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산타크루즈 해전 (3) - 호넷과 쇼가쿠의 피격
먼저 출발한 일본의 공격대는 미국의 공격대보다 먼저 제 61 기동부대 상공에 도달했다. 1942 년 10 월 26 일 오전 8시 40 분에 호넷의 레이더는 접근하는 일본군의 제 1 차 공격대를 발견했지만 아군과 구별하는데 곤란을 겪었다.
8시 57 분에 마침내 적이라고 확인했을 때에는 이미 70km 전방까지 접근하고 있었다. 2 분 후인 8시 59 분에 전투공중초계기가 최초로 5,200m 고도로 비행 중인 일본군의 99식 함상폭격기를 육안으로 확인했다.
( 일본해군의 99식 함상폭격기.D3 A 99식 함상폭격기 (九九式艦上爆擊機)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http://blog.naver.com/mirejet/110043313314 )
함공모함끼리의 함대항공전에서 방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적의 공격대가 출격하기 전에 적의 항공모함을 폭격하여 비행갑판을 못쓰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이런 방식으로 미국함대는 일본함대에게 일방적인 압승을 거두었다. 이 방법이 실패하면 전투공중초계 세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적의 항공기가 접근하기 전에 최대한 많이 격추해야 한다.
만일 두번째 단계에서도 실패하면 항공모함이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살아남을 확률은 희박해진다. 9시 6 분에 일본공격대가 소규모 편대로 분산하기 시작했을 때제 61 기동부대의 전투공중초계 세력은 함대 전방 불과 15km 거리에서 고도 6,600m 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충분한 여유을 가지고 요격하기에는 너무 함대와 가까웠다. 와일드캣 전투기 4 대를 이끌던 엔터프라이즈의 앨버트 폴록 대위는 일본기들을 발견하자마자 제 17기동부대의 대공화망에 들어가 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요격할 수가 없었다.
결국 폴록 대위와 동료들은 급강하 폭격을 마치고 이탈하는 99식 함상폭격기 3 대를 격추할 수 있었다. 또다른 전투비행중대를 이끌던 엔터프라이즈의 베타자 대위도 일본의 99 식 함상폭격기들이 폭격에 들어가기 전에 1 대도 저지하지 못했다. 호넷의 와일드캣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엔터프라이즈의 항공통제관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1942 년 당시는 1944 년과 비교해서 항공통제를 위한 장비나 전술이 원시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항공통제를 하려면 상당한 경험과 숙련도가 필요했는데 불행하게도 엔터프라이즈의 항공통제관은 아직 그런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엔터프라이즈가 오전 9시경에 스콜로 진입함에 따라 일본기들은 제 16기동부대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 전부 호넷 중심의 제 17기동부대로 몰려왔다. 호넷의 함장 메이슨 대령은 전투준비명령을 내렸다.
갑판의 항공기들은 치워지고 , 항공유 배관에는 불활성의 이산화탄소를 채웠으며 , 모든 방수격실은 밀폐되었다. 대공포에는 인원이 완편 배치되어 상공을 감시했고 , 손상관리반은 소화호스를 비롯한 장비들을 점검하고 지정된 구역에서 대기했다.
식당에서는 잠시 틈이 나면 병사들이 간단히 먹을 수 있도록 한입에 들어갈 크기로 얇게 자른 파이와 도넛 수천 개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곧 일본기들이 시야에 나타났고 , 제 17기동부대가 쏘아올리는 대공포화가 상공을 까맣게 뒤덮었다.
원형진 중앙의 호넷은 시속 28 노트로 미친듯이 질주하며 일본기의 조준을 방해했으나 일본기들이 너무 많았다. 일본기들은 높은 고도로 접근하는 급강하 폭격기와 낮은 고도로 접근하는 뇌격기를 동시에 투입하여 대공포화를 분산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
오전 9시 10 분 , 99식 함상폭격기 3 대가 동시에 250kg 짜리 폭탄을 투하했는데 이들 중 1 발이 함미 우현 쪽의 비행갑판에 명중했다. 또한 호넷의 후방에서 달려든 97식 함상공격기들이 어뢰 2 발을 호넷의 우현 기관실 구역에 명중시켰다. 잠시 후 대공포에 피격된 비행중대장 세키 대위가 불타는 자신의 99식 함상폭격기를 이끌고 호넷에 자살공격을 가했다. 세키 대위의 항공기는 호넷의 연돌에 충돌하여 후방 비행갑판에 큰 화재를 일으켰다.
( 호넷을 향하여 돌진하는 세키 대위의 99식 함상폭격기.
뒤쪽에는 어뢰를 발사하고 빠져나가는 97식 함상공격기가 보인다. 이미 2 발의 어뢰를 얻어맞은 호넷의 함체는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 폭탄을 맞은 우현 후방에서는 연기가 나고 있다. 저고도로 접근하는 97식 함상공격기에 대하여 대공포화를 발사하여 수면에 그 파편이 튀면서 물보라가 일어나고 있다. )
잠시 후 다시 250kg 짜리 폭탄 3 발이 연속하여 비행갑판에 명중했고 , 대공포화에 피탄된 97 식 함상공격기 1 대가 다시 자살공격을 감행했다. 이 뇌격기는 호넷의 좌현 전방의 비행갑판에 충돌하여 전방 비행갑판도 완전히 불길에 휩싸였다.
( 97식 함상공격기.B5 N/M 97식 함상공격기 (九七式艦上攻擊機)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http://blog.naver.com/mirejet/110043285174 )
공습이 시작된 지 10 분 만에 호넷은 폭탄 4 발과 어뢰 2 발을 얻어 맞았고 , 2 대의 일본기로부터 자살공격을 받았다. 비행갑판은 함수부터 함미까지 불길에 휩싸였고 , 동력과 통신은 완전히 두절되었으며 , 뇌격을 받은 부분에서 침수가 일어나 함은 우현으로 8 도 기울었다.
