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 차 -
Ⅰ. 서언 : 전통과 계승
Ⅱ. 판소리 <불타전> 개요
1. 창작 판소리와 불교
2. 판소리 <불타전>의 창작 경위와 음원
Ⅲ. <불타전>에 보이는 한국불교의 신행
1. 불타 전기 전통의 수용
2. 법회의 구현
Ⅳ. 결어
Ⅰ. 서언: 전통과 계승
역사가 오래되어 ‘전통’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에는 필연적으로 어떻 게 그 전통을 ‘계승’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있다.
전통 그대로의 모습을 계승하자니 자칫 현대인에게 수용되기 어려운 점이 있을 것 같고, 그렇다 고 현대인이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형하자니 이것은 또 전통을 훼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석가모니 붓다의 깨달음으로 출발한 이래 불교는 2,600년이 넘는 역 사 속에서 지역과 시간을 거치면서 다양한 변화를 겪어 왔다. 시간적으 로 초기불교, 부파불교, 대승불교, 밀교, 선 등이 있었고, 공간적으로 인도 불교, 중국불교, 한국불교, 일본불교 등이 등장했다.
그 다양한 불교의 모 습 중에는 서로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까지 있다.
연기법이니 사성제니 하며 온갖 개념들을 쏟아내다가도 아예 그런 것은 없다고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렇게 달라 보이는 모습을 ‘불교’라는 한 가지 이름으로 부른다.
그런 점에서 불교라는 전통을 현대에 맞게 계 승하는 데에는 ‘불교 전통’이라고 한 덩어리로 말할 수 있는 불교가 과연 어떤 불교를 가리키는 것인지 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1)
1) 최원섭, 「방송 매개 전법을 위한 불교 콘텐츠 구성 방향」(전법학연구 11), pp. 114~116.
한편 한국 문화의 또 다른 전통인 국악의 경우 2000년대에 들어서면 서 ‘퓨전 국악’이라는 이름으로 전통 음악을 현대화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있어 왔다.
전통 음악을 일반인에게 친숙한 서양 악기로 연주한다든지, 일반인에게 친숙한 서양 음악을 전통 악기로 연주한다든지, 전통 음악을 변주하여 전통 악기와 서양 악기를 섞어 연주한다든지, 아니면 완전한 창작곡을 만들어 전통 악기와 서양 악기를 섞기도 하였다.
음악은 가락과 박자를 기본 틀로 하기 때문에 서양 음악과 다른 전통 국악의 가락과 박자를 아무리 변주하더라도 국악의 맛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완전한 창작곡이어도 어떤 악기를 사용했느냐와 상관없이 국악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국악은 ‘전통 국악’이라고 부를 수 있는 틀이 어느 정도는 정립되어 있다 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국악계는 전승만 되어오던 판소리에 그치지 않 고 새로운 판소리를 만들어 이른바 ‘창작 판소리’ 2)를 생산해내기 시작하였다.
2) 창작 판소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김기형의 「창작판소리 사설의 표현특질과 주 제의식」(판소리연구 5, 1994)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 창작 판소 리의 수가 늘어나면서 창작 판소리 연구도 증가하였다. 창작 판소리의 전반적인 사항을 다루는 것으로는 김기형, 「창작 판소리의 사적 전개와 요청적 과제」(구비 문학연구 18, 2004) ; 유영대, 「20세기 창작판소리의 존재양상과 의미」(한국민속 학 39, 2004) ; 김연, 「창작판소리 발전과정 연구」(판소리연구 24, 2007) ; 박성 환, 「21세기 창작판소리의 성과와 과제」(한국전통문화연구 14, 2014) ; 김향, 「창 작 판소리의 문화콘텐츠로서의 현대적 의미 : 이자람의 <사천가>와 <억척가>를 중 심으로」(판소리연구 39, 2015) 등이 있다. 특히 서민수의 「창작판소리에 관한 예 술사회학적 연구 : 1970~2000년대 창작판소리 중심으로」(서울대학교 박사, 2018)와 백현호의 「창작판소리의 발전양상에 관한 연구 : 갑오개혁 이후부터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전까지」(단국대학교 박사, 2021)는 창작 판소리를 다룬 박사학위 논문이라 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외에 구체적인 창작자나 작품에 대한 것으로는 이유 진, 「창작판소리 <예수전> 연구」(판소리연구 27, 2009) ; 강윤정, 「박동진 명창과 창작 판소리」(판소리연구 32, 2011) ; 이정원,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 박동진 의 <예수전>을 대상으로」(판소리연구 33, 2012) ; 양재훈, 「첫 크리스마스의 슬픔 : 판소리 <구주탄생>의 눈으로 다시 읽는 예수 탄생 이야기」(신약논단 20-3, 2013) 등이 있다.
그런데 이 창작 판소리 중에 드물게 불교와 관련한 것이 있어 관심 을 끈다.
불교 창작 판소리라고 할 수 있는 이 판소리를 통해 불교와 국 악이라는 한국문화의 대표 요소가 각각의 전통을 어떻게 계승하고 있는 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이 글에서는 불타 전기를 다루는 불교 창작 판소리 <불타전>을 대상으로 한국불교의 전통을 확인하고자 한다.
현대에 새롭게 부처님 일 대기를 작성하는 경우 콘텐츠 창작자가 전하려는 의도와 주제에 맞추어 다양한 불교 전통의 문헌 중에서 선택해야 하므로, <불타전>의 사설을 통해서 창작자가 현대에 적용하려는 불교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고, 이것 으로써 한국불교 전통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글을 통해,
첫째, <불타전>이라는 현대의 불교 콘텐츠를 구성하기 위하여 전통의 불타 전기 경전을 활용하는 방식을 확인하고,
둘째, <불타전>의 창작 과정을 정리하며,
셋째, <불타전>을 포함한 불교 창작 판소리의 가치를 널리 알려 공연은 물론 향후 또 다른 불교 콘텐츠 제작에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Ⅱ. 판소리 <불타전> 개요
1. 창작 판소리와 불교 우선 창작
판소리의 범주를 어디까지 수용할지를 확인해야 할 것으 로 보인다.
다음은 본격적으로 창작 판소리 연구를 시작한 김기형의 구 분이다.
우선 창작 판소리의 범주를 어디까지 수용할지를 확인해야 할 것으 로 보인다.
다음은 본격적으로 창작 판소리 연구를 시작한 김기형의 구 분이다.
