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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

한국대통령선거 후보 선택 요인: 과거 지지표의후보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강경태.신라대



<요약문>
14대와 15대 우리나라 대통령선거 직후 실시한 전국여론조사 데이터를 이용하고 다변량로짓
분석방법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을 적용한 결과, 정당의 역할이 제한된 한국적 정치 현실 속
에서 유권자들은 한 차례 지난 선거에서 지지하였던 후보들의 다음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
은 대단히 심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외국 사례에서는 자주 인용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사례
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유권자들이 대통령선거에 대한 관심도의 차이에 따라 후보 선택이 달라진
다는 점이 조사되었는데, 선거에 관심이 높은 유권자들은 야당후보를, 낮은 유권자들은 여당후보
를 주로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Ⅰ. 서 론
지난 16대 대통령선거는 대선 한달 전 까지도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인가하는 가장 기본
적인 예상은 고사하고, 누가 최종적으로 대선후보가 될 것인가하는 문제도 분명한 해답을 예
상하기가 어려웠다. 한나라당에서는 5년 전부터 이회창총재가 16대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 거
의 확정적이었으나, 집권 민주당에서는 최초의 국민경선으로 노무현후보가 공식후보로 선정되
었음에도 불구하고 친노파와 반노파간 갈등이 고조되었다. 또한 월드컵의 열기로 급부상한 정
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가 자당 후보로 독자 출마하느냐, 민주당 노무현후보와 새로운 경선을
실시하느냐 여부로 갈등을 겪다가 결국 여론조사라는 초유의 방법으로 노무현후보가 최종 민
주당 공식 후보가 되었다. 16대 대선은 지역주의, 20-40대의 대거지지 및 세계 선거사상 최초
로 인터넷을 동원하여 노무현후보가 이회창후보에 대하여 신승함으로써 대단원의 막을 내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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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16대 대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후보선택 요인 분석은 추후 본격적인 시도를 하도록 하고 본
논문은 16대 대선 분석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 지난 14와 15대 대선에 대한 과학적인 분
석을 하고자 한다. 이미 5-10년이나 지난 선거를 이제야 분석한다는 것이 시기적으로 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서구 선거분석에서는 20-30년이나 지난 선거도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하는
예가 많으며 한 회 선거에 대한 분석 논문도 수십 개 이상이 출간됨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선
거에 대한 분석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대단히 부족한 실정이다.
선거에 한번이라도 출마한 정당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역대 정당들의 기본 수명이 평균 6개
월 정도에 불과하여 서구에서 보듯 우리 국민들이 정당에 대한 애착이 적을 뿐 아니라, 정당성
향의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어느 정도 제한되어 있다. 최근까지 우리나라 정치계 및 선거판을
좌우한 것은 이러한 정당보다는 3김으로 대변되는 소수의 정치 지도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이들 정치인들의 선거 결과에 미친 연구는 현재까지 거의 전무한 실정이기에, 본 논문은
13대 대선(1987년)에 출마한 후보들이 다음 선거인 14대 선거(1992년)에 미친 영향력, 14대에
출마한 후보들의 15대 대선(1997년)에 미친 영향력을 중점적으로 고찰하며, 특히 양김의 영향
력을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동원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이러한
분석을 하면서 세계 각국의 선거행태 분석에서 주요하다고 알려진 변수들과 한국의 특수상황
에서 한국선거학계에 널리 알려진 변수들을 14대와 15대 대선 선거행태 분석에서 통제변수로
활용한다. 예컨대 여야정당성향, 주요이슈, 선거에 대한 관심도, 지역주의, 연령과 같은 변수들
이 후보선택 요인모델에서 통제된다. 이 연구에서는 한국선거연구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동으로 선거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 데이터를 사용하며, 컴퓨터 프로그램은 Stata8.0을 사용
하고 분석방법은 다변량로짓(multinomial logit model)이다.


Ⅱ. 지지후보 선택요인: 기존 연구 결과 검토
본 연구는 아래 변수들을 중심으로 후보 선택기준을 살펴본다. 대부분의 변수들이 92년 선
거와 97년 선거에 동시에 적용되나, 일부 변수들은 한 회 선거에만 적용된다. 예를 들면, 특정
정치인에 대한 과거 지지도가 다음 선거에 얼마큼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조사에서 14대 대
선에 “노태우 지지표” 변수는 13대에 노태우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이 14대에 어느 후보를
얼마나 지지하는지를 알아보는 변수이기에 14대 대선에는 적용되나 15대 대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15대 대선의 “정주영 지지표” 변수는 14대에 자신에게 투표한 표들이 15
대 대선에 출마한 어느 후보에게 얼마나 전이되었는가를 조사하기 때문에 15대 대선에만 적용
된다. 그 외에도 14대 대선에만 적용되는 변수는 노태우・김영삼・김종필 간에 단행된 “3당 합
한국대통령선거 후보 선택 요인: 과거 지지표의 후보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 3
당” 변수이며, 15대 대선에 단독으로 사용되는 변수는 김대중・김종필 간에 이루어진 “양자연
합(DJP연합)” 변수이다.


1. 여야정당성향 및 과거 지지표
선거행태 분석에 관한 고전이라고 일컬어지는 캠벨과 그의 동료들(Campbell et al. 1960)이
저술한 "미국 유권자"(The American Voter)라는 책에 따르면, 유권자들의 정당성향이 후보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임이 밝혀졌다. 비록 1960대 이후 미국의 정당 충성심이 다소 감소하
였으나, 정당성향은 여전히 미국선거 분석의 핵심이다(Miller and Shanks 1996; Stewart and
Clarke 1998). 그러나 한국의 선거행태 분석에는 정당성향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
려지고 있다(김현우 1993; 박찬욱 1993; 조중빈1993; Lee and Glasure 1995; 조기숙 1996; 강원
택 1998; 이현우 1998). 이는 해방이후 90여 개 이상의 정당이 선거에 참여하여 유권자들이 미
국과 같이 아동기 이후 성인이 될 때까지 일관되게 정치계에서 활동하는 정당을 경험하지 못
하였기 때문이다. 구미의 정당성향은 “정당일체감”(party identification)으로 표현되어 많은 유
권자들이 주요 정당과 일체감을 가지나,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일체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이에 따라 한국 선거학자들은 정당일체감이라는 용어 대신에 "여야정당성향"이라는 용어로
대체하여 사용하고 있다. 조기숙(1996)은 14대 대통령 선거와 14대 총선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여야정당성향의 중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여당지지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은 민자당을 주로 지
지하였으며, 야당지지성향을 보이는 유권자들은 주요 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높다고 알려졌
다. 여야정당성향은 한국 유권자들이 비록 구미와 같이 특정 정당에 대해 일체감을 가지지는
못하지만, 여당에 대한 지지성향을 주로 보이는 유권자와 야당에 대한 지지성향을 주로 보이
는 유권자로 크게 대별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에 본 논문에서도 여야지지성향을 양 대선 분
석에 적용하고자 한다.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정당 일체감이 분명한 국가에서는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을 조사
하는데 정당일체감 파악이 매우 중요하다(Campbell et al. 1960; Denver and Hands 1997). 예
를 들면, 덴버(Denver)와 핸즈(Hands)가 1992년 영국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그 이전의 총선인 1987년 총선에서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하였는지 여부가 결정적
이었다고 한다. 87년 총선에서 노동당 후보와 보수당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은 5년 후 선거
에서도 다시 노동당과 보수당 후보를 각각 지지하는 경향이 농후하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정당과 일체감을 가지는 정도가 미약하기 때문에 이러한
정당성에 준거한 선거행태 분석은 무리가 따른다. 이와 반면에 한국 선거에서는 지난 30-40년
간 몇몇 카리스마를 지닌 정치 지도자들이 선거를 좌우해왔기 때문에, 연속적으로 치러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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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서 한 차례 앞선 선거에서 어느 후보를 선택하였는지가 차기 선거에서의 투표성향에 지
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14대 대선의 유권자 성향을 알아보기 위해 13대 대
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인 노태우, 김영삼과 김대중 후보를 각각 지지하였던 유권자들이 14
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를 어느 정도 지지하였는가를 조사하고, 15대 대선에서의 유권자 성향
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14대에 출마한 김영삼, 김대중, 정주영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이 15대
대선 후보를 어느 정도 지지하였는지를 조사하고자 한다.
