. 한국의 홍수신화 중 다른 유형인
대홍수로 인한 새로운 인간세계의 창조를 다룬 남매혼형의 이야기에서 인간
의 시조가 되는 인물은 철저히 인간적 존재임에 비해서 목도령의 성격은 사
뭇 다르다. 주인공 목도령의 출생과 관련된 복합적 원리에서도 드러나듯이
특정한 문화적 함의를 인물을 통해서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목도령이 신성한 존재의 결합, 즉 신성혼에 의해 탄생했다는 점은 한국의
서사 전통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성격이다. 신화의 남성 주인공들이나
여타 서사의 남성 영웅들은 비인간적 탄생을 통해서 우월한 자질을 선보인
다. 한국의 서사 전통에서 부모의 신성성 내지 출생에 있어서 비정상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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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한국고전연구 12집
인물의 우월한 자질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방식인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자
신의 정체성이나 지위를 가정 내지 가문과 직결해서 사고하는 우리의 인식
론적 전통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러나 목도령은 신성한 부모에 비해서 상당
히 외소하며, 신성적 존재로 보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 목도령의 이 같은
인물 자질은 부모인 천상선녀와 목신의 자질과의 비교를 통해서 보다 구체
화될 수 있다.
어머니인 천상선녀는 말 그대로 하늘에서 지상으로 강림한 선녀, 즉 천상
적 존재이다. 천상선녀의 두드러진 자질은 하늘에서 지상으로 강림한다는
점과, 목신과 결합 목도령을 낳고 몇 년 후 다시 지상을 떠나 천상으로 돌아
가 버린다는 데서 잘 나타난다. 신적 존재의 대표적 능력은 인간적 존재가
할수없는타계(他界, other world)의이동을할수있다는것이다.15) 한국의
건국신화에서는 천손(天孫)이 인간세계로 강림하는 보편적 신화소를 보여
주는데, 이 경우 천상에서 지상으로의 이동이 최초의 신성성을 확보하는 보
편적 공통자질이다. 무속신화에서도 인간적 존재인 주인공이 지상에서 천상
으로, 이승에서 저승으로, 세속적 공간에서 비세속적 공간으로 이동함으로
써 특정한 과업을 완수하고 신격의 자질을 획득한다.16) 천상선녀는 인간문
15) 김열규는 한국 신화의 보편적 특성으로 다음 두 가지를 말한다. (1) 신화가 ‘내림굿’
내지 ‘맞이굿’의 절차를 그 줄거리로 삼고 있다. (2) 신화가 성무식(成巫式)과정에서
요구되는 타계 여행 내지 우주 여행의 절차를 줄거리로 삼는다. 주인공들은 이러한
공간 이동을 통해서 자격을 획득하며, 신성한 존재는 자신의 능력을 이러한 이동을
통해서 유표화시키는 것이다.
김열규, 「한국 신화와 무속」, 김열규 외, ?한국의 무속문화?, 박이정, 1998, pp.63~64.
16) <바리공주>에서 주인공 바리공주는 지옥을 통과하는 구약여행을 수행하며, <당금애
기>의 당금애기와아들3형제는세속 공간에서스님이 거주하는신성 공간으로 이동
하며, <칠성풀이>의아들7형제역시 칠성님이 사는 신성공간으로 이동한다. <성주풀
이>의황유양은지상에서천상으로, 다시지상으로이동하며, <이공본풀이>의원강도
령과 할락궁이도 이 같은 천상과 지상의 공간을 이동한다.
오세정, 앞의 책, pp.107~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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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287
화에 있어서 가장 근원적인 두 표상체인 하늘과 땅을 자유롭게 왕래함으로
써 신성의 자질과 능력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목도령의 아버지 역시 인간적 존재가 아닌 나무 신이다. 신화적 사고체계
내에서 나무는 우주적 산출력(産出力), 즉 생산과 생명의 신비를 표상하는
전형적 상징이다. 생명의 끝없는 출현이라는 신비는 우주의 리디미컬한 갱
생과 결부되어 우주는 거대한 나무의 형태로 상상되는 것이다.17) 인간의 시
조로서 목도령이 갖추어야 할 생명성과 생산성은 바로 이러한 아버지 목신
에게서 계승되는 자질이다. 목신은 천상선녀와 마찬가지로 공간 이동 능력
을 보여준다. 대홍수로 인해서 세계가 물에 잠길 때 목신은 아들을 태우고
뭍으로 이동한다. 목신은 이동 능력 외에도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을 소유했
다. 목도령이 물에 빠진 인간 소년을 구해주려하자 그를 제지하면서 미래를
예견한다.
