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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국방

앨버니즈 정부의 호주-중국 관계 안정화 정책과 시사점(24-9-30)/정상미.외교안보연구소



1. 문제 제기   
 ○ 2015년 협력관계의 절정에 달했던 호-중 관계는 2016~2017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호주 내정간섭 스캔들, 호주 5G네트워크에서 중국 화웨이·ZTE 배제, 남태평양에서 중국의 팽창과 호주의 대응, 2020년 4월 호주의 코로나-19 발원지 국제조사 촉구 및 중국의 무역보복이 이어지면서 2020~2021년에 수교 이래 최악의 갈등 국면을 맞게 됨.

 ○ 2022년 5월 출범한 앨버니즈 정부는 전임 모리슨 정부 시기 악화된 중국과의 갈등을 관리하고 무역보복 조치의 해제를 위해 ‘관계안정화 (stabilization)’를 추진함.

 

호주 앨버니지 정부의 대중국 관계 안정화 정책은 다음의 두 가지 이유에서 중요성을 가짐

○.2010년대 중반 이후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호주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한다는 안보-경제 분리 모델의 한계를 경험해 왔으며, 중국의 경제보복을 겪은 뒤 관계 개선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입장과 경험을 공유하는 한국에 시사점을 제공함.

○중국과의 관계 악화 이후 호주는 협력 파트너 및 수출 시장 다변화를 시도했고 이것이 2021~2022년 한·호 양자 관계의 발전으로 이어진 바, 양국 간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호주의 외교정책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필요가 있음

 ○ 본 보고서는 다음의 질문에 답하고자 함:

  1) 호주의 대중국 관계안정화 정책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가?;

  2) 앨버니즈 정부가 추진하는 관계안정화 정책의 특징은 무엇인가?;

  3) 호주의 사례가 한국의 대중정책에 던져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2. 관계 개선의 시작

호주 노동당은 2022년 5월 집권 이전부터 중국에 대한 위협인식을 당시 집권당인 자유국민연합 (Liberal-National Coalition, 이하 보수연합)과 공유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중국의 변화가 선행되지 않더라도 즉각적으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옴. 중국은 2021년 말부터 호주와 대화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현해 왔으며, 호주 총선 직전인 2022년 5월에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고 관계를 재설 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힘.1)

   

     1) Daniel Hurst, “China seeks to reset relationship with Australia after election,” The Guardian (2022.5.18.) https://www.theguardian.com/australia-news/2022/may/18/china-seeks-to-resetrelationship-with-australia-after-election

 

2021년 12월 19일 호주산 양모 수입 쿼터를 5% 인상하며 양자 무역관계 회복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을 보임. 2022년 1월 부임한 주호주중국대사 샤오첸은 취임 연설에서 “양국이 역사, 문화, 사회제도, 발전 단계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장기적이고 큰 관점에서 상호 존중, 평등, 상호 이익의 원칙을 고수한다면 앞으로 양국 관계가 발전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중국의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냄. 2022년 5월 18일, 익명의 중국 외교관계자는 어느 당이 집권하든 호주 선거는 호·중 양국이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중국은 진심으로 호주와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언급함.

 

▶ 2024년 중국 정찰선이 호주 군사시설 근처에서 첩보 활동을 벌인 일에 대해 호주가 비난한 직후임에도(5.13.) 중국이 화해 제스쳐를 보낸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됨.

 

2022년 5월 21일, 중도 좌파 성향의 앤서니 앨버니지가 이끄는 노동당이 총선 에서 승리하면서 중국과 적대적 상호작용을 지속하던 보수연합의 스콧 모리슨 (Scott Morrison) 정권을 대체함.

 

○호주의 정권교체는 중국과 호주 양국이 체면을 지키면서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됨.

○호주의 경우, 집권당의 교체와 함께 대중국 정책의 접근법이 변화한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호주 선거 전부터 관찰된 중국의 입장 변화는 추가적인 설명을 요함.

 

중국의 입장 변화에 대해서는 다음의 해석이 가능함.

 

(호주에 대한 경제 강압의 무용성 인식):

전략적·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의 경제 강압이 중국에 유리한 결과를 거두는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평가됨.2)

 

     2) Zhow, “China-Australia Relations and China's Policy Choices toward Australia: A Chinese Perspective,” China Review, Vol.23, No.1. (2023). p.233; “Li Qiang and China look to make up with Australia,” The Economist (2024.6.13.),(https://www.economist.com/china/2024/06/13/li-qiangand-china-look-to-make-up-with-australia) (검색일: 2024.7.28.)  

