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61회
♣세종의 한 가지 양보
기어코 대리청정을 성공시킨 세종은
1443년 4월17일 세자가 신료들의 조회를 받으며 정사를 펼칠 정당(집무실)을 세웠다.
그것이 계조당이다.
세종은 원래 계조당을 남쪽을 향해 지었다.
세종은 신료들이 세자의 남면을 끈질기게 반대하자 새 전각(계조당)을 세워 세자가 ‘서쪽을 향하는 ’서면’으로 대신들을 맞이하는 것을 허락했다,
‘대리청정’을 받아냈으니 ‘남면’ 카드는 양보한 것이다.
♣세종을 쏙 빼닮은 세자(문종)
아버지가 쳐준 든든한 울타리 속에서 세자(문종)는 29살 때인 1442년(세종 24)부터 사실상 대리청정을 시작했다.
세종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세자, 즉 문종이 당신(세종)을 닮아 성군의 자질을 타고났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버지를 닮아 학문을 좋아했던 세자(문종)는 한밤에 인적이 뜸해지면 책 한 권을 들고 집현전 학사가 숙직하는 거처까지 걸어와 밤새도록 토론했다.
그래서 집현전 숙직자들은 감히 의대를 풀지 못했다고 한다.
문종의 효성은 지극했다.
아버지(세종)가 앵두를 즐기자 세자는 후원에 손수 앵두나무를 심어 앵두가 익으면 따다가 바쳤다.
세종이 그 앵두를 맛보고는
“외부에서 바친 앵두가 어찌 세자의 손수 심은 것과 같겠느냐”고 좋아했다.
어느 날 숙직자였던 성삼문(1418~1456)은 밤이 늦어 세자가 행차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 옷을 벗고 누우려 했다.
그때 갑자기 문 밖에 신 끄는 소리가 들리면서
“근보!(성삼문의 자), 근보!”했다.
이에 성삼문은 매우 놀라 허겁지겁 나가 절했다는 데.....
선비와 학문을 좋아하는 세자(문종)의 일면을 보여주는 사례 다
<용천담적기>
효성 또한 대단했습니다.
예컨대 아버지(세종)가 앵두를 즐기자 세자는 후원에 손수 앵두나무를 심었답니다.
세종은 세자가 따주는 앵두를 맛보고는 “외부에서 바친 앵두가 어찌 세자의 손수 심은 것과 같겠느냐”고 좋아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전한 당대의 인물 성현(1439~1504)은
“지금도 궁궐 안에 온통 앵두나무만 자라고 이는 문종이 세자시절 심은 것”고 전했다.
<용재총화>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62회
♣측우기의 발명자는 문종
그러나 문종은 정식으로 왕위에 오른지(1450년 2월) 불과 2년 3개월 만(1452년 5월)에 39살의 나이로 승하한다.
원체 병약 했던데다 어머니(소헌왕후·1395~1446)와 아버지(세종·1397~1450, 재위 1418~1450)의 3년상을 잇달아 치르는 바람에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이다.
재위기간으로만 보면 너무 짧았다.
그러나 대리청정까지 합한다면 문종의 치세는 사실상 10년 정도는 되는데.
그 사이 세종은 웬만한 정사를 아들에게 넘기고 훈민정음 창제(1443) 및 반포(1446)에 전념할 수 있었다.
<세종실록> 1441년 4월29일자는
문종이 세종 시대의 위대한 발명품인 측우기를 발명했다고 증언했다.
문종의 업적 또한 만만치 않다.
1441년 4월29일자 <세종실록>에는 의미심장한 내용이 등장한다.
“세자(문종)가 가뭄을 근심하여 비 올 때마다 땅을 파서 젖어 들어간 깊이를 재었다.
구리로 만든 원통형 기구를 궁중에 설치하고, 여기에 고인 빗물의 푼수를 조사했다.”
세종의 업적 중 하나인 측우기 발명가가 다름아닌 세자(문종)였던 것이다.
<세종실록>은
“문종이 천문을 잘 관측하고 후기(候氣)에 정교하여, 우레가 어느 때에 치고 어느 방위에서 일어난다고 예언하면 반드시 적중했다”고 덧붙였다.
문종은 6품 이상까지 윤대(輪對)를 허락함으로써 언로를 열었다.
전쟁·전란사인 <동국병감>와, 역사서인 <고려사>와 <고려사절요>를 편찬했다. 태종 때 만들었던 화차를 새롭게 개발했다.
♣문종의 치세가 오래되었다면…
한 시대를 풍미한 절세의 성군(세종)이 승하했지만 권력의 공백은 없었습니다. 모두 대리청정의 덕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문종은 특히 6품 이상까지 윤대(輪對:문무 관원이 교대로 궁중에 참석하여 임금의 질문에 응대하던 일)를 허락했습니다.
<연려실기술>은
“문종이 지위가 낮은 신하라도 온화한 안색과 부드러운 말씨로 응대해서 언로를 활짝 열었다”고 전했다.
또 이민족과의 전쟁·전란사인 <동국병감>을 펴냈고., 역사서인 <고려사>와 <고려사절요>를 편찬했다.
또 태종 때 만들었던 화차를 새롭게 개발하여 혹시나 있을 전쟁과 국방에 대비하고자 했다
2년 3개월의 짧은 치세 치고는 만만치않은 업적임을 알 수 있다.
모두가 성군 아버지(세종)의 후계자 이양 방안,
즉 ‘8년여 대리청정’의 덕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종이 너무 일찍 승하하는 바람에 세자(단종·재위 1452~1455)가 12살의 어린 나이에 왕위를 잇는 불행이 찾아 왔다.
만약 문종이 오래 왕위에 있었다면 계유정난(1453)과 같은 불행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같은 문종의 대리청정은 경종과 영조, 사도세자, 정조, 효명세자의 롤모델이 되었다.
출처: 이기환의 역사스토리 텔러(경향신문)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63회
조선시대의 禁刑日~~~
비 오는 날엔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人命은 在天이니 人間이 介入해서는 안된다”
중국무협소설의 대가 김용의 ‘소호강호’에는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명의 ‘평일지’라는 사람이 나온다.
이 사람은 성격이 괴팍해서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준 뒤 그에게 반드시 한 사람을 죽이라고 한다.
그리고 환자나 환자를 데려온 사람에게서 자산이 지명한 사람을 죽이겠다는 다짐을 받고서야 치료를 시작해서 살려준다는 것이다.
“내가 죽으면 염라대왕이 지상에서 명이 다해 죽을 사람을 살려 천명을 어겼다는 이유로 나를 지옥으로 보낼 것이다.
그러니 한 사람을 살리면 한사람을 반드시 죽여서 숫자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해괴망측한 논리겠지만
인간의 목숨은 하늘에 달렸으니 하찮은 인간이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며 사형제도는 어떤가?
하늘이 정한 인간의 수명을 인간이 조절하는 것이 아닌가?
비록 왕이 지상에서 가장 권세있는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하늘의 권위에 도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임금도 하늘의 권위를 인정하고 ‘금형일’을 두었다.
고려시대의 禁刑日을 보면 우선 사형집행을 금하는 날이 있다.
중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매월 1.8.14.15.18.25.23.24.28.29.30 일이다.
이 날은 도가의 명진재일(明眞齋日)로 하늘에 사는 태일신선이 지상을 둘러보러 내려와 선악을 살피는 알이라고 한다.
한 달에 10일은 사형집행을 할 수 없는 날이다.
俗節日(속절일),
즉 세속에서 지내는 명절날도 피했다. 왕이나 왕족이 죽은 국기일과 2월1일에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64회
고려시대 금형일은 조선시대에도 이어지는데 며칠이 더 늘어 난다.
왕과 왕비의 탄생일과 그 전후 각 하루 씩 3일간 .큰 제사가 있거나 나라에[서 제를 지내는 날. 그믐 날. 停朝市日(정조시일: 국장이나 대신의 장례 또는 큰 재변이 있어 관아가 일을 보지 않고 시장이 문을 닫고 쉬는날) 등에 刑을 집행 할 수 없다.
여기에 입춘. 우수.경찹 같은 24절기에도 형을 집행할 수 없게 했다.
즐거운 날 혹은 국가의 대사가 있는 날에 하늘의 뜻을 거스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특히 성종 임금은
금형일에 관심을 가져 각 도의 관찰사들에게 금형일을 준수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리기도 했던 임금이다.
여기에 날짜를 정하지 않은 금형일이 있었다.
바로 비오는 날이다.
금형일을 피해 날을 받아 두었어도 그 날 만약 비가 온다면 형 집행을 중지했다.
왜 그랬을까?
하늘이 비를 내리는 것은 하늘이 마음 아픔 사연이 있다고 여기고 그 뜻을 받아 들였다고 봐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이런 금형일과 더불어 관습적으로 춘분이 지나서 추분까지의 기간에는 가급적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그래서 죄인에게 형을 언도할 때 아예 기간에 상관없이 죽일지 아니면 춘분에서 추분사이에는 죽이지 말아야 할 지를 같이 언도했다.
추분이 지날 때 까지 형집행을 미루는 것을 待時斬(대시참: 때를 기자리는 집행)이라고 했다.
기다리지 않고 형을 집행하는 것을 不待時斬(부대시참)니라 하여 구분했다.
형을 받은 죄인도 待時囚(대시수)와 不待時囚 (부대시수)로 구분했다.
한 예로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 줄거라중
주인공 장길산이 사람을 죽여 옥에 갇혔을 때 그를 구명하려던 자가 장길산의 죄가 부대시참에 해당하니 대시참으로 바꾸어 놓으려고 하는 정 면이 나오는데
그런 기간동안에는 죽을 염려가 없는데 待時囚(대시수)가 돠니 그 사이에 구할 방도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면 금형일은 얼마동안 지켜졌을까?
금형일을 어길 수 잇는 것은 왕 뿐이었다.
세종 즉위년에 상왕인 태종이 강상인.이관. 심청 등의 죄인을 의금부에서 국문하라는 명을 내렸는데 하필 그 날이 11월 23일 로 금형일이었다.
신하가 아뢰길 “오늘은 금형일인데 어찌 하오리까요” 하니
태종 왈
“병이 급하면 날을 가리지 않고 뜸을 들이는 법 이것은 큰 옥사이니 멈추어선 안된다‘ 하였으며 결국 형 집행을 강행하였다.
반면에 신하들이 금형일을 어기면 벌을 받았다.
문종 즉위년 4월17일~
사헌부 .사간원 대신 4명이 파직을 당했다. 사연인즉
국상의 금형일에 죄인을 문초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원래 법전에는 금형일을 어기면 곤장 80대다.
대단히 엄격한 규율이었다.
금형일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꺼리는 마음에서 생긴 것 이라고 한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65회
목욕(탕) 문화와 역사
서양과 마찬가지로 동양에서도 고대부터 대중 목욕탕이 있어왔다.
대체로 동양에서는 불교가 전래되면서 목욕이 종교의식으로 승화되어 일반인들에게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서양에서와는 좀 다르게 제의를 위한 자기 정화의 정신적 성격을
더 많이 지녔던 것이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대중목용탕을 지으려 했을 때 예절바른 한국인들은 이렇게 말했다.
“여러사람 앞에서 옷을 벗다니~ 아이구 망측해라”
유교적 관습이 익숙한 당연한 말이다.
그래서 조선을 합병한 이후에도 일본은 선 뜻 공중목욕탕을 짖지 못했다.
공중목욕탕은 1924년에야 평양에서 첫 모습을 드러냈고
이듬해 서울에도 세워졌다.
조선의 양반님네들은 혼자 목욕을 할 때에도 옷을 다 벗지 아니하고 필요한 부분만 씻었다.
그렇지만
대중목욕탕은 이미 신라시대에 존재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시대 귀족들의 집에서는 대부분 목욕시설을 갖추고 있었지만
특이한 점은 그 대중목욕탕이 엄숙해야 절 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승려와 신도을 위한 대형 목욕탕이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신라 사람들의 목욕에 대한 관념과 관계가 있다.
원래 청결을 중요시했던 신라인들은 불교가 들어오면서 목욕재계하는 불교 풍습을 받아 들였고 목욕에 대한 관념을 심화시켰던 것이다,
목욕은 단지 몸을 깨끗하게 하는 일일 뿐 아니라 마음의 죄를 씻는 행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절간에 목욕탕이 생겨났고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목욕재계를 할 수 있도록 공중목욕탕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삼국사기에는 고구려 서천왕 17년(286년)에 왕이 온탕에 가서 유락을 즐겼다는 기록도 있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66회
대중목욕탕의 발전과 함께 목욕용품도 발달했다.
조두(팥과 같은 곡식의 가루로 만듬)와 그 조두 비린냄새 제거를 위해 바른 향수도 이 때 부터 생산하게 된 것이다.
화장품 역사상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여겨지는 연분(鉛粉)역시 이 때의 발명품이라고 한다.
연분이란 백분.....곡식이나 분꽃씨 조개껍데기 등을 태워 빻은 분말....에다 납을 화학 처리한 화장품이다 .
백분은 얼굴에 잘 붙지 않고 고루 펴지지 않아 얼굴의 털을 일일이 뽑은 다음 발라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연분의 발명으로 이러한 불편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남녀가 혼욕했던 고려시대~
고려시대 목욕풍습은 신라 때 훨씬 개방적 이었다.
절 뿐 만 아니라 냇가에서도 여럿이 모여 함께 목욕을 했으며 심지어 남녀가 함께 목욕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송나라 사람으로 고려 사신으로 서긍이 기록한 ‘고려도경’에 기록이 나온다고 한다.
서긍은 송의 마지막 황제였던 휘종의 사신으로 1123년 개성에 도착해서 한 달 정도 지냈는데 그 당시 경험한 사회상을 그려 1126년에 휘종에게 바쳤다.
‘고려도경’에는 서긍이 직접 목격한 기록항 목욕이야기가 나오는데 한 개울에서 남녀가 함께 목욕을 했다 한다.
홀딱 벗고(?)했는지 살짝 가리고(?) 했는지 구체적이진 않다고 한다.
당시 여인들은 목욕용 모시치마를 입고 물에 들어갔다는 기록으로 보아 홀딱 벗고 들어가지는 않은 것 같다
이런 목욕문화는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유교적인 도덕율로 인해 목욕문화는 퇴색하고 만다.
현대적 개념의 대중 목욕탕은 1924년 평양에서 비로소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사양의 목욕(탕)역사를 살펴보자
고대 그리스에서는 집안에 손님이 오면 시녀에게 목욕 시중을 들게 했다고 한다.
손님이 옷을 벗고 욕조에 들어가 있으면 시녀가 따뜻한 목욕물을 그의 몸 위로 부어주었고,
손님이 몸을 다 씻고 나면 양모를 짜서 만든 목욕 수건을 건네주었다.