예컨대 13대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를 지지하였던 유권자들은 14대에 민자당 후보로 출마한
김영삼에게 많은 표가 몰렸을 것으로 보이며 13대의 김영삼과 김대중 지지표들은 14대에도 자
신들에게 거의 그대로 유입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15대에도 이런 현상은 재현되었을 것으로
보여 14대의 김영삼 표는 이회창 후보에게 대량 전이되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 경우
에는 당시 이인제가 YS의 양자라든지 제2의 신한국당 후보라는 소문이 많아 14대의 김영삼
표는 이인제에게도 상당히 흡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후보는 고령으로 15대가 자신의
대선 출마 역정에서 마지막 기회였기 대문에 14대에 자신을 지지해준 표들이 거의 자신에게
몰입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주영의 표는 굳이 김영삼이나 김대중에게로 전이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자신처럼 제2의 야당 후보로 출마하였던 이인제에게 많은 표가 흡수되었
을 것으로 보인다.
2. 기타 통제 변수
본 란에서는 14대와 15대 대선 분석에 적용되는 통제 변수들에 대한 기존 연구에서 나타난
핵심사항을 살펴보도록 한다. 먼저 후보 선택에 미치는 변수로서 “선거관심” 변수를 한 예로
들 수 있다. 정치참여는 크게 능동적 참여와 수동적 참여로 대별되는데, 능동적인 참여는 직접
적으로 정당 활동에 대한 참여, 공직자 선출참여, 파업이나 선동에의 참여 등을 들 수 있다. 그
러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바쁜 일상생활 때문에 이러한 참여가 쉽지 않다. 오히려 수동적인 정
치참여 즉, 국민의례에 참여한다든지 정치뉴스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Conway
1991; Dye 1994). 선거분석에 괄목한 영향을 끼친 라쟐스펠드 등(Lazarsfeld et al. 1944)의 저
서 "국민의 선택"(The People's Choice)에서 1940년 미국대통령 선거 당시 선거에 관심이 많
은 유권자들은 각종 이슈에 자기 의견이 분명하였으며, 선거 참여율도 높았다고 조사되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유권자들의 선거 불참율은 관심이 높은 유권자들의 선거참여율보다 무려
18배나 높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선거 분석에서도 선거관심도 변수가 사용된 적이 있는데, 유권자의 선거 관심도차
이에 따라 선거 참여도가 얼마나 차이가 났는지를 파악하는데 사용된 적이 있다(강경태 2003;
황아란 1998). 그러나 우리나라 선거 분석에 선거관심도 차이가 후보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관
한국대통령선거 후보 선택 요인: 과거 지지표의 후보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 5
한 연구는 아직까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콘웨이의 주장처럼 선거관심도의 차이에
따라 정치성향이나 태도가 다를 수 있다면,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선거에 갖는 관심 정도의 차
이에 따라 여당이나 야당 후보를 선택하는 양상도 다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따라서 이번 연구
를 통해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선거 관심도의 차이가 후보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시범
적으로 조사해 보고자 한다.
여야정당성향, 과거지지표 및 선거관심도 뿐만 아니라, 선거 특히 우리나라 선거 결과에 결
정적인 요인이 지역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역의 특징에 바탕을 둔 정치행태는 비단 한국에
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의 영향을 골고루 받은 캐나다에서는 널리 알려진 사
실이며(Clarke and Kornberg 1994; Gidengil 1989), 프랑스(Lewis-Beck 1984)에서도 지역에
따라 선거 행태가 달리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영국 선거도 예외가 아닌데, 영국의 유권자들
이 자기 자신의 경제상황이나 전국 경제상태 보다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경제상태에 따라
후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Norton 1994). 지역주의의 근원은 다르나, 한국의 지역
주의 또한 널리 알려져 많은 학자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김만흠 1987; 박찬욱 1993; 이남영
1997, 1998). 특히 영호남 유권자들은 자기 지역을 대변하는 후보를 적극 지지해온 경향이 다
분하다. 더미(dummy)변수를 사용하여 영호남 유권자들의 이러한 경향을 14대 및 15대 대선에
서도 검증하고자 한다.1)
수많은 연구 논문들이 선거행태 분석에서 연령의 중요성을 지적하였는데(Lazarsfeld et al.