창작 판소리와 유사한 개념으로 신작 판소리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 역사적으로 볼 때, 이른바 ‘신(新)’자가 유행하던 1930년대를 전후한 시기에는 창작 판소리 대신 신작 판소리라는 용어가 보다 널 리 사용되었으며, 1980년대 이후에는 창작 판소리라는 용어가 일반 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박동진 명창이 실전된 판소리 사설에 새롭게 곡을 짜서 부른 경우는, 비록 전통적인 창법을 재현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 사설을 그대로 살 렸다는 점에서 ‘복원 판소리’라고 할 수 있다. ‘창작 판소리’란 전통 판소리의 목록에 들어있지 않은 작품으로서, 시대의식을 담은 새로 운 사설에 새로운 곡조를 붙여 부른 경우를 말한다. 3)
3) 김기형, 「창작 판소리의 사적 전개와 요청적 과제」, pp.3~4.
이러한 구분은 ‘창작’에 방점을 둔 것으로, “창작 판소리란 전통 판소리에 속하지 않으면서 사설과 곡조 모두 새롭게 직조된 작품을 뜻한다.” 4)
이에 비해 김연은 김기형이 ‘창작 판소리’와 구별하여 거론하는 ‘신작 판 소리’와 ‘복원 판소리’ 5)도 모두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창작 판소리’를 규 정한다.
춘향가, 심청가, 홍보가, 수궁가, 적벽가의 5바탕을 제외하고 20세기 이후 새롭게 만들어진 모든 판소리를 창작 판소리라고 규정하고자 한다.
시기를 20세기 이후로 정한 것은 판소리가 정형화된 이후에 새로운 판소리가 등장했다는 측면에서 접근했기 때문이다. 6)
이러한 입장에 따라 창작 판소리의 시대별 발전 과정을 이들은 각각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새로운 판소리 문화를 정립해 가려는 실천적 모색이 이루어지고 최 초의 본격적인 창작 판소리라 할 수 있는 <열사가>가 출현한 1930년 대~1950년대, 박동진의 활동이 두드러진 1960~70년대, 임진택으로 대표되는 1980~90년대, 젊은 소리꾼들에 의해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 지고있는 2000년대 이후가 그것이다. 7)
4) 서민수, 앞의 글, p.4.
5) ‘복원 판소리’는 창작 판소리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유진, 앞의 글, p.311.
6) 김연, 앞의 글, p.43.
7) 김기형, 「창작 판소리의 사적 전개와 요청적 과제」, p.4.
태동기 : 일제강점기 ~ 해방 직후
암흑기 : 1950년대 전반 ~ 1960년대 전반 탐색기 : 1960년대 후반 ~ 1970년대 후반
도약기 : 1980년대 전반 ~ 1990년대 후반
부흥기 : 2000년 이후 ~ 현재8) 창작 판소리의 시점을 언제로 보는가의 차이는 있지만 시대 구분은 대략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창작 판소리의 발전 과정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종교적인 의미를 담은 창작 판소리이다.
1955년 <탕자가>와 1956년 <탄일가>9)에 이어 1969년 박동진의 <예수 전>(주태일 작사) 10)을 시작으로 <성자 이차돈>, <김대건전>, <부처님전> 등 종교와 관련한 다양한 창작 판소리가 만들어졌다.
선행 연구에서 정 리한 창작 판소리 목록11)을 참조하여 종교 관련 창작 판소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8) 김연, 앞의 글, pp.44~45.
9) 서민수, 앞의 글, p.240, 부록.
10) <예수전>의 자세한 창작 경위는 이유진, 앞의 글, pp.317~327 참조.
11) 서민수, 앞의 글, pp.240~247, ‘부록: 창작판소리 작품 목록’. 이 목록은 1904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된 총 285편의 창작 판소리를 열거한 것인데, 1904년부터 2006년까 지 발표된 창작 판소리 161편을 정리한 김연의 앞의 글을 바탕으로, 새롭게 발굴된 작품을 추가하고 2000년부터 2017년까지의 작품은 저자가 직접 조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민수, 앞의 글, p.6, 각주14.
< 표 1 > 종교 관련 창작 판소리
순번 제목 작창 창자 작사 발표
1 탕자가 김소희 김소희 주태일 1955
2 탄일가 박초월 박초월 이보라 1956
3 예수전 박동진 박동진 주태익 1969
4 성자 이차돈 정철호 조상현
5 김대건전 윤진철 윤진철
6 부처님전 오갑순 오갑순
7 모세뎐 김형철 김형철
8 김대건 신부 이용배 이용배
9 삼손과 데릴라 조통달 조통달
10 주여 죄인이 조통달 조통달
11 원각가 전인삼 전인삼 송규
12.사명대사 이용배 이용배 이용배
13 판소리로 듣는 부처님 일대기 안숙선 안숙선
14 나옹과 요괴의 대결 박애리 박애리 김은경 2005
15 예수 수난복음 이용수 이용수 이용수 2012
16 팔만대장경 송재영 2012
17 오, 항일운동의 선구자 베델이여, 베설이여 이용수 이용수 이용수 2013
18 성모 7고(苦) 이용수 이용수 이용수 2014
19 갈릴리 예수 이선희 이봉근 이선희 이봉근 류형선 2017
20편에 가까운 종교 관련 창작 판소리 가운데12) 불교 창작 판소리가 6편이나 되니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전혀 없다.
특히 <예수전>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편의 연구가 있고13) 심지어 전반적 인 창작 판소리의 상황을 설명하는 몇몇 연구에서도 비판적이나마14) 언급을 할 정도이지만, 불교 창작 판소리에 대해서는 그 어디에도 언급이 없다.
12) 이 중에서 <원각가>는 원불교 관련 창작 판소리이다.
13) 이유진, 「창작판소리 <예수전> 연구」(2009) ; 강윤정, 「박동진 명창과 창작 판소리」 (2011) ; 이정원,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 박동진의 <예수전>을 대상으로」(2012) ; 양재훈, 「첫 크리스마스의 슬픔 : 판소리 <구주탄생>의 눈으로 다시 읽는 예수 탄생 이야기」(2013).