손님은 수건을 천천히 몸에 두르고 욕조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다가 간혹 아주 귀한 손님이 오면 주인의 딸들이 시중을 들기도 했다고 한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67회
그리스 로마~~
목욕의 황금시대 로마의 대중목욕탕은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처음 지어졌는데 제정 말기에 이르자 8백50여개의 대중목욕탕이 생겨났다.
그 중에서도 카라칼라, 아그리파, 네로의 대중 목욕탕은 놀랍도록 호화롭고 사치스러웠다.
카라칼라 대중 목욕탕은 부지 12만4천4백평방미터에 2천1백명이 동시에 목욕할 수 있는
광대한 욕실을 갖추고 있었으며,
욕탕 말고도 도서실과 점포, 경기장 등을 고루 갖추었으니 거대한사교장이나 다름 없었다.
로마황제들은 그들의 선임자를 능가하는 건축물로 자신들의 치세를 빛내고자 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목욕탕이었다.
마침내 305년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한꺼번에 3천명의 인원이 함께 목욕할 수 있는 사상 최대의 공중 목욕탕을 지었다.
이처럼 목욕을 즐김에 따라 물을 안정되게 공급하는 일이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그러니 로마에는 일찍부터 상수도가 발달할 수 밖에 없다.
방대한 양의 물을 공급하기 위해 대대적인 수도관 공사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던 것이다.
당시의 목욕탕은 휴식이나 대화는 말할 것도 없고, 수영과 사우나, 향유 바르기, 체조와 같은 경기를 즐길 수도 있는 질탕한 오락장소였다.
특히 지체 높은 남녀는 욕탕의 시중꾼들로부터 각종 마사지를 받았는데, 그 가운데 가장 인기 있었던 것 중의 하나가 ‘음부 마사지’였다.
로마시대 초기만 해도 풍기를 중시하여 남녀가 따로 입욕하였고,
낮에만 입욕을 허락하였으나,
말기에 이르자 남녀 혼탕이 된 것은 물론이고 깊은 밤에까지
목욕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욕탕은 시나브로(=조금씩 야금야금) 음탕한 장소로 변질되어 갔다.
가정부인들마저도 남자들 앞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노예를 시켜 자신의 몸을 씻게 하였다.
장미꽃은 여인의 음문을 흥분케 한다
혹자는 로마의 목욕탕 문화를 로마멸망의 원인의 하나로 지목하기도 한다
중세시대의 기사들 또한 목욕할 때 여자들의 시중을 받았다고 한다.
에센바흐의 궁중 서사시「파르치팔」에서 보면 주인공이 느긋하게 목욕탕에 들어앉아 있을 때, 시중 드는 처녀들이 들어온다.
그러나 여자들이 남자의 은밀한 곳을 볼 수 없도록 목욕물은 온통 장미꽃잎으로 뒤덮여 있었는데,
이것이 목욕물을 식지 않게 하는 실용적 구실도 했다고 한다.
프랑스 작가 브르통은 장미탕이 여인의 음문을 상쾌하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현대의 의사들 또한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즉, 로즈메리유 등의 향유를 38도의 온탕에 첨가하면 보통 목욕할 때보다 7배나 음핵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68회
13세기 들어서자 유럽에서는 개인 목욕탕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은 주로 대중 목욕탕을 이용했다.
대중 목욕탕은 모든 북유럽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었다.
13세기 파리의 대중 목욕탕은 아침에서 점심때까지는 여자가,
오후와 저녁에는 남자가 이용하는 식으로 운영되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남자 탕객 중에서는 욕실에서 밤을 새우고 아침까지 그대로 머물러 있는 응큼한 이도 적지 않았던 듯하다.
그런 사람들을 막기 위해서 1268년 파리 시는 남녀가 공간적으로 격리된 욕실을 사용하도록
욕탕 규정을 바꾸어 버린다.
그러나 암암리에 남녀 혼욕이 이루어지는 목욕탕은 여전히 규정을 비웃으며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창녀가 있는 욕탕도 꽤 많았다. 이런 욕탕들은 유곽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고,
매춘을 일삼는 창녀들을 공공연히 두고 있었다. 빈의 목욕탕도 이미 13세기부터 비밀 사창가라는 세평이 나 있던 터였다.
나체, 음식, 술의 향연 - 남녀의 사교장으로 당시 창녀를 둔 욕탕은 종종 일반 사창가와의 경쟁관계로 마찰을 빚곤 했다.
1477년 프랑스의 몽펠리에 있는 사창가 업주들은 시에 있는 두 군데의 ‘사창 욕탕’을
고발하기까지 했다.
그들 욕탕의 창녀들이 이웃의 수도원으로 넘어들어가 수도사들에게
음란한 알몸을 보여주거나 음부를 드러내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창녀를 둔 욕탕 중에는
아예 이름만 목욕탕일뿐 사창가 역할만 하는 곳도 있었다.
가령 아비뇽의 한 목욕탕은
단 한개의 욕조 시설도 없이 침대만 잔뜩 갖춰 놓고 목욕탕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영국에서 ‘증기’라는 의미의 ‘스튜(stew)’라는 말이 ‘사창’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를 띠게 된 것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목욕탕은 점점 행실이 좋지 못한 여자들과
그런 여자들을 찾는 남자들의 휴게소로 변질되어 갔다.
중세 독일의 목욕 풍습 또한
제정 말기의 로마처럼 남녀 혼탕이었다.
물론 입욕시 천으로 허리를 감게 했으나
물속에서는 이 천이 가리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물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건 간에,
목욕을 끝내고 나올 때 남자는 섶나무 가지로 앞을 가리고 여자는 앞가리개로 부끄러운 곳을
가려야 했다.
14세기 초 즈음 뮌헨이나 레겐스부르크 등 독일 남부지방에서는 결혼식의
피로연을 목욕탕에서 베풀기도 했다고 한다.
신분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마음놓고 즐기는
‘벗은 몸과 음식과 술의 향연’이었던 셈이다.
그때의 목욕탕이 남녀의 사교장이 되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69회
목욕탕의 몰락과 향수의 유행~~
심지어 16세기에 이르러서는 프랑스 왕이었던 앙리 4세마저 사창 욕탕을 드나들었다.
창녀가 있는 목욕탕에는
식탁 대신에 목욕통 위에 판자를 걸쳐 술과 요리를 차려놓았으며,
그 위에서 도박도 즐겼다.
넓은 욕탕에는 마사지용 침대가 놓여 있었는데,
창녀 안마사나 때밀이는 때를 밀고 안마를 해준 뒤 손님을 유혹하여 조그만 방으로 데리고 갔다.
목욕탕이 이렇게 음탕한 장소로 탈바꿈하자 목욕탕 주인들은 점점 더 미모의 안마사와
때밀이 여자를 고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곧 목욕탕은 순식간에 전멸하는 위기를 맞게 된다.
16세기 중엽부터 엄습한 매독과 흑사병으로 인하여 대중 목욕탕의 사용이 금지되었기 때문이었다.
대중 목욕탕이 사라지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온수가격이 오른 탓도 있었고,
대도시 부근의 연료용 나무가 고갈된 탓도 있었다. 향수가 유행하게 된 것도 그 덕택이었다.
몸을 씻기 어렵게 되자 몸의 불결함을 화장과 향수 사용으로 은폐하려 했던 것이다.
신사들은 몸에 향수를 뿌린 다음에야 귀부인을 방문했다.
특히 여자들은 목욕을 하는 대신에 온몸에 향수를 적신 다음, 화장품으로 마무리 단장을 해야 했다.
일생에 단 한번 목욕을 한 루이 14세~~
17세기 이후 유럽에서는
다시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터키탕, 러시아탕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17~18세기에는 고대나 중세만큼 청결을 유지하지는 못했던 듯하다.
루이 14세의 건강을 기록한 1647년과 1711년 사이의 일지를 보면,
64년 동안 1665년에 단 한번 목욕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틀마다 포도주에 적신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내는 것으로 세수를 끝마쳤다고 한다.
1664년 영국작가 사무엘 페피의 부인은 난생 처음으로 대중 목욕탕에 가서 몸을 씻는 체험을 한 뒤
남편에게도 목욕하기를 권했다고 한다. 그래야만 ‘밤의 봉사’를 수행하겠다는 조건을 내거는 통에 남편은 사흘 동안 버티다 끝내 목욕탕으로 향했다고 전해진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70회
목욕 좋아하는 일본 사람과 ‘남녀혼탕’~~~
일본에서도 이미 고대 때부터 절집에 ‘온실’이라는 대중 목욕탕을 두고 있었다.
이 온실은 일반인들에게도 무료로 개방되었다는데 이용객이 많아지자 경제적 부담을
느낀 절에서는 보시의 개념에서 약간의 돈을 받았다.
이 점에 착안하였던 것인지는 모르나 헤이안 시대에 들어서자 시중에 대중 목욕탕이 생겨나
돈을 받고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 후 일본의 대도시에는 점점 더 많은 대중 목욕탕이 들어섰으며,
16세기 에도시대에 이르러서는 전국 각지의 유명한 도시마다 빠짐없이 대중 목욕탕이
생겨나게 되었다. 일본의 목욕 풍속은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일본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목욕을 자주 한다.
그 까닭이 일본의 기후 때문이라고 보는 이도 있지만 별다른 여가활동이 많지 않은
일본 사람들이 하루의 피로를 욕실에서 풀어 버리고자 하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새벽에 목욕탕 가기를 좋아하는 반면 일본 사람들은 보통 저녁시간에 피로를 풀기 위한 목욕을 즐기기 때문에 목욕탕도 늦게 열고 늦게 닫는다.
또한 일본에서는 약 1백여 년 전만 해도 일본에서는 남녀혼욕이 일반화되어 있었다고 한다.
조선통신사의 한 사람으로 일본에 다녀온 신유한은 그가 쓴 ‘해유록’에서
일본의 혼욕에 대해 “남녀가 아무런 거리낌없이 목욕을 하는 것이 정말 기괴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일본에서의 남녀 혼욕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이미 713년경 문헌인
‘출운풍토기’에 나와 있다.
임진왜란 이후‘에도’시대에는 남녀 혼욕을 금지하는 훈령을
내려졌지만 목욕탕 업주들은 이런 규제를 지키지 않았다.
그러다가 명치시대에 들어서면서 남녀 혼욕의 풍습은 본격적으로 금지되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은 당시 몇몇 도시가 외국인에게 개방되었기 때문이었다.
1868년에는 외국인이 드나드는 도쿄 지역 대중 목욕탕의 혼욕을 금했고,
이듬해에는 도쿄 전역에 혼욕을 금하는 명령을 내렸다.
혼욕의 풍습은 이때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터키탕과‘미스 터키’
그리하여 지금의 일본에서는 남녀가 혼욕하는 대중 목욕탕은 사실상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간혹 그런 곳이 있다하지만 그런 곳은 대개 노천 온천 같은 곳으로 주로 노인들이 가릴 것은
다 가리고 목욕을 한다.
그런 대신 최근에는 성적 쾌락을 만족시키는 ‘터키탕’이 생겨나
거의 공개적인 섹스의 배설구 역할을 맡고 있었다.
일본인들이 목욕탕을 이용해 성적 욕구를 해결해 온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의 일이었다.
남자들의 목욕 시중을 들고 목욕이 끝난 후 접대하는 직업여성을 옛날 일본에서는
‘유나’라고 불렀다.
유나가 처음 출현한 시기는 무로마치 시대였는데,
그네가 가장 활발한 활동을 했던 때는 에도 시대였다.
당시 성황을 누리던 욕탕에는 대략 30명 내외의 유나 여인들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의 목욕문화가 현대에 접어들어 ‘터키탕’과 만남으로써 새롭게 부활한 셈이다.
물론 터키탕은 본디가 그렇듯 매매춘이 이루어지는 곳은 아니었다.
원래 터키식의 목욕이란 일종의 건조욕이다.
욕실에 뜨거운 증기를 불어넣어 땀을 빼고 몸을 씻는 것이다.
이것이 일본에 받아들여지면서 일본 상인들은 여기에 안마 서비스를 더하여
여자 안마사를 두고 그들을‘미스 터키'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점점 변하여
매춘 서비스로까지 변질되어 갔던 것이다.
그런 유형의 터키탕이 우리나라에서도 성업을 했었고
최근에는 미용을 위한
여러 목욕방법은 물론이고 목욕을 통한 질병 치료법도 개발되고 있다.
부산에는 때밀이 목적 일본 여행객도 많이 입국했다고 한다
목욕이란 것의 가장 순수한 기능이 인간의 몸을 청결하게 하기 위한 것이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그 청결한 만큼이나 청결하지 않은 이면사가 존재해 왔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71회
조선사대 땅꾼 이야기
“끝이 갈라진 나무 활과 나무 막대기를 가지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다.
약초를 캐다가 뱀을 만나면 큰 놈이긴 작은 놈이건 나무활로 머리를 누른다.
뱀이 머리를 들고 입을 벌리면 구부러진 나무막대로 조여서 뱀의 이를 다 뽑고 손으로 껍질을 벗겨 화살통에 보관한다.
밥이 다 되면 소금을 뿌려서 구워다가 남김 없이 먹는데 오래 지나면 중독되어 죽는자가 이어진다
출처: <강희맹 ‘뱀먹는 사람이야기>
연산군은 뱀을 매일 한 상자씩 바치라고 했다.
어디에 사용하려고 했을까?
이 명령을 내린 날 몸이 불편해서 아침 조회에 늦었다는 기록이 나오는 걸로 봐서 약에 사용하려고 그런 듯하다.
아무 뱀이나 약이되는 건 아니다.
당시 백화사(白花蛇)라고 하는 독사가 주로 쓰였다.
사유환이라는 약이 있다.
백화사에서 짜낸 기름으로 만든 환약이다.
조선 황실은 이 약을 조제하기 위해 섬이나 바닷가에 사는 백성들에게 뱁을 공물로 받았다.
매년 400~500마리를 잡아야 하는데 다섯 집에 한 마리 꼴이었다.
백성들은 농사일을 팽개치고 뱀을 잡으러 다녔다.
뱀은 산채로 잡지 않으면 약으로 쓸 수가 없다.
일반 백성이 쉽게 잡을 리 없다.
결국 돈을 주고 땅꾼에게 사야 하는데 이 때는 뱀 한 마리 가격이 서너냥으로 치 솟았다.
쌀 두가마니 값이니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게다가 크기가 작다고 퇴짜를 놓는 관리들에게 놔물도 주어야 했다.
사유환은 변질되기 쉬어 1년 이상 보관이 불가능 했다.
이 때문에 매년 뱀을 잡느라 소동이 벙어졌다.뱀 공납은 고역 중의 고역이었다.