천상선녀와 목신의 이 같은 신성하고 우월한 자질을 목도령에게서는 찾
을 수 없다. 신성한 존재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공간 이동 능력이 부재하
기에 아버지 목신에 의지해서 뭍으로 나아간다. 또한 목도령은 목신의 현명
함, 내지 예견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데,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간악
한 인간 소년을 구해줘서 이후 곤경에 빠지게 된다. 더구나 자신에게 주어
진 중심 과제인 여성 탐색 과정에서도 별다른 신이성(神異性)을 보여주지
못하며, 개미와 모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목도령의 성격을 그의 부모인
천상 선녀와 목신과의 대조를 통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7) Mircea Eliade, ?성과 속?, 이동하 역, 학민사, 1996, pp.13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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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한국고전연구 12집
천상선녀(모) 목신(부) 목도령
존재론적
자질
천상 출신의 선녀 지상의 목신 지상적 인간적 존재
행위 능력 공간 이동 능력
공간 이동 능력
미래 예견 능력(현명함)
공간 이동 능력 부재
미래 예견 능력 부재
부모와 비교해 볼 때 목도령은 철저히 인간적이며, 신성한 능력을 소유하
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면 목도령은 단순히 인간적 존재인가? 신이함을 보
여주지 못하는 인간적 존재인 목도령에게 굳이 신성 존재를 부모로 설정할
이유가 있을까? 이번에는 목도령과 경쟁 관계를 형성하는 인간 소년과의 성
격 비교를 통해서 목도령이 가진 중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살펴 보자.
목도령은 기적을 행하거나, 막강한 힘이나 지혜를 과시하지 않지만, 인간
소년과 대조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목도령은 홍수로 세상이 물에 잠기자 목
신에 의지해서 떠내려가고 있을 때, 개미와 모기를 구원해 준다. 또한 아버
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물에 빠진 소년을 구해 준다. 여기서 목도령은 선
한 마음씨를 가진 존재임이 뚜렷이 부각된다. 목도령의 선한 품성은 양가적
의미를 가지는데, 자신의 선행으로 말미암아 자신을 위협하는 경쟁자와 이
위협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원조자를 동시에 얻게 된다. 결국 표면적으로는
목도령의 유표적 자질인 선한 성품이 인류의 시조가 되는 원인이 되는 것이
다. 그런데 선한 품성 자체가 인간적 차원을 넘어서는 존재론적 덕목이 될
수는 없다. 인간적 존재와 구별되는 목도령의 보다 근원적·유표적 자질을
찾아야 한다. 목도령이 소년의 간계에 빠져 위기의 순간을 맞았을 때, 그를
도와주는 존재는 목신도 천상선녀도 아닌 개미와 모기이다. 여기서 추론할
수 있는 목도령의 능력이 바로 이들 자연적 존재와의 소통 능력이다.18) 목
18) 신화에서 주인공의 유표적인 존재론적 자질을 부각하기 위해서 흔히 사용되는 것이
특별한 존재와의 소통 능력이다. 절대적 존재와의 소통이 대표적인 것으로, <대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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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289
도령이 목신의 아들이라는 점, 개미와 모기의 소리를 듣고 그들을 구원해 주
며, 그들의 원조를 받는다는 점은 목도령이 갖는 자연적 존재로서의 능력과
관련된다. 목도령과 소년을 비교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목도령 소년
존재론적 자질 천상 선녀와 목신의 아들 인간적 존재(부모 확인 안 됨)
품성 선한 품성(연민·동정) 사악, 교활한 품성
행위 능력 개미·모기와 소통 속임수
원조자 원조자들의 도움 받음 원조자 없음
최종 결과 테스트 통과, 친딸 차지 간계 실패, 수양딸 차지
목도령은 신격인 존재들과 비교해 볼 때 신성성이 결핍된 존재이지만, 동
시에 세속적 인간과도 분명히 구분되는 자질들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이야
기 후반부에 등장하는 목도령의경쟁자이자 또 다른 인간시조인 소년과의 대
조를 통해서 목도령이 왜 인류의 대표 시조인가가 잘 드러난다. 인간의 자
질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소년이라면, 이에 비해서 목도령은 세속적 인
간과는 구별되는 반신반인(半神半人)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신화적
사고체계 내에서 반신반인과 같은 중간적 존재는 신성의 영역과 인성의 영
역을 중개하는 역할을 하며, 인간적 한계를 확장하며 새로운 세계를 모색하
는 창조적 인물이다.19) 인류의 시조인 목도령의 명칭이나 목신의 등장과 원
와남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남매가 근친혼의금기를 위반하고서도 인류
의 시조가 될 수 있는 것은 천의(天意)를 묻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적
존재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소통할 수 없는 존재와 소통해야 한다.