 

▶ 중국은 경제 강압을 통해 호주의 대중국 견제정책들을 중단시키고자 했으나, 이로 인해 호주는 미국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 하게 되고, 오커스 결성(2021년 9월)을 통해 미·영·호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게 됨.

 

▶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2020년~2021년 상황에서도 중국은 호주의 최대 시장 지위를 유지하였고, 호주의 경제적 손실은 예상보다 적은 규모였음.

 

▶ 중국 경제 침체 및 세계적 에너지 수급 문제로 인해 호주 입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철광석과 액화천연가스는 처음부터 무역제재 품목에서 제외되었고, 제재 품목이었던 호주산 석탄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게 됨.

 

▶ 이상의 내용을 종합했을 때, 경제 강압 지속 또는 강화하는 것을 통해서는 호주의 대중국 정책 변화를 유도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임.

 

(중국 외교정책 기조의 변화):

중국의 호주에 대한 입장 변화는 2021년경부터 목격된 중국의 외교적 접근 변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음.

 

▶ 2017년 무렵부터 주목을 받아온 중국의 전랑외교와 강압적 외교 행태는 국내 적으로 인기가 높지만, 서방 국가들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빚고, 세계적인 반중 정서가 확산되는데 기여함.

▶ 미국의 공세적 견제 정책, 국내 경제 침체, 중국의 대외 이미지 실추가 계속되자 중국으로서는 타 국가들과 보다 건설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수립할 필요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것이 2021~2022년경부터 전랑외교의 일부 조정 또는 쇠퇴, 그리고 서방국과의 관계 개선 노력으로 이어지게 했다는 분석이 존재함.3)

 

      3) Yuan, Shaoyu, “Goodbye, Wolf Warrior: charting China‘s transition to a more accommodating diplomacy,” International Affairs 100: 5 (2024) 2217-2232.; Duan Xiaolin and Liu Yitong, “The Rise and Fall of China’s Wolf Warrior Diplomacy,” The Diplomat (2023.9.22.).

 

▶ 2021년 6월 1일 중국 공산당 정치국 30차 집체학습에서 시진핑 주석은 “새로운 정세 속에 국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관료들 에게 “믿을만하고, 존경받고, 존중받을 만한” 중국의 대외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함.4)

 

    4) “Xi Focus: Xi Stresses improving China’s international communication capacity,” Xinhwa, (2021.6.1.).

 

▶ 이후 전랑외교의 선봉에 섰던 인사들의 좌천성 인사이동, 샤오첸 주호주중국대 사와 같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인사들의 부상, 2024년 왕이 외교부장의 신년 연설 발언 등을 통해, 중국이 적어도 레토릭 차원에서는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 대되고 있음.

 

▶ 미국과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호주 및 EU 같은 미국 우방들에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미국과 우방국 간 틈을 벌이려는 시도로도 이해할 수 있음. 

 

(호주 양대 정당의 대중국 정책 연속성):

선거 기간 동안 노동당은 보수연합과 대 중국 위협인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명시 하고, 향후 미·호 동맹 강화, 오커스 계승, 국방예산 증대, 중국에 대한 경계를 지속 할 것을 분명히 함.

▶ 보수연합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에 우호적이었던 노동당은 당내 주류세력을 중심으로 2016년 이후 보수연합과 대중국 위협인식을 공유하고 있음.

▶ 노동당은 호-중간 근본적인 차이와 그로 인한 관계 경색은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간 레토릭 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인식한다는 점을 분명히 함.

▶ 중국은 이상의 상황을 관찰하면서, 2022년 선거로 호주의 집권당이 바뀌더라도 호주의 기본 입장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이며, 결국 선거 결과와는 무관하게 자국의 필요에 따라 호주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임.

 

3. 관계 안정화 동향

 

앨버니지 정부의 대중국 관계 안정화 정책 기조는 다음 문장으로 대표됨:

“우리는 중국과의 안정된 관계를 원한다. 우리는 중국과 협력이 가능한 부분에서는 협력하고, 우리가 반대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하며, 호주의 국익을 위해 중국과 관여할 것이다.”5)

 

    5) Penny Wong and Anthony Albanese, “Joint Statement: Anniversary of diplomatic relations between Australia and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2022.12.19.) https://www.foreignminister.gov.au/ minister/penny-wong/media-release/anniversary-diplomatic-relations-between-australia-andpeoples-republic-china (검색일: 2024.8.25.); Anthony Albanese, “Press Conference – Beijing – People’s Republic of China”(2023.11.7.) https://www.pm.gov.au/media/press-conference-beijingpeoples-republic-china-1 (검색일: 2024.8.25.)

