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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그리피스 존(Griffith John)의 상뎨진리1)(上帝眞理, The True Doctrine of God)󰡕에 나타난 신론 연구/서상진.대구 미래로교회

 

 

1) 『상뎨진리』는 그리피스 존이 중국인에게 하나님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록된 소책자이다. 그리피스 존은 『상뎨진리』의 내용을 편집하여, 『덕혜입문(德慧入門, The Gate of Virtue and Wisdom)』을 출간했다. 『덕혜입문』의 제6장 「상제유일(上帝唯一)」은 『상뎨진리』의 내용이 다수 포 함되어 있다. 『덕혜입문』은 1879년 상해미화서관(上海美華書館)에서 출간되었으나 현재 남아 있 지 않다. 한글 번역 초판은 1915년 언더우드가 한글 개정판은 1927년 게일(James S. Gale, 1863- 1937) 선교사의 번역으로 출판하였다. 연구자는 1897년 상해미화서관에서 출간한 한문판 『덕혜입 문』 원본을 소장하고 있다. 본 연구는 논자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논구한 신론과 관련된 일부를 확장 하여 본 논문에서 논구하였음을 밝힌다. 서상진, “덕혜입문의 신학 사상: 신론을 중심으로” (신학박 사학위논문, 계명대학교, 2024).

 

Ⅰ. 들어가는 말

 

본 연구는 영국 웨일즈(Wales) 출신 선교사로 1861년 중국 화중(華中) 지방에 파송되어, 우한(武漢) 지역에서 50여 년 동안 선교에 헌신한 그 리피스 존(Griffith John, 1831-1912)이 저술한 󰡔샹뎨진리(上帝眞理, The True Doctrine of God)󰡕 2)에 나타난 신관을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고찰하 는 데 있다.

 

    2) 1891년 번역된 『샹뎨진리』의 서지적 정보는 다음과 같다. 계선이 있고(有界), 9행(行)이며 각 행마 다 16자(字), 주는 쌍행(雙行)이며, 어미는 상하향흑어미(上下向黑魚尾)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지 를 포함하여 총 11장이며, 선장(線裝)으로 되어 있다. 순한글 내려쓰기로 번역되어 있고 표지 중간 에 『샹뎨진리』라는 제목이 내려쓰기로 되어 있다. 왼편에 세로쓰기로 “구셰쥬강ᄉᆡᆼ일쳔팔ᄇᆡᆨ구십일 년”이라고 적혀 있고, 오른쪽 상단에 “죠션ᄀᆡ국오ᄇᆡᆨ년신묘”가 하단에 “그리스도셩셔”가 적혀 있다. 서지적 사항은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74541 (2024.9.14. 접속)에서 인용하였 다. 『샹뎨진리』는 연세대학교 도서관 컬렉션(Collections) 기독교 고문헌 자료집에서 열람할 수 있 다. 그러나 열람만 가능하고 다운로드를 할 수 없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이 문헌은 미국 남장로교회 선교사인 언더우드(Horace H. Underwood, 1859-1916)가 그리스도셩셔 출판사를 통해 1891년에 한국 어로 번역하여 발행하였다.

19세기 세계 선교를 주도한 국가는 영국과 미국 교회였다. 대항해시대 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5세기에서 17세기 이후 동아시아의 항해 길이 개 척되면서, 영국 교회는 1830년대까지 세계 선교를 주도했다.

특히 영국 침례교회 소속 윌리엄 케리(William Carey, 1761-1834)의 인도 파송을 계 기로, 초교파적 선교단체가 설립되어 세계 선교 운동에 출발을 알리게 되 었다. 특히 18-19세기 영미권에서 시작된 복음주의 운동은 18세기 영국의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조지 휘필드 (George Whitefield, 1714-1770)와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18-19세기를 거치면서 일어난 부흥 운동의 결과는 교회가 선교적 사 명을 인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1792년 영국에서 침례회선교회 (Baptist Missionary Society)를 시발점으로 1795년에 런던선교회(London Missionary Society), 1799년 영국교회선교회(Church Missionary Society) 가 설립되었다.

또한 1865년 중국내지선교회(China Inland Mission)가 창 립되어 중국 선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런던선교회 파송으로 중국 상하이(上海)에 도착한3) 그리피스 존은 중국에서 다양한 책자를 저술하였고, 그의 서적은 초기 내 한 선교사에 의해 번역되어 한국에서 복음이 전해지는 데 큰 역할을 감당 하였다.

번역된 한역서는 당시 조선인들에게 생소한 기독교 용어와 성경 의 내용을 대신하여 기독교의 교리를 쉽고,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중국에 파송된 선교사들이 저술한 책자들이 한글로 번역되어 보급 됨을 통해 한자 중심의 유교적 사회에서 언문(諺文)으로 소외되었던 한글 문화가 보편화되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다.4)

언더우드는 그리피스 존이 저술한 서적을 국문으로 번역하여, 한국교 회에 교육과 복음 전도에 많은 공헌을 했다.5)

특히 언더우드는 문서 선교 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1890년 아펜젤러(Henry G. Appenzeller, 1858- 1902), 올링거(Frankln Ohlinger, 1845-1919), 게일(James S. Gale, 1863- 1937), 레이놀즈(William D. Reynolds, 1867-1951) 등과 죠션예수교셔회 (Korea Religious Tract Society, 현: 대한기독교서회) 설립에 주도적 역할 을 했다.6)

 

       3) LMS 파송으로 그리피스 존은 아내와 함께 1885년 9월 24일 상하이(上海)에 도착한 뒤, 상해를 중심 으로 5년 동안 사역했다. 그 후 1860년 화중(華中)의 한코우(漢口)에서 50년을 사역한 뒤 1911년 신 해혁명(辛亥革命)이 일어난 이후 중국에서의 사역을 마무리했다.

      4) 한국기독교역사학회 편, 『한국 기독교의 역사Ⅰ』 (서울: 기독교문사, 2012), 157.

      5) 옥성득, 『한국 기독교 형성사: 한국 종교와 개신교의 만남, 1876-1910)』 (서울: 새물결플러스, 2020), 564-65, 그리피스 존이 저술하고 언더우드가 번역하여 한국교회에 소개된 책자는 다음과 같 다. 1889년 『제셰론(濟世論)』; 『속죄지도(贖罪之道)』; 1890년 『셩교촬리(聖敎察理)』; 1891년 『권 즁회 (勸衆悔改)』; 『샹뎨진리(上帝眞理)』; 1893년 『덕혜입문(德慧入門)』; 『즁ᄉᆡᆼ지도(重生之道)』; 『신자소득지진복(信者所得之眞福)』; 『인가귀도(引家歸道)』; 『복음대지(福音大指)』; 『대주지명(大 主之命)』; 『구셰진쥬(救世眞主)』 등 총12권이다.

       6) 김성연, “식민지 시기 기독교 출판과 책의 유통: 조선예수교서회를 중심으로”, 「사이(SAI)」 18 (2015): 10-11. 

 

죠션예수교셔회가 설립된 후, 가장 먼저 출간한 책자가 그리피 스 존이 저술하고 언더우드가 1890년에 번역한 󰡔셩교촬리(聖敎察理)󰡕이다.7)

󰡔셩교촬리󰡕는 오늘날 조직신학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주제를 상 세하게 다루었다고 한다면, 다음 해인 1891년에 그리스도셩서 출판사에 서 저술한 󰡔샹뎨진리󰡕는 신론을 집중적으로 변증하였다.8)

재중 선교사들에 의해 저술된 문헌들은 초기 한국교회의 신학적 기초 를 놓는 데, 큰 역할을 감당했다.9)

그럼에도 재중 선교사들에 의해 저술되 고, 초기 내한 선교사들이 번역한 초기 문헌들의 연구는 매우 미진하다.

주로 연구된 초기 문헌들은 국어국문학과 중어중문학에서 한글에 끼친 영향과 관련하여 연구가 진행될 뿐, 초기 문헌들의 신학적인 내용과 교리 사와 관련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 다.10)

그러던 중 재중 선교사들의 초기 문헌에 관한 연구가 옥성득에 의해 서 시작되어 한국에 소개된 한문 소책자의 연구가 신학적인 관심을 가지 게 되었다. 특히 한국 복음주의 조직신학회가 발행하는 󰡔조직신학연구󰡕 에서 발표한 논문에서도 초기 문헌과 관련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이상웅이 초기 중국 선교사 가옥명(Chia Yu Ming, 賈玉銘, 1879-1964)의 종말론과 평양신학교와 관련된 연구 논문 외에는 발표된 적은 없다.11)

논 자가 조사한 결과 󰡔상뎨진리󰡕와 관련된 논문은 2020년에 안수강이 발표한 논문이 유일하다.12)

 

     7) 홍승표, “일제하 한국 기독교 출판 동향 연구: 조선예수교서회를 중심으로” (신학박사학위논문, 연 세대학교, 2015), 21. 1890년에는 아펜젤러가 번역한 『미이미교회강례(美以美敎會綱例)』도 출판했 다. 이에 대해서는 253을 참고하라.

    8) 죠션예수교셔회에서는 그리스도셩서에서 출판한 시기보다 2년이 늦은 1893년에 『상뎨진리』를 출 판했다. 이에 대해서는 홍승표, “일제하 한국 기독교 출판 동향 연구: 조선예수교서회를 중심으로”, 25, 253을 참고하라.