효과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사유환은 의학서에 보이지 않은 민간요법에 불과했다.
효과에 대한 의심은 조정관리도 알고 있었다.
뱀에 대한 믿음은 민간에도 만연되어 있었다, 효과를 보았다는 기록은 찾기 어렵다.
오히려 목숨이 위험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강희맹의 ‘뱀 먹는 사람이야기’에서 말하길
강능의 약초꾼들은 나무 집게를 가지고 다니다가 뱀을 발견하면 집게로 머리를 조여 이를 빼고 껍질을 벗긴 뒤 소금을 뿌려 구워 먹었다.
하지만 중독되어 죽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72회
다산 정약용이 경북 장기(지금의 포항)에 유배되어 살펴본 당시 풍속을 보면
「그 곳 사람들은 병에 걸리면 무당에게 빌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뱀을 잡아먹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죽는 수 밖에 없었다.」고 적혀 있다고 한다
다산은 집에서 보내준 의학서에서 간편한 처방을 뽑아 ‘촌병흑치’라는 책을 엮었다.
무지한 백성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뱀을 잡아 목는 풍습은 없어지지 않았다.
한편 뱀과 친하게 지냈다는 사람 이야기도 있다.
순조 때 포천 사람 방대진은 뱀을 팔뚝에 감기도 하고 뱀 아가리 속에 넣기도 하는 등 자유자재로 부렸다.
정조 때 아전 무디언은 뱀을 목에 두르기도 했는데 이는 뱀의 습성을 잘 알았기 때문에 가능 했을 것이다.
땅꾼들의 필수 자질이다.
일제 강점기 인물 정관해는 ‘관란재일기’에서
한 땅꾼의 기구한 삶을 소개했다.
땅꾼은 어릴적에 공부를 했지만 회초리가 맞기가 싫어 가출했다.
그는 금강산으로 들어가 승려가 되었다.
9년만에 집으로 돌아왔더니 부모가 억지로 결혼을 시키려 했다.
그는 두 번째 가출을 감행했다,
구속이 어지간히 싫었던 사람인 모양이다.
한동안 거지 노릇도 하던 그는 땅꾼이되었다.
땅꾼은 뱀을 찾아 방방곡곡을 누벼야 한다.한자리에 오래 머물러 살 수 없는 직업이 땅꾼이다.
천대는 받았지만 자유로운 직업이었다.
어쩌면 그 땅꾼은 천직을 찾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73회
인간 메신저 보장사~~
408년 고구려 광개토 대왕은 남연의 군주 모용초에게 두 가지 선물을 보냈다.
천리인과 천리마다.
천리마는 알겠는데 천리인은 무엇일까?
하루에 1000리(400킬로)를 달리는 사람일까?
그렇다.
천리인은 마라토너다. 고구려는 마라토너를 중국에 수출한 것이다,
중국 역사책 후한서에 “고구려 사람은 걸음걸이가 전부 달리기다”라고 한다.
고구려는 마라톤 강국이었다.
올림픽도 없던 시절인데 마라토너가 무슨 소용일까?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먼길을 달린 전령의 존재가 마라톤의 기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고구려가 마라토너를 보유한 이유는 자명하다.
신속히 명령를 전달하고 입수하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어째서 말을 이용하지 않았을까? 말은 사람보다 빠르지만 비싸다.
유지비용도 만만찮다. 달리는 말은 고도로 훈련 받은 기수가 아니면 못탄다.
원나라 역참제도가 이식된 고려 시대에는 전국에 500개가 넘는 역참을 설치했지만 조섬시대에는 200개로 줄어들었다.
더구나 명나라에서 매년 엄청난 수량의 말을 공물로 요구하며 말의 씨가 마를 지경이었다.
결국 사람이 말 대신 뛰어야 했다.
사람은 말보다 빨리 달리지 못하지만 오래 달릴 수는 있다.게다가 우리나라처럼 산과 강이 많은 지형에서는 사람이 말보다 낫다.
세종실록에
잘 달리는 무사를 변방 고을에 번갈아 배치 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변방의 급보를 신속히 전하기 위해서였다.
병자호란 이후 말이 부족해지자
말 대신 잘 달리는 사람을 역참에 배치했다는 기록도 있다.
국가의 간선 통신망에 해당하는 역참이 이 지경이니 민간의 사정은 뻔하다.
윤부가 강원 감사로 부임하여 고을 사저을 잘 아는 늙은 승려에게 백성의 고초를 물었다.
승려가 제일 먼저 거론한 것은 보장사였다.
보장사는 고을과 고을을 오가며 공문을 전달하는 사람이었다.
으레 가난한 아전을 보장사에 임명하는데
춥고 굶주려 제대로 달릴 수 없었다.
폭설이 내리는 궂은 날씨를 만나도 하루만 지체하면 벌을 받는다.
보장사가 지체한 죄를 묻지 말라는 것이 승려의 첫 번째 부탁이었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74회
19세기에 편찬된 전남 구례군의 읍지 ‘봉성지’에 이런 기록이 나온다고 한다
구례군의 백성이 돌아가며 보장사를 맡았는데 젊은 사람은 괜찮았지만
노약자는 직접 갈 수가 없으므로 사람을 사서 보내야 했다.
1년에 서너 번은 차례가 돌아오니 재산을 탕진할 지경이었다.
보다 못한 수령이 관가의 곡식을 덜어 밑천으로 삼고는 자원자에게 비용을 주고 맡겼다.
번거롭고 힘든 보장사 노릇에서 해방된 백성은 환호했다.
지방 관아에서는 일일이 사람을 시켜 공문을 수발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다.
잘달리는 노비는 소중한 자산이기도 했다다.
조선 초기 문인인 박소는 권신 김안로의 박애를 피해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
박소의 친구에게는 하루에 300리(120킬로)를 달릴 수 있는 노비가 있었다.
그 노비는 한양에서 합천까지 9일 거리를 사흘 만에 주파했을 정도다
박소는 그 노비를 통해 조정의 동향을 신속히 전해 듣고 대응책을 모색하기도 했다.
연산군 후궁의 오라비 김이고리는 전남 나주에 살았다.
누이의 권세를 믿고 인근 고을의 수령들을 종 부리듯 했던 그에게는 잘 달리는 노비가 셋이나 있었다.
나주에서 서울 까지 740리(300킬로)거리를 하루 반나절 만에 주파를 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수령이 잇으면 즉각 노비를 서울로 보내 누이에게 일러 바쳤다.
김이고리를 거역한 수령은 며칠 못가서 파면당하였다.
조선시대 가장 먼길은 중국 가는 길이었다.
한양에서 북격까지 1200킬로가 넘는다.
사신단이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는 고작 15킬로였다.
짐수례도 따라가니 이 이상은 속도를 내기 힘들다.
무엇보다 사신단의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양반들이 문제다.
이 사람들은 장거리 여행에 익숙하지 못했다.
말을 타고 가는데도 한번 다녀오면 골병이 든다.
실제로 죽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터벅터벅 걸어가는 사신단의 수행원들은 이 사행을 평생 사오십 번씩 다녀온다.
이 규경의 ‘오준연문장정고’에 따르면 수행원들이 평생 걷는 거리는 모두 합쳐 15만 킬로미터다.
사행 한번에 왕복 6개월이 걸린다고 피
치면 반평생을 걸어 다니며 보내는 셈이다.
중국 사람들은 지치지도 않고 먼길을 수십번씩 다녀오는 조선 사람들을 보며 혀를 내 둘렸다.
담헌 홍대용이 중국 책을 읽는데 이런 말이 나온다.
“조선의 아이들은 달리기를 좋아한다.“ 담헌은 코 웃음을 쳤다.
’애들이 다 그렇지 뭐.‘ 그런데 중국에 가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중국 아이들도 장난 좋아하고 시끄럽기는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처럼 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75회
떠돌이 상인들의 조직 보부상....
「새우젓 사려~~~
조개젓 사려~~~~
초봄에 담은 쌀 새우는 새하젓이요, 이월 오사리는 오젓이요, 오뉴월에 담은 젓은 육젓이요, 가을에 담은 적은 추젓이요, 겨울 산새우는 동백젓이요............」
<보부상의 새우젓 타령>
「담바고(=담배)를 사시오
담바고,.... 평양에는 일초요 강웡도라 영월초요,
평안 성천의 사초요,
입맛나는 대로 들여 가시오」
<보부상의 답바고 타령>
조선시대에 이리저리 떠돌며 물건을 팔아 살아가던 사람들이 있었다.
이를 ‘보부상’이라 불렀다.
보부상은 봇짐장수 보상(褓商)과 등짐장수 부상(負商)을 합친 말이다.
보상은 비단, 금은으로 만든 세공품. 필묵. 피혁제품 같은 고가품을 보자기에 싸 가지고 다녔고 부상은 생선. 소금.나무제품.토기 등 비교적 저렴하고 부피가 큰 물건을 지게를 지고 다녔다.
도로가 발달되지 않아 상품의 유통이 어렵던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았고 전국 5일장이 생겨난 뒤로는 장날에 맞추어 순회하는 장돌뱅이가 되었다.
매매 알선과 금융. 숙박업 등을 하던 객주에 소속되어 일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농공상의 구분이 뚜렷한 시대에 사람대접을 받기 어려운 직업이었던 데다 자본도 없었기에 더욱 천시 받았다.
이로 인해 그들은 동료를 모우고 계를 맺어 끈끈한 조직을 이루었다.
보부상단은 읍내에 가게를 차리고 보부상을 적재적소에 배치했으며 장터가 서면 흥정꾼을 고용하기도 했다.
부상과 보상은 각각의 상단으로 나뉘어 있었고 취급하는 물품도 구분하여 남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다.
상단은 군현을 묶은 관할마다 임소(任所)를 두고 그 우두머리인 본방(本房)을 선출하여 사무를 맡았다.
또한 본방 중에서 접장(接長)을, 접장 중에서 도접장(都接長)을 선출해서 팔도를 대표하는 전국적인 조직을 이루었다.
이들은 이름과 취급 상품.거주자 등이 적힌 신분증을 발급했고 세금도 납부했다.
혼자는 약하지만 조직을 이루면 강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 이들은 탐관오리나 폭력배의 횡포에 공동으로 대항을 했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76회
태조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할 당시
황해도 토산 출신의 백달원은 800여명의 보부상을 거누리고 군량미를 운반해 주었다.
그가 여진족과의 전투에서 위기에 빠졌을 때 이성계를 구해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태조 이성계는 그 공을 치하하며 보부상단에게 어물과 소금, 토기와 나무그릇, 등에 대한 판매권을 부여해 주었다.
이후 보부상은 주요한 역사적 장면에서 여러 차례 등장한다.
임진왜란 때는
행주산성을 지키던 권율 장군에게 양식을 조달해 주었고
병자호란 때는
청나라의 포위망을 뚫고 남한산성으로 양곡과 무기를 공급했으며 전투에도 참여하여 많은 공헌을 했다.
‘홍경래 난’ 때에는
의주 점장으로 있던 허황이 보부상 1,000여명을 거느리고 와서 진압에 협력하였으며
병인양요 때도
군량미 운반을 맡았다.
그들은 갑오농민전쟁 때 관군과 일본 연합군에 참여를 했고 황국협회가 독립협회를 분쇄하는 공작을 돕는 등 보수적인 성향을 띠기도 했다.
19세기 중반부터는 국가에 세금을 납부도 했다.
상부상조 정신으로 똘똘 뭉친 보부상은 어려움을 당하면 서로 돕고 성실히 일하되 같은 소속임을 잊지 않도록 노력을 했다.
객지에서 병이 들어 고생하거나
객사한 보부상을 보면 일면식이 없어도 도와주거나 땅에 묻어 주기도 했다,
특히 조직을 위협하고 상도덕을 어지럽히는 행위를 엄금하며 규칙을 위반하면
곤장을 맞고 벌금을 내야했다.
사건마다 적게는 곤장 열 대에서 쉰 대를 맞았는데
본방 어른을 속이면 마흔 대,
부모에게 불효하거나 형제간에 다투면 쉰 대 가장 엄한 처분을 받았다.
혼인이나 장례에 내는 부조의 품목과 수량도 따로 정해져 있을 정도로 계산이 정확했다.
이러한 내용은 보부상이 만든 절목(節目)에 정리되어 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났다가 헤어질 때는 저고리를 바꿔 입는 풍습이 있었다.
이 때문에 보부상들은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1894년경 전국의 보부상 수는 25만 명 정도로 추산 돠었다.
이후 길이 잘 닦이고 교통과 유통이 발달하면서 보부상은 점점 사라져 갔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77회
조선 말처럼 발 빠른 이용익~~
임오군란 당시 민군의 칼날에서 민영익을 구해주었다.
이용익이 워낙 유능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목숨을 구한 은인이란 점 때문에도 민영익은 이용익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젊은 시절 보부상으로 활약한 경력 때문인지 걸음걸이가 매우 빨랐다고 한다.
일설에는 보법 ,
흔히 축지법의 달인이었다고 한다.
고종의 명을 받아, 서울에서 전주까지 단 하루 만(?)에 걸어간 적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심지어 전주에서 인증까지 받았다고 한다(...).
이 능력 덕분에 임오군란 당시 맹활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과장이 좀 섞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일화가 전해져 내려올 정도로 엄청난 체력의 소유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걷는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로 민비황후의 연락책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토대로 보면 확실히 일반인에 비해 훨씬 빠르긴 했던 것 같다
軍 전령(傳令)
명령이나 중요한 지시, 혹은 하달받은 내용을 전달하는 직책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전쟁터에서 전령들은 중요한 명령을 하달받아 각지의 아군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중간에 적에게 붙잡히면 전령이 알고 있는 정보를 캐낼려는 고문이나 회유를 당해 명령을 적에게 불어 버리는 경우도 있었으며
어떨 때는 간신히 도망쳐서 아슬아슬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전령도 있었다.
동로마군에서 전령은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둘 다 할 수 있어야 했고,
페르시아어 능력이 요구될 때도 있었다고 하니 나름 고급 인력이었던 같다.
워털루 전투 당시 나폴레옹은 장군 그루시에게 돌아오라는 전령을 보냈으나
참모장 술트는 한명만 보냈고 결국 그 전령은 가다가 전사하는 바람에 제대로 소식을 전달하지 못했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참모장 베르티에라면 20명을 보냈을거라고 탄식했다.
무전기가 제2차 세계대전중에 개발되고 현대에는 각종 통신 수단의 발달로 인해 과거와 같은 전령의 성격은 많이 약해졌지만,
그래도 사람 대 사람으로 정보를 전달해야 할 상황은 얼마든지 있다.
가령 현대에는 전자 통신을 감청하는 기술이 하도 많아져서
중요한 소식 같은 경우 통신보안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도 사람 대 사람으로 전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연락장교라 하여 상급부대나 다른 군, 병과, 기타 다른 조직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장교를 파견하는 경우도 있다.
