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타사파롱가 해전 (4) - 중순양함들의 고난
콜 중령이 이끄는 제 67기동부대의 선두구축함 4 척은 어뢰를 모두 발사하고 , 25노트의 속력으로 북서쪽으로 항진했다. 1942 년 11 월 30 일 오후 11 시 25분에 플레처의 레이더에서 일본함대와의 접촉이 끊어지자 , 11 시 27 분에 4 척의 구축함은 사전계획에 따라 우측으로 변침하여 전장을 이탈했다. 일본군의 강력한 산소어뢰는 11 시 27 분부터 순양함열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희생자는 순양함열의 선두에 섰던 라이트 제독의 기함인 중순양함 미니애폴리스였다.
미니애폴리스가 9 번째 일제사격을 막 실시하는 순간 다카나미가 발사한 어뢰 중 2 발이 미니애폴리스의 좌현에 거의 동시에 명중했다. 1 발은 1 번 포탑 앞쪽의 함수 부분에 명중했고 , 나머지 1 발은 2 번 보일러실에 명중했다.
좌현 쪽에서 2개의 거대한 물기둥이 거의 동시에 함교 높이까지 치솟아 올랐고 , 함체는 작살에 맞은 고래처럼 부르르 떨면서 요동쳤다. 전방갑판에서는 항공유에 불이 붙으면서 거대한 화염이 솟아올랐고 , 함체 중앙에서도 중유에 불이 붙어 화재가 발생했다. 미니애폴리스는 당장 함수부터 함미까지 불꽃과 연기로 휩싸였다. 수선하에 뚫린 구멍으로부터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와서 승무원들을 익사시켰다.
함체는 좌현으로 4 도 기울었으며 , 1 번 포탑 전방의 선수 부분 18m 는 아랫쪽으로부터 찢겨나가 함체에 대롱거리면서 겨우 매달려 있었다. 8 인치 주포는 이후로도 3 번의 일제발사를 더 실시했으나 , 이후 전방 힘체의 전기가 나가면서 포격을 멈추었고 , 속력은 급속히 떨어졌다.
이제 미니애폴리스는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 CA- 36 미니애폴리스.USS Minneapolis (CA-36)
배수량 : 9,950 톤 , 길이 : 179m, 폭 : 18.8m, 속력 : 32.7 노트 , 승무원 : 708 명 , 무장 : 8 인치 주포 9 문 , 5 인치 부포 8 문 , 12.7mm 기관총 8정 , 항공기 : 4 대 )
미니애폴리스를 따라가던 뉴올리언스는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오른쪽으로 변침했다. 이 기동으로 충돌은 면할 수 있었으나 일본군의 어뢰를 피하지는 못했다. 미니애폴리스가 어뢰에 맞은 약 30 초 후에 뉴올리언스도 전방 탄약고 사이에 일본군의 어뢰를 1 발 맞았다.
어뢰의 탄두와 함께 탄약고 2개가 동시에 폭발하면서 2 번 포탑 전방의 함수가 통째로 뜯겨져 나갔고 , 놀란 승무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육중한 8 인치 주포의 포신이 성냥개비처럼 하늘을 날았다. 뉴올리언스의 속력은 당장 5 노트로 뚝 떨어졌고 , 함의 전방으로부터 급속히 침수가 진행되는 것과 동시에 세찬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 CA- 32 뉴올리언스.USS New Orleans (CA-32) 제원은 미니애폴리스와 동일 )
다음은 펜사콜라 차례였다. 뉴올리언스의 뒤를 따라가던 펜사콜라는 앞장선 두 순양함과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좌현으로 변침했다. 이로써 충돌은 면했으나 펜사콜라는 불타는 순양함들을 배경으로 뚜렷한 형체를 드러냈다. 11 시 39 분 , 일본함대가 발사한 어뢰 중 1 발이 펜사콜라의 후방 기관실에 명중했다.
기관실이 급속히 침수되면서 그곳의 승무원들이 몰살당했고 , 연료탱크에서 흘러나온 중유에 불이 붙어서 커다란 화재가 발생했다. 함정 내의 통신이 두절되었고 , 함체는 순식간에 왼쪽으로 13 도나 기울었다. 함장 로우 대령은 즉시 왼쪽 연료탱크의 중유를 방출하여 기울기를 바로잡았다.
하나 남은 보일러실이 1 개의 기관을 구동하여 8 노트의 속력을 유지했다. 펜사콜라는 화재와 싸우면서 서서히 툴라기를 향하여 항진하기 시작했다.
(CA- 24 펜사콜라.USS Pensacola (CA-24)
배수량 : 9,100 톤 , 길이 : 179m, 폭 : 19.9m, 속력 : 32 노트 , 항속거리 : 15노트로 18,520km, 승무원 : 653 명 , 무장 : 8 인치 주포 10 문 , 5 인치 부포 4 문)
펜사콜라를 뒤따르던 경순양함 호놀룰루는 현명하게도 급격하게 우회전하여 불타는 순양함들의 배후에 숨은 상태에서 30 노트의 고속으로 항진하면서 6 인치 주포로 사격을 계속했다.
호놀룰루는 제 67기동부대의 순양함들 중 유일하게 1 발의 어뢰도 맞지 않았다.
( CL-48 호놀룰루.USS Honolulu CL-48
배수량 : 9,650 톤 , 길이 : 185m, 폭 : 18.8m, 속력 : 34 노트 , 승무원 : 868 명 , 무장 : 6 인치 주포 15문 , 5 인치 부포 8 문 , 1.1 인치 대공포 16 문 , 12.7mm 기관총 8정 )
순양함열의 마지막에 섰던 노댐턴은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함장 키츠 대령은 일단 호놀룰루를 따라 우회전했으나 , 18 번째 일제사격을 마친 11 시 39 분에 침로를 북서쪽에서 서쪽으로 바꾸는 실수를 범했다.
그 순간 남쪽에 있던 일본구축함 오야시오가 절호의 사각을 확보하고 , 8 발의 어뢰를 발사했다.
9 분 후인 11 시 48 분 , 함장 키츠 대령은 좌현 함수쪽에서 빠르게 접근하는 일본어뢰를 발견하고 급히 좌회전했으나 이미 늦었다. 어뢰 2 발이 좌현 후방기관실 부근에 명중했다.
후방 기관실이 뻥 뚫리면서 급속히 침수가 진행되어 배는 좌현으로 순식간에 크게 기울었고 , 대량의 중유가 흘러나와 불이 붙으면서 함체 의 후반부가 온통 불길에 휩싸였다. 승무원들이 즉시 중유와 바닷물을 퍼내어 기울기를 바로잡고 , 화재를 진압하기 위하여 싸웠으나 구멍이 너무 컸고 , 화재는 너무 맹렬했다. 키츠 대령은 침수를 줄이기 위하여 노댐턴을 완전히 정지시켰다.
( CA- 26 노댐턴. USS Northampton (CA-26)
배수량 : 9,050 톤 , 길이 : 183m, 폭 : 20.1m, 속력 : 32.5노트 , 승무원 : 621 명 , 무장 : 8 인치 주포 9 문 , 5 인치 부포 4 문 , 40mm 보포스 대공포 24 문 , 20mm 오리콘 기관포 28 문 , 항공기 : 2 대 )
순양함열의 뒤에서 따라가던 구축함 람슨과 라드너는 별로 할 일이 없었다.
노댐턴을 따라가던 람슨과 라드너는 상처입은 순양함들로부터 오인사격을 받고는 그대로 북상한 후 크게 동쪽으로 원을 그리면서 전장을 이탈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