 

2022년 이래 양국 간 관계 안정화 노력이 진행되면서, 양국은 고위급 회담 재개, 무역관계 정상화, 기타 갈등 사안들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

 

가. 고위급 회담 재개

 

호주 측과의 대화를 전면 거부해왔던 중국은 2022년부터 양국 대화에 관심이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앨버니지 내각 출범 직후부터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을 재개함. 호주 측의 계속적인 대화 재개 요청에 중국이 응답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음. 중국은 ‘모든 수준’에서 양국 간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호주 정상 및 장관들 과의 회담 재개에 나섬. 양국 간 고위급 회담에서는 관계 안정화 및 무역 갈등 해소를 위한 긍정적 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양국 간 군사적 충돌에 대한 문제 제기, 중국 인권문제, 호주시민 억류문제, 대만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이 계속해서 언급됨. 

 

국방장관 회담:

2022년 6월 12일 리처드 말스 (Richard Marles)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웨이 펑 중국 국방장관과 가진 샹그리아 회담 계기 면담에서 남중국해에서 중국 전투기가 호주 공군의 P-8 정찰기를 향해 위협 비행한 일(2022.5.26.)에 대해 우려를 표함.

 

외교장관 회담:

2022년 7월 8일, 페니 웡(Penny Wong) 호주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G20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면담함.

웡 장관은 해당 면담을 관계 안정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표현하는 한편, 중국의 대호주 무역제재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호주 시민권자 청 레이와 양 헝쥔 구금문제를 언급하였음.

 

정상 회담:

2022년 11월 15일,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이 6년만에 처음 정상회담을 가지게 면서 관계 안정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됨.

앨버니지 총리는 양국 대화의 중요성과 관계 안정화 필요성에 대해 시 주석과 같은 의견임을 표하는 한편, 호주와 중국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에 대해 명시하고, 중국에 대해 대만에서의 위협적 행위 중단, 역내 안정성 증대, 호주 수출품에 대한 경제 제재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함.

 

페니 웡 외교장관의 방중 (2022.12.21.)

양국은 고위급 회담 복원에 합의하고, 양자관계 개선, 무역 문제, 기후 변화, 지역 문제 등에 대한 상호 협력을 약속함. 웡 장관은 호중관계 50주년을 기념하면서도 중국 신장지역의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함.

 

앨버니지 총리의 방중 (2023.11.6.-7.)

시진핑 주석은 양국관계가 올바른 길에 들어섰다고 발언했으며, 앨버니지 총리는 양국 간의 정치체제와 가치 및 이해관계의 차이를 명시하면서도, 소통과 상호 이해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고위급 회담 복원과 무역 갈등완화 필요성을 언급함.

 

리창 중국 총리의 호주 방문 (2024.6.17.):

 

앨버니지 총리는 남아있는 무역 제한 조치들의 해제, 남중국해·서해에서 양국 군대의 충돌사태에 대해 언급했고, 리창 총리는 서호주 지역에 위치한 중국 리튬발전소를 방문해 호주 핵심광물에 대한 투자에 의욕을 보임.

 

나. 무역 관계 복원

 

호주 입장에서 관계 안정화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중국의 무역제한조치들을 해제하는 것이었으며, 중국은 보리·와인 고율 관세에 항의해 호주가 진행 중인 WTO 제소 철회를 원했음.

2023년 2월 6일, 돈 파렐 호주 통상 장관과 왕 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화상회의를 가졌고, 3개월 후인 2023년 5월 12일, 호주 통상장관이 4년만에 중국을 방문, 베이징 에서 무역장관 회담을 가짐. 무역장관 간 대화 재개를 거치면서 중국은 호주산 수입품에 부과했던 무역 제한조치와 여행 금지 조치들을 해제하고 있으며, 호주 역시 중국이 부과한 관세 관련 WTO 제소를 취소함.

 

중국 경제 강압의 영향 평가7):

 

    7) Georgia Edmonstone, “China’s trade restrictions on Australian exports,” United States Studies Center (2024.4.2.), https://www.ussc.edu.au/chinas-trade-restrictions-on-australian-exports (검색일: 2024.8.17.); Richard McGregor, “Chinese coercion, Australian resilience,” Lowy Institute, (2022.10.20.), (https://www.lowyinstitute.org/publications/chinese-coercion-australian-resilience) (검색일: 2024.8.23.)