1944; Bone and Ranney 1976; Franklin et al. 1992), 라쟐스펠드에 따르면, 중장년층들은 자신
이 가지고 있는 과거의 이상이나 축적된 재산을 그대로 온전하게 간직하고자 하는 경향이 많
은데 이러한 성향이 보수적인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같은 논리로 젊은
유권자들은 아직 소유한 재산도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상을 펼치고 있는 과정에 있
기 때문에 변화를 추구하며 대부분 자유스런(liberal) 성향을 가지고 있어 진보적인 후보를 선
호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연령 구분에 의한 투표 성향은 한국에도 비슷하게 나타난
다(박찬욱 1993; 조중빈 1993). 그런데 한국 선거에서 극명하게 나타나는 지역성과 소수 지도
자들의 영향 등으로 인하여, 교육이나 소득 등 사회 경제적 요인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
한 것으로 주장하는 연구가 많아(Bae 1995; Shin 1999), 본 연구에서는 유권자 개인의 사회경
제학적 변수들 중에서 연령만을 양 대선 분석에 적용하고자 한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제도적으로 정착될수록 유권자들은 단순한 정당성이나 감정에 기
반하는 지역색 등에 의존하는 투표 성향보다는 선거 기간 중 가장 부각된 사안에 대한 이성적
판단에 근거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외국의 사례에서는 특히 찬반양론이 전국적으로 분열되
1) 16대 대선에서는 수도권의 충청 이전 논쟁으로 충청표의 향방이 선거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는 사람이 많은 듯 하나, 14와 15대 대선에서는 영호남 결집에 비하여 충청표를 단합시
킬 주요 이슈가 없었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 충청표 분석은 제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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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각종 이슈는 선거판에서 후보를 판단하는데 빠질 수 없는 기준점이다. 실업, 물가 상승률,
국방, 사회보장 문제 등은 세계 각국의 선거행태 분석에서 널리 적용되어온 이슈들이다(Yeric
and Todd 1996; Clarke, Stewart and Whitely 1997). 한국 선거에서는 13대 대선 이전에는 이
슈가 후보를 결정하는데 있어 서방세계 보다는 역할이 미미하였다. 이는 권위주의 정부 아래
에서 시행되었던 각종 선거에서 금권, 관권개입이 선거 결과를 오히려 더 많이 좌우하였으며,
행정부나 정권 담당자가 정책 수립이나 시행 및 결과에 책임을 느끼지 못하였거나 초월적이었
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7년의 민주화 이후 실시된 우리나라 선거에서는 그 이전에 실시된 대
통령선거에 비하여 선거결과의 예측이 어려울 만큼 상당한 수준까지 민주적으로 진행되었으
며 유권자들도 정부나 집권당의 정책, 공약, 활약을 야당과 비교하여 후보를 선정하게 됨으로
써 주요 이슈의 대선에 미치는 영향력이 심화되었다.
14대 대선기간 중 선거 정국을 강타한 가장 주요한 이슈는 선거 2년 전에 실시된 민주당의
김영삼, 공화당의 김종필, 민정당 노태우 총재의 3당 합당이라고 할 수 있다. 단일 출마로는 누
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14대 대선을 앞두고 이들의 전격적인 합당은 수많은 유권자들
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였으며 김영삼은 이 때부터 오랜 세월 자신의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지식층과 학생들의 공격을 받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합병을 반대하던 많은 유
권자들은 이들의 결단을 정권창출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통합 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
이기도 하였다. 3당의 선택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에 따라 여야 후보 지지성향이 뚜렷하게
대별되었음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단일출마를 피하고 단합하여 출마함으로써 선거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기도는
15대 대선에서도 반복되게 되는데, 76세의 고령으로 마지막 출전이 예상되는 김대중은 중부권
을 대표하는 김종필의 협조를 받아 단일 후보로 출마하게 되면 여권에서 어떤 후보가 출마하
더라도 쉽게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종 단일합의는 15대 대선 직전에 성사되어 대
선의 승기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97년의 DJP연합 역시 90년의 3당 합당처럼 원칙 없는 야합
이라는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하였지만 김대중의 대선승리를 갈망하는 세력이나 유권자들은
당시 최선의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 14ㆍ15대 대선의 후보선정
요인을 조사함에 있어 가장 주요한 이슈로서 14대 대선 당시의 3당 통합, 15대 대선의 DJP연
합 문제를 적용하고자 한다.
본 논문의 14대 및 15대 한국 대선 분석에 적용될 가설을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2)
2) 경제문제에 관한 유권자들의 평가도 14대와 15대 대선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
다. 상벌이론에 따르면, 유권자는 정부의 과거 경제성과에 만족하면 여당 후보를, 불만족하면 야당 후
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대 대선에서 개인적 생활수준 면에서는 어느 정도 상벌이론이
적용되어 상위 생활을 영위하는 유권자들이 여당후보를 선호하고, 하위생활 수준이라고 응답한 유권
자들이 야당후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계적 유의도가 최저수준(p<0.10)
으로 나타나, 경제문제의 적실성이 그다지 높다고는 할 수 없다. 14대 대선에 비하여 15대 대선에서는
한국대통령선거 후보 선택 요인: 과거 지지표의 후보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 7
후보 선택 = α + β1여야정당성향 + β
2노태우지지표(14대대선) + β3김영삼지지표 +
β4김대중지지표 + β
5정주영지지표(15대대선) + β
6선거관심 + β
7호남 +
β8영남 + β9연령 + β10삼당합당(14대대선) + β11DJP연합(15대선) + ε
여기서 여야정당성향: 유권자들의 여당 혹은 야당 지향성
노태우지지표: 13대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
김영삼지지표: 13대와 14대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
김대중지지표: 13대와 14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
정주영지지표: 14대 대선 당시 정주영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
선거관심도: 대통령선거에 대한 관심도
호남: 호남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
영남: 영남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
연령: 유권자의 나이
3당 통합: 14대 대선 당시 여야 3당의 통합
DJP연합: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와 김종필 총재 간에 이루어진 연합을 나타낸다.
Ⅲ. 연구방법 및 데이터
이 연구는 한국선거연구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4대 및 15대 한국 대통령선거 직후 공
동으로 전국 1,200여명의 유권자에게 실시한 다단계추출여론조사에 의한 전국 데이터를 이용
하여 14대와 15대 대통령선거 당시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에 미친 주요 요인을 분석하고자 한
다.3) 본 논문에서 사용된 컴퓨터 프로그램은 의학계 및 사회과학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
는 Stata 8.0이다. 양 대선 선거분석을 위해 본 논문에서는 다변량로짓 분석방법(multinomial
logit model)을 사용하였다.
유권자들이 경제 이슈를 대통령후보 선택에 하나의 준거로 사용하는 경향이 훨씬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IMF를 경험하면서 국민들이 경제대통령을 바라는 높은 염원을 반영하지 않았나 풀
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대 선거 한차례 분석만으로는 아직 경제문제의 한국대선 분석에서의 적
실성을 완전히 장담하기가 어렵다고 본다. 최근 실업율의 증가, 환율과 이자율의 불안정, 유가상승 등
경제가 불안정해지면서 16대 대선에서는 경제문제가 보다 부각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16대 대선이
지나면 한국대선에 미치는 경제변수의 효과에 대해 보다 분명한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제 변수의 효과는 따로 발표하고자 하여 본고에서는 제외하기로 하였다.
3) 데이터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에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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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의 기본 가정은 유권자들이 선택하여 얻을 수 있는 만족도 효용(utilities)의 무작위
선택 항들(예를 들면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각 후보)은 독립적이며(independently) 분명
히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identically) 분포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정을 한마디로 "무
관계 선택 특질의 독립성"(independence of irrelevant alternative property, IIA)이라 하는데,4)
유권자들은 후보를 선택함에 있어 선택 가능한 후보들의 특징이나 과거 경력, 자질 등의 면에
서 분명히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한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다. 실제로 14대와 15대 대선에서 출마한 주요 세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만큼
혼동되지 않았으며 외국의 예에서도 이 분석 방법이 많이 적용되고 있다(Long 1997).