19) 신화는항상창조와기원을이야기한다. 이과정에서신격이든인격이든양가적성격
을 띠기 마련이며, 이 양가성은 문화영웅의 대표적 자질로 창조와 직결된다. 이 같은
중간적 존재들은 금기의 영역과 성스러움의 영역에서 이동 가능하며, 카오스에서 코
스모스로 이행하는 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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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 한국고전연구 12집
조자로서의 역할을 고려할 때, 이는 동·식물과 같은 자연 대상물과 인간이
신비적 관계 또는 친족 관계를 맺으면서 집단의 상징으로 작용하는 토테미
즘의 원리가 작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20) 토템적 사고방식에 따라 목도
령은 나무라는 자연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신인(神人) 내지 지배자로 볼 수
있다.
인류의 시조인 이 반신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요 자질은 선한 품성과 자연
적 세계 내지 자연적 존재와의 소통 능력이다. 신화에서 비신격이 과업을
성취하거나 존재론적 지위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자
질이 바로 타자와의 소통 능력이다. 홍수로 인해 인간이 멸절한 세계에 살
아남은 남매가 근친혼의 금기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도 절대적 존재인 하
늘과 소통했기에 가능했다. 목도령은 아버지인 목신과 원조자인 개미와 모
기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남매신화에서 강조되는 가치론적 대립
체계가 윤리론 대 존재론이며, 그러한 충돌 상황에서 천의가 가장 결정적인
요소라면, 목도령신화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대립 체계를 이루고 있으며, 자
연으로의 회귀를 통해서 혹은 자연과 소통하는 인간을 통해서 가치 통합을
모색하고 있다.
(2) 문화영웅으로서의 성격
목도령의 출신성분·행위·과업 등을 살펴 볼 때 목도령은 전형적인 문화
영웅으로서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문화영웅cultural hero은 일상적 삶의 세
오세정, 「무속신화의 희생양과 희생제의」, ?한국고전연구?7, 한국고전연구학회,
2001, p.351.
Edmund Leach, Cultural and Communication: The logic by which symbols are connected,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76, pp.35~36,
20) Emil Durkheim, The Elementary Forms of the Religious Life(1915), trans., Joseph Ward
Swan, 1965, p.107, pp.12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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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291
계에서 초자연적인 경이의 세계로 떠나 신비로운 모험을 통해 자기가 속한
사회 전체의 소생에 필요한 수단을 가지고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인물이
다.21) 신화의 주인공들은 모두 문화영웅으로 볼 수 있는데, 그들은 평범한
인간존재들에게는 불가능한 다른 세계로의 공간 이동을 수행하며, 그러한
이동을 통해서 현실 세계에 주요한 가치를 획득하거나 실현시킨다. 국가를
세우고, 법률을 공포하고, 부재하던 신격의 원조를 가능하게 한다. 요컨대
문화영웅은 공간 이동과 가치의 창조(실현) 두 가지를 완수하는 인물인 것
이다. 목도령은 홍수가 난 세계에서 탈출 육지로 이동하며, 육지에서 우수한
배필을 맞아 멸절될 위기의 인류를 구한다. 목도령의 이 같은 문화영웅으로
서의 성격은 건국신화의 남성 주인공과 비교할 때 공통점을 가진다.
목도령과 가장 유사한 성격을 가진 건국신화의 주인공으로 단연 주몽을
들 수 있다.22) 먼저 목도령과 주몽은 출신성분에 있어서 유사성을 보여준다.