   9) 박창식, “초기 ‘한글 번역 전도 문서’인 『덕혜입문(德慧入門)』 연구”, 「대구교회사학」 7 (2014): 85. 대한기독교서회가 설립된 1890년부터 1940년까지 간행물은 약 700종이었는데, 1890년 초창기의 간행물 중 대부분은 중국에서 출판된 번역본이 대다수였음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소개 된 것이 그리피스 존의 저작물이다.

   10) 재중 선교사들의 초기 문헌들에 관한 한국교회의 선행연구와 관련해서 서상진, “덕혜입문의 신학 사상: 신론을 중심으로”, 14-22를 참고하라.

    11) 이상웅, “해방 이전 한국 장로교 목사들의 종말론”, 「조직신학연구」 37 (2021): 94-122; 이상웅, “한국 장로교회의 신학적 전통에 대한 죽산 박형룡의 이해”, 「조직신학연구」 38 (2021): 28-64; 이상웅, “중국인 신학자 가옥명(Jia Yuming, 1880-1964)의 종말론 고찰”, 「조직신학연구」 45 (2023): 78-117. 위의 논문도 연관성이 있는 논문이지 엄밀한 의미에서 재중 선교사들이 저술하고 번역한 주제와 일치한다고 할 수 없다. 

     12) 안수강, “그리피스 존(Griffith John)의 『샹뎨진리(上帝眞理)』에 나타난 신관 및 개혁주의 생명 신 학 관점에서의 함의”, 「생명과 말씀」 27 (2020): 51-56 참고. 안수강의 논문은 들어가는 말에서 밝 힌 바와 같이 언더우드가 번역하여 발행한 의의를 논구했다면, 본 논문에서는 그리피스 존이 『상뎨 진리』의 저술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변증한 신론에 대해 논구할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초창기 재중 선교사인 그리피스 존에 의해 중문 으로 저술되었고, 언더우드에 의해 한글로 번역된 󰡔상뎨진리󰡕의 신론에 관한 연구를 통해 『상뎨진리󰡕가 어떤 배경과 방법으로 신론을 중국인에 게 소개되어 발전했는지 논구해 보고자 한다.

 

    

Ⅱ. 본론

 

1. 󰡔샹뎨진리(上帝眞理)󰡕의 저술 목적

 

그리피스 존의 󰡔샹뎨진리󰡕에 나타난 신론을 논구하기 전에 󰡔샹뎨진리󰡕 를 저술할 당시의 배경과 저술 목적을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피스 존 은 런던선교회 파송 선교사로 1885년 중국 상하이에 도착했다.

그리피스 가 사역한 기간은 중국 근대사의 격동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의 중국 은 1840년과 1856년에 아편전쟁과 태평천국운동(1850-1864)이 발생하였 고, 1842년 영국과 중국 사이에 협약된 난징조약(南京條約)을 통해 그동 안 닫혔던 중국 선교의 문이 열리게 되었다.

특히 영국의 승리로 마무리 된 1858년 제2차 아편전쟁 이후 청나라와 맺은 톈진조약(天津條約)은 외 국인에게 중국의 본토 여행에 관한 자유와 통상, 그리고 선교의 자유를 보 장하는 것이 핵심적 사항이었다.13)

 

     13) 박형신, “청말 기독교 선교사들의 초약법에 대한 인식: 티모티 리차드, 존 로스, D. Z. 셰필드를 중 심으로”, 「인문과학논집」 23 (2012): 242. 

 

이런 배경 속에서 그리피스 존은 한코 우(漢口)를 중심으로 중국 전역에 복음을 전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리피스 존이 중국 선교에 매진하려고 하는 당시 쉽지 않은 난관이 있었다.

  첫째, 중국 내의 자문화 우월주의(ethnocentrism) 때문이 다.

중국인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기초로 한 배타주의를 극복 하는 것이 쉽지 않은 문제였다.

  둘째, 로마 가톨릭의 기득권이었다.

로마 가톨릭은 1294년 프란치스코회 주교인 존 몬테코르비노(John de Monte Corvino, 1247-1328)가 최초로 중국에 입국하여 북경의 대주교로 활동 했다.

또한 예수회 선교사인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1552-1610)는 1583년 중국 광둥 중부 자오칭(肇慶)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반 해 개신교의 중국 선교는 18세기 영국의 대부흥운동을 시발점으로 중국 에 진출했다.

런던선교회 소속으로 중국에 최초로 파송된 로버트 모리슨 (Robert Morrison, 1782-1834)은 중국 정부가 입국을 불허해 마카오로 피 신해야 한다면, 마카오에 주둔한 로마 가톨릭 신부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정도로 로마 가톨릭의 기득권은 중국 내에서 강력했다.14)

 

       14) 김대진, “그리피스 존(Griffith John)의 중국 선교: 진리편독자삼자경(眞理便讀三字經)을 중심으 로” (신학박사학위논문, 계명대학교, 2022), 19. “사역자들이 충칭(中慶)에 체류하는 동안에 로마 가톨릭 신자들 때문에 가중된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들 가운데 두 명이 개신교 신자들을 방문했고, 선의의 논쟁을 하기도 했지만, 그 도시에 있는 대략 일만 명의 로마 가톨릭 신자들의 일반적인 태 도는 성경을 판매하는 데 격렬하게 반대하였다.” 

 

   셋째, 서양 선교사를 바라보는 중국인의 태도이다.

당시 서양 강국들의 틈새에서 중 국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중국 인은 서양인들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이런 시기에 그리피스 존은 서 구 열강들이 중국 침략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회복하고, 하나님의 존재 를 증명함을 통해 기독교가 서양에 국한된 종교가 아닌 모든 민족이 보편 적으로 받아들이고, 믿어야 하는 진리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시대적인 배경 속에서 그리피스 존은 󰡔샹뎨진리󰡕를 통해 중국인 들에게 다음 세 가지 목적을 가지고 저술하였다.

   첫째, 유일하신 하나님의 존재 증명이다.

당시 중국에는 유교와 불교, 또한 도교를 비롯한 전통적인 종교들이 존재했다.

중국의 전통적 종교의 특징은 다신론적인 신관을 가 지고 있었다.

그리피스 존은 이들을 신뢰하고, 숭배하는 것이 헛된 것임을 역설하고자 했다.

그리피스 존은 󰡔샹뎨진리󰡕를 시작하면서 “샹뎨-이 듀글 (상제, 논자 주) 웃샹 님금 뎨니 쥬쟝 시 이 더 놉흔 이 업단 말이 니 이 여호와-라” 15)고 상제에 대해 언급하며, 세상의 상제이신 하나님을 모르는 자가 많은데, 이는 매우 어리석은 일임을 강조했다.16)

    둘째, 하나님만 가지고 있는 유일한 속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리 피스 존은 다신(多神) 국가인 중국인들에게 유일하신 하나님을 소개할 때, 하나님만 가지고 있는 고유한 속성을 강조한다.

 

샹뎨 텬디 인물을 처음 신 큰 쥬 여호와이라 아지 못 바 업시며 능 치 못 바 업시며 계시지 아닌 곳이 업시며 시죵이 업시며 변역이 업 신 신 이시니 여호와 희가 업시나 만물의 희가 되시며 근본이 업시나 만물의 근본이 되시며 근원이 업시나 만물의 근원이 되시니라 (중략) 만물의 희와 근본과 근원이 되시니 반 시 힘닙을 바 업시 스 로 계시 니17)

 

      15) Griffith John, The True Doctrine of God, 언더우드 역, 『샹뎨진리』 (京城: 그리스도셩셔, 1891), 1a. 『샹뎨진리』 번역본에는 한 장을 한 면으로 쪽수를 표기한 점을 고려해서 장의 앞면을 아라비아 숫자 다음에 ‘a’, 장의 뒷면을 아라비아 숫자 다음에 ‘b’로 구분하여 표기한다. 예를 들면 ‘1a, 1b’ 의 방식이다. 역본에는 한글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지만,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논자의 해석으로 띄어쓰기를 사용한다. 언문을 오늘날 사용하는 한글로 표기하면, “상제, 이 두 글자는 높은 임금 제 이다. 주장하시는 이보다 더 높은 이가 없다는 말이니 이는 여호와라”이다. 본 논문에서 표기되는 언문을 한글로 표기할 때, 연구자의 해석으로 표기함을 알려둔다.

     16) Griffith John, 『샹뎨진리』, 1a.

     17) Griffith John, 『샹뎨진리』, 1a-3a. “상제는 천지 만물을 처음 만드신 큰 주 여호와시라, 알지 못하 는 바가 없으시며, 능하지 못하심이 없으시며, 계시지 아니하신 곳이 없으시며, 처음과 끝이 없으 시며, 변함이 없으신 신이니 여호와는 뿌리가 없으시나 만물의 뿌리가 되시며 근본이 없으시나 만 물의 근본이 되시며, 만물의 근원이 되시느니라(중략) 만물의 뿌리와 근본과 근원이 되시니 반드시 힘입은 바 없이 스스로 계시나니.”

 

하나님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속성인 전지성, 전능하심, 무소부재하 심, 불변하심의 비 공유적 속성을 강조함을 통해서 중국인들이 전통적으 로 믿음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우상보다 더 높은 존재이며 인간이 만든 우상은 참된 하나님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하고자 했다.

   셋째, 여호와 하나 님을 믿고 따르는 것이 피조물 된 인간의 본분임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그리피스 존은 󰡔샹뎨진리󰡕를 마무리하면서, 여호와 하나님 한 분만 섬기고 공경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본질적인 가치임을 언급 하였다.18)

 

       18) Griffith John, 『샹뎨진리』, 11a. “ 샹 신 여호와 나 만 공경 거시니라.” “항상 참신 여호와 한 분만 공경할 것이니라.”   

