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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G. 판 덴 브링크(G. van den Brink)의 유신진화론적 인간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상웅.총신大

 

 

1. 들어가는 말

 

인간의 기원과 원죄에 대한 교리는 정통 기독교 교리의 필수적 조항으 로 인정되어 왔지만,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진화론이 대두한 이후, 특히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유신진화론 (theistic evolutionism) 혹은 진화론 적 창조론(evolutionary creationism)이 마치 전통적인 교리들을 대체하는 정설(orthodox view)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대세가 되었다.2)

 

    2) 기원에 관한 다양한 입장들을 잘 정리해 주는 책은 Gerald Rau, Mapping the Origins Debate: Six Models of the Beginning of Everything, 한국기독과학자회 역, 『한눈에 보는 기원 논쟁 - 우 주, 생명, 종 인간의 시작에 관한 여섯 가지 모델』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6)이며, 유신진화론 혹은 진화론적 창조론의 주요 주장을 정리해 주는 자료들 중에는 Debora B. Haarsma and Lauren D. Haarsma, Origins: Christian Perspectives on Creation, Evolution, and Intelligent Design, 220 한국기독과학자회 역, 『오리진- 창조, 진화, 지적 설계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들』 (서울: IVP, 2012); 우종학,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 (서울: IVP, 2014) 등을 들 수가 있다. 한편 유 신진화론에 대하여 신학자들과 과학자들의 전문적인 비평을 담은 책으로는 J. P. Morelan e. a. (eds.), Theistic Evolution: A Scientific, Philosophical, and Theological Critique, 김병훈 외 공역, 『유신진화론 비판(상), (하)』 (서울: 부흥과개혁사, 2019)이 있다. 피닉스신학교의 연구교수인 웨인 그루뎀은 최근에 간행한 조직신학 개정본에서도 유신진화론에 대하여 비판적 논의를 방대하게 제시해 준다(Wayne A. Grudem, Systematic Theology. 박세혁 역. 『조직신학 1』 [서울: 복있는사 람, 2024], 518-594). 또한 박찬호, “유신진화론에 대한 웨인 그루뎀의 비판,” 「조직신학연구」 34 (2020): 108-137을 보라. 

 

심지어는 창세기를 연구하는 구약학자들 마저도 진화론의 표준에 맞추어 창세기 첫 몇 장에 대한 이해를 문자적 이해를 회피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개진하 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3)

유신진화론의 입장에 선 기독교 학자들은 기원 (origin)에 대한 입장 변경 외에는 기독교의 근본 교리들 즉, 구속과 완성 등을 포함한 교리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고, 자연주의 혹 은 유물론적 진화론에 대항하여 성경적이고 과학적인 창조신앙을 변증하 기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4)

그러나 유신진화론을 따를 경우에 아담과 하 와가 모든 인간의 원조상이라고 하는 인류의 일조설(monogenism)이 설 자리가 없어지며, 나아가서는 창세기 3장에서 보도하고 있는 첫 인간의 타락(fall)과 그 결과인 원죄(original sin)의 여지 역시 다 없어지고 말게 되기 때문에 근본 교리의 변경에도 이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인간의 기원과 타락에 대한 전통적 교리를 대체하는 진화론적인 해석들이 제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5)

 

     3) 소위 원역사(Urgeschichte, primitive history)라 불리우는 창 1-11장에 대한 해석과 관련한 다양 한 해석들을 보기 위해서는 Charles Halton and Stanley N.. Gundry (eds.), Genesis: History, Fiction, or Neither? 주현규 역, 『창세기 원역사 논쟁』 (서울: 새물결플러스, 2020); J. Daryl Charles (ed.), Reading Genesis 1-2: An Evangelical Conversation, 최정호 역, 『창조 기사 논 쟁』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6); Cornelis Van Dam, In the Beginning: Listening to Genesis 1 and 2, 전광규 역, 『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서울: 부흥과개혁사, 2025) 등을 보라.

    4) 사실 찰스 다윈에 근거하여 무신론적 혹은 자연주의적 진화론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수다하지만, 전대경에 의하면 다윈은 오히려 일종의 자연신학을 추구한 유신론자이며 유신진화론자라고 한다(전 대경, “다윈의 창조론,” 「조직신학연구」 34 [2020]: 20-43).