 

중국이 호주에 부과한 무역보복 조치는 호주 수출업자들 에게 연 200억 호주달러($130억)의 피해액을 발생시킨 것으로 추산됨.8)

     

    8) “China wins WTO dispute with Australia over steel products“ AP (2024.3.27.) ( https://apnews.com/ article/australia-china-world-trade-organization-steel-eafedf512ca145f0d3f911c691cec415#) (검색일: 2024.8.21.); ”Chinese premier agrees with Australia to ‘properly manage’ differences,” AP (2024.6.17.), https://apnews.com/article/australia-china-li-qiang-albanese-7d77beb5df26582e2c5 6ab4cb5fedd1e (검색일: 2024.8.17.)

 

호주는 시장 다변화 및 생산자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통해 피해 최소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호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부정할 수 없음. 산업별로 피해 규모와 시장 다변화 정도에는 격차가 존재함9)

  

   9) Edmonstone, 앞의 글.

 

와인·랍스터:

대체시장을 찾지 못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음. 석탄: 러-우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의 석탄 수출이 금지되자, 그 대체제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여 가장 적은 피해를 입음.

 

면화:

베트남을 주 시장으로 변경하여 방어에 성공함.

 

보리: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로의 시장 다변화로 피해를 최소화했으나, 호·중관계가 안정화되자 다시 중국 시장으로 회귀함 (수출 비중 1위: △2019년 중국 (57%), △2020년 중국 (38%),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 (37%), △2022년 사우디 아라비아 (41%), △2023년 중국 (34%))

 

철광석·액화천연가스:

중국 산업 구조상 호주 철광석의 중요성이 높아 처음부터 무역제재 대상에서 배제됨.

 

다. 기타 갈등 사안

 

(1) 중국의 호주 언론인 청 레이(Cheng Lei) 석방과 호주의 반응

 

중국계 호주 시민권자들이 중국 국가안보 위협 혐의로 중국 내에 구금·억류 문제 역시 양국 간 관계 정상화에서 주목받고 있는 사안임.

호주는 억류 피해자들의 신속한 석방을 요청하는 한편, 중국은 국가 안보를 위해 사법 절차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고 맞서옴. 중국에 대한 공개적 비판과 망신주기가 청 레이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을 우려 하여, 호주 정부는 물밑에서 그녀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 옴.

중국은 호주 시민권자인 언론인 청 레이를 2020년 8월 비밀 유지 조항을 위반하고 업무 중 알게 된 국가 기밀을 해외 기관에 불법적으로 제공한 혐의로 체포, 판결 없이 3년간 구금하였다가 2023년 10월 석방함. 청 레이의 석방에 대해 앨버니지 총리는 “중국의 사법적 과정이 완료되었다”는 표현을 사용하여10) 중국에 대한 존중을 표함.11)

 

      10) Eryk Bagshaw, “Cheng Lei’s release is a remarkable feat of diplomacy,” The Sydney Morning Herald (2023.10.11.). https://www.smh.com.au/world/asia/cheng-lei-s-release-is-aremarkable-feat-of-diplomacy-20231011-p5ebkj.html (검색일: 2024.8.18.)

     11) Benjamin Herscovitch, “Caution and compromise in Australia’s China strategy,” In China Strory Yearbook: China’s New Era (eds. Annie Luman Ren and Ben Hillman): 209-217, (2024). ANU Press.

 

중국 정부에 의한 자국민 구금·석방 사태에 대해 “인질 외교”라고 비판했던 2021년 캐나다의 대응과 차별성을 드러냄.

호주에서는 해당 사태가 호·중관계 악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시점에 발생한 점을 고려해, 청 레이를 양국 외교 갈등의 희생양으로 인식해 왔으며 청 레이의 석방을 앨버니지 정부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하고 있음. 

 

(2) 호주, 서방 국가들의 대중국 경제제재 불참:

 

2020년 미국, 영국, 캐나다, 유럽연합은 신장 인권문제, 강제노동을 이유로 중국 관료 및 정부 기관의 자산동결과 여행 금지 조치를 시행함.

2024년 2월, 왕이 부장의 유럽 방문 직후, 유럽연합은 중국 업체의 러시아군 지원 및 대러 수출을 이유로 중국 사업체들을 러-우 전쟁 관련 경제제재 대상에 포함 시켰으며, 6월에는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반도체를 납품하는 중국 사업체 제재에 나서며 이에 동참함.