 

2. 상제 채택 그리고 속성과 증명

 

1) 그리피스 존의 상제 채택

 

중국에서 하나님을 상제(上帝: the Sovereign on High)로 처음 언급한 것은 이탈리아 예수회 소속 선교사인 마테오 리치이다.

마테오 리치는 중 국 문화의 전통을 인정하는 보유론(補儒論)의 관점에서19) 당시 상류층 유 학자를 대상으로 전도 문서를 저술했다.20)

마테오 리치는 󰡔천주실의(天主 實義: The True Meaning of the Lord of Heaven)󰡕를 통해 하나님의 이름 을 수용할 때, 상제(上帝)의 용어를 채택하여 사용했다. 마테오 리치는 천 주교의 하나님(天主)과 유교의 상제(上帝)는 호칭만 다를 뿐 의미와 존재 론적 입장에서 같은 뜻이라고 주장했다.21)

 

      19) 안수강, “개혁주의 신학 관점에서의 마테오 리치의 천주실의 분석”, 「역사신학논총」 39 (2021): 99. 마테오 리치의 보유론적인 태도는 유교의 신관과 도덕론에서 잘 드러난다. 즉 마태오 리치에게 있어서 하나님이 가지고 있는 속성은 상제의 도덕적 속성과 동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 다. 이러한 마테오 리치의 신관에 대한 태도는 불교와 도교를 배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 전택부, 『한국교회 발전사』 (서울: 홍성사, 2018), 33. 마테오 리치는 유교의 경전인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에 있는 천제(天帝)와 천(天)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주(Deus)와 동질의 개념이라는 사 실을 인식한 후, 기독교와 유교는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가르침 으로 받아들였다.

     21) Matteo Ricci, 天主實義, 송영배 외 5명 공역, 『천주실의』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2), 103. “歷觀古書, 而知上帝與天主, 待異以名(옛 경서를 살펴보면 상제와 천주는 단지 이름만 다르 다는 것이다).” 

 

마테오 리치는 유교 고전에 기 록된 인간사와 우주를 감찰하시는 인격적인 신을 함축하는 상제를 수용 한 것이다.

그러나 마테오 리치가 상제를 사용할 때, 아무런 비판 없이 유교적 상제를 수용한 것이 아니라, 불교와 도교의 영향을 받은 주자학의 우 주론에서 드러난 무신론적 요소와 다신론적 요소는 철저히 배제했다.22)

마테오 리치의 주장은 보유론적 입장에서 주장한 신명으로 당시 유학자 들에게 상당한 지지를 받았을 뿐 아니라, 기독교를 유학자들에게 전하는 데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마테오 리치는 기독교의 섭리 개념과 유사한 초월적 하늘의 용어 인 천(天)의 개념도 수용했는데, 천은 16세기까지 도교와 불교의 영향 속 에 비인격적인 자연의 힘을 의미했다.

마테오 리치는 󰡔천주실의󰡕에서 상 제와 함께 천을 사용하되 하나님이 관련된 새로운 용어인 천주(天主)를 사용했다.23)

마테오 리치는 유교 고전의 상제를 기독교의 천주와 같은 의 미로 사용했지만, 유교에서 말하는 우주론적인 의미의 비인격적 신 개념 인 태극(太極)이나 리(理)는 세상의 근원이 될 수 없고, 불교의 공(空)이나 도교의 무(無)와는 관계가 없음을 강조했다.24)

 

    22) 옥성득, 『한국 기독교 형성사: 한국 종교와 개신교의 만남, 1876-1910)』, 93.

    23) 옥성득, 『한국 기독교 형성사: 한국 종교와 개신교의 만남, 1876-1910)』, 93.

    24) Matteo Ricci, China in the Sixteenth Century: The Journals of Matthew Ricci, 1583-1610. trans. Louis J. Gallagher (New York: Random House, 1953), 98-99, 106-07. 

 

이후 중국 내에서 하나님의 명칭을 어떤 것으로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 한 논쟁은 계속해서 일어났다.

영국 선교사들은 상제라는 용어를 사용하 였고, 미국 선교사들은 신(神)을 사용했으며, 제3의 진영에 있었던 영국 성공회는 천주를 지지했다.

그 후 개신교 상하이 선교사 대회에서도 신명 과 관련된 논쟁은 지속되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표-1> 각 역본의 판매 부수 및 통계에서 보는 바와 같이 1894년 이후 중국 내에서 상제, 신, 천주로 번역된 성경 역본의 판매량을 보면, 대다수 기독교인은 상제 역본을 보편적으로 수용하여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표-1> 각 역본의 판매 부수 및 통계25) (단위: 권) 

         연도                1894년                1908년                1913년

상제(上帝) 역본    38,500(11.6%)     299,000(78.9%)   1,708,000(99.7%)

신(神) 역본         229,500(68.9%)       80,000(21.1%)       5,000(0,3%)

천주(天主) 역본    65,000(19.5%)

 

이런 흐름 가운데 그리피스 존은 마테오 리치와 같이 보유론적 관점에 서 유교의 상제를 기독교의 유일하신 하나님과 동일하게 인식하며 하나 님을 상제로 채택했다.

그리피스 존은 󰡔샹뎨진리󰡕를 시작하면서 상제라 는 용어에 대해 “이 두 글 웃샹 님금 뎨니 주쟝 시 이 더 놉흔 이 업 단 말이니 이 여호와라” 26)라고, 설명하며 상제는 곧 여호와 하나님으로 규정한 것이다.

 

      25) 서상진, “덕혜입문의 신학 사상: 신론을 중심으로”, 72.

      26) Griffith John, 『샹뎨진리』, 1a. 각주 15 참고.

 

2) 상제가 가지고 있는 속성

 

그리피스 존은 중국인들에게 기독교라는 종교적 개념을 먼저 소개하 지 않았다.

그리피스 존은 기독교가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한 선행적 개념 으로서 기독교가 믿고 있는 믿음의 대상인 신의 존재에 대한 실존적 정의 를 우선하였다.

왜냐하면 중국에서는 다신론적인 이해가 많았기 때문에27)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의 존재가 중국인들이 이해하는 신과 같은 개념으 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 Griffith John, 『샹뎨진리』, 7a-7b. “즁국에 공경 샹뎨가 나히 아니니 옥황 협텬 원텬이라고 닐 일 흠이 만흐나 다 스로 잇고 기리 잇 쥬 아니니라.”, “중국에 공경하는 상제는 하나가 아 니니 옥황, 협천, 원천이라고 일컫는 이름이 많지만, 다 스스로 있고, 길이(영원히) 있는 주는 아니 니라.” 

 

그래서 그리피스 존은 기독교의 정체성을 밝 히기 위한 선행적 과제로서 참된 신의 실존적 의미를 먼저 언급한 것이다.

그 실존적 의미의 상제는 곧 창조주 하나님이다.

유일하신 실존적 참신의 존재를 위해 그리피스 존은

“ 셩이 님금을   모 고 아 이 아비 모 면 더욱 셕 도다 샹뎨 리치 의론 니 샹 뎨 텬디 인물을 신 큰 쥬 여호와이라” 28)

고 천지를 만드신 창조주 여 호와를 설명하면서, 여호와와 인간과의 관계를 비유적으로 군신(君臣)과 부자(父子) 관계로 언급한다. 참된 신의 존재와 인간은 관계적인 요소가 있다.

그러나 그 관계는 인간이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을 알지 못했기 때문 에 파괴되었고, 백성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것은 곧 역적과 불효를 범한 것으로 정의한다.

 

만일 신션도 사 을 샹뎨로 알고 만녕되이 화샹 야 밧들면 엇지 길가 사 을 쳐 님금이라 아비라 것과 다 리오 만일 길가 사 을 님금 이라 아비라 즉 역적과 불효애 범 지라 죄 가히 도망치 못 리니 물며 망녕되이 사 을 샹뎨로 알겟 냐.29)

 

인간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칼뱅은 󰡔기독교강요󰡕에서 하 나님을 아는 지식과 우리 자신에 대한 지식을 언급한다.

인간에 대한 지식 은 본질적으로 비참한 세계 가운데 있기에, 하나님을 향한 지식에 이르지 않고는 나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볼 수 없다고 했다.

우리가 불의하고 거짓 되며 어리석고 불결한 것이 판명되지 않는 한 우리는 언제나 자기 자신을 의롭다고 여기며, 자기중심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고 했다.30)

 

       28) Griffith John, 『샹뎨진리』, 1a. “백성이 임금을 모르고 아들이 아비를 모르면 더욱 애석하도다. 상 제의 이치를 의논하나니 상제는 천지 만물을 만드신 큰 주 여호와시라.”

      29) Griffith John, 『샹뎨진리』, 7a. “만일 신성도라는 사람을 상제로 알고 망령되게 화상하여 받들면 어찌 길가는 사람을 가르쳐 임금이라 아비라 하는 것과 다르리오. 만일 길가는 사람을 임금이라 아 비라고 하면 역적과 불효를 범하는 것이라. 죄를 가히 도망치 못하리니 하물며 망령되게 사람을 상 제로 알겠느냐.”

      30) John Calvin,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 박건택 역, 『기독교강요: 2판 프랑스어 초판』 (서울: 부흥과개혁사, 2018), 60-61.

 

그리피스 존은 하나님의 존재를 중국에서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음을 애석하게 여기면서 상제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속성을 언급한다.

그리피스 존이 언급한 상제의 속성은 전지성, 불변성, 자존성, 초월성이며, 이 런 속성을 가지신 분이 믿음의 대상이신 여호와라는 사실을 선언한다.