14) 예를 들면 김연은 전체 창작 판소리의 발전과정을 설명하면서도 특정 판소리인 <예 수전>에 대해서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이렇게 평가한다. “그(박동진)는 1969년 <예수가>를 작창하여 발표하였다. 이 <예수가>는 예수 탄생, 갈리리의 봄, 부활 등 세 편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는데 성서의 내용을 일단 해체해서 판소리적인 구조 로 재조립하려는 의도가 상당히 반영된 작품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예수가>가 가지는 한계점은 유대 민족의 전승 민담으로서 성서 내용 및 분위기가 한국의 토착 적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판소리는 우리말의 특질과 떼놓을 수 없는 관계 이다. 성서의 배경 및 내용은 우리의 토속적 정서 안에서 무르녹기에는 아무래도 이질적인 면들을 갖고 있다.”(김연, 앞의 글, p.52)
이런 사정은 불교계도 마찬가지여서 불교음악의 범주 안에서 명목 만 거론되는 정도에 그친다. 최근에는 국악 부흥의 바람을 타고 불교음악에도 국악 풍의 곡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아마도 박범훈 교수의 곡 을 들 수 있을 것이다. 1991년 초연된 <교성곡 붓다>를 시작으로 <보현행원송>, <부모은중송>, <이차돈의 하늘>, <용성> 등의 교성곡 을 발표했고, 불교음악 <무상>, <김성녀의 찬불가> 등의 앨범도 냈 다. 다음으로는 김회경 씨가 작곡한 곡들을 들을 수 있는데, 1996년 에 교성곡 <불밭에 피는 꽃>을 작곡하고, 1999년 <교성곡 혜초> 등 의 국악 찬불곡을 발표했다.
또한 안숙선 명창이 부른 <판소리 불타 전> 역시 국악 불교음악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국악 불교음악들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대부 분이 대작이라는 점이다.
교성곡들은 대개 그 총 연주시간이 육십 분을 넘나들고 있고, 판소리는 두 시간 가깝게 진행된다.
따라서 이 러한 대작들은 우리가 평소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듣는 음악으로는 부담이 된다. 15)
15) 박금표, 「생활 속의 불교음악을 위한 제언」(불교평론 15, 2003), p.305. 300 불교철학_제15집(2024.10.31)
이 글에서 고찰하려는 것은 불타의 전기를 다루는 창작 판소리이다. <표 1>에서 <부처님전>이라고 제목을 밝힌 판소리와 <판소리로 듣는 부 처님 일대기>라고 표시한 판소리이다.
창작 판소리가 불타의 전기를 어 떻게 다루고 있는가를 살펴봄으로써 창작자가 어떠한 불교의 전통을 선 택하였으며 그러한 전통을 시대에 맞게 어떻게 계승하려 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숙선 작창의 <판소리로 듣는 부처님 일대 기>를 중심으로 살피고자 한다.
현대 한국의 소리꾼을 대표하는 박동진 에게 <예수전>이 있는 것처럼 안숙선이라는 또 다른 명창에게 <부처님 일대기>가 있다는 대조적인 사실이 흥미롭지 않은가. 16)
16) 2016년 1월 15일 인터뷰에서 송암지원은 “내 생각이, 부처님전은 왜 없느냐? 그때 당시에 벌써 예수전이라고 해가지고 박동진 씨가 불렀어요. 아마 거기에 내가 자극 을 받았던 것 같아. 그래서 우리 부처님 불타전이라고 해놓으면 더 정감이 있고, 부처님 생애를 공부해 보면, 기승전결이 기가 막히잖아요.”라고 하여 <불타전>을 만드는 데에 박동진의 <예수전>이 큰 계기가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2. 판소리 <불타전>의 창작 경위와 음원
안숙선 작창의 <판소리로 듣는 부처님 일대기>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이계송이 사설을 지은 <불타 석가모니>이다.
이것은 기독 교방송의 제안으로 박동진의 <예수전>이 제작된 사정17)과 마찬가지로, 불교방송(BBS)이 제작하여 1991년 5월 20일과 21일에 방송18)한 2시간 분 량의 판소리이다.
17) 이유진, 앞의 글, pp.318~322.
18) 《중앙일보》, 1991. 5. 17, p.23.
2부로 방송된 <불타 석가모니> 전체는 남아있지 않고 불교방송에 확인하여 후반부 1시간 분량의 음원만 확보하였다.
이 음원 에는 불타가 출가 이후 선정을 배우기 위해 두 선인을 만나러 가는 장면 부터 열반까지 담겨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전반부 내용은 불타의 탄생과 출가 등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타 석가모니>의 제작 상황을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다. 19)
1995년 5월 <불광>에 실린 안숙선의 인터뷰 기사에는 “’91년 5월 불교방 송을 통해 이계송 선생의 사설로 창작 판소리 <불타 석가모니>를 성도품 까지 2시간여 동안 공연한 바 있다.” 20)고 하여 <불타 석가모니>의 2시간 분량이 불타의 전체 일생이 아니라 성도하는 대목까지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안숙선마저도 방송일자를 “연속 방송으로, 주에 한 번, 그다음 주 에” 21)라고 기억하고 있을 정도이다.
<불타 석가모니> 공연과 관련한 다음의 기사 역시 혼란을 가중시킨다.
같은 날(18일) 불교방송은 지난 16일 북촌창우극장에서 초연된 신작 판소리 <불타 석가모니>를 방송한다.
기존의 판소리와 달리 좌창(앉 아서 부르는 창) 형태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국립창극단원인 안숙선씨 가 창을 맡고, 안씨의 동생인 옥선씨가 철가야금으로 수성반주를 한 무대이다.
사설은 이계송씨가 썼으며, 공연시간은 약 1시간 20분. 22)
19) 더욱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불교방송 관계자가 없다. 심지어 불교방송 내부에 판소리 <불타 석가모니> 자체를 아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20) 《불광》 제247호(1995. 5), p.80.
21) 2016년 1월 4일 인터뷰.
22) 《조선일보》, 1994. 5. 18, p.15. 302 불교철학_제15집(2024.10.31)
불교방송에서 안숙선의 공연을 방송한다는 기사인데 <불타 석가모 니>를 ‘초연’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기사의 맥락으로는 이번 공연에서 최초로 <불타 석가모니>가 공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앞에서도 본 것처 럼 이미 <불타 석가모니>는 불교방송이 제작하여 1991년에 방송한 적이 있다.
이 <불타 석가모니>는 1993년에 열린 ‘제3회 천태예술제’에서 항마품, 선정품, 성도품 중 일부가 공연되었는데 이것도 음원으로 남아있다. 23)
하 지만 이 음원은 필자가 확보한 <불타 석가모니> 제2부의 내용에 해당하 기 때문에 이것으로는 제1부의 내용을 알 수 없다.