영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는 경우, 전근대의 전령은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모가지가 뎅강 당하는 위험도 있었다. 분노하거나 이를 믿지 않은 상관이 전령을 죽이는 것.
적과 교섭이나 대화를 하기 위해 전시에 백기를 들고 사절 역할로 적진에 가기도 했다. 역시 일이 잘못되면 죽을 위험이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만 해도 전령은 목숨걸고 전장을 가로질러 아군에게 중요한 소식을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전사자도 많았고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다.
아돌프 히틀러도 전령 출신으로 훈장을 받은 사례라고 한다<네이버 백과>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78회
황당한 근친혼~~
고려는 삼국중 어느 나라 풍습을 가장 많이 닮았을까?
국호는 고구려를 계승했지만 대부분 신라의 풍습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때문에 고려의 풍습을 알아보는 방법은 먼저 신라의 풍습을 알아보는 게 효과적이다.
신라는 삼국 가운데 가장 늦게 형성된 나라였기 때문에 일찍부터 중국과 교류하며 문화를 발전 시켰던 고구려.백제에 비해 고유한 풍습을 오랫동안 지켜 나갔는데 그중에서 특유의 근친혼도 있었다.
법흥왕 딸 지소부인은 작은아버지 입종갈문왕과 결혼을 하고
진흥왕 아들인 동륜 태자는 고모(진흥왕 누이)와 결혼을 한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다, 그러나
신라시대엔 전혀 문제가 될 수 없었다. 너무 평범한 결혼 인 것이다.
친 남매 간의 결혼만 아니면 모두와 결혼 할 수 있었다.
그게 신라의 결혼 풍습 이었다.
그리고 이게 고스란히 고려의 결혼풍습으로 이어진다.
고려 5대왕 경종임금은 사촌여동생 두 자매와 결혼을 한다.
그런가하면 8대왕 현종 임금은 태조 왕건의 손녀가 낳은 손자다.
현종의 어머니 현정왕후는 왕건의 손녀이고 현종의 아버지 안종은 왕건의 아들이었다.
현종은 곧 태조왕건의 손자인 것이다.
참으로 황당한 일이다.
그러면 근친혼의 목적은 무엇이었나?
신라는 매우 패쇄적이고 차별적인 나라였으니 중국 사람들이 보기에도 참으로 괴이 했을 정도다.
당시 신라 유학생들도 신라의 골품제가 나라를 좀먹는다고 개탄을 했다.
지역 차별이매우 심했다.
경주 출신이 아니면 제대로 사람대접을 받기 어려웠고 삼국을 통일한 뒤에도 고귀한 신라출신의 군인들은 함부로 백제.고구려 출신의 군인들과 섞여서 지내기를 꺼려 할 정도였다.
신분 차별도 엄청 심했다.
골품에 따라
사는집. 쓰는 도구. 입는 옷까지 세세하게 규제를 가했다.
상황이 이러 했으니 지배층들의 특권의식 은 상당할 수 밖에 없어서 지배층들은
고귀한 계급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감히 아랫것들과 피를 섞을 수가 없었다.
만약 골품이 다른 남녀가 결혼을 하면 그 자식은 부모 중 더 낮은 골품을 따라가야 했기 때문이다. 계급내 혼인이 불가피하게 이루어 졌던 것이다,
하지만
계급내 인구가 적었던 왕실이나 진골 귀족들 간에는 결혼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상대가 없었으니 이를 어쩌겠나~~
때문에 신라는 고구려.백제와는 달리 유독 동성 간에 근친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79회
결국 신라의 근친혼은
그 폐쇄성과 차별정책 때문에 기인한 것이다.
그런데 고려 또한 신라를 그대로 답습하게 된 것이다.
고려시대에는 사회적으로 패쇄적이거나 차별적이지 않았고 오히여 이민족 포섭 등에 있어 개방적인 모습이 강했던 것이다.
혼인에 있어서만큼은 그러하질 못했던 것이다.
고려왕실의 근친혼은 엄청난 정도였다.
고려가 몽골의 지배를 받기 전까지 고려 왕실의 왕자,공주들이
왕(王)씨가 아닌 사람들과 결혼을 했던 경우는 최씨 무신정권 때 딱 한번 있었다.
하지만 그런 예외적인 결혼조차도 최씨 무신정권이 무너지자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유일한 이성 혼인이 될 뻔한 사건도 취소가 되고 만다.
즉 100% 근친혼만 했던게 고려왕실 이었다 .
대체 왜 그랬을까?
신라시대에는 권력의 누수를 막기 위해서 였다.
고려시대에는 그런 이유에 왕족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 추가 됐던 것이다.
고려의 귀족 문화
고려시대에는 아들. 딸. 모두에게 균분상속 시애 였기 때문에 공주가 이성혼을 하게 되면 궁중의 재산이 자꾸 나눠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고려도 근친혼 금지를 위한 노력이 없었던건 아니다.
근친혼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불행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가령 불임. 낮은 임신율.기형야 출산등....
때문에 고려시대에는 동성간 혹은 가까운 친인척 간의 혼인을 금지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있어
왔었다.
고려의 최고 성군으로 추앙받는 11대 임금 문종은
1058년
사촌간의 혼인에서 출생한자는 관리에 등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고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런데 문종 본인은 신하였던 이지연의 친 딸 세 자매를 각각 부인으로 두고 있었던 터였다.
여기서 세 딸이라고 하는 것은 속칭 ‘세자매 덮밥’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겠지요.
근친혼은 아니지만....
그런가하면 문종의 둘째 아들 13대 선종임금은
1085년에 동부이모(同父異母)의 자녀간 혼인을 금지하여 동부이모 자녀가 결혼하여 낳은
자식은 관리에 등용하지 못하도록 금고령을 내렸다.
이복남매 결혼도 금지령을 내렸다
이렇게 선종임금이 동부이모를 강조한 이유는?
본인 스스로가 동부이모를 둘씩이나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근친혼의 규제는 오직 형제나 사촌 간의 경우에만 해당됐던 같다.
이모를 왕비로 맞이할 수는 있었다.
왕의 부인이 이모 두명인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문종의 증손자인 제17대 인종임금이 그랬다.
고려왕 중에서 제15대 임금 숙종이 근친혼 금지를 위해 노력을 했던 인물이다.
그는 1096년 왕위에 오르자 마자
이런 금고령을 내린다.
“앞으로 육촌간의 혼인도 금지한다.만약 이를 어기고 태어난 자식들이 있으면
그 자식들은 모두 관직에 오를수 없다“
이렇게 으름장을 놓았으나
뿌리 깊은 결혼 풍습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았다.
결국 숙종도 포기하고 말았고 그 금고령은 5년 뒤 없어졌다.
다만 5촌.육촌 간 혼인은 봐주겠지만 사촌간 혼인은 너무하니 그것만은 절대하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
이런 고려의 풍습도 원나라의 지배를 받으면서 점차 사라지게된 것이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80회
1309년 충선왕이 집권하면서부터 점차 주자학의 전파와 명나라 법률의 보금등으로 친척은 물론이고 아예 동성 금혼령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는 다만 동성혼으로 태어난 자식들의 관리등용을 금지한 소극적인 조치였다.
그래도 자기자식의 앞날을 망치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사대부들은 많은 노력을 했다. 평민들은 고려말에도 여전히 근친혼에 자유로웠다.
<삼국유사>.<삼국사기> 등에 삼국시대 왕실의 근친혼이 많이 등장한다고 한다.
신라 上代(상대)의 왕실에서는 모두 10건의 근친혼이 있었고 中代(중대)의 김씨 왕실인 지증왕계에는 3건의 근친혼이 기록이 나온다고 한다.
조선시대~~
조선시대가 되자 동성 간의 금혼이 법적으로나 관습적으로나 확실한 규범으로 자리를 잡게된다.
성리학이 지배했던 조선시대에 근친혼은 금수만도 못한 행위였기 때문이다.
규칙을 제정하면서
이성동본. 이성이본 사이의 혼인까지도 금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여기에는 아주 먼 조상이 같다는 실증도 할 수 없는 이유도 참가됐다.
애초에 우리나라 족보는 자신의 가계를 신성시 하기위해서 유명한 위인들을 도용해 시조로 간주하는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에 전혀 다른 성씨들 간에도 같은 조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조선시대에는
그런 사정을 전혀 봐주지 않았다.
예를 들어 수로왕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김해김씨는 김해허씨 (이성동본).
양천허씨(이성이본) 와도 혼인을 할 수 없었다.
기자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기(箕)씨.한(韓)씨 .선우씨는 본적에 관계 없이 모두 서로 혼인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조선시대에 근친혼을 못했던 것도 아니었다.
외가쪽과의 근친혼은 가능했다.
부연하면
나는 아버지의 외가.즉 할머니의 친정 족 집안과는 혼인을 할 수 있으며
어머니의 외가~
즉 외할머니의 친정 쪽 집안과도 혼인을 할 수 있었다.
성이다 다르고 본이 다르니 겉보기에는 완전히 남남 같지만
유전학적인 관점에서는 먼 친척보다 훨씬 더 가깝다고들 한다.
결국 조선시대에도 여전히 가까운 혈육 간의 혼인이 이뤄지고 있었던 셈이다
.
참고로 조선시대 성씨는 가족을 표현하는게 아니고 부계중심의 출신성분을 나타내는 의미였고
그렇기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여인들이 결혼을 해도 성씨가 바꿔지지 않았고
근친혼의 개념도 출신성분(성씨) 같은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이지 성씨가 다르다면 문제가 될 게 없었다.
이런 근친혼은 유전학적으로 반드시 양자문제가 등장하게 된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81회
조선시대 養子 이야기
조선시대의 자식의 가장 큰 일은 조상을 모시는 제사였다.따라서 자식이 없다면 양자를 들여서라도 제사를 거르지 못하게 했었다.
양자를 들이는 것은 대를 잇기 위하 차선의 조치다.
부인이 출산하지 못하거나 나중에라도 아들을 낳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씨 받이라도 들였다. 대개 가난한 과부들이 씨받이가 되었는데 이 씨받이들의 운명이랑 참으로 서글픈것이어서 아들을 낳고 나면 젖먹이일 때 돈을 받고 아들과 생이별을 해야 했다.
딸을 낳아도 돈은 받았지만 그 대접이 훨씬 좋질 않았다.
양자를 들였는데 본처가 아들을 낳으면
경국대전과 후속 법전들은 양자들을 들인 후에 아들이 생겼을 경우에 대해 명문 규전울 두고 있다.
일단 양자를 들이고 가계상속을 하도록 신고한 뒤에는 아들이 생겨도 양자를 장자로 인정하고 태어난 아들은 둘째 아들로 하도록 한 것이다.
양자제도가 가계상속제도에서 대단히 중요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양자를 들인 사람은 그 도의 관찰사에게 신고를 해야 했고, 관찰사는 이를 예조에 보고하여 등록증을 발부받게 했다.
고려시대에는 한번 서자는 영원한 서자였다. 서자는 가계상속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서자가 분명히 있는 경우에도 적자가 없으면 양자를 들였다.
반면 조선시대에는 부모의 의견을 존중했다. 첩의 자식이라도 부모가 인정하면 가계를 상속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양자로 남의 집에 입양 되었는데 본가의 대가 끊기게 되었을 때는 어떻게 했을까?
양자제도 중 가장 복잡한 경우가 바로 파계귀종이다.
파계귀종이란 남의 집에 양자로 갔는데 본가의 대가 끊겨 양자를 파하고 본가로 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몇 십년이나 딴 사람을 아버지로 부르다 원래 아버지에게로 돌아오는 것이다.
파계귀종의 문제는 조정에서도 의논을 했는데 첫 사례가 성종 때의 문신 강희안과 관련된 것이었다.
강희맹(1424년~1483년)은 성종 때의 문신으로 벼슬이 판서에 이르렀던 인물이다.
그는 불과 18세의 나이로 과거에 장원 급제한 천재였다.
그의 아버지 석덕은 두 아들을 두었는데, 큰 아들은 시,서,화에 모두 뛰어나 삼절의 하나로 꼽혔던 문인화가 강희안(1417년~1464년)이고 둘째가 희맹이었다.
아버지 석덕에게는 동생 순덕이 있었는데 자식이 없다. 이에 석덕은 둘째 희맹을 순덕의 집에 양자로 보냈다.
1466년 강희안이 48세의 나이로 죽었는데 자식이 없었다.
대가 끊길 위험에 처하자 이번에는 희맹이 자신의 둘째 아들 학손을 형 의안의 양자로 보냈다.
이때 희안과 희맹 형제가 모두 입신출세하여 조정에 널리 알려져 있었으므로 조정 대신들 사이에 이 두 집안의 양자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되었다.
대신들 중 일부는 희맹의 본가에 대를 이을 자식이 없으므로 마땅히 희맹이 파계 귀종하여 본가로 돌아가 아버지의 대를 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82회
1476년 6월 마침내 성종은 정승을 포함해 문무백관들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에 부쳤는데 각기 의견이 분분 했다.
먼저 영의정 정창손, 상당부원군 한명회, 좌의정 조석문 등은 파계귀종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참찬 어유소, 공조판서 김교, 형조판서 정문형 등은 반론을 제기했다.
이 처럼 논의가 분분하자
성종은 처음에는 파계귀종의 부당함 쪽으로 의견이 기울였다.
영의정 등의 의논이 지당하다.
그러나 두 집안의 아비가 살아 있을 때 정한 것이고, 또 강희맹의 차자가 이미 강희안의 본종을 계승했으니, 제사를 지낼 자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옛날에 순덕이 이미 희맹을 아들로 삼았는데,
이제 갑자기 고쳐서 아침에는 아비가 되었다가 저녁에는 아비가 되지 않게 한다면 어찌 인정에 합당하겠는가?
그러자 정창손 등이 다시 입을 모아 아뢰기를 “그와 같은 의견은 모두 정리에 있어서 마땅할 뿐이며 본종을 중하게 여기는데 있어서는 옳지 않습니다.
만약 정리로만 논하여 일을 처리 한다면 나중에 이번의 예를 끌어대는 자들이 많아져 본종을 가볍게 여기게 될 것입니다” 했다.
성종은 다시 “강희맹은 강순덕의 후사가 된 지 이미 오래되었고,
더욱이 희맹의 차자인 강학손이 이미 강희안을 계승하여 대종이 되었으니,
그 대로 두는 것이 어떠한가?” 했지만
정창손 등이 아뢰기를 “지금은 본종을 잇게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라면서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성종은
정창손 등의 의견을 좇아 다음날 강희맹을 본가로 돌아가 아버지 강석덕의 뒤를 잇도록 하고,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일이 있으면 파계귀종을 원칙으로 하라고 이르게 되었다.