 

아지 못 바 업시며 능치 못 바 업시며 계시지 아닌 곳이 업시며 시죵이 업시며 변역이 업 신 신이시니 여호와 희가 업시나 만물의 희가 되시며 근본이 업시나 만물의 근본이 되시며 근원이 업시나 만물의 근원이 되시니 라31)

 

그리피스 존이 언급한 전지성, 불변성, 자존성, 초월성은 복음주의 신 학에서 말하고 있는 하나님의 비공유적 속성과 그 맥을 같이 한다.32)

성경 의 시작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하는 창조의 선언으로 시작한 다.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하나님을 바로 알고 하나님의 존재를 바르게 이 해하지 않는다면, 만물의 근원을 설명할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피 스 존은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를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다.

창조주이신 여 호와는 무소부재(無所不在) 하실 뿐 아니라, 만물의 뿌리가 되시며, 모든 만물은 여호와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생성되었기에, 스스로 계신 자라는 것을 분명하게 언급하며 스스로 계신 분이 아니라면 상제가 아니라는 사 실을 강조한 것이다.33)

 

      31) Griffith John, 『샹뎨진리』, 1a-1b. 각주 17 참고.

      32) Louis Berkhof, Systematic Theology, 권수경, 이상원 공역, 『벌코프 조직신학 상』 (서울: 크리 스챤다이제스트, 1994), 250-57.

       33) Griffith John, 『샹뎨진리』, 1b-2a.

      34) Griffith John, 『샹뎨진리』, 2a. “어떻게 상제가 계심을 알 수 있는가?”

 

3) 상제의 존재 증명

 

그리피스 존은 상제의 존재를 증명할 때, 󰡔샹뎨진리󰡕를 읽는 독자를 향해

“엇지써 샹뎨가 계심을 아 가?” 34)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대 한 대답으로

   첫째, 그리피스 존은 상제를 증명할 때, 일반계시를 통해 증명한다.

일반계시란 언어로 나타낸 것이 아니라, 사물로 우리에게 하나님 의 존재를 나타낸 것이다.

하나님은 자신이 피조 세계에 자신을 알 수 있 는 다양한 지식을 창조해 놓았다.

인간 마음의 구성과 자연의 전체 구조, 하나님의 섭리적인 다스리심의 과정으로 인간에게 오는 인간의 지각과 의식을 향한 하나님이 적극적으로 나타나심이 일반계시이다.35)

칼뱅은 일 반계시에 대해 󰡔기독교강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님은 자신의 존엄에 대한 어떤 지식을 모든 사람에게 불어넣어 주셨는데, 이는 그들은 그분이 한 분 하나님이요 자신들의 창조주이심을 깨달은 후 그 분을 영예롭게 하지 못할 것과 자신들의 삶을 그분의 뜻을 행하는 데 바치지 못할 것에 대해, 적합한 증거로 정죄 받게 하기 위함이다.36)

 

일반계시가 사물을 통해 우리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계시한 것으로 정 의한다면,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면서, 피조 세계를 통해 인간은 피조 물이며, 세계를 만드신 창조주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둘째, 목적론적 신 존재 증명이다.

모든 사물에는 존재하는 원인과 목 적, 결과가 있고, 이것은 사물을 존재하게 하는 절대자의 설계에 의한 증 명이다.

우연히 사물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리피스 존은

“집을 보매 목슈가 지 을 알거시며 시계 명죵을 보매 조 잇 쟝인이 지음을 알거시니”

라고 했다.37)

 

     35) Louis Berkhof, 『벌코프 조직신학 상』, 139.

     36) John Calvin, 『기독교강요: 2판 프랑스어 초판』, 62.

     37) Griffith John, 『샹뎨진리』, 2a. “집을 보면 목수가 지었음을 알 것이며 시계 자명종을 보면 재주 있 는 장인이 지음을 알 것이니.” 

 

사물과 사물을 만든 장인(匠人)의 비유를 통해서 그리피스 존은 영국 성공회 사제이며, 자연철학자인 윌리엄 페일 리(William Paley, 1743-1805)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윌리엄 페일리는 1802년 󰡔자연신학(Natural Theology)󰡕에 수록된 시계 논증 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다음과 같이 증명했다.

 

시계는 반드시 제작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밖에 없다. 어느 시간과 장소에서든, 그것을 제작한 장인이나 장인들이 존재했으며, 그들은 우리가 실제로 발견하는 목적을 위해 시계를 만들었고, 그 구조를 이해했으며, 그 사용을 설계했을 것이다.38)

 

또한 윌리엄 페일리는 일반계시를 통해 알 수 있는 피조 세계의 예를 설명하는데, 동물의 신체와 인간의 신체를 통해 알게 되는 생체학적 예를 들면서, 피조 세계 가운데 발견되는 자연의 독창적인 동식물은 창조주의 독창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39)

그리피스 존은 󰡔샹뎨진리󰡕에서 집을 만든 목수, 시계를 만든 장인의 예를 들어 설명하면서, 목수와 시계 장인은 목적에 따라 집과 시계를 만들 었음을 설명했다. 이와 같이 세상에도 모든 것을 알고, 능하며, 어질고 착 한 대(大) 주재가 있어 그를 통해 세상은 경영되고, 창건하게 된다는 사실 을 통해 상제의 존재를 증명한다.40)

 

      38) William Paley, Natural Theology: or Evidences of the Existence and Attributes of the Deity (London: New Bond-Street, 1803), 2. “The inference, we think, is inevitable; that the watch must have had a maker ; that there must have existed, at some time and at some place or other, an artificer or artificers, who formed it for the purpose which we find it actually to answer; who comprehended its construction, and designed its use.”

       39) 신재식, “윌리엄 페일리의 자연신학에 나타난 설계 논증 연구”, 「신학이해」 23 (2002): 123-24.

       40) Griffith John, 『샹뎨진리』, 3a. “반 시 젼혀 알고 젼혀 능 고 젼혀 어질고 젼혀 착 대쥬 가 잇서 경영 고 창건 야 구별 시도다.” 

 

이처럼 그리피스 존이 목적론적 신 존 재 증명을 사용한 것은 계몽주의와 자연주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일월셩신이 하 에 걸닌 것 보매 잇 례가 합당 며 니 시각이 어긋 나지 아니 고 산쳔초목이 희 버러잇 거 보매 잇 곳이 밧고이지 아니 며 퓌고 러지 쳘후가 어귀여지지 아니 며 약과 나물과 곡식과 실과가 먹어도 유여 며 새와 즘 과 버러지와 션이 써도 다 지 아니 며 이 밧 귀 사 이 잇셔 사 의 몸에 와 살이 다 초아 각각 그 공교 을 극진이 며 각각 그 씀에 마즈며 령 혼이 잇서 일신의 쥬쟝이 되야 모든 리치 초고 일만일을 응 니 이 흔 텬디 인물이 잇 이 엇지 우연 리오41)

 

그리피스 존은 하늘과 땅, 계절과 자연의 변화, 세상의 어느 것보다 정 교한 사람의 몸을 보면, 창조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자연 세계에 나타난 결과론적인 인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리피스 존 의 논증은 지적설계론(Intelligent Design Theory)의 논리라고 할 수 있 다.42)

지적설계론은 성경에서 증거하고 있는 창조에 대한 기록을 기반으 로 철저한 믿음을 요구한다.43)

 

    41) Griffith John, 『샹뎨진리』, 2a-3a. “일월성신이 하늘에 걸린 것을 보니 있는 차례가 합당하며 들 으니 시각이 어긋나지 아니하고 산천초목이 땅에 버려 있는 것을 보니 있는 곳이 바뀌지 아니하며, 피고 떨어지는 절후를 어기지 아니하며 약과 나물과 곡식과 실과가 먹어도 남으며 새와 짐승과 벌 레와 생선이 썩지 아니하며, 이 밖에 사람이 있어 한 사람의 몸에 뼈와 살이 다 갖추어 각각 그 공교 함을 극진히 하며 각각 그 쓰임에 맞으며, 또 영혼이 있어 일신의 주장이 되어 모든 이치를 갖추고 일만 일을 응하니 이같은 천지 인물이 있음이 어찌 우연이라 하리오.”

    42) 서상진, “덕혜입문의 신학 사상: 신론을 중심으로”, 138.

    43) Louis Berkhof, 『벌코프 조직신학 상』, 150-52. 44) Griffith John, 『샹뎨진리』, 7a. 각주 29 참고.

 

지적설계론은 자연적 영역에서 출발하여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나님에 의해 설계되었다고 하는 결론에 이 르게 되고, 이러한 결론은 목적론적 신 존재 증명의 중요한 근거가 된 것 이다.

 

3. 중국 전통 종교의 비판을 통한 상제 증명

 

그리피스 존은 󰡔샹뎨진리󰡕를 통해서 인간은 철저하게 상제이신 하나 님 앞에 종속된 존재임을 강조했다.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를 군신과의 관계, 부자와의 관계로 묘사하면서 이러한 관계가 깨어진 것을 역적과 불 효라고 규정했음을 밝혔다.44)

그런데 중국 내에서는 오랜 역사적 전통 속 에 다신론적 종교가 많이 존재했다.

특히 유교, 불교, 도교로 대표되는 중 국의 종교는 대다수 인간을 신격화하여, 인간을 믿음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피스 존은 인간을 믿음의 대상으로 삼은 불교와 도교에서 나타난 인 간 숭배를 비판한다.

그리피스 존은 󰡔상뎨진리󰡕를 통해 중국의 전통 종교인 불교와 도교를 비판한다.