    5) 우리는 다음의 두 편집서 속에서 유신진화론적으로 개작된 인간론을 볼 수가 있다: William T. Cavanaugh and James K. A. Smith (eds.), Evolution and the Fall, 이용중 역, 『인간의 타락과 진화』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9); J. B. Stump and Chad Meister (eds.), Original Sin and the Fall Five Views, 노동래 역, 『원죄와 타락에 관한 논쟁』 (서울: 새물결플러스, 2023) 등에서

 

이러한 교리적 개작 작업에 대한 박찬호 교수의 다음과 같은 지적은 지나치다기 보다는 깊이 새겨 보아야 할 지적이라 생각 한다. 다만 복음주의적인 입장에서는 유신진화론을 받아들일 경우 기본적인 복음 주의 신학의 얼개가 상당부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아담의 역사성이 부정되면 원죄론도 희미해지고 그렇게 될 때 예수 그리스 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 자체에도 흠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6)

그리고 더욱더 심각성을 느끼는 것은 이러한 표준적인 진화론의 수 용을 통한 기원과 타락에 대한 개작 작업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복음 주의자들만 동참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개혁신학자들 마저도 그 대열 에 동참해 왔다는 점이다. 특히 아브라함 카이퍼, 헤르만 바빙크 등의 후 예들이라 자처하는 네덜란드 개혁신학계 역시도 20세기 후반에는 유 신진화론을 수용히였고, 그 후에는 - 그 영향하에 있던 - 미국 칼빈대학 교 (Calvin University) 역시도 유신진화론의 대표적인 기관 중 하나가 되어 왔다.7)

 

     6) https:// www.igoo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76367. 2026.1.1.접속.

     7) 윌리엄 밴두더워드는 William Vandoodewaard, The Quest for the Historical Adam, 이용중 역, 『역사적 아담 탐구』 (서울: 부흥과개혁사, 2017), 329-333에서 루이스 벌코프가 소천한 후인 1950 년대 말 이후 CRC 교단과 이사회가 “창세기에 대한 접근 방식에 있어서 더 큰 자유 재량”을 허락하 기 시작했고, 대학 교수들인 데이비스 영, 하워드 반틸, 하스마 부부 등이 어떻게 유신진화론을 주창 해 왔는지를 요약적으로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코르넬리스 판 데어 꼬이(Cornelis van der Kooi, 1952- )와 더불어 󰡔기독교 교의학󰡕(Christelijke Dogmatiek) 을 출간하여 - 그 영역본과 더불어 - 큰 반향을 얻은 바 있는 헤이스베르 트 판 덴 브링크(Gijsbert van den Brink, 1963- )의 경우이다. 자유대학 교(Vrije Universiteit te Amsterdam) 신학부의 신학과 과학(Theologie en wetenschap) 담당 교수인 그는 2017년에 기독교 신앙과 진화에 관한 책 을 출간해서 네덜란드 개혁파 진영 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킨 바 가 있으며, 2020년에는 영어로 개정 출간하여 영어권에서도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8)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나 평가가 부재하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판 덴 브링크 교수의 유신진화론에 근거한 인간의 기 원과 타락에 대한 분석과 평가 작업을 수행해 보고자 한다.

그는 진화론의 주요 주장들을 그대로 수용할 뿐 아니라 요약 제시함으로 신학적인 논의 를 전개했다.9)

이어지는 본론에서 우선 국내에는 낯설은 신학자인 헤이스베르트 판 덴 브링크 교수의 이력과 저술들에 대한 개관을 통해 배경과 역사적 맥락 을 먼저 개관하고(2), 이어서 인간 기원과 타락에 대한 판 덴 브링크의 유 신진화론적인 견해를 고찰해 보고 나서(3), 마지막으로 개혁주의적 관점 에서 평가 작업을 해보자 한다(4).10)

 

    8) G. van den Brink, En de aarde bracht voort: Christelijk geloof en evolutie (Zoetermeer: Boekcentrum, 2017);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Grand Rapids: Eerdmans, 2020). 후자는 번역서가 아니라, 판 덴 브링크 본인이 직접 영어로 쓴 저술이다.