헨리 모란 중령의 손상관리반과 에드워드 크리한 중령의 기술병들이 즉시 호넷을 구하기 위하여 활동을 개시했다. 일본의 제 1 차 공격대도 총 62 대의 일본기 중에서 제로기 5 대 , 99식 함상폭격기 17 대 , 97식 함상공격기 16 대등총 38 대가 와일드캣의 요격과 제 17기동부대의 대공포화에 의하여 격추되는 큰 피해를 입었으며 , 공격대를 이끌었던 무라다 소좌도 전사했다.
그동안 호넷을 출발한 돈틀레스 15 대 , 아벤저 6 대 , 와일드캣 8 대로 이루어진 제 1 차 공격대를 이끌던 위드헬름 소령은 도중에 돈틀레스와 아벤저를 분리했다.
돈틀레스 15 대와 와일드캣 4 대로 이루어진 공격대를 이끌던 위드헬름 소령은 9시 15 분에 곤도 제독의 전진부대를 만났으나 무시하고 지나치려고 했다. 그때 곤도 제독의 상공을 지키던 제로기 9 대가 위드헬름 소령의 공격대에 달려들었다.
돈틀레스를 호위하던 와일드캣 4 대가 즉시 반격에 나섰으나 숫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 대가 격추되었다. 그러나 , 그 와중에 돈틀레스 15 대는 모두 무사히 빠져나와 호위없이 계속 전진했다. 9시 30 분에 위드헬름 소령은 쇼가쿠와 즈이호를 발견했다.
15 대의 돈틀레스들은 아침에 피격되어 아직도 연기를 내뿜고 있던 즈이호를 무시하고 , 쇼가쿠로 몰려들었다. 곧 일본함대의 상공을 지키던 제로기들이 새카맣게 몰려들어 호위도 없이 공격에 나선 돈틀레스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선두에서 진입하던 위드헬름 소령은 제로기의 공격을 받아 해상에 불시착할 수 밖에 없었다. 위드헬름 소령은 후방 사수와 함께 구명뗏목 위에서 쇼가쿠가 공격을 받는 모습을 지켜 보았고 , 이틀 후인 28 일에 카탈리나 비행정에 의하여 무사히 구조되었다.
제로기들은 이외에도 돈틀레스 1 대를 더 격추했고 , 2 대는 손상을 입어 폭격을 포기하고 돌아가야만 했다. 그러나 나머지 11 대는 제임스 보스 대위의 지휘에 따라 쇼가쿠에 폭탄을 투하했다. 총 11 발의 폭탄 중 3 발의 450kg 짜리 폭탄이 쇼가쿠에 명중하여 격납고를 박살내고 심한 화재를 일으켰다.
쇼가쿠는 곧 시커먼 연기에 휩싸이면서 모든 기능을 상실했으나 미드웨이 해전의 전훈을 살려 인화물질에 의한 추가 유폭을 막았기 때문에 침몰만은 면하고 간신히 살아남아 전선을 이탈했다. 쇼가쿠는 이후 9 개월 동안 전선을 떠나 있어야 했다.
쇼가쿠에 승좌했던 제 3 함대사령관 나구모 제독은 구축함 아라시로 옮겨야만 했고 , 이로써 항공작전의 지휘권은 준요 함상의 가쿠다 제독에게 넘어갔다.
위드헬름 소령이 아벤저를 분리한 것은 큰 실수였다.
만일 아벤저들이 돈틀레스들과 동시에 쇼가쿠를 공격했으면 아마도 격침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아벤저 6 대와 와일드캣 4 대로 이루어진 공격대는 웬일인지 위드헬름 소령이 발신한 일본함대의 위치 정보를 받지 못했다.
정처없이 헤매던 아벤저들은 아베 제독의 전위부대를 만나 경순양함 이스즈에 어뢰공격을 가했으나 명중시키지 못했다. 엔터프라이즈를 출발했던 제 2 차 공격대는 중간에 제로기들의 공격을 받아 큰 피해를 입었다.
이후 살아남은 와일드캣 4 대도 연료부족으로 돌아가 버렸고 , 호위도 없이 일본함대를 찾아 헤매던 돈틀레스 3 대와 아벤저 4 대는 처음 만난 곤도 제독의 전진부대에 달려들었다.
돈틀레스 3 대는 전함 기리시마에 폭탄을 투하했고 , 아벤저 4 대는 중순양함 도네에게 뇌격을 가했으나 모두 빗나갔다. 호넷을 출발한 존 린치 대위의 제 3 차 공격대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9시 20 분에 곤도 제독의 전진부대를 만난 제 3 차 공격대는 자신의 원래 목표를 잊어버리고 그만 전진부대에 달려들었다. 그리하여 제 3 차 공격대의 돈틀레스 9 대는 중순양함 치쿠마에 2 발의 450kg 짜리 폭탄을 명중시켜 대파했으나 , 덕분에 그 시각 사경을 헤매고 있던 쇼가쿠는 무사히 살아남았다. 아벤저 9 대도 중순양함 도네에 뇌격을가했으나 명중시키지 못했다. 이로써 미군의 공격이 끝났다.
( 일본해군의 중순양함 치쿠마. 중순양함(重巡洋艦) 치쿠마(筑摩)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http://blog.naver.com/mirejet/110036178094 )
한편 호넷의 존재 밖에 모르던 일본함대는 오전 9시 27 분에 통신해석을 통하여 미국함대에 항공모함 1 척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즈이가쿠를 출격한 일본군의 제 2 차 공격대에게 새로 확인된 항공모함을 공격하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