<표 1>에 다변량로짓분석에 의한 14대 및 15대 대선 당시 한국 유권자들이 후보를 선정 할
때 적용된 변수들에 의한 결과가 나타나 있다.5) 로짓모델은 선형적이지 않기 (non-linear)때문
에, 모수예측에 대한 해석이 복잡한 면이 있다. 그러나 <표 1>에 나오는 계수의 부호나 계수
의 상대적인 크기로 각 변수들의 설명 대상인 종속변수(후보 선택)에 대하여 무난하게 설명할
수 있다(Robins and Dickson 1985). 14대 대선 분석에서 사용된 변수들 중 많은 변수가 통계
적으로 유의미(significant)하다.6) <표 1>에 보면 14대 대선이라는 글자 아래에 본 논문에서
사용된 변수 측면에서 14대에 출마하였던 3명 중 김대중과 김영삼 후보, 정주영과 김영삼 후
보 및 정주영과 김대중 후보를 2명씩 한 조로 비교하여 각각 상대적으로 어느 후보가 유권자
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았는지 나와 있다. 첫째 세로줄의 위에서 밑으로 적혀 있는 변수
순으로 각 조별 후보 간 지지도를 비교하면서 살펴본다.
4) IIA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Sheffi, Hall and Daganzo(1982) 참조.
5) 모델에 사용된 변수들 간에는 언제나 독립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변수들이 상호 유사성을 심하게 띠
게 되면 모델이 설명하고자 하는 대상인 종속변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예를 들어 GNP와 GDP
는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두개의 변수를 하나의 모델에 독립변수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변수들이 독립성을 가질 때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이 없다고 하며, 다중
공선성이 없는 모델이 바람직한 모델이라 하겠다. 다중공선성은 연구자가 스스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
아 여러 방법 중, 변량증폭요인(Variance Inflation Factor)으로 판정하면 쉬운데, 각 변수의 VIF값이
10보다 크거나 모든 변수 VIF값의 평균값이 1보다 훨씬 크면 변수들 간에 다중공선성이 있다고 본다
(Chatterjee and Price 1991). 본 논문에서 사용된 변수들 간의 VIF는 전부 3이하이며 VIF평균값은
1.65 정도에 불과하여 양 대선 분석에 사용되어진 변수는 모두 자기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
다.
6) 표에 나오는 계수에서 음양의 부호를 해석하는 방법은 "계수가 양수일 때는 유권자가 분자에 있는 후
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아지고, 음수일 때는 분모에 있는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다.
또한 “계수들의 수치가 높을수록 그 계수에 해당하는 변수의 종속변수(여기서는 후보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라고 해석한다.
한국대통령선거 후보 선택 요인: 과거 지지표의 후보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 9
Ⅳ. 14대 및 15대 한국 대통령선거 후보선택 분석결과
<표 1> 14대 및 15대 한국대선 후보선택 다변량로짓(Multinomial Logit Model) 모델
변 수
14대대선 15대대선
김대중/
김영삼
정주영/
김영삼
정주영/
김대중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
이회창
이인제/
김대중
여야정당성향
(야당↑)
1.38*** 0.99*** -0.39** 1.76*** 1.65*** -0.11***
과거지지표
노태우투표 -0.80** -0.26 0.55*
김영삼투표 -1.35*** -0.42 0.93*** -0.60** 0.16 0.76***
김대중투표 2.12*** -0.21 -2.33*** 1.59*** 0.92** -0.67***
정주영투표 -0.29 0.82** 1.10***
선거관심
(매우 많다↑)
0.48** 0.08 -0.40 0.39*** -0.29** -0.68***
지방색
호남 3.43*** -0.11 -3.54*** 2.45*** 0.16 -2.29***
영남 -0.78*** -1.12*** -0.34 -1.29*** -0.19 1.10***
연령(많다↑) -0.28*** -1.21** 1.07 -0.01 -0.29*** -0.27***
주요이슈
3당통합
(아주 잘했다↑)
-0.88*** -0.37*** 0.51***
단일후보
(찬성한다↑)
0.90*** 0.23 -0.67***
상수(constant) -2.28*** -1.21** 1.07 -6.19*** -2.99*** 3.19***
주:*p<0.10, **p<0.05, ***p<0.01 (선거관심 외에는 단측 t 검증). 분자에 있는 후보가 비교집단(Com
parison group). 모델의 예측적중률: 14대 대선에서 X2 (18): 861.29***, McFadden's R2: 0.48, McF
adden's Adjusted R2: 0.46이며, 15대 대선에서는 X2 (18): 834.95***, McFadden's R2: 0.41, McFad
den's Adjusted R2: 0.39. 종속변수는 표의 상단에 열거된 후보들에 대한 선택. 변수명 옆에 표시된
화살표는 변수값의 방향성을 나타낸다.
14대 대선 결과부터 먼저 살펴본다. 가설에서 제시된 대로, 첫 번째 변수인 여야정당성향 면
에서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3개 조 모두 여당 후보는 여당 지지성향이 강한 유권자들로부
터, 야당 후보는 야당 지지성향이 강한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0 21세기 정치학회보 제13집 1호
그 중에서 김대중과 김영삼후보 간 비교가 계수 1.38로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여 두 후보의 위
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주영・김대중 후보 비교에서 계수의 수치가 작게 나타난 것은 두 후보
모두 야당 후보이기 때문에 여야성향이라는 구분으로서는 유권자들의 판단이 쉽지 않았기 때
문으로 보인다. 여기서 (-)부호는 정주영과 김대중 비교에서 분자에 있는 정주영 후보보다는
분모에 있는 김대중 후보에 대한 지지가 더 높았다는 뜻이다. 부호와 수치를 보면, 두 야당후
보에 대한 비교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반응은 정주영 후보를 정통 야당후보가 아닌 여당의
색깔이 어느 정도는 혼재되었다고 보는 듯하다. 이는 한국 재벌의 특성상 박정희대통령 이후
정부여당과 오랜 세월 유착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정주영 후보가 비록 야당후보로 출마하였으
나, 유권자들은 진정한 야당후보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지로 보인다. 그러나 정주영과 김영삼
후보의 비교에서는 정주영 후보는 야당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제법 확보한 것으로 표는 보여주
고 있다. 이는 비록 정치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김영삼과 정주영 둘 다 보수적이라 할 수 있겠
으나, 정주영은 선거 유세 중 ‘전 국민 주택문제 해결,’ 1988-90년까지 노태우 대통령에게
‘50-100억 정도의 현금을 주었다’고 폭로하는 등 과격한 야당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이려는 시
도가 어느 정도 유효하였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여야정당성향 변수의 후보 선택에 관한 높은 유용성은 15대 대선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예를 들면, 김대중・이회창 후보 비교에서 야당지지 성향이 높은 유권자들은 김대중 후보를, 반
면에 여당지지 성향이 높은 유권자들은 이회창에 대한 지지가 높게 나타났다. 14대에서 정주
영・김대중 후보 간에 나타났던 문제도 15대에서 이인제・김대중 후보 간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인제후보도 정주영 후보처럼, 정통 야당후보라고 보기 어렵다. 이후보는 당시 여당인 신한국