앞에서 살폈듯이 목도령은 천상선녀와 목신이라는 신성한 존재 사이에서 탄
생했다. 주몽 역시 천제인 해모수와 하백의 딸인 유화 사이에서 태어난 존
재이다. 더구나 두 인물은 신성한 존재들의 결합에 의해 탄생하였음에도 불
구하고 처음에는 신이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주몽이 난생(卵生)하자
버려지고 알에서 깬 후에도 금와부여에서 마구간지기를 하며 왕자들의 위협
에 시달린다. 이는 목도령이 신성한 존재의 후예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헤쳐 나가지 못하는 모습과 유사하다. 또한 목도령과 주몽
모두 천상을 대표하는 선녀와 해모수를 상실하게 되는데, 목도령은 어머니
를 주몽은 아버지를 상실한다는 점은 다르게 나타난다. 두 인물은 특정한
공간이동 이후 자신의 세계를 이룩하는 영웅의 면모를 과시한다. 주몽이 금
21) Joseph Campbell,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이윤기 역, 평단문화사, p.32.
22) 주몽신화는?三國遺事?, ?三國史記?에 전하는 내용을 대상으로 한다. 두 사서에전
하는 <주몽신화>는 내용상 큰 차이는 없으며, 다만 후자가 전자에 비해서 삽입된 내
용이 더 많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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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한국고전연구 12집
와의 왕자들에게 쫓겨 도강하여 졸본 지역에서 나라를 세웠다면, 목도령은
물에서 육지로 이동해서 노파의 친딸과 결혼해서 인간의 시조가 된다. 이
과정에서 원조자들의 도움을 받는다는 점도 공통적으로 찾아 볼 수 있는 특
징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주몽은 여성 배우자의 탐색
과정이 나타나지 않음에 반해서, 목도령은 인간의 시조가 되기 위한 필수 조
건으로 여성 배우자 탐색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제시된다.
주몽 목도령
유사점
천(천제 해모수)과 수(유화)결합
천의 상실(해모수의 귀환)
수신(어머니)의 보호와 원조
적대자와의 대립·갈등
물고기·자라의 원조
천(천상선녀)과 지(목신)결합
천의 상실(선녀의 천상 귀환)
목신(아버지)의 보호와 원조
적대자와의 대립·갈등
개미·모기의 원조
차이점 여성 배우자 탐색 과정 부재 여성 배우자 탐색
최종 성취 고구려의 시조 인류의 시조
목도령과 주몽의 유사점은 근원적으로 두 인물의 불완전한 정체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주몽은 다른 건국신화의 주인공에게는 찾을 수 없
는 정체성의 불완전성을 가지고 있다. 주몽의 부모는 해모수와 유화라는 신
격임에도 불구하고 탄생하자 배척받는 신세가 된다. 다른 건국 주인공들의
난생은 신성성과 국왕의 징표로 인식되는 반면, 주몽의 난생은 그렇지 못하
다. 주몽이 탄생하면서부터 신성성을 인정받지 못하기에 마굿간지기를 하며
핍박을 받는다. 반면에 혁거세와 수로23)는 하늘에서 강림한 존재이며, 그들
의 난생은 신성의 징표로 인식되며 주인공들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왕위에
23) <혁거세신화>와 <수로신화>는 ?三國遺事?에 실린 텍스트를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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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293
오르게 된다. 혁거세나 수로의 경우 신군(神君)으로 일찌감치 인정을 받은
반면, 주몽은 신도 아니고 예사 인간도 아닌 중간적 존재로 인식되며 오히려
배척받게 되는 것이다. 이제 주몽에게 주어진 운명은 새로운 세계로의 도전
과 투쟁인 것이다. 자신의 신적 능력을 발휘해서 인간세계에 새로운 문화를
창시해야 한다. 건국신화의 주인공들의 정체성을 개략적으로 정리하면, 완
전한 성인 신격인 환인과 해모수, 하늘에서 강림한 난생의 주인공인 혁거세
와 수로, 인간세계에서 난생한 주몽과 탈해24)로 정리할 수 있다. 주몽과 탈
해 이후의 왕들은 모두 인간의 자손이며 인간이다. 건국신화의 주인공들은
‘신’에서 ‘반신반인’, ‘인간’으로 그 정체성이 변하고 있다.25)
목도령은 주몽과 동일하게 신과 인간의 중간단계에 위치하는 창조자(신)
이다. 한국의 초기 창조신화인 <창세가>에 등장하는 창조주체가 미륵과 석
가라는 절대신이라면 목도령은 반신반인이며, 이후 남매에 이르러서는 인간
이 된다. 신에서 인간으로 주체의 변화는 신비주의적 세계가 약해지고 현실
적·경험적 세계인식이 강화되는 인식적 흐름 속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26) 목도령이 신적인 존재자들의 후손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은 이 같은 세계에 대한 인식의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
다. 목도령과 달리 탄생에서부터 신적인 존재로 각인되는 영웅들과 성격을
24) <탈해신화>는 ?三國遺事?에 실린 텍스트를 대상으로 한다.