    9) 볼터 후팅어는 판 덴 브링크의 출발점을 간단명료하게 잘 요약해 준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 이 책의 핵심 질문이다. 오늘날 자연과학에서 인정받는 표준 모델로 사용되는 진화론이 옳다면, 기독교 신앙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판 덴 브링크에 따르면, 피할 수 없으며, 우리는 진화론의 중 요한 세 가지 지식층을 다뤄야 한다: 1) 수십억 년 된 지구와 더 오래된 우주, 즉 깊은 시간, 2) 인간 을 포함한 삶에서의 공통된 혈통, 3) 진화의 엔진인 ‘우연한’ 유전적 돌연변이와 자연선택.”(Wolter Huttinga, “Boekrecencie: En de aarde bracht voort” (https://boekenkrant.com/recensie/ en- de-aarde-bracht-voort/. 2026.2.19.접속).

    10) 논자는 역사적 개혁주의를 추구하는 예장합동 교단 신학교인 총신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 고 있기 때문에, 자연주의 진화론과 유신진화론에 대한 논의나 논쟁에 거의 관여할 기회가 없었 다. 따라서 판 덴 브링크의 유신진화론적인 인간론을 논구하고 비판하는 본고를 준비하면서, 18세 기 영국의 시인 알렉산더 포프(Alexander Pope, 1688-1744)의 싯구인 바 “Fools rush in where angels fear to tread.”라는 구절을 절감하게 되었다. 혹은 네덜란드어 판에 대한 서평을 쓴 야르 트 포르트만(Jart Voortman) 목사의 “판 덴 브링크는 박식한 사람이다. 그 점에서 나 스스로는 작 은 소년 같이 느껴진다”(Van den Brink is een geleerd mens. In die zin voel ik mij een kleine jongen)는 겸손한 표현에 공감을 표하고 싶다(https://geloofenwetenschap.nl/van-den brink-en-de -aarde-bracht-voort-christelijk-geloof-en-evolutie-2017/. 2026.2.19접속). 그만큼 3절에서 다루어질 내용은 논자에게는 비전문 영역이기 때문이다.

 

2. 헤이스베르트 판 덴 브링크의 공적 이력과 저술들

 

먼저 우리는 헤이스베르트 판 덴 브링크의 공적 이력과 주요 저술을 개관해 보도록 하겠다.

그는 국교회 (Nederlandse Hervormde Kerk) 소속 신학자로 활동을 시작했고, 2004년 화란개혁교회, 루터교회 등과 연합한 네덜란드 개신교 교회(PKN) 교단11)에 속하되 보수적인 축을 형성해 온 개 혁파 연맹(Gereformeerde Bond) 소속 신학자이다.12)

 

     11) 19세기 네덜란드 역사 가운데 국교회(NHK)로부터 두 번의 분리가 있었는데, 1834년 헨드릭 드 콕이 주도한 앞스케이딩(Afscheiding)과 아브라함 카이퍼 그룹이 주도했던 1886년의 돌레안치 (Doleantie) 운동이 그것들이다. 이 두 교단은 1892년에 연합하여 화란개혁교회(Gereformeerde Kerk in Nederland)가 되었지만, 2004년에 이르러 화란 국교회와 복음주의 루터교회 등과 연 합하여 네덜란드 개신교단이 되었다(https://nl.wikipedia.org/wiki/Protestantse_Kerk_in_ Nederland. 2026.2.19.접속).

     12) 개혁파 연맹은 공식적으로 Gereformeerde Bond tot verbreiding en verdediging van de Waarheid in de Protestantse Kerk(개신교회 내에서 진리의 보급과 변호를 위한 개혁파 연맹)라 고 하는데, 네덜란드 개신교회(PKN) 교단 내부에서 8천명이 속한 개혁파 정통 신학을 추구하는 그 룹을 가리킨다. 공식 홈페이지는 http://www. gereformeerdebond.nl/이다. 연맹 소속 교수로 차영배 교수(1929-2018)와 교류가 많았던 Cornelis Graafland (1928-2004)를 비롯하여 그 제자 들인 W. Asselt, Jan Hoek, A. de Reuver 등이 있고, 현재 활동중인 교수들로 판 덴 브링크와 자 유대학교 교의학 교수인 헹크 판 덴 벨트(Henk van den Belt, 1971- ) 등이 있다.

 

국립대학교인 위트 레흐트 대학에서 빈센트 브륌머의 지도하에 분석철학적 신론 연구를 수 행하여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 국립대학에서 주로 활동하다가, 2015년에 자유대학교 신학부 정교수가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공적 이력과 주 요 저술들에 대한 개관을 할 필요가 있는데, 2015년을 기준으로 나누어서 간략하게 살펴 보도록 하겠다.