당 출신으로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이회창에게 패배한 뒤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저하되고 자
신의 지지율이 일시 상승하던 기회를 이용하여 탈당하였으며 결국에는 본선에 출마하였다. 이
런 경우 여야정당성향의 기준으로는 이인제와 김대중 후보 중 누가 여야후보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치는 낮게 나오고, 유권자들은 좀더 야당성향의 후보를 더 지지하
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인제와 이회창 후보 비교에서는 여당성향의 유권자들은 그
대로 이회창을 절대적으로 지지하였음에 반해, 야성향의 유권자들은 여권출신의 야후보인 이
인제에게도 역시 많은 지지를 보냈다. 이인제의 500만 표 획득은 야후보로의 변신이 어느 정
도는 성공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요컨대 기존 우리나라 연구에서 주장된
바와 같이 여야정당성향의 14대와 15대 대선 당시 유권자들이 후보를 선정함에 있어 미친 효
과는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여야정당성향의 후보 선택에 미치는 효과는 상당하나, <표 1>에서 나타난 바와 같
이 정당의 이합집산이 심한 우리나라 선거과정의 특성상, 주기적으로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서 그 이전에 확보된 후보의 영향력이 다음 선거에도 상당한 수준에서 이전되는 것으로 <표
1>은 보여주고 있다. 여당후보들 중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대통령의 지원을 ‘노심’이나 ‘김심’
한국대통령선거 후보 선택 요인: 과거 지지표의 후보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 11
등 “무슨 心”으로 잘 표현하는데, 대통령이 어느 후보를 음양으로 지원한다는 것은 전국적으
로 엄청난 인적, 물적, 심적 및 조직적 지원을 의미하기에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에 있는가가
선거 정국에 중요한 관심사가 되는 것 같다. 이와 비슷한 현상으로 여타 주요 후보들에게도 있
으며, 혹은 유권자들은 한 차례 이전의 선거에서 지지하였던 후보와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후
보를 다음 선거에서도 지지하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것을 본고에서 “과거 지지표”라고
이름 붙여 보았다.
예를 들면, 1987년 선거 당시 노태우 후보를 지지하였던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노대통령이
명시적・암시적으로 지원하는 후보를 지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표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14대 대선에서는 이런 후보가 바로 김영삼 후보로서 김대중・김영삼 비교에서 김영삼에
대한 높은 지지 수치가 이를 웅변한다. 13대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를 지지하였던 표는 거의 그
대로 14대 대선에서도 자신에게 표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표의 전이 현상이 김대
중 후보에게는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김대중 후보 지지표의 강렬함을 잘 알 수 있
다.
한 가지 특이한 현상은 14대 대선에 사용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후보들의 과거 지지표
변수에서 세 번째 줄에 있는 정주영・김영삼 조에 있는 수치들은 별 표시가 없기 때문에 전부
통계적 유의도가 없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이는 아마도 13대 대선에서 노태우와 김영삼 후보를
각각 지지하였던 유권자들은 정주영과 김영삼 후보를 분간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와 같은 반
응이 나왔을 수도 있고, 13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였던 표들은 정주영과 김영삼 후
보의 선택은 아예 고려 대상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반응이 나온 것이 아닌 가 추정
된다.
과거 지지표의 다음 선거에 미치는 이러한 막강한 영향력은 15대 대선에서도 재현되었다.
14대에서 김영삼 후보를 지지하였던 표들은 15대에서 김대중・이회창 후보 중에서는 이회창에
대한 지지로 연결되었다. 이는 집권여당 대통령의 표가 집권당 공식 후보에게 표가 연결된 것
으로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고 보여 진다. 그러나 당시 이인제 후보 역시 김영삼대통령의 또 다
른 카드라는 소문이 많았으며,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이회창 후보가 한 때 낮은 지지율로 고전할
때 대통령의 의중이 이인제에게 있지 않겠나하는 주장이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설득력이 있었
기 때문에, 14대의 김영삼 지지표들은 이인제・이회창 비교에서는 통계적으로 전혀 의미가 없
게 나타났다. 즉 김영삼 지지자들의 이인제와 이회창 중에서는 선택이 대단히 어려웠다는 의
미가 된다.
김영삼 지지표의 이인제・김대중 비교에서는 통계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이인제 지지가 높았
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인제 선호에 대한 앞의 주장이 여기서도 어느 정도 뒷받침 되고
있다. 14대의 김대중 표들은 15대에도 거의 그대로 자신에게로 전이되었음을 <표 1>은 보여
주고 있다. 14대와 15대와 걸쳐 김대중 지지표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12 21세기 정치학회보 제13집 1호
마지막으로 정주영 표들은 3명의 후보 중 이인제 후보가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정주영과 이인제의 유사성에 기인하지 않았나 판단된다. 골수 야당후보같
이 야성이 높은 후보도 아니고 여야의 경계에 있는 그런 성향을 상호공유하기에 정주영 후보
의 지지표가 5년 뒤 이인제 후보에게 상당한 수준에서 전이되었던 것이 아닌 가 판단된다.
여기서 우리나라 정치계의 오랜 관심 중에 하나는 김영삼과 김대중 후보 중 누가 더 확고한
지지 세력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두 정치인의 지지도는 40년간 확고부동하게 결집된
것이 아니라 때로는 김영삼 후보가, 때로는 김대중 후보가 더 많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따
라서 그들의 지지도를 일반화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김영삼의 지지도보다는 한
번도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호남 지역 후보인 김대중 후보가 지지 세력의 응집력이 더 강하
다고 알려져 있다. <표 1> 역시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 문제를 보다 확
실하게 해결하고 양김의 양대 선거에서 승패 및 영향력을 설명하는데도 필요할 것 같아, 본고
에서는 몬테 칼로 시뮬레이션(Monte Carlo simulation)7)으로 누가 더 지지도가 강건한지 조사
하고자 한다.
이 논문에 사용된 데이터는 92년 대선과 97년 대선이 끝난 후 실시된 전국 여론조사에서 얻
어진 1회성 데이터이다. 과학적으로 실시되는 무작위 표본추출방법에 의한 전국적 여론조사라
면 전국 유권자들의 태도와 의사를 정확하게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회성 여
론조사가 가지는 응답자들의 질문문항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불안정성은 피할 수 없다. 이런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92년과 97년 여론조사를 1,000번 실시하도록 시뮬레이션 시켜 김영삼과
김대중 두 정치인에 대한 지지자들의 충성심을 보다 확실하게 조사하고자 한다. 또한 시뮬레
이션 결과를 시각적으로 보다 알기 쉽게 표현하기 위하여 삼각형 도형(ternary diagram)8)을
사용하여 이들의 지지 세력을 표시하였다.