25) 엄밀하게따져서건국신화의주인공들은 절대적 신격에서약화된 신격, 즉 반신반인
으로 전화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그런데 건국신화에서 인간이 주인공인 경우는 없다
고 보는 것이 옳다. 고대국가의 건국신화의 주인공은 환인, 황웅, 해모수, 금와, 혁거
세, 수로, 주몽, 탈해이다. 이들 이후의 건국시조들, 즉 백제의 비류나 온조, 후삼국의
영웅들, 조선의 이성계는 신격이 거세된 온전한 인간이며, 따라서 이들의 건국설화를
신화라고 단언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26)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도 신들의 시대, 영웅의 시대, 인간의 시대로 나누어진다. 영
웅의 시대의 주인공들은 부모 중 한 명이 신이며 한 명은 인간으로 전형적인 반신반
인의성격을보여준다는점에서우리와는차이가있다. 하지만신에서영웅, 인간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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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한국고전연구 12집
비교해 보자.
혁거세와 수로는 천손 강림이라는 전형적인 건국신화의 탄생 신화소를
보여주는데, 주몽과 다른 점으로 신성한 존재의 결합에 따른 출생과정은 없
다. 다시 말해서 천상적 존재임은 분명하지만 어머니가 부재하는 것이다. 반
면에 목도령은 천상 출신의 선녀라는 뚜렷한 어머니의 존재가 제시되는 것
과 차별적이기는 하나, 목도령 역시 어머니를 상실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성
격을 보여준다. 혁거세·수로와 목도령과 가장 유사한 점은 배우자 탐색이
중심 과제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는 주몽신화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것으
로 목도령과 주몽의 많은 점이 일치함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혁거세신화>의 가장 중요한 신화소는 천손강림과 알영과의 신성혼이며,
<수로신화> 역시 천상에서의 강림과 허황옥과의 결혼 과정이 가장 중요하
게 묘사되고 있다. 목도령에게 있어서 노파의 친딸을 배우자로 맞이하는 것
이 서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임에 분명하다.
차이점으로는 혁거세·수로의 탄생에서는 남녀의 결합이 나타나지 않는
반면에 목도령은 부모가 뚜렷이 제시된다는 점이다. 영웅들의 최종 과업을
성취하는데 있어서 혁거세·수로가 아무런 시련 없이 순탄하게 왕위에 오르
는 반면 목도령은 소년의 간계로 위협에 빠지며, 원조자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한 후에 인간의 대표 시조가 된다. 건국신화의 주인공들이 새로운 국가
와 질서를 수립하는 문화영웅이며, 목도령 역시 새로운 인류의 시작과 새로
운 질서를 수립하는 존재로 동일한 위상을 가지지만 그 과정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드러난다. 혁거세와 수로는 천상 출신으로 지상에 강림해서 왕이 되
는데, 그 자체로 천상의 고귀한 질서가 인간세계에 그대로 수용됨을 의미한
다. 그러나 목도령이 창시하는 새로운 세계와 질서는 이 같은 천상의 질서
의 수용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도입하기 이전에 구질서에 대한 파괴 행위
로 홍수가 전제된다는 것이다. 이는 목도령신화가 혁거세·수로와 같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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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295