불교와 도교에서 믿음의 대상으로 여기는 부처와 보살(菩薩),45) 옥황(玉皇)46)과 협천(協天)47), 원천(元天)48), 충신(忠臣)과 효자(孝子), 열 사(烈士) 등을 비판했다.49)

이런 존재는 사람이 지은 이름이라고 하면서

 

“쟝의 옥뎨라 닐 고 쟝 을 류진무라 닐 고 문태 뢰조라 닐 고, 황 비호 동악대뎨라 닐 고 관공을 협텬대뎨라 닐 니 이런 일이 죵죵 잇 어 만일 법샹치 아닌 사 이 잇 면 여러히이 치 닐너 다 놉이고”

라고 했 다.50)

그리피스 존은 󰡔상뎨진리󰡕를 비롯해서 자신의 저술을 편집해서 출 판한 󰡔덕혜입문(德慧入門, The Gate of Virtue and Wisdom)󰡕을 통해 동 양의 여러 종교 중에서 신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와 똑같이 뼈와 살이 있 고, 태어남과 죽음이 있는 인간에 불과한데, 인간을 숭배하여 하늘의 주재 로 믿는 것은 잘못되었음을 강조한다.51)

 

    45) 불교와 도교에서 신선, 부처, 보살이라고 하는 것은 좋은 스승, 어진 무리의 의미이다.

   46) 옥황은 도교에 있는 신들 가운데 최고의 신을 의미한다.

   47) 『삼국지(三國志)』로 잘 알려진 관우(關羽)를 명나라 때에 협천호국충의제(協天護國忠義帝) 혹은 줄여서 협천대제(協天大帝)로 표현하였다.

    48) 도교에서 섬기는 신 가운데 하나로 정낙국 태자였던 진무가 죽자, 그를 도교의 신이 되었다고 하여 여러 왕조에서 여러 이름으로 그를 신으로 봉했고, 결국 원나라 성종 때 그를 원천상제(元天上帝) 로 봉하였다.

     49) Griffith John, 『샹뎨진리』, 7a-7b. “즁국에 공경 샹뎨가 나히 아니니 옥황, 협텬, 원텬이라고 일 일흠이 만흐나 다 스 로 잇고 기리 잇 쥬 아니니라.”, “중국에 공경하는 상제는 하나가 아 니니, 옥황, 협천, 원천이라고 일컷는 이름이 많으나 다 스스로 있고, 오래 있는 주는 아니니라.”

    50) Griffith John, 『샹뎨진리』, 7b. “장의를 옥제라 일컫고 장생을 류진무리 일컫고 문태사를 뢰조라 일컫고 황비호를 동악대제라 일컫고 광공을 협천대제라 일컫나니 이런 일이 종종 있어 만일 범상 치 않은 사람이 있으면 여러 명이 이같이 일러다 높이고.”         51) Griffith John, The Gate of Virtue and Wisdom, 언더우드 역, 『덕혜입문』 (京城: 죠선예수교셔회, 1915), 31. “그러나 더들이 다 사 이오 우리도 사 이라 골육이 몸으로 살다가 죽 거시어 필경 뎌들의게 절 야 님을 삼으니 이거시 허망 지 아니하리오.”, “그러나 저들이 다 사람이 며, 우리 또한 사람이라, 골육이 같은 몸으로 살다가 죽는 것이거늘 필경 저들에게 절하며 하나님 을 삼으니 이것이 허망하지 아니하리오.”

 

특히 중국 내에서 인도에서부터 불교가 전해지면서 중국에 많은 변화 를 안겨다 주었다.

실크로드가 개척되면서 중국에 불교가 위진남북조(魏 晉南北朝時代, 220-589) 시대에 전해지게 되었다.

한나라의 멸망으로 말 미암아 유교의 권위는 떨어지기 시작했고, 불교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 했다.

불교의 유입을 통해 중국 내에서 불교는 국가의 통치 이념으로 작용 하게 되었고,52) 불교에서 사용되는 보살, 불자, 부처라는 개념이 중국 내 에서 신격화되기 시작하였다.

그리피스 존은 불교를 비판하면서

“부쳐 샹뎨가 아니라 불경에 부쳐 말 거시 심히 만흐니 셕가모니와 아미타불과 미륵 연등 일 이 잇시되 텬츅국 쳑을 본즉 다만 셕가모니 잇 니 그후 이 쳔오 년에 그 부쳐가 다 일흠만 빌어잇고 그 사 은 업 니 부쳐가 샹뎨라 닐 것시도지 모 말이라”

고 하면서 부처라고 하는 글자는 상제의 칭호가 아니라 밝게 깨 닫는 자임을 말했다.53)

부처는 깨달은 사람이며, 깨닫지 못하면 부처가 아 니기 때문이다.54)

또한 석가모니는 집을 떠나 스승이 되어 세상을 구하고자 했지만, 그 가 말한 도가 거짓이기에 부처를 상제로 말하는 것은 그릇된 것이라고 했 다.55)

보살에 대해서 설명하기를

“보살은 인도국 말이니 불경에 닐 보살은 호 쟈의 통칭 말이라. 보살이 하 우희 권셰 잡은 신 이 아니니” 56)

 

    52) 심용환, 『중국사 단박에』 (서울: 북플랫, 2024), 230-31.

    53) Griffith John, 『샹뎨진리』, 4b-5a. “부처는 상제가 아니다. 불경에 말한 것이 매우 많으니 석가 모니와 아미타불과 미륵연 등 일함이 있으되 천축국 사척을 본즉 다만 석가모니가 있으니 그 후, 2,500년에 그 부처가 다 이름만 빌어있고, 사람은 없으니 부처가 상제라 일컫는 것은 모순된 말이라.”

   54) Griffith John, 『샹뎨진리』, 5a. “불경에 닐 부쳐라 말은 단 말이니 치면 부처요 치지 못 면 범인이라.”, “불경에 이르되 부쳐라는 말은 깨닫는다는 말이니 깨치면 부처이고, 깨치지 못하 면 범인이라.”

    55) Griffith John, 『샹뎨진리』, 5a-5b. “집에 나가 즁이 되어 셰샹 사 을 구 고져 이나 그 말 바 도 크게 그 엿시니 엇지 부쳐 샹뎨로 아 거시 맛당 리오.”, “집에 나가 중이 되어 세상 사람을 구하고자 함이니 그 말한 바 도는 크게 그릇 하였으니 어찌 부처를 상제로 아는 것이 마땅하리오.”

     56) Griffith John, 『샹뎨진리』, 5b. “보살은 또한 인도 말이니 불경에 이르되 보살은 배우는 자를 통칭 하는 말이라, 보살이 하늘 위의 권세를 잡은 신이 아니니.” 

 

라고 하면서 아무리 선업(先業)을 닦아, 높은 깨달음의 경지 에 이른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천상의 권세를 잡은 상제는 될 수 없고 사람 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스승이 된다고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한다는 부분에서 공자(孔子, BC 551-479)의 가르침과 그 맥락은 같지만, 도는 허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을 숭배하고, 예배하며, 경배하는 것이 잘못되었고, 사람 이 마땅히 섬기고, 예배하며, 경배해야 할 대상을 그리피스 존은 상제라고 했고, 상제는 지극히 높으신 분이며, 만물을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이라고 했다.57)

따라서 십계명의 둘째 계명인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그것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라는 계명을 기억하여 하나님 한 분만 공경해야 할 대상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그리피스 존은 전통 종교의 교리를 통해 인간을 신격화한 것을 비판하였다.

칼뱅은 󰡔기독교강요󰡕를 통해서 인간의 이성은 교만과 무모 함으로 자기중심적 생각으로 가득 차 있기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의 차이에 따라 하나님을 상상하며, 상상한 하나님을 외부로 실현하 기를 원한다고 했다.

또한 세상이 창조된 이후로부터 시대의 모든 사람은 이러한 욕망을 따라 스스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그 이미지를 눈에 보이 는 형상으로 만들어냄을 통해서 하나님이 가까이 존재한다고 확신한 것 이다.

이런 형상을 통해 하나님을 본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믿음의 대상으 로 숭배한 것이다.58)

그리피스 존은 중국인들이 숭배의 대상을 인간에게서 찾았다고 말한 다.

특히 송나라 휘종(宋 徽宗, 1082-1135) 때 신선의 술법을 닦는 자인 방 사(方士) 림령소(林靈素)가 하는 말을 믿고, 장성을 옥황상제(玉皇上帝) 로 삼은 사례를 말한다.59)

 

    57) Griffith John, 『샹뎨진리』, 8a. “샹뎨 지극히 놉흐샤 믈 맛흐신쟈라.”, “상제는 지극히 높으사 만물을 만드신 자라.”

    58) John Calvin, 『기독교강요: 2판 프랑스어 초판』, 187.