<그림 1-1>은 87년 대선 당시 김영삼 후보를 지지하였던 유권자들의 92년 대선에서 어느
후보를 얼마나 지지하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부분의 87년도 대
선 당시 YS 지지자들이 DJ나 정주영 후보 보다는 92년 15대 대선에서도 거의 그대로 YS를
지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하여 <그림 1-2>에 나타난 바와 같이, 87년 대선에서의
DJ지지자들은 DJ에 대한 지지가 상당하다고 할 수는 있으나 <그림1-1>보다는 지지 강도가
7) 본 시뮬레이션은 하바드대학교의 킹(Gary King)교수(1999) 등이 개발한 클래러파이(Clarify) 프로그램
을 이용한 것으로 1회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응답자의 불확실성을 1,000번 실시함으
로써 거의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8) 삼각도형은 triangular diagrams 혹은 triplots로도 불리는데, 지질학에서 먼저 선 보인 뒤로 정치학 등
사회과학에도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다(Dorling외 1996). 주로 여당후보가 삼각형 점정에 위치되고, 진
보적 후보가 좌측 꼭짓점에, 다른 후보는 오른쪽 꼭짓점에 위치된다. 꼭짓점 주위의 점들이 유권자들
의 표를 나타내는데, 점이 많이 몰려 있을수록 후보는 많은 표를 획득한 것으로 해석한다. 또한 점들
과 꼭짓점 간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그 꼭짓점에 해당하는 후보의 지지도가 견고한 것으로 해석한다.
한국대통령선거 후보 선택 요인: 과거 지지표의 후보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 13
약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점들이 YS 꼭짓점 쪽으로 길게 늘어 있는 것을 보면 그러하다. <그
림 1-1>과 <그림 1-2>를 비교해 보면 92년 당시에는 DJ보다는 YS의 표 결집력이 더 강하였
으며, 이런 점이 92년 대선 당시 YS 승리의 주요한 배경임은 부인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림 1-1> 13대 대선 당시 YS 지지자들의 14대 대선후보 지지분포
후보선택삼각구도
DJ
YS
정주영
<그림 1-2> 13대 대선 당시 DJ 지지자들의 14대 대선후보 지지분포
후보선택삼각구도
DJ
YS
정주영
<그림 2-1>은 92년 대선 당시 YS 지지자들이 97년 대선에서 보여준 지지 경향을 제시하고
있다. 점들은 세 후보의 어느 꼭짓점에도 가깝지 않고 삼각형의 중간에 머물면서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모르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물론 97년 선거에 YS가 직접 출마하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YS 지지도가 임기 말에 한자리수에 이를 만큼 인기가 폭락하였기 때문에 YS가 출
마하였다 하더라도 그다지 많은 표를 획득하기가 대단히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시
김심으로 알려진 김영삼대통령의 마음이 이회창과 이인제 두 후보 중 누구를 확실하게 지원하
는 지도 분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표들의 향배가 어정쩡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
14 21세기 정치학회보 제13집 1호
거 막바지에는 DJ 비자금 조사를 중지하게 함으로써 YS는 DJ도 배려하는 듯한 조짐을 보여
92년 대선에서 YS를 지지하였던 많은 유권자들이 97년 대선에서는 지지하고 싶은 확실한 후
보를 선정하기가 어려웠음이 <그림2-1>에서 그대로 웅변되고 있다.
<그림 2-1> 14대 대선 당시 YS 지지자들의 15대 대선후보 지지분포
후보선택삼각구도
DJ
이회창
이인제
<그림 2-2> 14대 대선 당시 DJ 지지자들의 15대 대선후보 지지분포
후보선택삼각구도
DJ
이회창
이인제
<그림 2-1>에 비하여 <그림 2-2>는 DJ쪽으로 표의 안정된 결집을 보여 주고 있다. DJ 꼭
짓점으로부터 조금은 떨어져 있기는 하나 <그림 2-2>에 나타난 점들은 대체로 DJ 주변에 포
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DJ 지지표가 5년 전에 비하여 훨씬 강하게 결집된 것으로 97
년 대선에서 DJ가 승리하게 되는 결정적 요인이 되지 않았나 판단된다.
이상 4개의 그림은 YS와 DJ의 지지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로서 90년대 전후반에 걸쳐 누
가 더 지지력이 견고하였는지를 보여주는데, 일반적으로 김대중 지지자들의 충성심이 더 높으
리라는 생각과는 달리 90년대 초반에는 YS가, 90년대 후반에는 DJ가 지지 세력이 더 많았던
한국대통령선거 후보 선택 요인: 과거 지지표의 후보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 15
것으로 나타나 두 정치인은 영원한 라이벌 관계가 아닌가 판단되며 동시에 양대 선거의 승패
도 상당 부분 설명되는 것으로 보여 진다.
다음은 우리나라 선거분석에서 아직까지 거의 한번도 적용되지 못한 “선거관심” 변수인데,
유권자들이 선거에 대해 가지는 관심 정도의 차이로 인하여 후보 선택에 차이를 보일 것으로
가설에서 주장하였는데, <표 1>은 이러한 가설이 옳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14대 대선에서 김
대중과 김영삼 후보의 비교에서 신뢰도 99%에서 선거관심이 높을수록 야당후보인 김대중을,
낮을수록 김영삼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에 대한 설명은 쉽지 않으나, 정권의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선거관심도가 높았고 현상유지를 바라는 유권자들은 선거에 그다
지 관심이 없었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을 물리학에 비유해보면, 물체(정권)가 정지해 있을 때
보다는 움직이고자 할 때, 더 많은 에너지(선거 관심도)가 소요됨을 쉽게 알 수 있는데, 이와
동일한 현상이 한국 선거에서도 나타났다고 보면 좀 더 수긍이 쉽지 않을까 한다. 선거에 관심
이 높은 유권자들은 김대중 후보를 더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역으로 선거에 그다지 관심
이 없는 유권자들은 여권의 김영삼 후보를 더 지지하였다. 14대 대선에서 다른 조합의 후보에
서는 이런 경향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선거 관심이 많은 유권자들이라고 하여 무조건
야당후보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고 야당 후보들 중에서도 주요 야당 후보 즉 당선가능성이 더
높은 야당 후보를 선호하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대에서도 선거관심 변수의 중요성은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김대중・이회창 조합에서 선거
에 관심이 높을수록 야당후보인 김대중을, 관심이 낮을수록 이회창 후보 지지가 높았던 것으
로 <표 1>은 보여주고 있다. 즉 정권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들은 주요 야당후보를 선호하는데,
15대에는 김대중 후보를 대거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인제・김대중 후보 비교에서도 이런 현
상을 보이는데, 0.68 계수 앞의 (-) 부호 때문에 관심이 높았던 유권자들은 분모에 있는 김대
중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많았으며, 관심이 낮았던 유권자들은 이인제 후보를 지지하는 경
향이 많았던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아무래도 이인제 후보 보다는 김대중 후보의 정권 창출 능
력을 높게 보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14대 대선과는 달리 15대 대선에서는 특이한 현상이 있는데 그것은 선거관심의 측면
에서 이인제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비교에서 대선에 관심이 높았던 유권자들은 당시 여당후보
였던 이회창 후보를, 관심수준이 낮았던 유권자들은 이인제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인제・이회창 비교에서는 유권자들이 이인제를 여당후보로, 이회창을 야당후보를
치부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혹은 이러한 해석이 잘못된 것이라면, 선거관심 변수로는 이인
제와 이회창 후보를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누가 진정으로 여당을 대변하는 후보인지 판단하
기 어려웠다는 상황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선거가 말미로 다가올수록 김영삼
대통령의 이회창과 이인제 후보에 대한 지지 정도는 갈피를 잡기 어려워 누가 집권여당의 후
보인지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이러한 혼란이 선거관심이라는 변수 측면에서 유권자에게 그
16 21세기 정치학회보 제13집 1호
대로 투영되었기 때문이 이회창과 이인제에 대한지지 정도가 일사분란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림 3> 14대 대선 지역구분에 의한 후보선택
주: 1은 여당의 김영삼, 2는 김대중, 3은 정주영후보를 나타낸다.