국신화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인간세계의 성화과정으로서 질서 수립과 달
리 파괴에 이은 새로운 창조, 즉 창조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진다는 것을 의
미한다. <주몽신화>에서 금와부여로 상징되는 구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는
나타나지 않지만, 금와부여의 질서를 부정하는 행위는 왕과 왕자와의 갈등
을 통해서, 그리고 고구려를 건국하고 성(姓)을 바꿈으로써 그러한 행위를
강조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혁거세·수로 목도령
유사점
어머니의 부재
배우자 탐색이 중심 과제
국가 시조가 됨
어머니의 상실
배우자 탐색이 중심 과제
인류의 시조가 됨
차이점
천상에서 지상으로 강림(천손)
시련 없이 즉위
구세계 질서에 대한 파괴 부재
천상선녀와 목신의 결합
시련과 경쟁 이후 시조가 됨
홍수로 인한 구세계 멸절
영웅은 불완전한 존재에서 출발해서 새로운 문화가치를 창출하고 완전한
존재로 변신을 꾀하는 인물이다.27) 신화 이후 서사문학의 주인공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이 바로 영웅의 일생이라면, 한국 서사문학의 진정한 영
웅 1세대는 바로 주몽이다. 이 주몽과 동일한 성격을 보여주는 인물로 창세
신화의 주인공인 목도령이 있다. 인간의 왕인 주몽은 신과 인간의 두 성격
27) 그레마스는 신화 서사의 내용을 전도된 내용inversed content에서 정돈된 내용posed
content으로 전화하는것을도식화했다. 서사는결국시간적인대립, ‘처음상황’과‘최
종 상황’에서 특정한 가치를 실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A.J. Greimas, "The Interpretation of Myth: Theory and Practice", Pierre Marranda & Elli
Köngäs, Structural Analysis of Oral Tradition, Pensylvania University Press, 1971, p.83.
이러한 서사의 구조 속에서 주인공 영웅은 결핍된 자질·하위의 존재 위상에서 문화
적 상위 가치를 획득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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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한국고전연구 12집
을 모두 보여주며 존재론적 변신을 탐색한다. 멸절한 인류의 새로운 시조는
비록 신에 의해서 탄생한 존재이지만 인간적 성격 또한 강하게 지닌 존재이
다. 목도령은 신성의 질서와 인성의 질서를 한 몸에서 통합하고 있는 복합
적인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목도령의 이 같은 자질은 복합적이면서
동시에 불완전한 존재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불완전성은 두 세계를 중재
하는 교량적 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두 세계 질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
는 무질서의 성격이기도 하다. 이 같은 불완전성은 혁거세와 수로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성격이다. 절대적 창조신은 전지전능(全知全能)하기에 왕
성한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미륵과 석가와 같은 창조신이 사라진 이후
인간세계에는 이 같은 절대신이 재출현하지 않는다. 이 같은 시대에 세계의
운명을 책임 진 문화영웅의 창조성과 생명력은 복합적 자질의 혼재, 즉 카오
스와 가능태(可能態) 속에 잠재한다. 물론 문화영웅의 행위로 새로운 코스
모스가 창출되고 그와 그의 업적은 기념되고 칭송되는 것이다.