   59) Griffith John, 『샹뎨진리』, 6a-6b. “송 휘종 에 방 림령소의 말을 밋어 쟝셩을 봉 야 옥황샹뎨 

 

이러한 중국 초기 선교사들의 도교적 우상숭배 를 비판한 것에 영향을 받아, 한국 개신교 내에서도 최병헌(崔炳憲, 1858- 1927)은 󰡔성산명경(聖山明鏡)󰡕을 통해 도교를 우상숭배의 종교로 비판했 다.60)

그리피스 존은 중국 역사 속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을 상제로 칭한 것에 대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협텬(協川), 원텬(元天), 옥뎨(玉帝), 진무(眞武), 동악(東嶽), 뢰조(雷組)61)를 상제 혹은 대뎨(大帝)로 예배하여 믿음의 대상으로 섬기는 죄악들이 있었음을 비판한다.62)

 

즁국에 공경 샹뎨가 하 히 아니니 옥황, 협텬, 원텬이라고 닐 일흠 이 만흐나 다 스 로 잇고 기리 잇 쥬 아니니라 이에 사 의 봉 일흠 밧아 된 거시니 장의 옥뎨라 닐 고 쟝 을 류진뮈라 닐 고 문태 뢰죄라 닐 고 황비호 동악대뎨라 닐 고 관공을 협텬대뎨라 닐 니 이런 일이 죵 죵 잇서 만일 법샹치 아닌 사 이 이 면 여러히 이 치 닐너다 놉히고 공경 야 화타의 의원과 판공의 츙셩과 옥뎨의 지혜 다 즁히 넉여 신이라 고63)

 

      60) 최병헌의 철학적 도교 수용과 민간 도교의 비판과 관련해서는 옥성득, 『한국 기독교 형성사: 한국 종교와 개신교의 만남, 1876-1910)』, 620-21과 최병헌, 『성산명경(聖山明鏡)』 (경성: 동양서원, 1911), 21-22와 48을 참고하라.

     61) 뇌조는 뇌신(雷神), 뇌공(雷公)이라 하는데, 도교 및 중국 민간 신앙에서 번개를 주관하는 신으로 알려 있으며 주로 기우제를 행할 때, 뇌조의 신에게 빌었다.

      62) 안수강, “그리피스 존(Griffith John)의 『샹뎨진리(上帝眞理)』에 나타난 신관 및 개혁주의 생명 신 학 관점에서의 함의”, 69.

      63) Griffith John, 『샹뎨진리』, 7b-8a. 각주 50 참고. 

 

그리피스 존은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높여 상제라고 칭할 뿐 아니라, 백성들은 사람이 스스로 칭한 존재에게 절을 하며 사람을 신으로 추앙하 삼은즉실샹 방 의게 고혹 이라.”

“송 휘종 때에 방사 임령소의 말을 믿어 장성을 봉하여 옥황 상제를 삼은 즉 실상 방사에게 고혹함이라.”

 

19세기 중국에 입국한 재중 선교사들은 2-3세기 후 한 시대에 도인(道人)을 숭배하여 송나라 때부터 시작한 것으로 인식하여 사람을 숭배의 대상으 로 삼은 옥황상제(玉皇上帝)에 대해 비판했다.

도교에 대한 비판은 『상뎨진리』와 1856년에 기네어 (Ferdiand Genahr, 1823-1863) 선교사가 저술하고 1895년 아펜젤러가 한글로 번역한 『묘츅문답 (廟祝問答, Conversation with a Temple Keeper)』과 같은 한문 전도 문서에서도 동일하게 발견 된다. 며 상제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리피스 존은 이런 풍속 자체가 가장 어리 석고 괴이하여 실상이 없이 이름만 있고 허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64)

또 한 중국인들은 범상치 않은 사람에게 상제라고 칭하여 공경하고 경배하 는 데, 이것은 스스로 속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스 로 속임이 심 고 샹뎨 두 글 히 놉고 영화롭기가 이 업 니 엇지 망녕되이 사 의게 그 일흠을 더 리오 놉흔 하 에 진쥬 이 치 업수 이 넉이고 셜만 야 그 일함을 도적 고 그 경계 범 니 그 죄 엇지면 리오.65)

 

       64) Griffith John, 『샹뎨진리』, 8a. “님금은 뎨호 봉 고 그 셩은 졔 야 절 니 사 을 봉 야 신 이라 고 샹뎨라 풍쇽이 장 어리셕고 괴이 야 그 일흠만 잇고 그 실샹은 업 지라.”, “임금은 제호를 책봉하고 그 백성은 제사하여 절하니 사람을 향해 신이라고 하고 상제라고 하는 풍속이 가 장 어리석고 괴이해서 그 이름만 있고 그 실상은 없는지라.”

     65) Griffith John, 『샹뎨진리』, 8b-9a. “이는 스스로 속임이 심하고 또한 상제 두 글자가 높고 영화롭 기가 짝이 없으니 어찌 망령되게 이 사람에게 그 이름을 더 하리오. 높은 하늘에 진주(참 신-논자 주) 를 이같이 없다고 설명하면, 그 이름을 도적하고 그 경계를 범하는 것이니 그 죄를 어찌 면하리오.”

 

상제라는 이름에 담겨 있는 의미가 영화롭고 높음에도 불구하고 망령 된 사람에게 상제라는 칭호를 더하는 것은, 그 이름을 도적질하고 경계를 넘어선 죄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4. 유일하신 상제의 강조

 

복음주의적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신론의 교리는 삼위일 체를 중심으로 한 분이신 하나님을 신뢰하고 믿는 것이다.66)

 

     

 66) 『상뎨진리』에서 그리피스 존의 삼위일체와 관련된 언급은 나오지 않는다.그러나 그리피스 존이 저술한 『덕혜입문』 제8장 하나님의 몸(上帝之體)에 보면,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해 “하나님 한 몸 가운데 세 위가 있으되 성부와 성자와 성신이라 하셨으니, 그런고로 성도들이 찬송할 때 반드시 이 세 위를 찬송하는 것이라”라고 언급한다. 이에 대해서는 Griffith John, 『덕혜입문』, 39을 참고하 라. 그리피스 존의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언급에는 양태론적인 문제가 있다. 그리피스 존은 삼위 일체 하나님을 비유로 설명하는데, 물건과 빛을 통해 설명한다. 즉 물건 하나가 반드시 하나의 원 자로 이루어지지 않고, 몇 개의 원자로 구성되어 하나가 되고,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일곱 가지 색이 되고, 합치면 흰빛이 된다고 설명하면서, 나뉘어 일곱이 되고, 합쳐서 하나가 된다고 말한다 (『덕혜입문』, 40). 또한 그리피스 존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제일위 하나님을 성부라고 하고, 제이위 예수를 성자라 하고, 제삼위는 성령이라 하고, 그 세 위를 칭하여 신이라고 함은’이라고 언급하며, 성부, 성자, 성령을 종속론적으로 설명한다(『덕혜입문』, 40). 그리피스 존이 양태론과 종속론적으 로 삼위일체 하나님을 언급한 이유는 당시 중국인의 이해를 독려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다. 

 

칼뱅은 『기독교강요󰡕에서 믿음에 대해 정의하기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선한 의지 에 대한 견고하고 확실한 지식으로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값없 는 약속에 근거해 우리 정신에 계시 되고, 성령에 의해 우리 마음에 날인 된 지식이라고 했다.67)

 

     67) John Calvin, 『기독교강요: 2판 프랑스어 초판』, 248. 68) John Calvin, 『기독교강요: 2판 프랑스어 초판』, 295.

 

그런 의미에서 믿음이란 하나님의 계심을 믿고 그 에게 믿음을 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피스 존에게 있어서 상제를 강조할 때 천지를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강조가 있는 것은 단순히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것만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다스리 고 통치한다고 하는 믿음에서 나온 논증이라고 할 수 있다.

칼뱅은 󰡔기독 교강요󰡕에서 믿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했다. 믿음은 하나님이 세상의 창조주이심을 알고 난 후 또한 그분을 보존자요 영 원한 통치자로 인정한다.

믿음은 하나님이 알지 못하는 일반적인 활동으로 세상의 보편적 구조물과 그 부속물들을 이끄신다는 것을 인정할 뿐 아니라, 그분이 만드신 만물을 공중의 가장 작인 새까지도 유지하시고 보존하시며, 활기를 주시는 그 분의 특별 섭리를 포함한다.68)

칼뱅에게 있어서 믿음의 출발은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바른 지식이라 고 할 수 있다.

그 이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보존하시며 통치하신 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그러므로 믿음 이란 하나님이 창조주란 사실과 그의 다스리심에 대한 바른 지식을 온전 하게 수용하는 것이다.

그리피스 존이 바라보는 믿음 또한 칼뱅의 사상과 다르지 않다.

그리피스 존은

“ 나라에 다만 님금이니 만일 나라에 두 님금이 잇 면 사 이 편치 못 리니 믈며 두 샹뎨가 잇 리오”

라고 했다.69)

한 나라에 는 두 명의 임금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 세상에도 한 분 하나님만 존 재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그리피스 존이 유일하신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통치하시며, 다스리는 세상이 곧 하나님 나라라는 믿음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피스 존의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한 임금 만 섬겨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은 상제의 다스림 아래 있는 인간의 위 치를 분명하게 표명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피스 존은 하나님의 유일성을 강조할 때,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 에 대한 존재를 먼저 언급했다.

천지 만물은 우연히 생성되지 않고 창조 주가 뜻을 세워 창조되었다.

그리피스 존의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언급은 전통적인 신경 속에서도 잘 나타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정통기독교회에 서 모두 받아들이고 있는 사도신경(Apostles Creed), 니케아-콘스탄티노 플 신경(Nicea-Constantinople Creed)70), 아타나시우스 신경(Symbolum Athanasianum)71)은 삼대 공교회 신경이라고 일컫는데, 이 신경에도 모두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신앙고백을 하고 있다.

      

      69) Griffith John, 『샹뎨진리』, 9a. “한 나라에 다만 한 임금이니 만일 한 나라에 두 임금이 있으면 사 람이 편치 못하리니 하물며 두 상제가 있으리오.” 『맹자(孟子)』 「만장(萬章) 상(上)」편에 기록된 것 으로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에 두 해가 없고 백성에게 두 왕이 없다’ 하셨으니, 순이 천자가 되셨는데, 천하의 제후를 거느리고 요를 위하여 삼년상을 치른다면 이것은 천자가 둘인 것이다(孔 子曰 天無二日, 民無二王, 舜既爲天子矣, 又帥天下諸侯以為堯三年喪, 是二天子矣)”를 인용한 것 이다.