 

2.1. 위트레흐트 학파에서 시작하여 레이든(자유대학교 교수직 겸임 시절)

 

헤이스베르트 판 덴 브링크는 위트레흐트 대학교 (Rijksuniversiteit te Utrecht) 신학부에서 신학 교육을 받았고, 박사과정에서는 빈센트 브륌 머(Vincent Brümmer, 1932-2021)의 지도하에 박사과정에서 철학적 신학(philosophical theology)을 전공했다.13)

브륌머 교수는 박사 제자들로 하 여금 전통적 신론의 주요 주제들을 분석 철학(analytical philosophy)을 도 구로 삼아서 논구하여 박사논문을 쓰게 했다.14)

판 덴 브링크는 하나님의 속성 중 전능성 교리에 대한 전통적인 연구, 철학적 분석, 현실적 적실성 을 논구하여 논문을 썼다.15)

학위 취득 후에는 모교에 남아서 철학과 철학 적 신학 강의를 했다.16)

2004년에 이르러 󰡔공공의 문제󰡕라는 저술을 통해 과학 철학(a philosophy of science)을 개진했다.17)

 

    13) 그의 저술 속에서 우리는 판 덴 브링크가 개혁파(Gereformeerd, reformed) 신학자라고 하는 입 장 표명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가 재학하던 시절 위트레흐트 대학교 신학부의 강점 중 하나는 국 교회 내에서 옛 개혁주의 신학 혹은 개혁파 정통주의 신학을 가르치는 꼬르넬리스 흐라프란트가 재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흐라프란트 교수는 개혁주의 언약신학과 예정론에 대한 방대한 저술 을 통해 개혁파 정통주의를 후대에 보급하는 일에 기여를 했다(Arjan Boersma, Tegendraads gereformeerd. Biografie Porf. dr. Cornelis Graafland [Utrecht: Kokboekcentrum, 2021]).

    14) 브륌머와 그의 박사 제자들을 위트레흐트 학파(Utrechts school)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학파 의 주요 대변인들의 저술과 기여에 대한 분석 평가를 보기 위해서는 Dolf te Velde, Paths Beyond Tracing Out: The Connection of Method and Content in the Doctrine of God, Examined in Reformed Orthodoxy, Karl Barth, and the Utrecht School (Delft: Eburon, 2010), 399-574 를 보고, 대변인들의 요약적 제시를 보기 위해서는 Gijsbert van den Brink, and Marcel Sarot (eds.), Hoe is uw Naam? Opstellen over de eigenschappen van God (Kampen: Kok, 1995); 영역본 - Understanding the Attributes of God (Frankfurt: Peter Lang, 1999)을 보라.

    15) Gijsbert van den Brink, Almighty God: A Study of the Doctrine of Divine Omnipotence (Kampen: Kok Pharos, 1993), 274-275에 저자의 요약이 들어있다. 또한 Te Velde, Paths Beyond Tracing Out, 515-524를 보라.

    16) G 판 덴 브링크는 1994년과 1997년에 두 권으로 된 철학 입문서를 출간했고, 2023년에 이르 러 개정판을 출간하기도 한다: Gijsbert van den Brink, Oriëntatie in de filosofie: Westerse wijsbegeerte in wisselwerking met geloof en theologie, rev.ed. (1994, 1997/ Zoetermeer: Boekencentrum, 2023).

     17) Gijsbert van den Brink, Een publieke zaak (Zoetermeer: Boekencentrum, 2004); Philisophy of Science for Theologians: An Introduction, trans. Chris Joby (Frankfurt am Main: Peter Lang, 2009).

 

신앙과 과학 사이의 관 계를 철학적 신학자로서 검토하면서, 과학주의나 세계관으로서 진화주의 를 거부하는 해설을 해준다. 2007년 12월 14일에 그는 레이든 대학교 특별 교수로 취임하면서 벨 직 신앙고백서 제2조 자연의 책에 대한 강연을 했다.