결국 강희맹의 파계귀종의 문제는 아무리 양자로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혈연의 피가 섞인 본가의 대를 잇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남의 집 양자로 들어갔더라도 본가의 대가 끊기면 다시 돌아와 본가의 아들 노릇을 해야 했던 것이다.
시양자 제도~
≪경국대전≫ 주해에
“남의 자식을 데려다 길러 자식으로 삼는 것을 시양이라 하고, 세살 전에 거두어 길러 같이 사는 자식을 수양(收養)이라고 한다.”라고 한 것과 같이, 3세 전인가 아닌가에 따라 시양과 수양의 구별을 하였다.
시양자는 수양자와는 달리 대를 잇는 것이 목적이 아니였기 때문에 복상(服喪)의 제가 없었다. 또한, 원래는 여자에게만 허용되어 시양녀가 원칙이었으나, 그 뒤 점차 남자에게도 시양자가 인정되었다.
상속권에 있어서는
조선 태종 때에 “시양자에게는 동성(同姓)인 경우 3분의 1을 주고, 이성(異姓)인 경우 4분의 1을 준다.”고 되어 있다.
또, <경국대전> 형전에는
“자녀가 없는 양부모(養父母)의 노비는 양자녀에게 7분의 1을 3세 이전이면 전부를 준다.”고
규정하여 시양자는 양부모의 본족과 공동 상속을 하며 그 상속분은 본족 6에 대하여 1의 비율이었다. 이 규정은 조선 말기까지 적용되었다.
한편, 시양자는 양부의 성을 좇았다. 구관습에서는 동성동본(同姓同本)의 남자만을 입양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기 때문에 시양자는 법적 제도로서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더러 행하여 졌다.
현행 ＜민법＞에서는 여자의 입양과 이성양자(異姓養子)를 인정하기 때문에 시양자라는 제도를 인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83회
호랑이 잡는 특수부대. 착호갑사~
“갑사 ‘박타내’가 창을 가지고 다가가 찌른 까닭에 호랑이에게 물려 거의 죽게 되었다.
도승지 신면에게 명하여 극진히 약으로 구호하도록 하여 궁궐로 돌아왔으나 이튿날 죽었다
<세조실록 12년(1466녇)>
당시 한반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랑이 사냥터였다.
원나라는 호랑이 전문 사냥꾼인 착호인(捉虎人)을 고려에 보내 호랑이를 사냥했다.
호랑이 가죽을 얻을 목적이었다.
호랑이를 사냥하는 사신(使臣)이므로 이들을 착호사(捉虎使)라고도 불렀다.
‘고려사’에 따르면 1277년 착호사 투게와 착호인 열일곱명이 고려에서 호랑이를 사냥했다.
육당 최남선은 호랑이 이야기를 모아‘ 아라비안 나이트’를 만들곳은 우리 뿐이며 우리나라를 호담국이라고 했다.
조선은 원활한 목재 확보를 위해 소나무 벌목을 금지하는 금산(禁山) 봉산(封山) 제도를 시행했다.
금산령이 공포되면 입산 자체를 불허했다.사람의 발길이 끓긴 숲은 동물 천국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호랑이도 살았다.
고종임금 때 까지도 서울 인근에 호랑이가 출몰했다.
1868년(고종5년)
북악산 봉우리에서 세 마리, 수마동(현재 홍은동)에서 두 마리를 잡았다.
‘어우야담’의 저자 유몽인은 호랑이를 통해 사회를 비판하는 ‘호정문’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은 호환(虎患)을 묘사했다.
이글의 내용처럼 행상이 지름길로 가다가, 나뭇꾼이 나무하고 깔을 베다가, 아낙이 나물을 캐다가,농부가 밭을 갈고 김을 매다가 호랑이를 만나는 일은 수시로 일어났다.
이익은 ‘성오사설’에서 호환이 ‘외적의 침공과 다를 바 없다.“ 고 할 정도 였다.
조선 조정은 호환을 막기 위해 일직부터 많은 정책을 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착호갑사(捉虎甲士 )와 착호인 이었다.
착호갑사는 서울. 착호인은 지방에서 호환(호랑이 피해)을 방지했다.
군인이 활과 창을 들고 외적과 싸웠다면 착호갑사는 호랑이와 싸웠다.
착호갑사는 문자 그대로 호랑이를 잡는 특수부대였다.
착호갑사는 1416년(태종 16년) 임시 조직으로 편성되었다.
이후 호랑이 사냥실력을 인정받아 정식 부대가 되었다.
1421년(세종 3년)에는 40명. 1425년(세종 7년)에는 80명, 1428년(세종 19년)에는 90명,
세조때에는 200명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성종 임금때 완성된 법전 ‘경국대전’은 착호갑사의 숫자를 440명으로 명시하고 있다.
착호갑사는 담력이 세고 무예가 출중한 군인으로 가려 뽑았다. 착호갑사가 되려면
180보 밖에서 목궁을 한 발이상 명중시켜야 했고 두 손에 각각 50근(30칼로)을 들고 100보이상을 한번에 가야 했다.
착호갑사도 다른 부대와 마찬가지로 활.창으로 무장을 했다.
차이가 있다면
일반 부대는 휴대가 간편한 각궁을 사용했으나
착호갑사는 크고 무거운 목궁이나 쇠뇌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각궁은 목궁에 비해 살상력이 낮았다.
목궁은 호랑이와 같이 덩치가 큰 맹수에 적합하다.
착호갑사는 일단 근거리에서 호랑이에게 상처를 입힌 다음
다가가서 창으로 급소를 찌르는 방식이다.
화살이 박힌 채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호랑이가 많았으므로
착호갑사는 답ㅁ력은 물론 창술도 뛰어나야 했다.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산속에서 며칠씩 추적을 하고 덫을 놓거나 길목에 매복하거나 발자욱을 추적하는 방법이 일상으로 이어졌다.
호랑이 포획에 성공하면 그 크기에 따라 포상을 했다.
호랑이 쿠기는 대.중 .소로 구분했다.
포상대상은
첫 번째,두번째로 호랑이를 죽인 사람은 물론 세 번째로 호랑이를 죽이는데 참여한 사람까지 포상했다.
공로를 따질 때 가장 치명상을 입힌 사람에게 호랄이 가죽을 포상했다.
호랑이 가죽은 값비싼 사치품이었다.
인조 임금 당시 호랑이 가죽 1장이 베40~50필에 팔렸다.
연산군 때는
80필, 60여년 뒤인
명종 때는 350~400필로 가격이 폭등했다.
그러다가
인조임금 때에 와서 다사 기격이 하락했다.
1744년(영조 20년)에 간행한 ‘속대전’에서 면포 한 필가격을 두냥으로 책정했다.
대짜 호랑이 가죽 한 장은 보통 100냥 정도였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84회
<내시. 환관이야기~~>
원래 내시는 직위 명칭이다.
왕 가까이서 시중을 드는 사람을 궁궐 안에서 근무한다고 해서
내시라고 했다.
궁중에서 일하는 거세된 남자는 따라 환관이라고 불렀다.
대개 환관이 내시직을 맡았기 때문에 고려 말 이후 내시와 환관이 동의어가 된 것이라고 한다.
그 이전에는 세도 있는 가문의 용모와 재주가 뛰어난 청년이나 재주 있는 문신을 내시로 임명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고려 의종 이후 환관이 내시에 임명되어 조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내시는 왕 주위에서 일했기 때문에 당연히 왕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고 여러 가지 궁중 비사에
관여를 하게 된다.
그런 내시의 위치를 이용해 간혹 권력을 넘보고나 실제로 그런 내시가 있었다.
삼국시대 내시
한국에서의 내시에 대한 최초 기록은 삼국사기(三國史記) 신라본기에 나오는 ‘흥덕왕 원년(826) 환수(宦竪)’라는 것으로 확인된다. 백제 때 내관(內官)으로서 궁중의 제반 업무를 관장하는 관부와 관직을 일컫는 말이 있었다.
고려 시대 내시
국왕을 측근에서 시종하던 관원으로 성중관(成衆官)이라는 신분 계층을 형성하는 관료의 하나였다
918년(태조 1)에 내시서기(內侍書記)라는 직명이 보이고 있다. 문종 때 이르러서는 그 자격 및 정원에 관한 규정이 정해져, 국가에 공로가 있으며 재능을 겸한 자로서 20인 내외로 그 수를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점차 문벌귀족사회가 심화됨에 따라 내시의 자격 또한 변해 개인의 능력보다는 권문세가의 자제로 입속(入屬)되는 경향이 짙어졌다.
의종 이후, 특히 원나라의 간섭 이후에는 환관들이 이 자리를 차지했다.
역사적으로 내시가 가장 권력이 강했던 시기는
고려가 원나라에 굴복한 14세기이다. 이미 13세기에 내시의 승진을 6품 이하로 제한했던
법이 폐지되었고 그 이후부터 내시 힘이 강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1300년(충렬왕 26년)
당시 왕비였던 제국대장공주가 내시 몇 명을 원나라에 바친 이후 급속히 그 힘이 확대 되었다고 한다.
원나라로 간 내시들이 원나라의 궁중에서 일하면서 총애를 받기 시작하면서 그 힘을 빌미로 조선의 내정에 간섭을 하기 시작했고 덩달아 고려조정의 내시들도 왕권이 약화된 틈을 이용해서 권력을 강화 한 것이다.
심지어 백안독고사(伯顏禿古思)라는 고려 출신의 내시는 원나라 임금(영종)에게 청을 넣어 고려의 왕이었던 충선왕을 귀양 보내기 까지 했으니 그 힘이 대단하였다.
원나라로 간 고려 내시들 일처리 솜씨기 탁월하기도 했다 .
1356년(공민왕 5년)
드디어 궁궐내에 내시들의 관청인 내시부가 생긴 것이다.
환관의 수는 늘어났고 승진도 정2품까지 가능하게 되는 등 궁중 구석 구석에 내시의 입김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85회
조선시대 내시
고려 시대 내시와 조선시대 내시의 소임 중 궐내의 잡무를 담당한다는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고려 때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권신의 위치를 확보한 내시가 많았던 반면 주어진 소임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조선시대는
초기부터 내시의 득세를 억제하려는 정책에 따라 고려 말에 비해 그 세력이 상당히 약화되었다.
궐내의 잡무를 담당한다는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훗날 종2품의 품계까지 허용되었다.
내시가 되는 방법
내시는 상민 중에서 선발하며 지원자 중에서 선발하도록 되어 있다.
내시가 되기 위해서 거세를 하는 곳에서 내시가 될 것이냐고 3회 질문을 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자신 있게 "내시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해야 거세를 해준다.
만약 일말의 망설임을 보인다면 거세를 해주지 않는다.
중국의 경우 고환과 음경으로 성기 전체를 제거하지만
조선은 고환만을 제거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내시의 생식 불가 여부를 검사할 때 고환 유무로 판별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입궁할 때 항아리를 가져가는데,
항아리에는 자신의 이름을 붙이고 그 속에 자신의 고환을 보관하며 이 항아리는 내시감에게 보관한다.
내시가 죽을 경우 해당 내시의 항아리에서 고환을 꺼내 봉합한 후 장례를 치르게 되어 있다.
조선시대 내시어머니는 둘이었다.
한 분은 낳아준 어머니. 또 한 분은 길러준 의붓어머니이다
내시는 결혼하여 가정을 꾸릴 수는 있었지만 고자였으므로 양자를 들였는데 이 또한 고자인
아이를 데려다 길렀다.
부인과 양자는 왜 뒀을까?
환관들은 자신처럼 성불능자를 양자로 맞아 친족·사회로부터의 소외감을 달랬으며, 양육과 의식 문제를 해결키 위해 부인도 뒀고 환관들은 첩을 두지 않았으며 부인과 사별하면 재혼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흔하진 않았다.
조선시대엔 일반적으로 성이 다른 아이를 양자로 들이지 않았지만 내시에게는 성이 다른 아이도 양자로 들이는 것이 특별히 허락 되었다. 이는 대를 이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한 것이다.
이 아이를 키워 또 대궐에 들였으므로 조선시대 모든 내시에게는 어머니가 둘 이었던 것이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86회
내시에게는 양모 못지않은 또 한 명의 어머니가 더 있었다.
내시들은 대대로 이 어머니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죽은 뒤 우이동(=牛耳洞, 소의 귀를 닮은 봉우리 아래에 위치한 마을)에 묻혔다 하여 쇠귀 할머니라고 불렸다.
쇠기 할머니는 원래 개성에서 혈육 하나 없이 혼자 살던 돈 많은 과부였다고 한다.
쇠기 할머니는 조선왕조 수도가 한양으로 옮기자 기발한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 내시들을 쫓아내면 새로운 내시가 필요 할거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개성근교의 고자들을 끌어 모았다. 그 가운데 인물이 좋고 재주있는 사내 일곱을 골라 양자로 삼은 다음 글을 가르치고 궁중 법도를 익히도록 했다.
그리고는 가진 돈으로 실력자들을 만나 뇌물을 주거나 설득하여 이들 일곱 명을 궁궐 내시로 들여보냈다.
그들이 점차 요직에 오르고 궁궐 근처에 집을 짓고 이제는 전국에서 고자를 불러 모았다.
이들 역시 교육을 시켰고 유능한 자는 양손자로 삼아 2대 내시로 만들었다.
이성계의 혁명으로 조선을 세우는데 이 새로운 세력은 고려 말의 환관세력에 증오를 품고 있었고
쇠기 할머니가 이 시기에 등장을 하게 된다. 즉 고려 말의 환관세력이 물러난 공백기였다.
쇠기 할머니가 교육을 시켜 궁에 들여보낸 내시들은 궁궐 밖의 관동과 자하동에서 집단거주 했다.
쇠기 할머니가 재산을 남겼는데 관동에 살던 내시들에게는 자하동에서 거주하던 내시들 보다더 많은 재산을 물려주었다.
이후 내시들 세계에서 파벌이 생겼고 관동파와 자하동파로 갈라지게 된다.
관동파는 동대문 밖에 살면서 창동과 월계동을 근거지로 삼았고, 자하동 파는 서대문밖, 경기양주 삼상리 인근을 근거지로 삼았다고 한다.
이 두 계파 중 관동파가 좀 더 우세하였다고 한다.
내시들은 결혼을 하고 고자를 양자로 들이는 방법으로 대를 이었고 그 자식들이 다시 내시로 궁중에서 근무를 했기 때문에 관동파와 자하동파는 조선시대 내내 대를 이어가면 반목을 계속했다.
조선이 개국되자 내시에 대한 규제를 하자는 상소가 들어온다.