호주는 2021년 관련 입법안을 통과시켜 실행 조건을 갖춘 상태이지만, 2024년 8월 현재까지도 상기 경제제재에 불참하고 있음.

호주가 대중국 경제제재에 동참할 경우, 2019년 이래 계속 구금되어있는 호주 시민권자 양 헝쥔 억류 문제가 더욱 악화되거나, 현재까지 추진해 온 관계 안정화 정책의 성과가 무효화 될 가능성을 우려해 중국에 대한 정치적 양보를 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음.12)

 

      12) Herscovitch. (2024), 위의 글, p.214.

 

(3) 중국 업체 랜드브리지의 다윈항 99년 임대 계약 유지

 

중국 업체 랜드브리지와 호주 노던준주 정부가 2015년 체결한 북부 다윈항 99년 임대 계약이 호주 국가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되면서, 호주는 해당 계약의 취소를 고려해 왔음.

다윈항이 호주 해군기지로서 갖는 중요성, 랜드브리지와 중국 공산당의 연계성, 중국 자본의 호주·남태평양 도서국 핵심 인프라 장악 문제가 부각되면서, 당선 직후인 2022년 6월 앨버니지 총리는 다윈항 운영권 매각 건의 전면 재검토를 공언한 바 있음. 

 

2023년 10월 20일, 호주 연방정부는 국가 안보 이익 보호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고려한 뒤, 해당 계약을 취소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힘.

 

이는 청 레이의 석방 직후이자 앨버니지 총리의 방중을 한달 앞둔 시점에서 발표 된 것으로, 총리의 방중에 앞서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발표 시기를 정한 것으 로 보임.13)

 

    13) Herscovitch (2024), 앞의 글, p.214.

 

4. 관계 안정화의 성격: ‘전면적 관계 재설정’이 아닌 ‘갈등 관리’

 

현재 호-중 양국의 관계 개선은 2020~2021년 최악의 갈등국면에서 완전히 벗어나 관계를 전면 재설정(reset)한 것이 아니라, 양국 간 상존하는 차이와 그로 인한 갈등을 ‘관리’하는 수준의 변화로 이해 해야 함.

 

관계 안정화 정책은 갈등국면 이전 수준으로의 완전한 ‘우호 관계 회복’ 이나 집권당에 따른 ‘호주 대중정책의 전격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

 

현 앨버니지 정부의 대중국 관계 안정화 정책은 전임 보수연합의 모리슨 정부 정책과 비교했을 때 ‘내용’이 아닌 ‘어조’와 ‘스타일’의 차이로 이해해야 함.

이러한 해석의 근거는 △호주 양대 정당의 외교 정책 연속성, △정책 커뮤니티 주류가 공유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위협인식, 그리고 관계 안정화 추진중에도 계속 발생하는 △내정간섭·안보·인권 관련 양국 간 갈등임.

 

가. 외교 정책의 연속성

 

호주의 양대 정치 세력인 노동당과 보수연합은 전통적으로 외교정책 상의 연속성과 초당적 협력을 중시해 옴.

 

‘인태 지역’ 개념을 처음 도입한 것은 노동당의 줄리아 길라드 정권이었으며, 이러한 지역 개념과 전략적 인식은 이후 보수당의 토니 애벗, 맬컴 턴불, 스콧 모리슨 정부까지 계승됨. 앨버니지 정부 역시 이러한 전통을 반영, 전임 정권의 중국 관련 국방·안보 정책을 대부분 계승함.

 

△오커스를 통한 핵추진 잠수함 도입, △중국의 남태평양 군사·안보적 영향력 최소화, △미군의 호주 항구 및 공군기지 접근성 확대 등. 호주 노동당은 전통적으로 보수당에 비해 중국에 대해 친화적 태도를 보여 왔으나, 최근 2-3년간 중국의 위협에 대해 과거에 비해 염려하게 됨. 노동당의 진보적 계파 일부는 핵추진 잠수함의 막대한 비용과 그 필요성, 원자력 산업 확산 반대 및 핵폐기물 안전성 문제 등을 이유로 오커스를 통한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반대하고 있지만, 소수의견에 불과함.

 

2023년 8월 호주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앨버니지 정부는 중국과 호주의 비대칭적 국방력, 핵추진 잠수함의 우월성, 오커스를 통한 20,000명의 고용 창출 등을 근거로 들어 공식적으로 당내 지지를 얻는데 성공함.14)

 

     14) Peter Hartcher, “Labor is so worried about war, it managed to avoid one with itself,” The Sydney Morning Herald (2023.8.19.). 