두 번째 <판소리로 듣는 부처님 일대기>는 김재영 사설의 <불타 전>24)이다.
이것은 다행히 음원이 남아있어 전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2001년 5월 공연 실황을 녹음하여 2004년 두 개의 마그네틱 테이프 형태 로 도피안사가 <명창 안숙선 판소리 불타전>이라는 제목으로 발매하였 다.
여기에는 <불타전> 제작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송암지원의 ‘인사 말’이 담겨 있다.
성악 중의 성악으로 성인 중의 성인이신 부처님을 한번 이렇게 잘 일대기를 표현해본다, 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이제 뜻이 깊다고 생각을 하고, 이러한 시도는 1987년,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에, 제가 여기 계시는 김재영 법사님한테 원고를 청탁을 해서 이 <불타전> 대 본을 처음 만들어서 그해 초파일 날, 석촌동 가면 놀이마당이라고 있 습니다.
거기서 그 안숙선 단장님이, 그때는 단장님이 아니셨어요. 안숙선 단장님이 ‘강생’ 편만 그때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이제 꾸준히 횟수를 거듭하고 해오다가 이제 오늘 이렇게 됐습니다 만은, 어쨌든 우리 불자들은 첫 번째가 부처님의 생애를 잘 이해해야 해야 된다, 또 깊이 받아들여야 된다, 또 부처님의 생애 그 자체에서 많은 교훈과 삶의 길을 찾아야 된다, 라고 하는 것에 있어서 여러분 이나 저 생각에 차이가 없죠? 25)
23) <제3회 천태예술제 공연실황> 제1부(서울: ㈜ 소리레코드, 1993), 11번 트랙.
24) 《불광》 제199호(1991. 5), pp.36~40에 부처님오신날 특집으로 김재영의 사설을 소개 하고 있는데 판소리의 제목이 <불타 석가모니>로 되어 있다.
25) <명창 안숙선 판소리 불타전> ① (안성: 도피안사, 2004).
1987년에 처음 사설을 만들고 그해 부처님오신날에 ‘강생’ 편만 공연 했다는 설명이다. 26)
그렇다면 김재영 사설의 <불타전>이 이계송 사설의 <불타 석가모니>보다 일찍 만들어졌다는 의미인데 안숙선의 기억은 이 와 다르게 이계송 사설 <불타 석가모니>를 녹음한 후에 김재영 사설 <불 타전>을 만났고 더욱이 바로 그해 완창을 한 것처럼 언급하고 있다.
(불교방송 것을 녹음하고 나서) 그때 한 뒤에 송암스님이 저를 만나러 오셔서 김재영, 박사님이신데, 그분이 쓰시고, 그리고 그거를 만들어 서, 불교를 펼치는 데 해주면 좋겠다 그래서, 짜가지고 송암스님 계 시는 절에 초파일날 그날, 그게 2시간이 넘었던 것 같아요. 제가 계 속 해나가고 합창을 조금 삽입시키면서 그러고 했어요. 27)
그런데 정식으로 출간되지는 않았지만 김재영 사설 <불타전>이 담긴 자료가 있다.
판소리 불타전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뒷이야기’라는 형태 로 송암지원이 <불타전>의 저간 사정을 밝히고 있는데, “1987년 3월 12 일”로 날짜를 밝힌 ‘뒷이야기1’ 28)에는 김재영에게 <불타전> 대본을 부탁 하여 완성된 이야기를 전하고, 다시 “1995년 2월”로 날짜를 밝힌 ‘뒷이야 기2’ 29)에는 처음 완창을 하게 되었다고 하고 있다.
26) 2016년 1월 15일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증언하였다.
27) 2016년 1월 4일 인터뷰.
28) 김재영, 판소리 불타전(출판 정보 미상, 1995), pp.48~49.
29) 김재영, 위의 책, p.50.
다음의 기사에서 우리는 좀 더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오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5월 6일 김재영 선생의 사설을 가지고 창작 판소리 <부처님의 생애>를 안성의 도피안사에서 완창무대로 마련 한다.
“이전에 불교방송을 통해 부처님 일대기를 노래해 본 인연인지 송암 스님과 다시 인연이 닿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창작음악이 이런 식 으로 계속 발표되어야 하겠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대중들에게 소리 를 통해서 전파하는 것이 큰 의의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 하게 되었 습니다.” 지난 ’87년 경 송암 스님의 청으로 마련된 김재영 선생의 판소리 불 타전 원고를 완창하게 될 이번 무대는 ‘강생’, ‘고뇌와 출가’, ‘고행과 항마성도’, ‘전법륜’, ‘대입멸’ 등 부처님의 전생애를 완창하게 되는 2 시간 동안의 초유의 공연이다. 30)
결국 김재영 사설의 <불타전>은 1987년 원고를 만들기 시작하여 그 해 부처님오신날에 우선 ‘강생’ 편을 공연하였고, 이후 전체 원고가 완성 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인지 완창 연습에 시간이 걸린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1995년에야 처음으로 완창을 할 수 있었다. 이후 얼마 동안 완창 <불타전>은 도피안사에서 매년 공연되었다. 31)
<불타전>의 또 다른 음원이 있다.
<불타전> 사설을 지은 김재영이 운영하던 홈페이지 ‘청보리학림’ 32)에 공개되어 있던 것인데33) 현재 이 홈 페이지는 운영하지 않고 유튜브 채널 ‘일행거사’ 34)에서 확인할 수 있다. 35)
30) 《불광》 제247호(1995. 5), pp.79~80.
31) 《동아일보》(2001. 4. 27), p.18. “안숙선 … 명창(52)은 ‘부처님 오신날’인 5월 1일 오 후 2시 경기 안성 도피안사(到彼岸寺)에서 석가모니의 생애를 다룬 ‘불타전’ 공연을 갖는다. 안 명창은 강생, 고뇌와 출가, 고행과 성도, 전법륜, 대열반 등 다섯 대목으 로 구성된 이 판소리를 약 3시간에 걸쳐 완창한다. 불타전은 10년 전 도피안사 주지 송암(松菴) 스님이 대본을 들고 생면부지의 안 명창을 찾아 판소리로 만들어 줄 것 을 간곡히 부탁하면서 탄생했다. … 그의 불타전 완창은 올해로 다섯 번째가 된다.” 32) www.freechal.com/haklim
33) 이에 따라 이 글에서는 이 음원의 출처를 ‘청보리학림’으로 하기로 한다.