창세신화에서 가장 주요한 가치인 인간 탄생의 원리는 현실적 맥락에서
볼 때, 지상을 바탕으로 둔 남녀 결합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최초의 인간,
시조로서의 인간 존재는 이러한 지상적·현실적 원리를 뛰어넘는 존재이어
야 한다. 1차적 창조의 주인공은 결코 인간일 수 없다. 이 같은 창조과정에
서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절대적 창조신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홍수로 인한 기존의 인간세계가 파멸에 이르렀을 때, 인간들은 자신들의 새
로운 시조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한다. 홍수라는 대재앙으로 모든 것이 파멸
된 상태에서 인간의 시조는 카오스와 코스모스가 혼재된 양가적이며 중간적
존재이며, 신격의 고귀함과 자연의 생명력을 갖춘 존재이며, 동시에 바로 인
간의 아버지여야 한다. 이러한 모든 조건에 걸맞는 인물이 바로 목도령이며,
이 목도령이야말로 인간세계의 갱신과 새로운 출발에서 요구되는 인물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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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297
목도령은 주어진 천부적 자질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이 확보되는 인물
이 아니라, 서사전개를 통해서 형성되는 특정한 대립체계 속에서 자신의 정
체성을 획득해 나가는 인물이다. <대홍수와 목도령>에서 형성되는 대립체
계는 우선 천상선녀와 목신을 들 수 있다. 두 존재는 처음에는 부부의 관계
로 화합과 상호보완을 보여주지만, 천상선녀의 천상 회귀는 두 존재의 대립
과 갈등을 암시한다. 둘의 대립은 천상의 원리와 지상의 원리, 여성성의 원
리와 남성성의 원리가 대립체계를 형성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목도령이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의 보호와 원조를 받는다는 것은 목신으로 대표되는
가치가 목도령에게 계승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곧 천상의 질서를 거부
하고 지상의 질서를 새롭게 수립하는 목도령을 통해서 특정한 가치전이가
발생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홍수는 과거의 전통과 질서, 관계의
단절을 의미하는 구질서에 대한 파괴와 결별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이 신화에서 표상되고 있는 대표적 대립체계는 목도령과 소년
을 통해서 나타난다. 목도령과 소년의 대립체계는 영웅과 비영웅의 대립이
며, 신성하고 고귀한 존재와 세속적이며 비루한 존재의 대립이다. 또한 소년
은 지상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간존재로 목도령과 대조되는 인성을 상징하
는 인물이기도 하다. 소년과의 대립을 통해서 목도령의 반(半)인간 내지 비
(非)인간적 존재의 정체성이 형성되며, 몰락한 인간들의 지향적 가치 내지
대안적 가치를 표상한다. 여기서 목도령은 신성한 나무가 상징하는 의미, 즉
천상적 가치보다는 지상적 가치를 지향하는데, 생산성과 생명의 갱생을 강
조하고 있다. 목도령은 천상적 질서의 개입에서 벗어나 지상적 생산성의 가
치를 바탕으로 새롭게 갱생하는 인간세계와 스스로 몰락할 수밖에 없는 인
간들의 세속적 가치를 자연적 질서 속에서 새롭게 재편하고자 하는 문화영
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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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한국고전연구 12집
4. 결론
신화는 그 대상을 불문하고 반드시 창조를 이야기한다. 인간의 역사와 삶
속에서 최초의 창조와 그 창조자는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신성시되어 기념되
어 왔다. 최초의 창조, 즉 기원과 관련된 이야기는 그 창조의 결과물에 대한
경험적 인식과 그것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근원적 사유가 모순적 가치 충돌을
피할 수 없게 한다. 그러하기에 신화는 늘 이 모순을 안고 있으며, 그 모순
을 중재하고자 한다. 세계와 인간의 창조, 피조물인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근원적인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 창세신화는 이 같은 신화의 양가적 인식태
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전형이다. <대홍수와 목도령>은 최초의 창조를 다
룬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존재하던 세계가 홍수로 몰락하게 되자 새로운
인간의 시조가 출현해서 인간의 멸절에서 구해내는 이야기이다. 이 신화에
서는 몰락한 인간세계의 구원자이자 인류시조인 목도령을 통해서 신화적 사
유체계를 엿볼 수 있으며 창조에 대한 문화적 의미를 도출할 수 있다.