     70) 김주환,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주후 381년)”, 「개혁신학회」 36 (2015), 50-51. “우리는 한 분 하나님을, 전능하신 아버지를 하늘과 땅, 모든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의 창조자를 믿습니다.”

     71) Phillip Schaff, History of the Christian church, vol. 3, 이길상 역, 『교회사전집 (3): 니케아 시 대와 이후의 기독교』 (서울: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4), 601-08. 

 

이런 신경들의 고 백은 사도들과 초대 교부들이 고백하고, 지금까지도 전해지는 고백으로 서, 그 내용에서도 정통 기독교의 교리적 기초라고 할 수 있다.

그리피스 존이 고백하는 유일하신 하나님에 대한 교리 또한 정통적 교리에 어긋나 지 않는 고백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그리피스 존의 상제에 대한 고백의 논리는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고, 창조하신 하나님은 삼위일체 하나님으로 존재하시고, 지금도 살아계시며, 세상을 다스리고,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다스림 에는 오류가 없고, 그 다스림은 영원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그리피스 존은 송나라 휘종 때 옥황상제의 직위에 오른 장성이 관련된 오류를 언급한다.

 

녯적에 쟝가 셩 은 신션도 사 이니 송휘종 에 방 림령소의 말을 밋어 쟝셩을 봉 야 옥황샹뎨 샴은즉 실샹 방 의게 고혹 이라 한나 라 위나라 젼은 옥황 말이 업서 공 의 글에도 긔륵 이 업더니 휘종 에 비 로소 봉 엿시니 옥황 봉 기 젼에 텬디 만물을 뉘가 쥬 엿 뇨 나라 도 오히려 님금이 날업지 못 거든 만일 텬디와 인물에 쥬 가 업 면 엇지 일 이 하 과 히 걱구로 되고 치위와 더위가 어지럽지 아니 리오 만물 은 반 시 신쟈 잇시니 신 이 곳 쥬 라72)

 

      72) Griffith John, 『샹뎨진리』, 6a-7a. “옛적에 장가 성한 사람은 신선도를 하는 사람이니 송 휘종 때 방사 림령소의 말을 믿어 장성을 봉하여 옥황상제를 삼은즉 실상 방사에게 고혹함이라. 한나라, 위 나라 전은 옥황의 말이 없어 공맹의 글에도 기록함이 없더니, 휘종 때에 비로소 책봉하였으니 옥황 을 봉하기 전에는 천지 만물을 누가 주재하였느냐? 나라도 오히려 임금이 한날 없이 못하거든 만 일 천지와 인물에 주재가 없으면 어찌 일직이 하늘과 땅이 거꾸로 되고 추위와 더위가 어지럽지 아 니하리오, 또 만물은 반드시 만드신 자가 있으니 만드신 이는 곧 주재라.”

 

한(漢)나라와 위(魏)나라 이전에는 옥황이라는 개념도 없었고, 두 글자 도 없었기 때문에 공자와 맹자(孟子, BC 372-289)의 책에 모두 실리지 않 았다가 휘종 때에 비로소 옥황의 개념이 소개되었다.

한 나라의 임금이 부 재하게 된다면, 나라가 혼란스러울 것인데, 세상을 다스리는 상제가 없다 면, 자연의 질서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냐고 반문한다.

세상은 반드시 만 물을 만드신 분이 계시고, 만물을 만드신 분이 곧 주재하시는 분임을 강조 하면서, 하나님은 천지를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임을 분명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리피스 존은 만약 잘못 알아서 도사를 상제로 삼는 것은 길 가는 사람을 임금과 아비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에 반역하여 근본을 잊어 버린 것과 같아서 죄를 피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73)

그리피스 존은 중국의 다신론적 신관을 계속해서 비판한다.

화타의 의 술과 관우의 충심, 옥황의 지혜 같은 것은 모두 시대에서 귀중하게 여기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신으로 삼고, 군주 또한 그것을 따르며 백성들은 그 들을 경배했다고 하는 실상을 말한다.

그러나 사람을 신으로 삼고 상제로 삼는 풍속은 가장 허망하고, 어리석고, 사악한 것임을 고발했다.74)

그리피스 존은 어떤 사람이 상제에 대해

“혹이 닐 샹뎨 오직 나 히니 텬디 인물을 맛하다 릴 반 시 신의 도음을 힙닙 다 야 나라 님금이 모든 신하의 돕 거시 업 면 나라히 다 리지 못 과 다 니”

라 는 질문을 언급한다.75)

이에 대해 그리피스 존의 대답은 이렇다.

 

이 도에 지 못 자의 망녕된 말이라 조와 아 거시 한뎡이 잇 니 반 시 관이 도와 다 리거니와 만일 님금이 아지 못 바 업고 능치 못 바 업고 계시지 아닌 곳이 업 면 엇지 관의 도음을 기 려다 리리오 샹 뎬 즉 그러치 아니 야 온젼이 알고 온젼이 능 고 곳을 라 다 잇 니 하 우희 잇 쟈와 셰샹에 잇 사 이 다 여호와의 신바 오 조와 능 도 다 여호와의 주심이니 실샹은 다 여호와의 죵이나76)

 

      73) Griffith John, 『샹뎨진리』, 7a.

      74) Griffith John, 『샹뎨진리』, 8a-8b.

      75) Griffith John, 『샹뎨진리』, 9a-9b. “누군가 묻되 상제는 오직 한 분이니, 천지 인물을 말하다. 반드 시 백성의 도움을 힘입는다 하여 나라 임금의 모든 신하의 돕는 것이 없으면 나라를 다스리지 못한 다 하니.”

     76) Griffith John, 『샹뎨진리』, 9b-10a. “이는 도에 밝지 못한 자의 망령된 말이라, 재주와 아는 것이 한 덩이 있으니 반드시 백관이 도와 다스리거니와 만일 임금이 알지 못하는 바가 없고 능치 못한 바가 없고 계시지 않은 곳이 없으면 어찌 백관의 도움을 기다려 다스리오, 상전, 즉 그러치 아니하 여 온전히 알고 온전히 능한 곳을 따라 다 있으니 위에 있는 사자와 세상에 있는 사람이 다 여호와 의 주이니 실상은 다 여호와의 종이나.” 

 

그리피스 존은 세상의 임금과 창조주 하나님을 비교해서 말한다.

한 국가의 왕이 가지고 있는 재주와 지식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이유로 왕의 주위에 사람들이 보좌해야 한다.

왜냐하면 군주가 알지 못하는 것이 없고, 할 수 없는 것이 없으며, 있지 않은 곳이 없다면 주위 사람이 왕을 보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실 뿐 아니라, 계시지 않는 곳이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 세상 모든것은 하나님께서 지으셨을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라를 통치할 수 있는 재주와 능력도 주신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종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사람이 해야 할 것은 한 분 하나님께 구하고, 얻은 것이 있으면 한 분 하나님께 감사해 야 한다.

그러므로 피조된 인간이 마땅히 해야 할 것은 온 세상에 영광을 받으실 한 분 하나님을 공경하고 찬미해야 한다.77)

또한 󰡔샹뎨진리󰡕에는 조선이 반성해야 할 것을 말한다.

 

죠선이 오래 여호와 니져 리고 셤기지 아니 야 만물이 여호와로 조차 잇 줄을 모 고로 망녕되이 텬디 신이라 고 텬디에 잇 신통 물건을 신이라 야 불도 신이 잇고 물도 신이 잇고 도 신이 잇고 비도 신이 잇고 문에도 신이 잇고 부억에도 신이 잇다 야 저 고 긔도 야 복을 빌고 앙 과 복이 다 여호와의 쥬쟝인 줄을 아지 못 니 엇지 셕지 아니 리오78)

 

       77) Griffith John, 『샹뎨진리』, 10a-10b. “맛당이 신 여호와 셔 쥬 되 줄노 알아 구 거시 잇서 도 여호와 구 고 엇은 거시 잇서도 여호와 치샤하고 만물의 영광되 거 보고도 여호와만 공 경 야 찬미 거시니라.”

       78) Griffith John, 『샹뎨진리』, 10b-11a. “『샹뎨진리』는 그리피스 존이 중국인을 대상으로 기록한 것 이기 때문에, 한문본 초판에는 중국에 대한 반성으로 되었지만, 언더우드가 번역하면서 조선으로 의역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이 오래 여호와를 잊어버리고 섬기지 아니하여 만물이 여호와가 있 는 줄도 모르고 망령되게 이 천지를 신이라 하고 천지에 있는 신통한 물건 또한 신이라 하여, 불도 신이 있고, 물에도 신이 있고, 바람도 신이 있고, 비도 신이 있고, 문에도 신이 있고, 부엌에도 신이 있다 하여, 절하고 기도하여 복을 빌고 재앙과 복이 다 여호와의 주장임을 알지 못하니 어찌 애석 하지 아니하리오.” 

 

그리피스 존은 당시 조선에서 만연하고 있는 범신론적인 사상에 취해 사람들이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인생의 생사화복을 잘 못된 것에 의존함에 애석함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피스 존은 인생의 모든 복은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물건, 불, 물, 바 람, 비, 문, 부엌과 같이 인간으로부터 만든 사물을 신격화하는 것이 어리석 은 일임을 반성하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을 공경하고 섬길 것을 말했다.