이것은 고려시대 원나라를 등에 업고 내시가 횡포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어쨌든 조선조에 들어와 내시의 권한은 매우 약화된다.
내시는 최고 우두머리는 종 2품 상선(尙膳)이며 경국대전 규정으로는 2명이다.
내시부는 조선시대에도 존속하였다.
하지만 고려 말에 한번 뜨거운 맛을 본 조선은 내시가 일반정사에 간여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통제를 했다.
그 대신 별도의 관직을 만들어 종2품 상선(尙膳)을 최고직으로 하여 종9품 싱원까지 59명의내시들에게 직위를 주었다. 이 밖에도 잡일을 하는 비관직 내시가 있어 궁중의 내시는
총 240명에 달했다.
이들 모두가 쇠기 할머니 계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관동파와 자하동파가 대부분의 요직은
차지하고 있었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87회
상선 내시 김처선~
그 유명한 내시 김 처선은 단종실록에서 처음 등장한다.
세종 때 내시가 된 이후 문종 때 영해로 유배되고 단종 1년 1453년 귀양이 풀리고 이듬해 직첩이 되돌려졌으나
단종 3년 1455년 금성대군의 옥사에 연루되어 삭탈 관직 당하고 유배되어 본향의 관노가 된다
세조 3년 1457년에 다시 복직되어 세조 6년 1460년 원종공신 3등에 추록되었으나 이후 세조로부터 또 불성실하다는 이유로 미움을 받아 곤장을 맞았다.
사실 그는 공신으로 책봉된 전력이 없었다면 관노로 떨어졌을지모를 정도로 내시로서의 생활은 성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사극에서도 단골로 등장했으며 빠지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다
성종 때에 이르러서는 의술이 능하여, 대비를 치료한 일로 다시 신임을 받아서,
자헌대부(정 2품)에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연산군이 즉위한 이후에는 연산군의 충실한 신하가 되었다
연산군 시대 내시 김처선
김처선의 젊었을 때의 삶은 불성실한 면이 보이는데 성실하지 못했던 그의 삶이 변하게 되는데
오랜 세월 동안 방탕한 생활로 고생한 경험 때문인지 나이가 들어서 곧은 성품을 지니게 되었고 직언을 할 정도의 기개마저 갖춘 진정한 충신으로 변모했다.
그는 연산군이 비행을 저지를 때마다,
늘 직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연산군을 옳은 길로 인도하려 하였고,
또 이를 연산군도 순순히 받아들였다. 어쩌면 김처선의 성품이 바뀌었다기보다는 김처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연산군이 방탕하게 놀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연산군은 김처선이 충언을 할 때마다, 화를 내곤 했지만, 김처선을 마음에 들어 하여 쉽게 용서해 주곤 하였다
연산군이 실제로 마음을 열고 간언할 때 화를 내지 않은 사람은 연산군의 정비인 폐비 신 씨와 김처선 밖에는 없었다
실제로 실록에 김처선이 죄를 지어 연산군의 분노가 극에 달했지만 하루 만에 그를 복직시켰다는 기록도 있다.
그런 연산군의 모습을 보면,
어쩌면 연산군도 자신이 잘못을 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은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김처선이 목숨을 다하여 충언을 간하였다.
연산군의 거듭되는 방탕과 음란에 간언을 한, 김처선의 말을 듣고 분노하는 연산군 ~~
1505년 4월 1일
연산군이, 음란한 춤인 처용희를 추며 방탕하게 놀던 자리에서, 김처선은 곧은 성품에서 우러난 직언을 결국 쏟아내고 말았다.
당시 김처선은 연산군에게 "이 늙은 신(臣)이 4분의 임금을 섬겨왔으나 고금을 돌이켜도
이토록 음란한 왕도 없었사옵니다."라고 간하였는데, 그 정도가 상당히 심한 편이었다.
김처선이 내뱉은 이 말에 참고 참던 분노가 폭발한 연산군은,
직접 김처선에게 활을 쏘아 쓰러뜨린 다음 다리와 혀를 잘라 참혹하게 살해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칼에 맞아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직언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연산군: 일어나라...일어나서 걸어가라는 말이다
김처선 : 전하께서는 다리가 부러져도 걸으실 수 있겠습니까?
이 말을 듣고 격분한 연산군이 김처선의 혀를 잘라버렸다.
김처선의 이 발언은 연산군을 비꼬는 듯이 들리지만,
'다리'를 임금의 신하라고 해석하면서, "충직한 신하들을 마구 잡아 죽이는데,
어찌 나라를 제대로 다스릴 수 있겠느냐?"라는 뜻으로 본다면 뼈대가 있는 일침이라 할 것이다.
환관에게 모욕당함에 분노한 연산은, 끝 모를 보복을 자행한다
직접 활을 쏘고, 혀를 뽑아 김처선을 죽이고, 사후에도 보복을 한다
연산군은 죽어가면서까지 자신에게 직언을 하였던 김처선을 극도로 혐오하였으며, 때문에 김처선이 숨을 거둔 이후에도 밑도 끝도 없는 보복을 자행하였다.
먼저 그의 양자였던 이 공식을 처형하고, 7촌 관계의 친족들까지 벌을 주는가 하면 김처선의 이름에 들어갔던 '처(處)'자의 사용을 금해 그토록 좋아하던 처용무의 이름까지 풍두무(豊頭舞)로 바꿀 정도였다.
게다가 김처선 부모의 묘까지 헐어 버리고 집은 밀어버린 후에 터를 연못으로 만들었다.
또한 전국의 김처선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게 개명을 명하고,
과거 시험에 처(處) 자를 사용하였다고 합격자의 합격이 취소된 사례마저도 있었다.
권벌이 27세 되던 해에 책문으로써 과거에 합격하였으나
합격자에서 합격 취소가 되었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 경북 봉화군 닭실 마을에 충재 선생문집(冲齊先生文集)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연산군께서 명령하기를 모든 문자에서 ‘처’와 ‘선’을 쓰지 말도록 하였다
권벌의 답안지 중에 ‘처’자가 있었으니 이런 까닭으로 합격 취소되게 된 것이다
김처선과 이름이 같으면 이름을 모두 고치도록 연산군은 명령을 했다.
연산군일기 연산 11년 4월에 아래와 같은 명령을 내린다
환관 김처선과 양자 이공신을 금중에서 죽이고
내관 김처선의 가산을 적몰하고 그 집을 연못으로 만들고 본관을 혁파하게 했다
김처선의 친족을 칠촌까지 벌을 주었다
김처선 부모의 무덤을 뭉개고 석물을 치우게 했고
심지어 그의 본관인 전의(全義)도 없애버렸다.
연산군은 재위에 있는 동안 수많은 신하들을 무참히 죽였지만 유독
김처선에 대해서만 이토록 심한 짓을 한 데에는, 김처선이 다른 신하들과는 달리 왕의 면전에서도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할 말을 다 해버렸기 때문이다
김처선에 관한 일로 어제시를 내리고 승지로 하여금 화답해 바치게 하다.
김처선의 출생지가 충남 연기군 전의 현(세종시 전의면 동교리)이었는데 사건 후 행정구역을 아예 없애버린다.
무엇보다 평소에 믿었고 또한 의지마저 했던, 김처선에게 배신당했다는 심리가 있었던 것 같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88회
중종반정과 김처선. 그러나 그에 대한 중종의 시선을 싸늘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후 중종반정이 일어나면서,
김처선은 다시 복권되기에 이르지만 중종은 그를 썩 좋게 보지 않았었다.
심지어 김처선에 대해 "김처선은 술 처먹고 주정 부리다가 죽은 건데 무슨 놈의 공신인가?"라고 반문했다는 기록도 있다.
또한 중종은 김처선의 행적을 기리고자 하는 사림들의 상소를 모두 무시한다.
아마도 중종도 임금이 된 만큼 왕실의 권위를 추구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즉, 중종의 생각으로는 연산군이 아무리 폭군이라 해도 일개 내시 따위가 감히 왕에게 폭언을 퍼부은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던 듯하다
영조 대에 이르러 실현된 그에 대한 복권 ~
어쨌든 그의 최후는 진정한 왕의 남자로서 왕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충신의 모습이었다.
중종반정 직후부터 그의 재평가가 이루어졌으나, 실현되지 못하다가, 240년 뒤 영조에 이르러 그의 고향에 공적을 기리는 정문(旌門)이 세워졌다.
경국대전에 내시부(內侍府)의 임무와 품계
종 9품에서 종 2품까지 품계가 있는데 김처선에게만 별도로 정 2품을 제수하여 자헌대부 겸 상선에 제수한다
왕의 수라상 관리, 왕의 명령 전달, 왕의 행차 시 경호, 침실 경호, 왕의 침실 청소 등을 하는
임무가 주워지므로 왕을 지근거리에 모시는 직위이므로 상선의 자리는 막강한 자리다.
최고 직위인 상선의 자리는 아무나 앉는 자리가 아니다 왕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은 자 만이 가능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왕의 모든 사사로운 행동, 건강 문제 등을 내시가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난다고 가정한다면 독살하면 간단하게 일이 성사되기 때문에
병사 수십만을 동원하는 것보다 더 쉽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산군 11년에 임금의 실정에 대해 바른말을 했다는 이유로 죽음을 당한다.
하지만 ‘모두가 침묵할 때 유일하게 직언한 충신’으로 알려진 김처선의 캐릭터에 대해선 논란이 여전히 많다.
중종이 반정 성공 후 김처선을 명예회복시켜야 한다는 중신들의 간청을 수차례 거부한 것도
그의 성품이 강직해서가 아니라 당시 만취해 실언한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는설이다
폐비 윤씨를 놓고 김처선과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설정된 성종도 사실과는 다소 다르다고 한다.
성종은 다른 왕들에 비해 환관을 우대했다고 평가받지만 정치 개입만은 철저히 막았다고 한다
“성종은 승정원으로 일원화된 왕명 출납을 편의상 환관이 대신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등 환관의 정치 금지를 제도화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조선왕조가 끝나가던 19세기말 .20세기 초 까지도 내시들은 쇠기 할머니의 산소에서 해마다 제사를 지냈다.
고자로 태어나 결혼도 못하고 지낼 처지였던 자신들을 구원해준 이가 바로 쇠기 할머니였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쇠기 할머니가 낳아주고 길러준 어머니 못지않게 귀한 어머니였다.
내시는 갑신정변 때 잠깐 없어졌다가 다시 부활하여 갑오경장 때 사라졌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89회
변계량의 누이 변씨....
조선사를 통틀어 변계량의 누이 변 씨를 가장 악녀(?)로 평을 한다
변계량(1369∼1430년)은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세운 개국공신이면서 대제학까지 지낸 사람이다. 변계량은 네 살에 고시(古詩)를 줄줄 외우고 여섯 살에 시를 지었으며,
열일곱 살에 문과에 급제(及第)한 재원이었다.
뛰어난 학문 실력으로 왕과 조야(朝野)의 신뢰를 받았다.
그는 황희 정승과 더불어 조선 초기 2대 문장가로도 이름을 떨쳤고
그의 시조 ‘내 해 좋다하고’는 지금까지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누이동생 변 씨의 행실은 오빠 변계량과는 사뭇 달랐다.
누이동생 변 씨는 남편이 병으로 죽자 남편의 종으로 있던 포대, 사안 두 형제와 내연 관계를 맺으며 향락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영원히 그러고 있을 수는 없는 법, 부인의 재혼이 허용됐던 조선 초기, 변 씨는 다시 양반 박원길과 재혼했다.
그런데 남편 박원길이 부인 변 씨가 종들과 지속적으로 부정한 관계를 맺는 것을 알고 이를 크게 꾸짖자 변 씨는 남편과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먼저 오빠를 찾아가 박원길이 성격이 거칠고 의처증 등이 있어 도저히 살기 힘들다며 이혼하게 해달라고 부탁하자 오빠는
"염라대왕에게나 빌어보거라. 그냥 살아"라고 하며 냉정하게 돌려보냈다.
이에 변 씨는 남편 박원길과 오빠 변계량에 앙심을 품고 자신의 정부 포대, 사안 형제와 공모해 박원길과 변계량이 국가를 변란시키려는 대역죄를 범했다고 관가에 고발했다.
변 씨의 소원대로 박원길은 대역죄를 신문받는 과정에서 매를 맞아 죽어 변 씨의 불륜행위를 아는 사람이 없어졌다.
그러나 사필귀정이라 종 사안이 심문받는 과정에서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그간의 모든 사실을 이실직고해 버렸다.
그 결과 오빠 변계량은 모함에서 무혐의로 빠져나오고 변 씨와 포대는 무고죄로 참수되고 사안 역시 대역죄 신문 과정에서 고문으로 죽었다.
자신의 부정한 짓을 감추기 위해 무고를 하거나, 생명 보험금 따위를 노리고 내연남(들)과 짜고 남편을 제거하려는 일은 요즘에도 가끔씩 일어나는 사건들이다.
그러나 자신의 부정을 감추기 위해 남편과 오빠까지 내란 음모 혐의로 허위 고발한 변 씨의 악행은 전무후무한 일이 아닐까 한다.
후일담으로 변계량은 변 씨의 딸 조카 소비의 일로 또 한 번 송사에 휘말리는데 피는 못 속이는지 변 씨의 딸 소비가 노비와 간통을 저지르게 됐다.
변계량은 사람을 시켜 소비를 때리게 하고 결국 목을 매게 했다.
이 사건의 법적 결과는 변계량은 무죄, 목을 매게 한 자는 사형을 시켰다. 지금의 법리해석이나 법 감정과는 다른 결과이다.
어쨌든 변계량은 집안단속을 하다 혼찌검이 난 경험으로 ‘내 해 좋다하고’와 같은 유명한 시조가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90회
「내해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며
남이 한다 하고 의 아녀든 좇지 마라
우리는 천성을 지키어 생긴대로 하리라.」
-변계량-
이 작품은 고려 말과 조선 초에 행정가였던 변 계량(卞季良)이 남긴 두 편의 시조 가운데 한 편이다.
이 작품은 삶의 지혜를 접할 수 있고, 특히 대인 관계에서의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작품인 것이다.
이 작품의 도덕적 윤리관은
초장에서 자기 정도(正道)를 가르쳤고,
중장에서는 입신유의(立身有義)를,
종장에 가서는 순천(順天), 순명(順命)의 천리(天理)를 가르치고 있다 고 한다
변계량도 누이 못지않았는데 그는 부인에 대해 유달리 구박이 심했다.
첫째부인은 철원부사 권총의 딸이었는데 무슨 까닭인지 쫓아내고 이어 오씨를 계실(繼室)로 얻었는데 금방 죽었다.
세 번째로 이촌의 딸을 데려와서는 무척 구박을 했는데 그 행태가 고약했다.