35) ‘청보리학림’ 홈페이지가 없어지고 나서 네이버 밴드 ‘현장의 불교학’에 음원이 올려 져 있었으나 현재는 네이버 밴드도 없어졌다.
특정 인물이 지은 사설이기 때문에 두 음원의 내용은 큰 맥락에서는 거 의 같다. 그러나 비록 새롭게 사설을 만든 창작 판소리이기는 하지만 공 연을 진행하면서 여러 차례 수정한 듯 두 가지 음원의 실제 사설은 소소 한 차이가 꽤 있다.
<불타전>은 ‘1. 강생(‘청보리학림’에는 강림)’, ‘2. 고뇌와 출가’, ‘3. 고행 과 성도’, ‘4. 전법륜’, ‘5. 대열반’의 다섯 장으로 되어 있다. 이것이 <불 타전>의 완창 공연을 전하는 기사에는 ‘강생’, ‘고뇌와 출가’, ‘고행과 항 마성도’, ‘전법륜’, ‘대입멸’로 밝혀져 있다.
이와 같은 <불타전>의 구성과, 도피안사에서 제작한 테이프 <불타전>(2001)에 비해 ‘청보리학림’의 <불 타전> 사설이 적은 부분이 많고 상대적으로 덜 완성된 것으로 보여, ‘청 보리학림’의 음원은 1995년 완창 때와 테이프 음원 사이의 공연 실황으 로 보인다.
안숙선 작창 판소리와 별개로 오갑순 작창의 판소리 <부처님전>이 있다.
이것은 김병준이 사설을 써서 1996년 <명창 오갑순 가야금병창 음 성공양 : 창작 판소리 부처님전>이라는 제목의 음반으로 발매되었는데, 음반 소개에 따르면 “전통 판소리 어법으로 작곡한 뒤 가야금병창으로 옮기고 국악기와 양악기로 혼성반주단을 편성, 새로운 창작국악으로 옮 긴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국내 초유 국악 양악의 협연”이라는 의미를 두었다고 하였다.
이상 필자가 확보한 불타 전기를 내용으로 하는 창작 판소리의 음원 을 사설 창작자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전체 음원은 다섯 가지이지만 사설 창작자는 세 사람이므로 실제로는 세 가지라고 할 수 있다
< 표 2 > 불타 전기를 내용으로 하는 불교 창작 판소리 음원
작사 작창 시간 시기 비고
김재영 ① 안숙선 1:56:43 2001 도피안사 발매
김재영 ② 안숙선 1:51:04 1990년대 후반(?) 청보리학림
이계송 ① 안숙선 59:07 1991 불교방송 제작 (2부 중 제2부)
이계송 ② 안숙선 12:27 1993 천태예술제 (항마품, 선정품, 성도품)
김병준 오갑순 1:02:08 1996 국악과 양악 혼성
Ⅲ. <불타전>에 보이는 한국불교의 신행
이제 불타 전기를 내용으로 하는 불교 창작 판소리가 한국불교의 신 행을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지를 살핌으로써 한국불교 전통을 계승하는 일면을 살피고자 한다. 주된 대상은 김재영 사설 <불타전>으로 하고 필 요한 경우 이계송 사설 <불타 석가모니>와 김병준 사설 <부처님전>을 참조하여 언급하는 것으로 한다.
1. 불타 전기 전통의 수용
다양한 경론에 단편적으로 전하던 붓다의 전기를 종합적으로 구성한 본격적인 불타 전기는 2세기 마명의 붓다차리타로 본다.
그리고 이것이 5세기 담무참에 의해 한역되어 불소행찬(佛所行讚)으로 중국에 유포된 이후 6세기 승우가 석가보(釋迦譜)를 지음으로써 중국 자체의 불전이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36)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 역시 석가여래행적송(釋 迦如來行蹟頌), 석가여래십지수행기(釋迦如來十地修行記)37), 석보상절 (釋譜詳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월인석보(月印釋譜), 팔상 록(八相錄) 등으로 이어졌다. 38)
이러한 한문 문화권의 불타 전기에 대한 이해의 정형은 ‘팔상(八相)’으 로 정립되어, 일반적으로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 비람강생상(毘藍降生 相),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설산수도상(雪山修 道相),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녹원전법상(塵苑轉法相), 쌍림열반상(雙林 涅槃相)의 여덟39)을 꼽는다.
그런데 19세기 말 서구와 일본의 영향으로 이러한 전통적인 입장과 는 다른 성격의 불타 전기가 등장한다.
기존의 불타 전기가 신이적이고 신격화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불타 전기40)가 나타 난 것이다.
36) 김운학, 불교문학의 이론(서울: 일지사, 1981), pp.39~43 ; 조명화, 「중국불교의 전 기문학」(한국불교학 16, 1991), p.127.
37) 최연식은 석가여래십지수행기(釋迦如來十地修行記)의 서문 등을 검토하고 한국 이 아니라 중국에서 찬술된 문헌이라고 하였다. 최연식, 「조선후기 佛敎小話集의 수용과 유통」(불교학보 80, 2017), pp.120~122.
38) 김기종, 「‘석존일대가’의 서술 양상과 시대적 맥락」(불교학보 54, 2010), p.191 ; 김종진, 「전통 시가 양식의 전변과 근대 불교가요의 형성 : 1910년대 불교계 잡지를 중심으로」(동악어문학 52, 2009), p.53.
39) 당나라 시인 왕발(王勃, 650~676)이 지은 석가여래성도기(釋迦如來成道記)에 북 송 때 도성(道誠)이 주석을 붙인 석가여래성도기주(釋迦如來成道記註)(X75, p.2a5-8)에는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 남비니원강생상(嵐毗尼園降生相), 사문유관 상(四門遊觀相), 유성출가상(逾城出家相), 설산시수도상(雪山示修道相), 보리수하 항마성도상(菩提樹下降魔成道相), 녹야원전법륜상(鹿野苑轉法輪相), 사라림하반열 반상(娑羅林下般涅槃相)의 여덟을 꼽는다.
40) 정영식, 「한국근대불교에 있어서의 불타담론 : 불타의 생애를 중심으로」(한국선학 29, 2011), pp.300~307.