1차적 창조를 다룬 창세신화인 <창세가>에서 창조된 인간세계가 어떤 운
명을 걸을 것인가가 예정되어 있다. 인간세계가 타락하고 몰락하게 되면 새
로운 세계로의 정화·갱생은 필연적이다. 목도령은 이 같은 시점에서 요청된
문화영웅인 것이다. 목도령은 인간적 존재가 아닌, 천상 선녀와 목신에 의해
탄생한 존재이다. 어머니인 선녀가 목도령을 버리고 천상으로 회귀하고 홍
수가 나자 목도령은 아버지 목신에 의해 구원·양육된다. 이 같은 출생배경
은 인간의 새로운 시조인 목도령이 천상적 기반보다는 지상적 기반을 중시
하는 것이며, 지상과 나무의 생명력을 필수 덕목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성한 존재들의 신성혼을 통해서 탄생했지만 천상보다는 지상의 가치를 선
택한 목도령은 뭍에서 만난 여성과 혼인하여 인류의 시조가 된다. 자신은 지
상을 바탕으로 한 자동 지생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이후 인간은 남녀의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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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299
을 통해서 번식시킨다. 이는 인간의 시조, 유일한 인간, 최초의 창시자에 대
한 탄생원리와 일반 인간의 탄생원리가 차별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목도령의 존재론적 자질과 위상은 이 같은 차별화를 통해서 강화되는데,
특히 이야기 속에서 경쟁자인 소년과의 대립을 통해서 잘 나타난다. 소년이
세속적 가치와 인간적 한계를 표상한다면 목도령은 자연적 가치와 초월적
능력을 표상한다. 이 같은 인물의 자질은 고대 국가의 건국 주인공들에서
찾을 수 있는 자질과 유사하다. 한 국가의 기원을 가능하게 한 문화영웅들
인 건국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목도령은 새로운 인류의 기원 그 출발선에
존재하는 영웅인 것이다. 특히 목도령은 주몽과 흡사한 자질을 보여주는데,
다른 신성한 주인공과 달리 불완전한 존재이다. 신성성의 결핍, 경쟁자들의
위협, 최종 목적을 성취하기까지의 시련 등은 이러한 존재의 불완전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목도령은 인간을 창조하는 절대적 창조신이 아니며, 몰락
한 인간 세계를 다시 재건축하는 시조의 역할을 맡았다. 따라서 목도령은
신의 영역도 인간의 영역에도 해당하지 않는 반신반인인 것이다. 새로운 인
간세계에 절박한 가치인 생명력과 창조력은 목도령의 이 같은 복합적인 존
재론적 자질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본 논의의 핵심은 목도령이라는 창세신화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창조신으
로서의 성격이다. 이 논의를 위해서 한국 창세신화에서 나타나는 인간관, 인
간 탄생에 관한 신화적 사유체계, 신격의 위상과 변모 과정 등 다소 거창한
주제와 영역을 가로질렀다. 그 과정에서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의미의 다발
들이 무수히 존재할 것이다. 신화 텍스트는 단순한 서사가 아니라 전승집단
의 신화적 사유체계 속에서 살아 있는 일종의 유기체이다. 이 사유체계는
물론 비현실적이지만, 동시에 지극히 현실적인 것이다. 신화는 인간들이 삶
을 영위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인식하고 형성한 가치의 구성물이자,
동시에 회귀하고자 하는 근원적 삶의 뿌리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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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한국고전연구 12집
문화전통 속에서 창조 내지 창세, 인간의 탄생 등에 관한 의미망이 보다 다
양하고 촘촘하게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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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한국고전연구 12집
ABSTRACT
The Character as Creator of <Flood and Tree-boy>
Oh, Se-Jeong
The creation myths tell how the world has been created and how can
be in existence, so they mean a lot to us to study thought-system in
mythology and traditional stories. In <Chanega(創世歌)> there is the
primary creation, but on the other hand the secondary creation as the
new progenitor of the human race after a big flood in the flood myth. In
the <Flood and Tree-boy>, there is the hero who was born of the fairy and
divine tree(god of tree), he became the progenitor of the mankind. The
main significance and important cultural meaning could be constructed
by the researching the character and feature of hero, Tree-boy.
On the surface, the hero reproduction by the male and female, but he
sought after the value of the earth. His birth-principle stood for the
autochthonous. His the paternal side represents the tree and plant which
symbolize the life force and wealth. This character of the male line also
shows the creativity and rhythmical life cycle. The new progenitor,
Tree-boy had to realize that value and provide humane whose own
corrupt nature has completed his ruin with vitality and purgation.
The hero of this story has the complex and incomplete character and
distinguished features, the birth principle, identity relation with his
mother and father and with other human being, etc. Especially
Tree-boy's character is shaped up opposition to the human boy who was
rescued from drowning by him but made him suffer. The human boy
symbolizes the secular value and the limitations of human faculty,
Tree-boy symbolizes natural and divine value and transcendental faculty.
Tree-boy has some similarities between cultural heroes founding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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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303
countries in Korean founding myth, specially Choomong(주몽). Two
heroes common have the incompatible features divine and human
character, they are representative Demigod in Korean narrative
tradition. The necessary feature of the new progenitor at the fatal crisis,
the creativity and vitality are rooted in his ontological character.
Key Words Creation myth, Flood myth, Reproduction by the male and
female, Autochthonous, Totemism, Demigod, Cultural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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