그녀를 방에 가둬 놓고 창문에 구멍을 내어 음식을 넣어주고, 오줌도 함부로 누지 못하게 했다. 장인인 이촌이 이사실을 알고 이씨를 데려온 뒤 사헌부에 소송을 냈다.
변계량은 이 와중에 또 다른 여인을 취했다. 즉 사헌부에서 이촌과 다툼을 벌이면서 박언충의 딸에게 새장가를 간 것이다.
태종 12년 6월 26일 사헌부는 변계량이 부인이 있는데도 다른 부인을 취했다고 변계량을 탄핵했다.
탄핵당한 변계량은 벼슬을 사직하겠다는 장문의 상소문을 태종에게 올렸다. 상소문의 골자는 집안일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데 어찌 나랏일을 맡겠냐는 내용이지만 실은 문장(文章)자랑이었다.
이에 태종은 변계량의 사직상소를 물리며 사헌부에 이렇게 일렀다.
“성인이라도 허물이 있게 마련인데, 성인이 아닌 사람이 어찌 허물이 없겠는가?
지금 변계량을 파직하면 문한(文翰)의 업무를 맡길 사람이 없으니 탄핵을 중지하라.”
뛰어난 문재(文才)라는 이유하나로 모든 부끄러움을 가리는 조치였다.
허지만 세간에는 변계량의 옹졸함과 잔인함을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많았다.
‘남 싫은 일 하지 말라’고 노래한 춘정의 행태가 맘을 씁쓸하게 한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지만 현실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우리는 보고 있다.
참조: <박영규의 에로틱조선에서>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91회
중종반정의 주인공인 박원종을 겁내
일어서서 보고 받았던 중종 임금 .........
조선 제9대 왕 성종(1457~1494·재위 1469∼1494)은 경국대전 완성 등 조선 개국부터 진행돼온 각종 제도를 완비해 왕조를 안정적 기반에 올려놓은 임금이다.
그는 학자를 우대했다. 무엇보다 점필재 김종직(1431~1492)을 필두로 한 영남사림을 대거 발탁하고 중앙정계에서 사림세력의 입지를 강화해 사대부에게 성군으로 추앙받았다.
성종은 신하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보여주는 일화가 유독 많이 따라 다닌다.
손순효(1427~1497)는 단종 1년(1453) 증광문과에서 을과(3등급 중 2등급)로 급제해 성종대에 대사헌과 우찬성, 종1품 판중추부사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성종과 손순효는 사이가 돈독했다. 다음은 선조·인조 때의 문신 박동량(1569∼1635)이 쓴 <기재잡기>의 내용이다.
"어느 날 상감(성종)께서 느지막이 두 명의 내시를 거느리고 경회루에 올라 멀리 바라보니, 남산 기슭에 두어 사람이 수풀 사이에 둘러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성종은) 손공임을 직감하고 바로 사람을 시켜 가보라고 하였다.
과연 손공이 손님 두 명과 함께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데,
쟁반 위에 누런 오이 한 개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상감께서 바로 말 한 필에다가 술과 고기를 잔뜩 실어다 보내 주었다.
손공과 손님들이 머리를 조아려 감격하고 배불리 먹고 취하게 마셨다."
<기재잡기>는 손순효의 옛 집터가 명례방동(명동) 위쪽에 있었다고 했다. 명동 위쪽이면 남산초등학교 주변일 텐데 멀리 경회루에서, 그것도 한밤중에 육안으로 남산에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
성종이 손순효를 아끼는 만큼 손순효도 임금에 대한 충성심이 여러 신하 중에서도 각별했다. 맛있는 것이 하나라도 생기면 임금부터 생각했다.
<기재잡기>는 "손공은 임금을 사랑하는 정성이 쇠와 돌을 꿰뚫을 정도였다.
그가 경기관찰사로 여러 고을을 순행할 때 채소나 과실 한 가지라도 입에 맞는, 맛있는 것이 있으면 바로 가져다가 임금께 바쳤다"고 적었다.
이런 성종도 대궐을 자주 비웠던 세종과 마찬가지로 궐 밖으로 행차하기를 즐겨 입방아에 올랐다.
차천로(1556~1615)의 수필집 <오산설림초고>에 따르면 성종은 궐 밖에 나갔다가 아름다운 경치를 만나면 가마에서 내려 감상했으며 심지어 땅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어떤 때는 악사에게 악기를 연주하게 했으며 흥이 나면 몸소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대간들은 바깥 나들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상소를 올렸지만 왕은 듣지 않았다.
임금은 바깥 행차에서 만난 선비 여럿을 선심 베풀 듯 과거에 합격시켜 주는 일도 빈번했다.
"성종이 밤에 밖에서 놀다가 삼각산(북악산)에 불빛이 있는 것을 보고 사람을 시켜 확인해 보니 한 서생이 등불을 켜고 글을 읽고 있었다.
서생에게 소원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과거에 급제하고 싶다'고 답했다. 임금이 불러 절구 짓기를 명한 뒤 급제 시켰다."<오산설림초고>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92회
이익(1681~1763)의 <성호사설>도 성종이 출신을 가리지 않고 재주와 기량을 갖췄다면 요직에 등용했다고 전한다.
구종직(1404~1477)도 시골의 미천한 집안 출신이었지만 성종이 미행할 때 우연히 만나 발탁됐다. 임금이 그에게 무엇을 배웠느냐고 묻자 <춘추>를 익혔다고 답했다.
구종직이 막힘없이 줄줄 외워 내려가자 임금이 이를 기특하게 여겨 바로 교리(홍문관의 종5품)에 임명했다.
당연히 사헌부와 사간원의 간원들이 부당한 인사라며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임금은 간원들을 불러 춘추를 외우게 했지만 모두 신통 찮았다. 오로지 구종직만이 막힘이 없었다.
이후로는 조정에서 감히 이의를 제기하는 자가 없었다. 학자들은 구종직이 1444년(세종 26) 식년문과에 급제하고 세조 때 이미 공조판서, 지중추부사(중추부의 정2품) 등 고위직을 지낸 것으로 미뤄 구종직에 교리 벼슬을 내린 임금은 성종이 아니라 세종임금일거라고 말한다. 구종직은 벼슬은 종1품 좌찬성에 이른다.
어쨌든 이런 일은 허다했다. "누구인지 이름은 잊었지만 그가 고을을 잘 다스리자 성종은 곧바로 그를 불러들여 이조 참의(정3품 당상관)에 제수했다. 대간들이 드세게 일어나자 오히려 이번에는 이조판서로 높여 임명했다. 그러자 대간들은 조용해졌다"고 <성호사설>은 썼다.
그런 반면 신하들을 두려워한 왕도 있다.
중종이 그런 경우다. 중종은 특히 자신을 왕위에 올려준 반정군에 겁을 먹었다.
이복형인 연산군을 쫓아냈듯 자신도 그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언제든 갈아치울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김택영(1850∼1927)이 쓴 역사서 <한사경>에 따르면 중종반정 당시 반란군을 총괄 지휘했던 박원종(1467~1510)은 중종 4년(1509) 영의정에 오른다.
중종은 자신을 왕위에 올려준 박원종을 늘 어려워했다.
박원종이 아뢸 때마다 왕은 선 채로 보고를 받았으며 그가 보고를 마치고 전(殿)에서 내려가기를 기다렸다가 자리에 앉았다.
이같은 중종의 행동에 박원종은 심적 부담이 컸다.
박원종은 "내가 일개 무부(武夫)로서 이와 같이 왕을 두렵게 만드니 고이 죽을 수 있겠는가"라고 탄식했다.
얼마지 않아 조정에서 물러나 이후로는 음악과 여색으로 여생을 보냈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번영했던 시기로 흔히 19대 숙종(1661~1720·재위 1674~1720)의
치세를 꼽는다.
다수의 고전소설이
"숙종 호시절에…"라는 상투적 문구로 시작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데 <한사경>은 "숙종의 시대에 오히려 사회가 퇴보했다"고 규정한다.
숙종이 다양한 사상 발전을 가로막은 '사문난적(斯文亂賊→교리에 어긋나는 언동으로 성리학의 질서와 학문을 어지럽히는 도적)금법'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본 것이다.
김택영은 "조선은 인재가 매우 적게 태어난다.
숙종이 사문난적 금법을 시행한 이래 학문적으로 크게 퇴보했기 때문이다. 일마다 중국을 배웠지만 일마다 반드시 중국보다 심했다.
주자의 성리에 관해 들으면 다른 사상가는 다 폐하였고 주자도 혹 틀린 것이 있고 다른 사상가들도 혹 옳음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부녀의 수절에 관한 말을 들으면 가혹하게 개가를 금지했고 귀천에 관한 말을 들으면 크게 벌열(閥閱·엘리트)을 숭상했다.
진실로 견문이 협소하고 비루하다"고 강하게 질타한다.
김택영은 마찬가지로 21대 왕 영조도 혹독하게 비판한다.
"영조 때부터 노론이 국가의 골육이 됐고, 정조 이후로는 왕실이 오직 노론과만 혼인을 맺었다.
이 때를 전후해 노론이 국가의 운명을 틀어 쥐었고 그것이 200년간 이어졌다.“
<한사경>
조선을 야금 야금 갉아 먹은 그들~~~~견제세력이 없었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93회
조선시대의 국제포주 고갑산~~
조선 정조 임금 11년인 1787년 2월, 동래 부사 민태혁이 파직을 당했다.
동래부사가 조정에 올린 보고서를 임금에게 보고룰 하였다.
“간음죄를 버한 왜인 희륙(喜六)은 형을 받다가 죽고 같은 때에 함부로 나간 왜인 23명은 그들을 묶어 보내가를 기다린 후에 개시(開市)하는 것을 전처럼 허락해 달라고 합니다 .(중략)
그러니까 우선은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이 보고를 벋은 정조 왈
“동대 부사 갸, 정신이 없는 놈이군,, 쪽발이한테 그렇게 당하고도 몰러?,, 당장 파면해 버려!!”
정조는 화가 치밀어 어쩔 줄 몰라했고 신하들도 아무 말 못했다.
과연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툭하면 조선으로 간너와 노략질을 일삼는 왜구 때문에 조선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세종임금은 이종무로 하여금 대마도를 정벌하게 했지만 언제까지 강공책으로만 갈 수는 없었다.
세종은 먹고 살길을 터 달라는 왜구들의 하소연을 듣고 부산포, 염포. 내이포.등 삼포(三浦)를 왜인에게 개방을 하게 된다.
“너흰 여기를 벗어나면 절대 안되. 알았지...“
”알겠스므니다“
”너흰 은근히 밝히는데 조선 여자 건드리면 죽어. 알았지....“하고 단단히 주의를 줬다,
” 근데. 업소 여자도 안 되무니까?“
‘ 뭐. 업소여자는 조선 여자 아니냐? ”
“ 그건 너무 하무니다. 우리도 사람인대....”
암튼 왜인들은 삼포에서 벌어 먹고 살길이 생겨 좋아라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왜인들에게 여자를 소개시켜주는 조선 매춘업자가 등장 한 것이다,
“사또 ~ 왜 놈들이 조선여자와 간통했다는 첩보입니다.”
“뭐~왜인들이 강간을 해..”
“아닙니다. 간통입니다, 조선 포주들이 몰래 여자를 데려와 범월잠간(犯越潛奸: 조선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을 상대로 한 매춘)을 했답니다.요”
“이런 때려 죽일 놈!!. 당장 잡아 들여라”
당시 범월잠간은 이를 주선한 포조와 몸을 파는 여자를 함께 처벌했는데 삼포의 경우는 여자를 산 왜인들까지 처벌하는게 관례였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94회
당시 조선 여인들과 사통한 왜인들은 사형이었다.
그러나 왜인들은 서로 합의하에 했는데 사형을 당해야 하니 반발이 심했다.
결국 왜인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고 이런 불평에 중종임금이 집권 초부터 실행환 정책변화(세금징수를 강화하고, 채류 왜인 숫자를 제한했다)를 행하였고 이로인해 1510년 삼포왜란(三浦倭亂)을 겪었다.
이후에도 범월잠간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조선의 국제 포주
정조 11년. 1787년 1월에 동래성이 발칵 뒤집히는 일이 발생 한 것이다.
“영감님, 큰일 났습니다.”
“뭔데 이리 호들갑인가?”
“고갑산(高甲山)이란 놈이 여자애를 꼬드겨 왜놈들이랑......”
“????? 뭔소리....”
“.....다 아시잖습니까?”
“통하였느냐?”
“.......녜”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한 국제적 포주 , 고갑산의 등장이다.
당시 동래부사 민태혁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즉시 고갑산을 취조 했다.
“예, 그러니까 네가 서일월(徐一月0이 옆집에 사는데 이 촌년을 꾀어서 왜놈들이랑 ᅟᅮᇀ어 먹게 했다?”
조사결과
고갑산의 범월잠간 행각이 드러났다.
“그러니까 서일랑이랑 쪽발이 다섯명이.....”
“녜.”
“또 없어..”
“일월이 말고 네명이 더 있습니다”
동래부사는 조사결과를 조선조정에 장계를 올렸다.
보고를 받은 정조왈
“ 이런 때려 죽일 놈들.... 그래, 동래 부사의 의견은 뭐라던가?”
“포주 고갑산은 참형으로 다스리고 나머지 몸판 여자들은법대로 처분했으면 한다고......”
“당장 처형 시키라고 해”
정조는 고갑산의 처형을 윤허함은 물론 몸 판 여자들 역시 법대로 처분하라고 명했다.
당시 분위기는 상당히 살벌했는데 포주 고갑산은 효수형( 목을 베어 높이 매달음)에 처했고 여자ᅟᅳᆯ은 죽지 않을 만큼 맞은 다음 섬으로 유배를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자국민 처분을 끝이 났지만 왜인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 너희들 빨리 조치 안할 거야”
“ 현행범은 형을 받다 죽지 않았스무니까?. 이정도 선에서 마무리를 .... ”
“야, 죽은 놈들은 서일월이랑 한 놈들 다섯명이야... 나머지 여자 네 명과 놀아난 놈들은 추방대상이나 빨리 조치해라..알았냐. 후딱 내보내란 말이다.?”
“지금은 배가 없어서 그러무니다. 조만간 큰배가 들어오면 그 때........”
“안돼 지금 내보내....” 동래부사는 계속 말어 부쳤지만 왜인들의 반은은 시트등했다.
결국 정조는 폭발하고 말았다.
“이러니까 쪽발이들이 우습게 보는 거야.....당장 민태혁을 파직히고 도총관(정2품:합참의장)
이계(李烓)를 그 자리에 내려 보내 당장.. 왜놈들이 깜짝 놀라도록 조치를 하라구...”
정보의 분노는 상상이상이었다.