 

보수연합의 변화:

 

야당의 예비 외교 장관 (shadow foreign minister) 사이먼 버밍햄 (Simon Birmingham)은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에서의 공개적 비판과 강경 레토릭은 부정적 결과만 낳았을 뿐이라며, 보수연합 집권 시 모리슨 총리 식의 대중국 외교를 반복 하지 않겠다고 밝힘.15)

 

      15) Karen Middleton, “Coalition would not copy Morrison government’s approach to China diplomacy, says Simon Birmingham,” The Guardian (2024.6.21.).

 

모리슨 정부 당시, 호주는 자유진영 국가 리더들 중에서 가장 앞장서서 중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고, 급기야 코로나-19 발원지 국제조사 촉구로 중국의 무역보복을 초래함.

 

보수 계열 정치인들 역시 강경 레토릭 보다는 실제 정책의 중요성에 무게를 두게 되었으며, 향후 보수 연합 집권 시에도 현 앨버니지 정부와 유사한 실용주의적 접근을 펼칠 것으로 보임.

 

나. 중국에 대한 위협인식

 

호주의 2024년 국가 방위 전략(2024 National Defense Strategy)은 미중 경쟁 격화와 인태지역 내 중국의 군사적 강압행위를 호주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지목하고, ‘경고 시간 (warning time) 10년의 가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재확인함으로써, 전임 모리슨 정부의 2020 국방 전략 업데이트(2020 National Defense Update)의 위협인식을 공유함.16)

 

      16) The Commonwealth of Austria, 2024 National Defense Strategy, 2024. 호주의 <2020년 국방 전략 업데이트>는 전통적인 ‘경고 시간 10년의 가정’의 무용성을 최초로 진단했고, <2023년 국방 전략 리뷰>는 이 관점을 계승하며 대안으로 세 가지 수준의 시간대를 제시함: △2023~2025 (3년, 우선적이고 긴급한 문제들에 대응), △2026~2030 (5년), △2031년 이후. (The Commonwealth of Austria, 2020 National Defense Strategic Update, 2020; 2023 National Defense Strategic Review, 2023.). 

 

호주의 국방 전략에서 경고 시간은 ‘국가 안보에 대한 잠재적 위협이 식별된 시점 부터 호주가 군사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점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군의 대비 태세와 전략 준비를 위한 시간을 결정하는 중요 개념임.

2008~2009년 무렵부터 호주 정보 당국은 중국이 호주에 끼칠 안보 위협에 대한 높은 경각심을 갖게 되었으며,17) ‘중국이 호주의 핵심적 안보 위협’이라는 시각이 2016년 이래 호주 안보 정책 커뮤니티의 주류 의견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정책 마련을 본격화하기 시작함.

 

      17) Euan Graham, Australia’s Security in China‘s Shadow (London: Routledge) (2023).

 

호주의 대중국 위협인식은 다음의 요소들이 작용해 형성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음: 

 

△중국 기업체 및 호주 내 중국인 디아스포라를 활용한 호주 내정 간섭, △사이버 안보 위협, △남중국해·남태평양에서 중국의 공세적 행보, △규칙기반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 (내정간섭): 중국은 정당 및 개별 정치인들에 대한 막대한 후원을 통해 호주 국내 정치에 영향력 행사해 왔는데, 2017년 상원의원 샘 데스티에리(Sam Dastyari) 사태 이후에도 중국의 호주 정치인 포섭 활동은 계속되어 온 것으로 보임.

 

▶ 2024년 2월 호주 정보당국은 (ASIO: Australian Secret Intelligence Organization) 전직 정치인이 중국의 스파이로 활동해왔음을 확인하고 조치했다고 발표함으로써, 관계정상화 후에도 중국의 내정개입은 계속되고 있다고 밝힘.18)

 

       18) Daniel Hurst, “Australian politician ‘sold out’ to foreign regime after being recruited by spies, Asio boss says,” The Guardian (2024.2.28.) https://www.theguardian.com/australia-news/2024/feb/28/ australian-politician-sold-out-to-foreign-regime-after-being-recruited-by-spies-asio-boss-says (검색일: 2024.7.27.) 