전통적인 불타관에서 신이한 부분을 제거한다는 것은 기본적 으로 인간으로서의 불타를 드러내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따라서 전생담 이나 도솔래의상 부분이 생략되거나 간략히 다루어진다.
한문 문화권에 서 불타 전기의 기본으로 쓰이는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이 전체 60권 에서 무려 제7권41)에 이르러서야 호명보살이 도솔천에서 마야부인의 태 에 들어가는 모습을 그리는 것과 비교해 보아도 이런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41) 불본행집경(T3, no.190)의 「발심공양품(發心供養品)」이 권1~권3, 「수결정기품(受 決定記品)」이 권3~권4, 「현겁왕종품(賢劫王種品)」이 권4~권5, 「상탁도솔품(上託兜 率品)」이 권5~권6, 「부강왕궁품(俯降王宮品)」이 권7에 실려 있다.
그렇다면 20세기에 창작된 판소리 <불타전>은 어떤 입장일까?
<불타 전>에는 마야부인의 태몽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여 ‘도솔래의’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도솔천궁이 열린다. 푸른 서기가 어리난디 횐 코끼리가 내려오난디 광명 타고 내려온다. 육아백상(六牙白象) 흰 코끼리 서기 타고 하강 헌 듯 오색이 영롱터니 저 코끼리의 거동 보소. 뜻밖에 코끼리가 마 야부인 옆구리로 스르르르 스며든다. (1. 강생)
뿐만 아니라 ‘비람강생’에서도 비록 오른쪽 옆구리로 태어났다는 내용 은 없지만 다음과 같은 표현을 통해 한문 문화권에서 통용되는 전통적인 불타관을 보여준다.
아기 태자님 몸을 들어 땅 위로 내려선다. 동서남북 포행칠보 일곱 걸음 나가신다. 걸음걸음 자욱마다 연꽃송이 솟아난다. 그 가운데 우 뚝 서서 하늘 땅을 가리키며 사자후를 토하는디 사자처럼 외치는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천상천하 유아독존. 하늘과 땅 위에 나 홀로 존귀하니라. 온 세상 그 생명들이 고통바다 헤매이니 내 마땅히 건지리 라. 그대들을 건지리라. 대광명을 놓으사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리라. (1. 강생)
특히 필자가 <불타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찬불게’이다.
<불 타전>은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 比)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라 는 찬불게로 시작하고, 마지막에도 찬불게로 마무리한다.
이 찬불게는 현 재 한국불교에서 석가모니불 정근 게송으로 널리 쓰이는데 사나굴다(闍 那崛多, 523~600)가 개황(開皇) 7년(587)부터 11년(591)까지 한역42)한 불본 행집경에 처음 나타난다. 43)
“아난아, 옛날을 생각해보면 여래 한 분이 세상에 출현하셨는데 ‘불 사(弗沙)’ 여래 응공 정변지라고 하였다. … 내가 부처님을 뵙고는 마 음이 기뻐서 … 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천상과 천하에 부처님 같은 이 없고 시방세계에도 견줄 이 없네. 세간의 모든 것을 다 보아도 부처님 같은 이는 하나도 없네.’ 아난아, 이 게송으로 부처 님을 찬탄하고 이런 원력을 세웠다. … 부처님께서는 시자에게 이르 셨다. ‘이 사람은 94겁을 지나 부처가 되리니 이름은 석가모니라 하 리라.’” 44)
42) 開元釋敎錄 卷7(T55, p.549a) “開皇七年七月出 十一年二月訖 沙門僧曇學士費長 房劉憑等筆受 沙門彥琮製序 見長房錄”
43) 불본행집경보다 앞서 구마라집(鳩摩羅什, 343~413)이 402년부터 404년까지 한역 한 大智度論 卷4(T25, p.87bc)에도 찬불게가 보이는데 “天上天下無如佛 十方世 界亦無比 世界所有我盡見 一切無有如佛者”로 되어 있어 현행 찬불게와 한 글자가 다르다.
44) 佛本行集經 卷4, 「受決定記品」(T3, p.670a) “阿難 我念往昔 有一如來 出現於世 號曰弗沙多陀阿伽度阿羅呵三藐三佛陀 … 我見彼佛 心生歡喜 … 而將此偈讚歎彼 佛 而說偈言 天上天下無如佛 十方世界亦無比 世間所有我盡見 一切無有如佛者 阿難 我以此偈歎彼佛已 發如是願 乃至彼佛語侍者言 是人過於九十四劫 當得作佛 號釋迦牟尼.”
인용문에서 알 수 있듯이 불본행집경에 보이는 찬불게는 석가모니 불을 향한 찬탄이 아니라 현세의 석가모니불이 과거세에 불사불을 찬탄 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석가모니불의 강생과 관련을 맺고 결국에는 부처님오신날 의례에 쓰인다.
부처님 탄생일부터 열반일까지 대중들은 부처님의 덕을 칭송하고 드 높여야 한다. … “바라옵건대 자비를 내려주소서. 일심으로 청하오니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세계에 모습을 나타내시는 석가모니 부처님께 서는 이 도량에 강림하시어 공양을 받으소서. ‘천상과 천하에 부처님 같은 이 없고 시방세계에도 견줄 이 없네. 세간의 모든 것을 다 보아 도 부처님 같은 이는 하나도 없네.’” 45)
45) 釋迦如來降生禮讚文 卷1(X74, pp.1070c~1071a) “佛生日乃至涅槃日 當爲大衆稱 揚佛德 … 惟願聖慈俯垂明鑒 一心奉請堪忍世界示現降生釋迦文佛 惟願降臨道場 受我供養 天上天下無如佛 十方世界亦無比 世間所有我盡見 一切無有如佛者”
이처럼 과거불 찬탄이었던 불본행집경의 찬불게가 석가모니불 찬 탄으로 바뀌어 수용된 것 역시 불본행집경이 불타 전기를 대표하는 경 전임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불본행집경에 실린 찬불게가 그 만큼 대중들의 마음을 울리며 대표성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이 한국의 불교의례에까지 전승된 것이다.
그런데 <불타전>에서 특이한 점은, 찬불게로 시작하고 끝이 나는 구 조는 같은 김재영 사설이면서도 김재영①에만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보 다 앞선 것으로 보이는 김재영②에는 아예 찬불게가 보이지 않는다.
애초의 사설에는 없던 찬불게가 공연이 계속되면서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2. 법회의 구현
앞서 <불타전>을 제작하기 시작한 송암지원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이 <불타전>은 부처님오신날이라는 특정한 날을 위하여 만들어진 창작 판소리이다.