 

Ⅲ. 나가는 말

 

중국은 예로부터 인쇄물에 대한 존중이 강한 나라였기에 출판물이 효 과적으로 기독교와 서구 문명을 소개하는 수단이 될 수 있었다.

특히 한문 소책자를 통해 중국인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은 비기독교인들에게 복음을 소개하고자 하는 목적과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에 도움을 주는 것 이었다.

한문 소책자에는 복음적이고, 성경적 내용이 주를 이루었는데, 특 히 하나님의 존재, 창조, 타락,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 회심, 교회와 관련된 주제가 대다수였다.

그중에서 그리피스 존의 서적은 많은 사람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본 연구에서 논구한 󰡔상뎨진리󰡕는 다신론적 배경과 인간을 신격화하여 숭배 하는 중국인들에게 세상을 창조한 하나님을 상제로 소개하며, 하나님만이 가지고 있는 전지전능하시며, 불변하시고, 자존하실 뿐 아니라, 만물의 기 원으로서의 창조주, 시간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으로 중국인들에게 다가갔 다.

특히 그리피스 존에 의해 저술된 『상뎨진리󰡕는 언더우드에 의해 번 역되어 전도와 양육용 서적으로 활용되었다.

그리피스 존이 󰡔상뎨진리󰡕를 저술한 당시 중국 사회는 서구 열강들의 침략과 야욕 속에 혼돈의 길을 경험하고 있었다.

특히 두 차례에 걸친 아 편전쟁 이후 체결된 난징조약과 톈진조약을 통해 중국 내에서 서구인들 에 대한 인식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중국인들의 시각에서 서양인 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중국을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리피스 존은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서양인들에 대한 비판적이고, 비호의적인 감정을 돌이켜 기독교를 설명해야만 했다.

그리피스 존은 중국인을 향해 하나님은 유일하신 하나님이며, 하나님만 소유하고 계신 비 공유적 속성을 가진 상제를 소개하였다. 또한 여호와 하 나님을 믿고 따르는 것이 피조물 된 인간의 본분임을 강조했다.

또한 기독교는 서양인들만을 위한 그들의 종교가 아니라, 온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사실을 전파함을 통해 보편적으로 모든 민족 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진리임을 강조했다.

그리피스 존은 중국의 문화와 전통적 종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기초로 중국인들에게 그리스도의 도 를 효과적으로 전파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리피스 존은 󰡔상뎨진리󰡕를 통해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하나님의 속성, 중국인들이 섬기고 있는 범신론적인 사상에 대한 이해와 변증, 중국 전통 종교의 비판 을 통해 상제이신 하나님을 증명하였고, 만물을 창조하시고, 보존하실 뿐 아니라, 다스리고 계시는 하나님을 공경하고, 섬기는 것이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임을 변증하였다.

이처럼 그리피스 존에게 있어서 󰡔상뎨진리󰡕는 복음주의적이며, 개혁 주의적인 관점에서 철저한 하나님 중심의 신앙관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피스 존은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이 영광을 받아야 할 유일하신 대상이지 사람에게 인정받고, 추앙받는 사람이나, 사람이 만든 우상이 받 아야 하는 영광이 아님을 분명하게 강조했다.

특히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 사회는 종교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 의 영향이 큰 시대이다.

보편적 진리인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고, 다양한 진리의 개념과 서로 수용하고 포용하는 종교적 형태는 19세기 중국에서 보여준 다신론적인 배경과 매우 유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피스 존 또한 󰡔상뎨진리󰡕를 통해서 한 나라의 백성은 한 임금을 섬기는 것은 당연함을 주장했고, 두 임금을 섬기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했다.

그리 피스 존은 󰡔상뎨진리󰡕를 접하는 독자들에게

“맛당이 셰샹에 잇 바 나모 와 돌과 쇠와 흙과 됴희와 그림으로 화샹을 다 리고 샹 신 여호 와 나님만 공경 거시니라”

고 마무리한다.79)

그리피스 존은 사람에 의 해 만든 모든것을 버리고, 믿음의 대상인 참신인 하나님만 공경하라고 한 것을 통해 그의 복음주의적 가치와 신학적 배경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 한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된 한문 소책자는 1881년부터 1896 년까지 50여 권이 소개되었다.80)

 

     79) Griffith John, 『샹뎨진리』, 11a. “마땅히 세상에 있는 바 나무와 돌과 쇠와 흙과 조희와 그림으로 만든 화상을 다 버리고 항상 참신 여호와 하나님만 공경할 것이니라.”

    80) 옥성득, 『한국 기독교 형성사: 한국 종교와 개신교의 만남, 1876-1910)』, 562.

 

이 책자는 초기 한국교회에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초기 한국 신학적 토대를 쌓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문 서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비하다.

이 문서를 소유하고 있는 대학 도서관과 기관 도서관들의 공유와 관련된 문제도 있고, 이 문서에 대한 신학적 관심 도가 높지 않은 문제도 있다.

이 논문을 계기로 초기 한국교회에 들어온 한역 서학서와 관련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되어 초기 한국교회의 신 학과 영향에 관한 연구가 폭넓게 확장되기를 기대해 본다.

 

Abstyract

A Study of the Doctrine of God in Griffith John’s The True Doctrine of God

Sang Jin Seo (Daegu Miraero Protestant Church, Pastor)

The book The True Doctrine of God, written by Griffith John, a missionary from the London Missionary Society and referred to as the father of missionary work in central China, was translated into Korean by Underwood and published by the Christology Publishing House in 1891. At the time Griffith John wrote The True Doctrine of God, the situation in China was marked by the invasion of foreign powers, leading to heightened resentment among the Chinese towards Westerners. In the face of this animosity and negative reactions, Griffith John sought to overcome the feelings held by the Chinese and actively defended the nature of God. This paper examines the theological aspects related to the concept and meaning of God as presented by Griffith John in The True Doctrine of God. Given the lack of prior research on the Chinese translations of documents by missionaries in China, studying the theology contained in The True Doctrine of God is significant. Through this research, it is demonstrated that Griffith John refuted the concept of God as understood in traditional religions and cultures prevalent among the Chinese at the time, asserting that the Creator God, who created the world, is the one true God. The process of arguing the theology presented in The True Doctrine of God discusses the purpose behind its writing, the historical context in which God is referred to as the true God, and the attributes and proofs associated with this concept. Additionally, through critiques of traditional Chinese religions such as Confucianism and Buddhism, the paper argues why the one true God, Jehovah, as described in the Bible, should be the object of faith. Griffith John’s The True Doctrine of God was later expanded and re-edited into The Gate of Virtue and Wisdom, published in China and Korea, serving as a tool to bring many people back to the Lord. Through the study of The True Doctrine of God, it is hoped that this will serve as a catalyst for diverse research on the Chinese-language booklets written by missionaries in China, laying a foundation for the study of the theological thoughts of the early Korean church.

 

[Key words: Griffith John, The True Doctrine of God, the Sovereign on High, Theology, Monotheism, Horace G. Underwood, Early Chinese-language pamphlet, Missionaries in China]

 

[한글초록]

영국 런던선교회 출신 선교사로 중국 화중 선교의 아버지로 일컫는 그 리피스 존이 저술한 󰡔상뎨진리󰡕는 언더우드에 의해 한글로 번역되어 그 리스도셩서 출판사에서 1891년에 발행되었다.

그리피스 존이 󰡔상뎨진리󰡕 를 저술할 당시 중국의 상황은 열강들의 중국 침략으로 중국인들이 서양 인들에 대한 반감이 고조에 달했을 때이다.

그리피스 존은 서양인에 대한 반감과 비호의적인 반응 속에서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극복하 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적극적으로 변증해 나갔다.

본 논문에서 그 리피스 존이 󰡔샹뎨진리󰡕를 통해서 내세운 상제의 개념과 의미와 관련된 신학적 사항을 논구해 보았다. 재중 선교사들의 한문 번역 문서에 관한 연 구와 관련된 선행 연구가 미비한 상황에서 󰡔상뎨진리󰡕에서 말하고 있는 신론을 연구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 연구를 통해서 그리피스 존은 당시 역사 속에서 널리 퍼져 있는 전통 종교와 문화의 자부심 속에 있는 중국 인들에게 그들이 섬기고 있는 상제를 부정하고, 이 세상을 창조하신 창조 주 하나님이 유일한 상제임을 변증한다.

󰡔상뎨진리󰡕에 나타난 신론을 논 증하는 과정은 󰡔상뎨진리󰡕를 저술한 목적과 하나님을 상제로 사용한 역 사적인 맥락과 상제에 담긴 속성과 증명을 논구했다.

또한 중국의 전통적 종교인 유교와 불교의 비판을 통해 성경에서 말하는 상제의 유일성과 기 독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일하신 여호와 하나님을 믿음의 대상으 로 삼아야 하는 이유를 논증했다.

그리피스 존의 󰡔상뎨진리󰡕는 훗날 󰡔덕 혜입문󰡕으로 확장 재편집되어 중국과 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많은 사람 을 주께로 돌아오게 하는 데, 도구로서 역할을 감당한 책자라고 할 수 있 다.

󰡔상뎨진리󰡕의 연구를 통해 재중 선교사들에 의해 저술된 한문 소책자 들에 관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는 마중물이 되어 초기 한국교회의 신 학 사상을 연구하는데 기초가 되기를 바란다.

[주제어: 그리피스 존, 상제진리, 상제, 신론, 유일신론, 언더우드, 초기 한문 소책자, 재중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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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투고일: 2024.10.21. 수정 투고일: 2024.11.18. 게재 확정일: 2024.11.21

 조직신학연구 제48권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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