 

(사이버 안보 위협):

호주 국가기관, 인프라, 군 병력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첩보 활동 및 공격이 계속되고 있음.19)

 

      19) Renju Jose, “Australian agency says China-backed hackers behind cyber crimes,” Reuters (2024.7.9.) https://www.reuters.com/world/asia-pacific/australian-agency-says-china-backedhackers-behind-cyber-crimes-2024-07-09/ (검색일: 2024.7.29.)

 

호주 정보당국은 중국이 물리적 침공 없이 호주를 효과적으로 지배하거나 전복 시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음.

 

(남중국해·남태평양에서 중국의 공세적 행보):

 

남중국해, 타이완 해협, 남태평양 에서의 중국의 공세적 행보와 군사적 강압행위는 호주 안보에 대한 직접적 도전인 동시에 태도국에 대한 호주의 영향력을 잠식하는 행위로 인식됨.

 

▶ 태도국에 대한 호주-중국의 영향력 경쟁: 호주는 남태평양 지역 강국으로서 태평양 도서국들에 대한 핵심 파트너 역할을 맡아 왔으나, 중국은 호주가 맡아온 이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시작함.

 

▶ 2차 대전 당시 일본의 남태평양·호주 본토 공격이라는 역사적 경험 역시 이러한 인식 형성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임.

 

(규칙기반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

호주 정책 커뮤니티는 중국을 현상변경국가로 인식하고, 중국의 규칙기반질서에 대한 도전 및 국제법의 선택적 수용이 호주의 핵심 이익을 위협한다고 인식함.

 

다. 내정간섭·안보·인권 관련 갈등의 지속

 

2022년 8월 현재 유지중인 호주산 랍스터에 대한 무역제재, 양 헝쥔 억류 문제, 중국의 호주 내정간섭 문제, 사이버 안보,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충돌, 호주 내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문제 및 과학·기술 관련 협력문제 등이 앞으로도 양국 간 갈등 유발 요인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임.

 

양 헝쥔의 구금과 사형선고:

 

중국계 호주작가 양 헝쥔은 2019년 1월 중국 항저우 공항에서 체포되어 5년간 구금되어 있다가 2024년 2월 간첩혐의로 사형 및 2년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음.

양 작가의 가족과 호주 정부는 청 레이의 사례처럼 국외 추방 형식으로 석방될 것을 희망하고 있지만, 양 작가의 구금은 양국 관계의 본격적 경색이 시작된 2020년 이전의 일이기 때문에 청 레이 사건과는 다른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있음.

 

호주 정부는 관계 안정화 정책을 추진 하는 동시에 갈등적 사안에 대해서는 분명 하게 언급하고 중국에 항의함으로써, 사안에 따라 유연한 대응 양상을 보임.

중국과 관여하면서 “반대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하겠다 (disagree where we must)”는 정책기조를 실천 하는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음.

 

5. 정책적 고려사항

 

가. 외교 원칙 유지와 한·중 간 대화 지속

 

중국과의 근본적인 차이 및 전략적 이해 상충에서 비롯되는 갈등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의 외교원칙을 굽히는 것을 지양 하고, 양국의 차이를 인정한 바탕위에서 중국과의 대화와 관여를 지속할 필요가 있음. 양국의 전략적 이해 및 추구하는 가치의 차이를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수준에서의 신뢰형성을 시도하거나 전면적 이해관계의 합일을 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

그러나 양국 간 차이가 양국 관계의 전면적인 경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능한 영역에서 적극적인 관여와 협력을 이어가야 함. 호·중 양국이 대립적인 전략적 이해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호주는 외교원칙과 전략적 방향성을 유지하되, 중국과의 대화를 이어나감으로써 관계 안정화를 도모함. 호주는 중국과의 전략적 이해 및 핵심 가치의 차이를 인정한 바탕 위에서, 협력이 가능한 부분에서는 협력하고, 각자의 핵심 이익에 대해서는 분명한 태도를 보임 으로써 대화를 유지하고 최악의 갈등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었음.

일례로, 호주는 중국에 의한 핵심광물 및 재생에너지 산업 공급망 지배에 대한 우려를 미국과 공유하는 바, ‘호주 국익’의 관점에서 5개 중국계 회사들의 호주 내 희토류·리튬 광산 투자를 금지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철광석과 니켈에 대한 투자는 허용하는 모습을 보임.

 

한·중 간 근본적인 차이를 인정한 상태 에서 양국 간 대화와 관여를 지속하고,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력 해야 함.

미·중 전략 경쟁이 안보·경제·규범 전 영역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미국 우방국들과 중국 간의 전략적 시각의 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대응은 사안별로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음.