이런 점이 “본격적으로 창작 판소리를 만들어냈다기보다는 행사에 필요한 창작 판소리를 구성한 측면이 있다” 46)고 음악적으로 비판 할 수는 있지만 불교적으로는 바로 그런 점이 <불타전>의 중요한 특징이 라고 할 수 있다.
46) 김연, 앞의 글, p.57.
<불타전>은 단순히 부처님의 일대기를 구성하는 데에 그친 것이 아 니라 현재까지 이어져온 한국불교 전통의 요소를 반영하여 신행의 모습 을 담고 있는 것이다.
불타의 일대기를 다루는 창작 판소리이지만 나와 전혀 상관없는 역사적인 인물 ‘불타’의 생애를 배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불타의 생애를 통해서 나도 불타처럼 살아가게 하는 것이 이 창작 판소 리의 목적이다.
따라서 <불타전>에는 불타의 중요한 행적이 바로 우리의 일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불타전>을 시작하면서 찬불게를 암송한 다음에 곧바로 “우리도 부 처님같이 살고 싶구나.
우리도 부처님같이 살아지이다.”라는 발원이 있 다. 그리고 <불타전>이 끝날 때에는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기 때문에 자 연스럽게 정근 이후에 찬불게를 암송하고 “일체 대중이 해탈열반이오”로 마무리한다.
단순히 불타를 찬탄하는 것이 아니라 <불타전>을 듣는 모든 이가 불타처럼 살기를 발원하는 형식이다.
다음은 불타의 탄생 장면의 사설이다.
자, 이렇게 부처님이 탄생하셨는디 여러 도반님들도 그렇게 구경만 하셔서는 안 되시겠지요? …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 우리가 모두 저 마다 존귀한 자기 생명의 주인이로다. 신의 밧줄 인간의 밧줄에서 모두 풀어주셨으니 오늘 부처님오신날이 정녕 우리들 생일이 아니겄 소. 자, 우리가 한번 놀아보는디 어떻게 노는고 허니 쾌지나칭칭을 좀 부르면서 한번 놀아보던 것이었다. … 사월이라 초파일에 쾌지나 칭칭나네, 룸비니동산에 경사로세 쾌지나칭칭나네, … 너도 없고 나 도 없네 쾌지나칭칭나네, 신도 없고 인간도 없네 쾌지나칭칭나네, 부 처도 없고 중생도 없네 쾌지나칭칭나네, 생도 없고 사도 없네 쾌지나 칭칭나네, 천당도 없고 지옥도 없네 쾌지나칭칭나네, 시작도 없고 종 말도 없네 쾌지나칭칭나네, 이것이 모두가 해탈일세 쾌지나칭칭나네, 이곳이 모두가 정토로다 쾌지나칭칭나네, 이 아니 기쁠손가 쾌지나 칭칭나네, … 오늘이라 초파일은 쾌지나칭칭나네, 우리 모두 생일일 세 쾌지나칭칭나네, 우리 모두가 새로 태어났소 쾌지나칭칭나네, 새 생명으로 태어났소 쾌지나칭칭나네 (1. 강생)
불타가 탄생한 날은 불타 혼자의 탄생이 아니라 “모두가 해탈”한 날이 어서 “부처도 없고 중생도 없”으니 내가 본래 부처인 줄만 자각하면 “우 리 모두가 … 새 생명으로 태어”난 “우리 모두 생일”이다.
그러니 “쾌지나 칭칭을 좀 부르면서 한번 놀아보”아야 한다.
성도 장면 역시 마찬가지 방식이다.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석 가모니 성도로구나.
십이연기 사슬 끊고 석가모니 성도로세. 얼씨구 나 절씨구. 무상보리 이루시고 싯달 태자님 성도로세. 얼씨구나 절씨구. 해탈대도 열렸으니 너도 성도 나도 성도, 얼씨구나 절씨구. 일 체 중생 해탈일세. 일체 중생 성도로다. 얼씨구나 절씨구. (3. 고행 과 성도)
싯달 태자의 성도가 싯달 태자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해탈대도가 열 려 너도 성도하고 나도 성도하여 일체 중생이 해탈하고 성도하니 “얼씨 구나 절씨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들은 김병준 사설의 <부처님전>이 다음과 같이 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기원전 6세기 히말라야 산기슭에 석가족이 살았으니 왕은 숫도다나 왕비는 마야였더라. 겨울 끝나고 화창한 봄날 카필라국 마야왕비 한 꿈을 얻었으니 코끼리가 은빛 상아에 하얀 연꽃 걸음으로 마야왕비 가슴속으로 우르르르르 달려들어 눈을 번쩍 뜨니 이것이 석가세존 태몽이었던가 보더라. (1. 서창)
“기원전 6세기”부터 시작하는 <부처님전>의 사설은 마치 불타 일대기 를 전하는 개론서와 같은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신행과 관련한 ‘도솔래 의’ 내용을 태몽이라 하고 간단히 언급함으로써 <부처님전>의 관심이 사 실적인 불타를 전하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비하여 끊임없이 불타 의 주요한 행적을 현재의 우리와 연결짓는 <불타전>은 2,600년 전 인도 에서 살다간 한 인물을 전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님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고 하겠다.
또한 <불타전>에는 “백척간두진일보”(3. 고행과 성도), “직지견성”(3. 고 행과 성도), “불생불멸”(4. 전법륜) 등 일반적인 불타 전기에서는 보기 어려 운 단어들이 등장하는데, 이처럼 선종 전통에 익숙한 한국불교 일반의 개념어가 자연스럽게 쓰인다는 사실 역시 <붙타전>의 관심이 한국불교 의 신행 모습을 담아 전통을 계승하려는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의 탄생 장면에서 창자가 직접 “자, 이렇게 부처님이 탄생하셨는디 여러 도반님들도 그렇게 구경만 하셔서는 안 되시겠지요?”라고 청중에게 말을 하는데, 이것이 단순히 판소리의 성격에서 비롯하는 것뿐만 아니라 <불타전>에서는 일종의 법사 역할을 한다.
앙굴리말라의 일화를 전하는 장면에서 이런 특성이 두드러진다.