정3품 당산관을 그 자리에j 파직하고 최고 군 요직인 도총관을 그 자리에 후임으로 임명할 정도니 그 분노가 극에 달 음을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동래부사 민태혁은 다소 억울한 점도 있었겠지만 이것이 조선의 자존심 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범월잠간을 주선한 고갑산은 여자를 판게 아니라 조선의 자존심을 판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조의 분노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95회
조선시대의 과학수사대 (CSI)
언젠가 CSI라는 외화가 소리 소문 없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적이 있었다.
과학수사대란 전문소재를 들고 나와 소리 없는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 CSI.
미국에선 이미 CSI효과라 하여,
배심원들에게 검사가 웬만한 증거를 내보여도 꿈쩍도 안하고,
좀 더 과학적인 증거를 내놓으라고 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도 이런 과학수사대와 같은 활약을 벌인 사람들이 있었다.
조선시대 과학수사의 현장으로 달려가 보자.
“사또나리! 사또나리! 크…큰일 났사옵니다.”
“이 자식은 맨 날 큰일이래. 야! 진짜 큰일 아니면 너 죽어!”
“지~…진짜 큰일입니다요. 효…효자로 소문난 김…김진사 어른이…자결을 하였사옵니다!”
“뭐라! 김진사가? 그거 뻥 아니야? 그 분이 자살할 리가 없는데….
얼마 전에 3년 시묘살이 끝나서, 슬슬 과거 준비한다고 했었는데….”
“사또, 빨랑 검시를 하러….”
“그러면 일단 오작(污作 : 검시 전담 요원)이랑 항인(行人) 부르고,
형방! 넌 가서 현장 보존하고 있어라.”
“예, 사또!”
사건이 터진 김진사네 집은 거의 초상 분위기인데,
김진사의 와이프 최씨 부인만 구슬피 울고 있었다.
“사또…흑흑. 시아버님 돌아가신 게 엊그제인데, 이제 남편이라니요….”
“부인…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흑흑…사또, 지금 저렇게 목매달고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저리 흉사(凶死)한 남편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습니다, 흑흑.”
“부인, 그래도 나라의 국법이 지엄한지라 현잠보존과 부검은 해야 합니다...….
일단 초검(初檢 : 첫 검시, 기본적으로 조선의 검시체제는 복검제覆檢制 로
두 번, 혹은 두 번 이상 검시를 하였다)이 빨리 끝나도록 하겠습니다.“
어이 오작! 김진사의 사체는 어떠한가?”
“예, 나으리…. 의사자(縊死者 : 목메어 죽은 사람)의 유서도 발견 되었구요.
에또…뭐시냐, 목을 멘 사투두(死套頭 : 매듭이 고정된 올가미)를 보건대,
손재주가 없는 양반 어르신이 매듭을 묶은 듯이 보입니다.
뭐, 정황상으론 자살이 맞는 거 같으니까, 대충 시장(屍帳 : 검시 결과를 기록한 장부) 만들고,
보고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그래도 명색이 양반인데, 괜히 일 벌려서 키우는 것 보다는….”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96회
“저 자식 말하는 거 하고는...…일단 유서 줘 봐!”
사또는
김진사의 유서를 유심히 살펴보는데…사또의 눈빛이 묘하게 변해 가는데,
“모두 꼼짝 하지 마! 지금부터 이 자리에서 움직이는 놈은
범인으로 간주하겠다. 그 자리에서 꼼짝 하지 마!”
사또의 돌연한 행동에 김진사네 안뜰에 모여 있던 사람들 당황하는데,
“사또, 뭐 잘못 된 일이라도?”
“야, 너. 김진사 사체 제대로 살폈어?”
“예, 거시기…. 그러니까….”
“이 자식, 누가 공무원 아니랄까봐! 야 너 신주무원록(新註無怨綠 =세종이 편찬한 법의학 지침서 원나라의 ‘왕여’가 만든 ‘무원록無怨綠’을 개정해 조선의 현실에 맞게 편찬한 것임
제목 그대로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하라’라는 내용답게
법의학에 관한 지식과 실례가 실려져 있다)은 봤어?
보고 하는 짓이야?”
“아이 사또, 절 뭘 로 보시고…. 보십시오. 울혈도 보이지 않고 말입니다.
만약 어느 놈이 김진사 어른의 목을 졸라 죽인 다음에 목 매단 것으로 위장했다면,
울혈이 생겼지 말입니다. 손으로 졸랐다면 정맥만 막히기 때문에
얼굴 전체에 검붉어 지는데…김진사는 멀쩡하잖습니까? 사또 왜 이러세요? 뭐 잘못 드셨어요?”
“......그런데 말이냐 아무래도 냄새가 나…. 냄새가….”
“ 이 유서를 보고도 느껴지는 게 없냐?”
“유서가 어때서요? 아버님 살아계실 적에 제대로 효도 한번 못해드린 불초 소생이…
아버님 모습이 너무 눈에 선해 아버님을 따라 하늘로 가겠습니다? 뭐 별 이상 없는 내용인데….”
“야, 소과에 합격할 정도의 양반이 유서를 언문(諺文 : 한글)으로 쓰냐?”
“이 사건은 분명 타살이야! 범인은 이 안에 있어!”
한때 중년탐정 김점일로 불렸던 사또 김점일은 과연 김진사 죽음의 수수께끼가 어떻게 결말이 날 것인지......
“일단, 김진사를 끌어내려 봐… 그리고 어이 오작! 술 지게미 가져왔지?”
“예, 사또! 가져 왔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뒤로 하고 사또 김점일은 술지게미로
김진사의 사체를 닦도록 했다.
“어이 우산!”
오작이 기름칠한 우산(햇빛에 의한 반사를 막기 위해 사체를 검시할 때는
기름칠한 우산으로 검시할 부분을 가린다)을 펴든다.
이어 사또 김점일이 유심히 김진사의 사체를 바라보는데,
“사또, 남편이 타살되었다니요?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무슨 증거라도 나왔습니까?”
최씨 부인의 물음에 김점일은 묵묵부답이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97회
“사또, 외상은 보이지 않는뎁쇼?”
“사또, 무슨 말씀을 해 주십시오. 남편이 진짜 타살된 것입니까?”
“…부인, 남편은 분명 타살입니다.”
“무슨 증거라도 있는 것입니까?”
“정황상으로 남편 정도 되는 인물이 자신이 마지막 가는 길에 남긴 글을
언문으로 썼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
“형방!”
“예, 사또 나리!”
“너는 일단 말야. 탐문 수사 들어가, 김진사네 노비들부터 시작해서
그리고 근래 김진사 행적을 알아보고, 특히 채무관계나 원한관계 있는지 알아보도록,
아 그리고 김진사가 쓴 글을 찾아서 이 유서랑 필적 확인 해봐라. 그리고 오작!”
“예!”
“감초 좀 끓여 와라.”
사또 김점일은 감초 끓인 물로 다시 한 번 김진사의 몸을 닦아 내면서
“감초 끓인 물로 몸을 닦으면, 상처부위가 잘 드러나지.”
김점일 혼잣말을 하며, 김 진사의 몸 여기저기를 살펴보는데,
희미하게 손톱자국이 보이기 시작했다. 김점일 유심히 손톱자국을 바라보는데,
“여자의 손톱자국이군. 그것도 여러 개… 정신없이 싸운 흔적이야!”
김점일 최씨 부인을 바라보는데,
“부인, 혹시 김 진사에게 첩이 있거나… 어디 자주 가는 기방이라도 있었습니까?”
“아니요. 남편은 오로지 글공부와 돌아가신 시아버님 생각밖에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호… 그래요?”
사또 김점일의 눈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이때 형방이 헐레벌떡 김진사의 집으로 들어오는데,
“저기 사또 나리…”
“그래, 뭐 좀 알아봤냐?”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98회
“예, 일단 김진사의 필적과 유서의 필적은 다른 걸로 판명이 났습니다.”
“음, 그리고? 김진사의 주변은 어떻디?”
“예, 일단 채권채무관계는 깨끗하구요… 사람들 평판도 좋습니다.
에또,...... 이건 좀 그런 건데, 최씨 부인이… 좀 밝히는 체질이랍니다.”
“흠… 그렇다면?”
“김 진사가 시묘살이 하는데, 계속 김 진사 옆구리를 찔렀답니다.
김 진사는 또 경건한 마음으로 있어야 한다고 버텼고… 그러다가…”
“그러다가?”
“소문에 의하면, 이집 노비 중에 떡쇠란 애한테 쌀밥을 그렇게 먹였답니다.
다른 애들은 조밥이나, 보리밥을 먹였는데
유독 떡쇠 한테 만은 하얀 쌀밥을 고봉으로 해서 먹였답니다.”
“흠… 마님은 왜 떡쇠에게 흰 쌀밥을 먹였는가?”
“그런데 나리, 그런데 김 진사의 사인(死因)은 무엇입니까?”
“자살을 한 게 아니라면, 타살임이 분명한데… 신체엔 손톱자국 밖에 없다. 그렇다면?”
“독살 아닙니까?”
사또 김점일 씩 웃더니 최씨 부인에게로 향하는 데,
“부인, 남편의 사인(死因)을 알아낼 방책이 하나 있습니다.
헌데 부인의 도움이 필요할 듯 합니다.”
“미천한 소녀가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기탄없이 말씀하십시오.”
“닭 한마리가 필요합니다. 프라이드랑, 양념 반반… 이 아니라, 생닭이 필요합니다.”
“닭이요?”
“예, 기왕이면 이집 하인 중에서 가장 힘이 좋다는 떡쇠가 닭을 가져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또 김점일은 생뚱맞게도 생닭을 요구하게 되는데…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데, 김점일은 난데없이 생닭을 요구했다.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199회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떡쇠가 쭈뼛거리며 닭 한 마리를 들고 오는데,
“그래, 일단 닭 들고 서 있어라. 어이 오작!”
오작은 품안에서 은비녀를 꺼내더니 조각수(쥐엄나무 껍질을 삶은 물)로
몇 번 헹궈 김진사의 입으로 집어넣는다. 사람들 이목이 집중되는데,
오작은 시간이 좀 지나자 은비녀를 뽑더니 다시 조각수로 씻어 낸다.
“어떠냐?”
“흰색인데요? 일단 비소나 유황은 아닌 거 같슴다.”
“독이 어디 비소와 유황 뿐이더냐?”
“반계법(飯鷄法)을 시험해 볼깝쇼?”
“그걸 꼭 말해야 알아 듣냐? 지금 닭 들고 온 거 보면 모르겠냐?
“식사하시게요? 어쩌나 지금 찬이 없는데…”
“반찬 필요 없으니까 밥이나 얼른 주쇼!”
밥을 받아든 오작 그대로 김진사의 목구멍에 밥을 집어넣더니 그 위에 종이를 한 장 얹는다.
그렇게 1시간이 지난 후 김진사의 목구멍에 있는 밥을 꺼내는 오작, 그대로 닭에게 밥을 던져준다.
닭 왠 밥이냐 싶어 허겁지겁 밥알을 집어삼키는데, 채 1/5도 다 삼키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 죽는다.
“…독살이옵니다. 나리”
“이제… 사건의 전모가 다 밝혀졌군. 범인은… 이 안에 있다!”
김점일의 말에 김 진사댁 안에 모여있던 사람들 수군거리며 서로를 바라보는데,
“최씨 부인… 할 말이 있을 것 같은데요?”
“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지금 당장 부인이 쓴 다른 글과 이 유서의 언문 편지의 필적을 대조해 볼까요?”
“……”
“부인은 효자… 그것도 너무 효자스러운 김 진사를 만나고 나서 인생이 꼬였소.
남편의 살 냄새가 그리운 판국에 갑자기 시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남편은 효도를 핑계로 시묘살이에 들어갔지요.
<<<朝鮮時代의 雜(job)史산책>>>200회
3년간 시아버지 묘소 옆에서 산소를 돌보는 남편을 보면서 당신은 원망어린 시선을 보냈고 말야..........
결국 당신은 남편 대신 새로운 남자를 찾았지… 그게 바로 떡쇠였지요
남편대신 힘세고 기운 좋은 떡쇠를 만나 정분을 나누던 당신…
그런데, 남편이 시묘살이를 마치고 집에 다시 돌아오자,
떡쇠와 더 이상 ‘뿅뿅’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고,
결국 당신은 김진사를 죽이기로 결심을 한 것이야!
결국 남편을 흔적 없이 독살시키고, 마치 자살한것 처럼 위장하려 했지…
그러나 독약을 먹은 김 진사가 버둥거리며 당신을 잡아챘어!
당신도 살기 위해 사력을 다해 김진사를 밀어냈고,
그때 김 진사의 몸에 여자의 손톱자국이 난 것이야.
범인은 바로 당신이었소. 당신은 남편을 독살하였고,
그 사체를 떡쇠 손을 빌어 자살한 것인 냥 밧줄에 메달아 놓은 것이었어!”
사또 김점일의 사건 해설에 안뜰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다들 입을 벌린 채 할 말을 잊었는 데,
“그래! 남자가 생각나서 그랬다! 네들은 밥만 먹고 사냐? 밥만 먹고 살어?
나도 여자로써 한번 남편사랑 받으면서 살고 싶었다고… 흑흑”
“사건은 해결 됐군… 어이 형방, 떡쇠랑 최씨 부인을 하옥하고,
오작 너는 시장(屍帳 : 검시 결과를 기록한 장부) 만들어서 도에 보고해라.
후딱 복검(覆檢)할 팀 보내라고 그러고, 알았지?”
이렇게 하여 사또 김점일의 사건수첩은 일단락되었다.
딱 보면 알겠지만, 조선시대에도 나름대로 체계적인 과학수사와
시체 검시가 있었던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단편적인 부분이었다.
실제로 조선시대 검시는 상당히 비과학적이었다.
친자확인을 위해선 부모의 뼈에 자식의 피를 떨어뜨려 피가 흡수되면 친자이고,
아니면 친자가 아니라는 판정을 내렸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않은가?
결정적으로 부검을 하지 못하게 하는 통에 심층적인 검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부분은, 조선의 검시제도가 복검제(覆檢制)로서
관할 구역 내 살인사건이 터지면 고을수령이 한번 초검을 하고,
뒤이어 이 고을과 상관없는 고을에서 사람이 와 다시한번 검시를 하는 체제였다는 것이다.
(이때 복검을 맡은 사람들은 초검시의 기록을 보지 못하게 했다) 얼핏 보면 합리적인 듯 보이지만,
초검에, 복검, 잘하면 삼검(三檢)까지 했었던 것은 그만큼 검시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는 것이다.
억울한 일이 없게 하겠다면서 신주무원록, 증수무원록 같은 법의학 관련 책을 만들어 냈지만,
조선시대에 과학수사의 길은 멀고도 먼 이야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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