서울
0
0.95
충청 호남
영남
1 2 3
0
0.95
강원
1 2 3
평균
1 2 3
0
0.95
지역 면에서는 선거학계와 일반에 잘 알려진 대로 영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후보는 그 지역
에서 거의 절대적인 표를 흡수하였다. <표 1>에 따르면, 14대에서 김영삼과 김대중은 자신들
의 거점지역인 영남과 호남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확인할 수 있다. 15대에서는 김대중 후보가
호남에서 난공불락의 신임을 받았으나 영남에서는 이회창과 이인제도 상당한 지지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역구분에 의한 이러한 후보 득표상황을 그림으로 살펴보면, <그림 3>은
14대 대선에서 <표 1>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호남에서는 김대중 후보가, 영남에서는
김영삼 후보가 절대적인 지지력을 보이며 서울, 충청, 강원에서 김영삼 후보가 타 후보에 비하
여 높은 지지력을 보이면서 <그림 3>의 오른쪽 하단의 ‘평균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결과적으
로 김영삼 후보의 승리에 큰 보탬이 된 것 같다. 정주영은 어떤 지역에서도 혜택을 얻지 못하
였다.
<그림 4>도 크게 보아 <그림 3>과 비슷하나, 이인제 후보가 야당후보이면서도 여당후보일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영남의 표가 분할된 점이 통상 알고 있는 지역에 준거한 표의 향방과
다른 점이다. 호남에서는 역시 김대중 후보가 절대적인 득표를 하였으며, 영남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많은 득표를 하였으나, 14대에서 김영삼 후보의 득표력에는 훨씬 못 미치는 저조한 실
적을 보이고 있다. 이는 15대 대선이 지방색이 완화된 선거라기보다는 동 지역을 대표한다는
후보가 두 명이나 동시에 출마하였기 때문이다. 이회창과 이인제 양 후보의 득표수를 합산하
한국대통령선거 후보 선택 요인: 과거 지지표의 후보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 17
면 14대의 김영삼의 득표와 비슷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영남의 투표행태가 지방색이 완화되
었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림 4> 15대 대선 지역구분에 의한 후보선택
주: 1은 여당의 이회창, 2는 김대중, 3은 이인제후보를 나타낸다.
서울
0
0.96
충청 호남
영남
1 2 3
0
0.96
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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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적 변수 중 본 논문에서 선정된 연령 면에서는 주지하다시피 나이가 많은 유권자들
일수록 보수적인 후보를, 젊을수록 진보적인 후보에 대한 지지경향이 높은 것으로 <표 1>은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14대의 김영삼・김대중 비교와 정주영・김대중 비교에서 뚜렷하
다. 김영삼은 장년층, 김대중은 젊은 유권자로부터의 지지가 높았다. 마찬가지로 정주영은 장
년층으로부터, 김대중은 젊은 유권자로부터의 지지가 더 높았다. 그런데 정주영과 김영삼 후보
간 비교에서는 장년층은 김영삼을, 젊은층은 정주영을 선호하였는데, 이는 비록 정치 이데올로
기 측면에서 김영삼과 정주영 둘 다 보수적이라 할 수 있겠으나, 여야정당성향 변수를 설명하
면서 살펴본 것처럼, 정주영 후보가 선거 유세 중 야당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이려는 시도가 어
느 정도 유효하였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15대에서 연령 기준으로 후보를 판단하였을 때, 유권자들은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를
구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와 있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발견인데, 왜냐하면 대통령 선거에서 여
러 번 실패한 김대중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그의 이념적 진보성향이었으며 이 때문에 장년으로
갈수록 그의 지지력은 떨어졌으며 이는 곧 대선 실패로 연결되었다. 97년 대선에서는 김후보
의 과격한 이미지를 완화하기 위하여 김대중 진영은 선거 기간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안기부에 근무하였거나 보수라고 알려진 이종찬이나 엄삼탁 등의 국민회의 입당, 이인섭, 유병
국, 김말태 등 전직 고위 경찰간부의 지지를 확보하였으며, 재향군인회를 방문하는 등 이미지
18 21세기 정치학회보 제13집 1호
쇄신노력이 대체로 성공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TV토론에서 이회창이나 이인제 후보
보다 훨씬 안정되고 세련된 말솜씨는 과격분자가 아니라 인자한 할아버지 상을 연출함으로써
장년층의 오래된 거부감을 희석시키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이인제・이회창 비교
와 이인제・김대중 비교는 일반적인 보수・진보의 구분에서 그대로 이해될 수 있는 지지성향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설에서 예측한대로 90년대에 있었던 이질적 정파 간 두 건의 이합집산은 양대
선거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쳤다. 14대 대선에서는 민자당으로의 3당 합당을 찬성하는 유권자
들은 김영삼 후보를, 반대하는 층들은 김대중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았으며, 15대 대선에서 국
민회의와 자민련 DJP연합 역시 지지파는 김대중을, 반대파는 이회창과 이인제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정치인들의 이와 같은 연합에 따라 국민들이 표를 몰아 준 것을 보면 정치인만 소위
철새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철새 성향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본 논문에서 사용된 이러
한 ‘연합’ 이슈 변수가 유권자들이 후보를 선택하는데 중요한 준거가 된다는 점에서 지난 16대
대선 역시 노무현과 정몽준 후보가 후보 단일화 실패는 역설적으로 노무현 후보에게 어떤 방
식으로든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분석이 이루어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V. 결론 및 16대 대통령선거 연구과제
14대 및 15대 한국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어떠한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하였
는가? 다변량로짓 분석 및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는 한국선거의 핵심적인 특징을 3가지로 압축
할 수 있는데, 첫째, 해방 이후 등장한 수많은 정당의 부침은 유권자들이 정당과 자신들을 일
체화 시킬 수 없었다. 이러한 정당일체감은 절대적 기준은 없겠으나 정당이 최소한 20-30년
이상은 정치활동을 하였을 때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 유권자들은 서구 선거
분석의 핵심인 정당일체감을 가지기가 아직까지는 어렵다고 본다. 한국 정치계에서 정당의 변
화는 많았으나 현 정권 이전 시기까지는 대체로 여당은 보수적이며 주요 야당들은 진보적 색
채를 띤 경향이 다분하였다. 따라서 여당은 안정 지향적이며 야당은 변화 지향적으로 유권자
들은 어떤 이름의 여당이 들어서든, 어떤 이름의 야당이 주요 야당이 되든지 쉽게 여당성향의
유권자와 야당 성향의 유권자로 대별될 수 있었다. 이러한 구분이 대선에서 후보를 선택하는
데 주요한 준거가 되었음을 이번 연구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여당 지향의 유권자들
은 14대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를, 15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를 선호하는 경향이 매우 높았다.