이는 성경만 아니 라 자연의 책도 지식의 근원이라고 하는 점을 강조하려는 그의 의도를 보 여준다.18)

레이든 대학과 자유대학교 교수직을 겸직하던 시절인 2012년 에 이르러서는 교의학 정교수인 코르넬리스 판 데어 꼬이(Cornelis van der Kooi, 1952- )와 공저하여 󰡔기독교 교의학󰡕 교본을 출간한다.19)

화란 어와 영역본을 통해 꽤나 호응을 받게 된 본서는 G. C. 베르까우어(G. C. Berkouwer, 1903-1996)의 󰡔교의학 연구󰡕(Dogmatische Studiën, 1949 1972) 시리즈 이래로20), 자유대학교 교수들이 낸 첫 교의학 교본이었다.21)

 

     18) Gijsbert van den Brink, Als een schoon boec. Achtergrond, receptie en relevantie van artikel 2 van de Nederlandse Geloofsbelijdenis (1561) (Leiden: Leiden University Press, 2008). 2004년 교단 통합후 국립대학교 신학부는 없어졌기 때문에, 판 덴 브링크가 취임한 교수직 은 인문학부에 속한 개혁파 개신교의 역사(the History of Reformed Protestantism)이었으며, 특별교수직이란 전임 교수 대우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19) Cornelis van der Kooi and Gijsbert van den Brink, Christelijke Dogmatiek (Zoetermeer: Boekcentrum, 2012); 영역본 - Christian Dogmatics, trans. Reinder Bruinsma and James D. Bratt (Grand Rapids: Eerdmans, 2017).

     20) G. C. Berkouwer, Dogmatische Studiën, 18dln (Kampen: Kok, 1949-1972); 영역본- Studies in Dogmatics, 14 vols. (Grand Rapids: Eerdmans, 1952-1976).

     21) Van der Kooi and van den Brink, Christelijke Dogmatiek; Christian Dogmatics, 본서에 대 한 다양한 서평들이 존재한다: H. S. Benjamins, “Het handboek Christelijke dogmatiek als dogmatisch leerboek,” Nederlands Theologisch Tijdschrift, 67/3 (2013): 171-186; Todd J. Billings, “Christian Dogmatics: An Introduction,”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Theology 21/1 (2019): 103-106; Eduardo J. Echeverria, “Loyal orthodoxy: Christelijke dogmatiek: een inleiding by G. van den Brink and C. van der Kooi,” Calvin Theological Journal 48/1 (2013): 143-149; Matthew Y. Emerson, “Christian Dogmatics: An Introduction,” Southeastern Theological Review 9/2 (2018): 91-93; Daryl Hale, “Christian Dogmatics: An Introduction,” Interpretation 73/4 (2019): 410-411; J. Jackson, “Christian Dogmatics: An Introduction,” Anglican Theological Review 102/2 (2020): 347-349; Glenn R. Kreider, “Christian Dogmatics: An Introduction,” Bibliotheca sacra 176/704 (2019): 491-493; Ronald T. Michener, “Christian Dogmatics: An Introduction,” European Journal of Theology 28/2 (2019): 196-197; Ryan M. McGraw, “Christian Dogmatics: An Introduction,” 80/1 (2018): 178-181; Patrick Nullens and Ronald T. Michener. “Dutch Evangelical Trends and Their Significance: a Critical Review,” European Journal of Theology 23/2 (2014): 169-180; Rik Peels, “Een wandelgids bij het leven: Een analytische evaluatie van de Christelijke Dogmatiek,” Nederlands Theologisch Tijdschrift 69/1 (2015): 21-37; Jeffrey A. Stivason, Jeffrey A. “Christian Dogmatics: An Introduction,” Presbyterion 44/1 (2018): 175-178. 

 

판 데어 꼬이와 판 덴 브링크는 자신들이 취하는 신학적 입장이 “충실 하게 정통적인”(loyally orthodox) 것이라고 표명하면서, 전통적인 로치(loci) 방식이 아니라 16장으로 나누어 논의를 전개한다.22)

공백 기간 동 안 동신학부가 사용했던 기본 교의학 강의 교재는 헨드리꾸스 베르코프 (Hendrikus Berkhof, 1914-1995)의 󰡔기독교 신앙󰡕(Christelijk Geloof)이 었는데, 그는 바르트를 넘어 이위일체론자(binitarianist)였다.23)

분명 판 데어 꼬이와 판 덴 브링크는 베르코프 보다는 전통에 좀 더 귀를 기울인 전통적인 신학자들이라고 할 수가 있겠지만, 유신진화론의 수용이라는 측 면에서 보자면 베르코프의 신학적 계승자들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 었다.24)

 

      22) Van der Kooi and van den Brink, Christian Dogmatics, xi. 이어서 그들이 의미하는 바 를 다음과 같이 제시해 준다: “That is, we seek to connect with the teaching tradition of past centuries but simultaneously try to be open to those who claim to have a better understanding of certain issues.”