 

나. 산업경쟁력 제고와 가능한 영역에서의 경제 협력 지속

 

호·중 무역 갈등과 그 해소 과정에서 발견된 가장 중요한 교훈은 중국이 타국을 향해 행사하는 경제 강압은 자국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만 실행되며, 자국의 경제 발전에 장애가 될 경우 중국은 경제 강압 조치를 중단한다는 점임.

중국은 처음부터 자국의 산업적 수요에 가장 중요한 호주산 철광석과 액화천연 가스에 대해서는 무역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자국 경제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품목이었던 석탄부터 무역 제한 조치를 해제함.

양국 간 높은 수준의 경제적 상호의존과 중국 경제발전 필수품을 공급하는 호주 산업구조의 특성으로 인해 중국 역시 ‘자국의 필요에 의해’ 무역 갈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었음.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1) 중국은 자국의 필요에 따라 갈등 국면에서도 필요한 영역에 대해서는 경제적 교류를 지속한다는 점,

(2) 경제 강압의 파급력은 대상국의 산업 구조와 중국의 산업구조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3) 한국은 중국에 긴요한 산업들에서 경쟁력 제고와 경제 강압에 대비한 시장 다변화 노력에 힘쓸 필요가 있음.

 

협력과 경쟁이 분야와 사안에 따라 공존하는 현재의 정세를 이해하고 유연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음.

 

현재의 강대국 간 전략경쟁과 냉전기 미·소 대립의 차이:

 

강대국 간 전략 경쟁 심화에 따라 첨단기술 산업 분야에서 생산·공급의 진영화가 진행되고 있으나, 세계화 이후 경제적 상호의존이 심화된 상황에서 지정학적 갈등구조에 따라 경제적 이해 관계가 전면적으로 재편성되기는 어려움.

호주산 주요 수출품에 대해 중국의 무역 제한 조치가 이행된 후에도 중국은 계속 해서 호주의 최대 수출 시장이었으며, 양국 간 교역액은 2020년~2023년에도 계속 해서 증가한 바,20) 이는 전략적 이해관계 상충과 갈등을 겪는 와중에도 경제적 필요에 따른 교류를 계속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줌.

 

      20) Department of foreign Affairs and Trade, “AUSTRALIA'S TRADE IN GOODS AND SERVICES 2023 (a)(b) BY TOP 15 PARTNERS (A$ million),” https://www.dfat.gov.au/sites/default/files/australiasgoods-and-services-by-top-15-partners-2023.pdf (검색일: 2024.8.19.)

 

호주는 시장 다변화를 통해 일정 부분 손실을 방어할 수 있었으나, 완전한 대체시장 확보는 불가능했고, 중국 역시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완전한 대체공급원을 찾기 어려워 거래를 계속함.

호주뿐만 아니라, 첨예한 대립상황에서도 미국·EU·일본 역시 중국과의 교역액이 계속해서 증가해 왔음.

따라서, 갈등적 상호작용 가운데서도 가능한 산업 영역에서의 경제적 교류를 지속해야 함.

 

다. 외교 정책 안정성과 연속성 제고

 

호주의 외교정책은 집권당에 관계없이 전략적 연속성을 유지함으로써 상대국들 시각에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우방국에 대해서는 신뢰성 제고를 바탕으로 장기적 파트너십 강화를, 경쟁·대립 관계에 있는 국가에 대해서는 레버리지 강화를 가져온 것 으로 평가할 수 있음.

오커스 안보협력은 2050년까지 향후 30년 동안 상당 규모 재원을 투자하는 장기 프로젝트임에도, 호주 외교 전략의 전통적 연속성과 양대 정당의 초당적 협력에 대한 신뢰성을 바탕으로 추진이 가능해짐.

정권 교체에 성공한 노동당이 전임 정부의 주요 정책 유산을 계승하고, 주요 정당 들과 국민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임으로써, 중국의 경제 강압과 내분 조장 시도를 방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음.21)

 

      21) Alan Beattie, “The Political Lessons from Australia‘s Defiance of China,” Financial Times (2024.4.4.)

 

장기적 관점에서 외교 원칙과 전략, 주요국 관련 외교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함 으로써 외교 역량과 레버리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

이를 위해서는 외교영역에서 정치 엘리트 간 초당적 협력, 세계정세와 한국의 외교 전략에 대한 대중·전문가·정치 엘리트 간 소통 증대가 필요함. 

 

주요국제문제분석 2024-24(정상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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