또한 야당 지향의 유권자들은 14대 대선에서 야당 후보인 김대중과 정주영 후보를, 15대 대선
에서 김대중과 이인제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높았다.
한국대통령선거 후보 선택 요인: 과거 지지표의 후보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 19
그러나 최초의 정권 교체를 이룬 김대중 정부를 거치면서 전통적인 여당지지 유권자와 야당
지지 유권자 간에는 지난 5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런 혼란이 이번 16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본 논문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룬 부분으로 정당일체감의 부재는 일부 정당지도자의
영향력 확대로 나타났는데, 소수 정치지도자들이 후보 당락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
이다. 13대 대선에서 활약한 주요 후보들은 14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의 득표력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14대 출마 후보는 다시 15대 출마 후보에게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특히 김영삼과
김대중의 지지자들은 거의 절대적으로 다음 선거에서 표를 그대로 그들에게 몰아주었다. 다만
15대 대선에서 14대 대선의 김영삼 지지자들이 이회창과 이인제에게로 양분되어 김영삼 지지
자들의 응집력이 감소된 점은 있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이 이회창과 이인제 둘 다 어느 정도
후원하였음을 감안하면 원래 김영삼의 지지도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김영삼
대통령 선거 전략의 실책도 응집력 약화의 주요 원인으로 봐야 한다.
아무튼 제도나 정당보다는 인물이 한국정치를 주도하는 한 주기적으로 실시되는 대선에서
한차례 앞 선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다음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16대 대선에서도 재현되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작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5년 전 자신의 표 중 상당한 양을 획득하였
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노무현후보가 승자로 판명되었기 때문에 김대중후보 지지표의 상당숫
자가 거의 전량 노후보에게로 이전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영남 출신후보로서 호남을 거점으
로 하는 정당의 후보이기에 이에 대한 보다 정확한 연구가 요청된다.
셋째, 주지하다시피 한국선거에서 지방색이 강하게 나타난다. 특히 영호남 출신의 후보는
자기 지역에서 거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15대에서 김대중이 호남에서 획득한 득표력에
비하여 영남에서는 이회창과 이인제가 미진한 지지를 받았으나 두 후보가 직접적으로 영남출
신이 아니면서도 영남출신의 대통령과 영남출신이 다수를 차지하는 정당의 후원 속에 그만한
지지를 획득한 것 자체가 강한 지방색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작년 16대 선거 역시 지역색에 바탕을 둔 선거가 아닌가 여겨진다. 영남에서는 이회창후보
가, 호남에서는 노무현의 후보의 독주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주공산
으로 변해가는 충청권에서 수도권 이전 논의로 충청표심의 향배가 16대 대선에 큰 영향을 미
쳤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16대 대선 분석에서는 영남과 호남 및 충청권 지역 3자에 대한 지
역성향을 같이 분석하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선거의 이와 같은 3가지 특징 외에도 이번 연구를 통하여 몇 가지 뚜렷한 현상을 발견
하게 되었다. 선거관심도가 낮은 유권자가 주로 여당후보를 지지하며, 관심도가 높은 유권자는
야당후보 중 수권 가능성이 높은 야당 후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은 아무래도 선거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지게 되나, 현상 유지를 원하는 유권자들은 선
거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대선에서 선거관심도만 조사해도 여야 주요
20 21세기 정치학회보 제13집 1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측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정도이다.
90년대 대선에서 연령도 후보 선출에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적인
여당 후보는 나이가 많은 유권자로부터,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야당 후보자는 젊은 유권자로부
터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런 현상은 요즘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거의
그대로 나타나고 있어 이 기준으로 본다면 장년층 이상은 이회창 후보에게, 젊은 유권자들은
노무현에게 표가 분할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70% 정도로 지난 대
선에 비하여 약 10% 하락하였고 인터넷과 핸드폰 등 첨단과학 기술이 세계 선거 사상 최초로
이용된 선거이기에 14대와 15대의 연령 분석 결과의 16대 대선에의 적용은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대선에서 이슈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밝혀졌는데, 14대 대선 당시
의 3당 합당과 15대의 DJP연합은 유권자를 두 부류로 분류 시켜 3당 합당에 찬성하는 층들은
14대에서 김영삼을, 반대하는 층들은 김대중을 주로 선호하였다. 또한 15대 대선에서 DJP연합
을 찬성자들은 김대중을, 반대자들은 이회창을 주로 지지하였다. 16대 대선에서는 단순한 후보
연합보다는 정몽준후보의 노무현후보에 대한 지지철회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쳤는가가 승
패에 결정적이었지 않나 여겨진다.
결국, 본 논문은 우리나라 선거 분석에서 일반적으로 주장되어온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여
야정당성향 및 연령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그 중요성을 부각되었으며, 기존 연구에
서 거의 간과되어온 한 차례 지난 선거에서 출마한 주요 후보들의 그 다음 선거에 미치는 영
향력이 선거 결과에 대단히 심대한 효력이 있음을 밝혀내었다. 또한 외국 사례에서는 자주 인
용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사례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조사되었는데, 유권자들이 대통령선거에
대한 관심도의 차이에 따라 후보 선택이 달라진다는 점과 이슈 중에서도 후보 단일화 문제가
지난 90년대 두 번의 대통령선거에서 주요 요인이었음이 판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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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통령선거 후보 선택 요인: 과거 지지표의 후보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 23
Abstract
Factors of Candidate Choice in the Korean
Presidential Elections:in terms of Candidate
Support in the Previous Elections
Kyung-Tae Kang
This study assumes that the short history of each party and frequent changes of party
names in Korea has only weak affect on choice of candidates in the elections. By using
national survey data gathered right after the 14th (1992) and 15th (1997) Korean
Presidential Elections and employing multinomial logit analysis and Monte Carlo simulation,
this study found that the candidates who ran in the previous presidential elections strongly
affected the voters' decision of who to vote for in the next election. In addition, this study
also found that those who were highly interested in the elections tended to vote for the
opposition candidates. Those voters who were not interested or had a low interest in the
elections, however, tended to vote for the candidates from the ruling party.
Key Words: Korean Presidential Elections, multinomial logit analysis, effects of previous
candidates, electoral 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