이 세상에 잘못을 저지르는 자가 어찌 저 앙굴리마라뿐이겠소. 우리 모두 앙굴리마라와 함께 참회정진을 하십시다. 옴 살바 못자모지 사 다야 사바하. 이렇게 참회진언을 외우십시다. (4. 전법륜)
그리고 십악업과 오역죄를 참회하며 참회진언을 외우고는 “자, 이제 모두 대중 청정이요, 모든 대중이 청정해탈이요.”라고 덧붙여 마치 수계 법회를 진행하는 계사의 모습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또한 현장에서 판소 리를 함께하고 있는 대중이 참회진언을 암송함으로써 “모든 대중이 청정 해탈”이라고 하는 데에서는 현장의 대중뿐만 아니라 온 세상의 대중들이 모두 청정하리라는 축원과 회향의 일면이 보인다.
이러한 회향의 모습은 <불타전>의 마지막에서 현장의 모든 대중이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고 “일체 대중이 해탈열반이오”라고 합송하는 것에 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김병준 사설 <부처님전>에서도 석 가모니불 정근으로 드러나고 이계송 사설 <불타 석가모니>에는 “상래소 수공덕해(上來所修功德海) 회향삼처실원만(回向三處悉圓滿)”의 회향 게송 으로 표현된다.
결국 불교 창작 판소리 <불타전>은 찬불게 암송으로 시작하여 끝나 는 부처님오신날 법회를 판소리로 구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판소리 창자가 그 법회의 법사가 되어 판소리의 형식으로 한국불교의 전통 과 신행을 녹아낸 불타의 일대기를 설법하는 것이다.
이것이 불교 창작 판소리 <불타전>의 가장 중요한 불교적 의미일 것이다.
Ⅳ. 결어
이상으로 김재영 사설의 불교 창작 판소리 <불타전>의 창작 과정을 정리하고 사설에 담긴 불교 전통의 맥락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하여 다 음과 같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불타전>의 창작 과정을 정리하면서 송암지원과 안숙선의 인터 뷰를 진행함으로써 한국불교에서 대단히 의미있는 작업인 <불타전>의 제작 과정을 아카이브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였다.
향후 <불타전>뿐만 아니라 <불타 석가모니>와 <부처님전>은 물론 여러 불교 창작 판소리의 창작 과정과 관련한 자료와 관계자 인터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불타전>이라는 현대의 불교 콘텐츠를 구성하기 위하여 전통의 불타 전기 경전을 활용하는 방식을 확인함으로써 현재 한국불교에서 일 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불타 일대기의 맥락을 확인하였다.
셋째, 이상과 같은 성과를 통해 <불타전>의 가치를 드높임으로써 적 어도 불교계 내에서 <불타전> 공연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1991년에 불교방송을 통해서 <불타전>과 다른 내용의 <불 타 석가모니>가 방송되었고, <부처님전> 역시 1990년대 중반에 음반이 발매되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문화 콘텐츠가 현재는 사장된 것이나 마 찬가지여서 이러한 창작 판소리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극히 적다.
그러 므로 이 글을 계기로 방송과 연계하여 불교 판소리를 보급하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불타전>은 판소리이므로 음악적인 분석이나 전통 판소리 사설과의 전통성을 살펴야 할 것이나 그것은 필자의 역량을 벗어난 일이므로 다른 이들의 연구에 맡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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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요약
이 글은 불교 창작 판소리 <불타전>의 창작 과정을 정리하고 사설에 담긴 불교 전통의 맥락을 살펴본 것이다. <불타전>은 1987년 불광사 송암지원의 의뢰로 김재영이 사설을 쓰고 안숙선이 작창하여 만들었 다. <불타전>에는 한국불교의 신행으로 수용되어온 ‘찬불게’가 비중 있 게 담겨 있고 한국불교의 전통적인 불교 개념어들이 쓰였기 때문에 <불타전>이 단순히 불타의 일대기를 전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판소리를 통하여 법회를 구현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불타전>의 창작 과정을 정리하면서 송암지원과 안숙선의 인 터뷰를 진행함으로써 한국불교에서 대단히 의미있는 작업인 <불타전> 의 제작 과정을 아카이브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였다. 둘째, <불타전>이라는 현대의 불교 콘텐츠를 구성하기 위하여 전통 의 불타 전기 경전을 활용하는 방식을 확인함으로써 현재 한국불교에 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불타 일대기의 맥락을 확인하였다. 셋째, 이상과 같은 성과를 통해 <불타전>의 가치를 드높임으로써 적어도 불교계 내에서 <불타전> 공연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방송과 연계하여 불교 판소리를 보급하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주제어 : 창작 판소리, <불타전>, 찬불게, 한국불교 전통, 법회 구현
Abstract
A Study on the Newly Made Buddhist Pansori “Bulta-jeon”
Choe, Won-sup / Visiting Researcher, the Center for Daehaeng Seon Studies
This paper summarizes the making process of the newly made Buddhist pansori “Bulta-jeon” (The Life Story of Buddha), and examines the context of the Buddhist tradition contained in the lyrics of “Bulta-jeon”. “Bulta-jeon” was written by Jae-yeong Kim and composed by Suk-seon Ahn at the request of Song-am Ji-won, a monk of Bulgwang-sa temple, in 1987. “Bulta-jeon” uses the praise for the Buddha, which is used in Korean Buddhist rituals, and traditional Buddhist conceptual words of Korean Buddhism. Therefore, it does not simply convey the life story of Buddha, but embodies the Buddhist ceremony through pansori. Through this paper, the following results can be expected: First, while organizing the making process of “Bulta-jeon”, I interviewed Song-am Ji-won and Suk-seon Ahn. This laid the groundwork for archiving data to confirm how the very meaningful “Bulta-jeon” was made in Korean Buddhism. Second, it was confirmed how to use the traditional Buddha biography scriptures to compose modern Buddhist content called “Bulta-jeon”. Through this, the context of the life history of Buddha, which is currently generally accepted in Korean Buddhism, was confirmed. Third, by increasing the value of “Bulta-jeon” through the above achievements, I hope that there will be an opportunity to find a way to regularize the performance of “Bulta-jeon” at least within the Buddhist community, and to disseminate Buddhist pansori in connection with broadcasting.
Key words: Newly Made Pansori, “Bulta-jeon” (The Life Story of Buddha), Praise for the Buddha, Korean Traditional Buddhism, Realization of Buddhist Ceremony
원고접수: 2024-09-30 심사완료: 2024-10-24 게재확정: 2024-10-25
불교철학제15집(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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