      23) Hendrikus Berkhof, Christelijk Geloof (Nijkerk: Callenbach, 1973/ Kampen: Kok, 2007); 영역본에 근거한 한역본 - 『교의학 개론』, 신경수 역 (고양: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8). 필자가 유 학중이던 1990년대 중반 교의학 과목 시간에 Aad van Egmond 교수나 C. van der Kooi 교수는 베르코프의 이 책을 교재로 사용하는 것을 직접 경험했었다.

      24) Berkhof, 『교의학 개론』, 294-355; Van der Kooi and van den Brink, Christian Dogmatics, 228에서 창조과학의 젊은 지구창조론을 거부하고, 302쪽에서는 진화생물학의 결과에 의지하여 역 사적 아담의 존재를 중시하지 않으며 심지어 첫 조상의 타락의 역사성을 부정한다. 

 

2.2. 자유대학교 신학 및 과학 정교수(2015-현재)

 

레이든 대학과 자유대학교 교수직을 겸직하던 판 덴 브링크 교수는 2015년 말에 이르러 신설되는 신학과 과학의 관계 정교수로 임용되기에 이른다.

이는 분명 그의 공적 이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는 시 점이었다.

그는 2015년 12월 11일에 자유대학교 신학부 종교와 과학 정교 수로 취임하는 연설을 했다.

주제는 󰡔갈등과 조화 사이. 믿음과 과학의 관 계에 대한 근본신학적 논평󰡕이었고, 그의 입장은 당연히 갈등이 아니라 조화(consonantie)의 입장이었다.25).

 

    25) Gijsbert van den Brink, Tussen conflict en consonantie. Fundamentaaltheologische kanttekeningen bij de verhouding van geloof en wetenschap (Amsterdam: Vrije Universiteit, 2015). 이 연설문은 Gijsbert van den Brink, Het experiment van broeder  Juniper: Opstellen over geloof en wetenschap (Utrecht: KokBoekencentrum, 2025), 15-48 에 재수록되어 있고, 취임 연설 영상은 유튜브에 남아있다: https://www. youtube.com/watch? v=yqwwMX0Gasc&t=1720s (2026.2.15.접속). 

 

그가 맡은 분야에서 가열찬 연구의 결과 첫 출간된 책은 2017년에 간 행된 󰡔그리고 땅이 내어 놓으니: 기독교 신앙과 진화󰡕(En de aarde bracht voort: Christelijk geloof en evolutie)였다.26)

이 책은 판 덴 브링크가 맡게 된 교수직(professorship)에 부합하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2020년에 는 영어로도 출간함으로 더 많은 나라의 독자들을 향하게 되었다.27)

본서 에서 판 덴 브링크는 개혁신학의 특징들과 진화론의 주요 결론들을 조화 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는데, 특히 인간의 기원(역사적 아담), 죄와 고 통의 문제(역사적 타락), 그리고 하나님의 섭리 등의 문제를 유신진화론 적으로 개작해서 제시해 준다.28)

우리는 이어지는 3절에서 그가 진화생물 학적으로 인간의 기원과 죄의 기원 문제를 어떻게 개작했는지를 고찰해 보고, 4절에서는 비판적으로 검토하려고 한다. 판 덴 브링크는 주요 대작의 출간 후에도 2021년에 이르러서는 󰡔모든 것을 조사하라󰡕를 출간했다.29)

 

    26) Gijsbert van den Brink, En de aarde bracht voort: Christelijk geloof en evolutie (Zoetermeer: Boekcentrum, 2017).      27) Gijsbert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Grand Rapids: Eerdmans, 2020). 번역자가 표시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 판 덴 브링크 교수 자신이 영어로 쓴 저 술이다.

    28) 판 덴 브링크와 동일한 교단인 네덜란드 개신교회(NPK)와 개혁파 연맹에 속한 목회자인 야르트 포 르트만은 본서에 대한 서평에서 판 덴 브링크가 진화론과 기독교 신앙의 관계에 대해 15년간 연 구한 끝에 이렇게 결정적인 작품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알려준다(https:// geloofenwetenschap. nl/ van-den-brink-en-de-aarde-bracht-voort-christelijk-geloof-en-evolutie-2017/. 2026.2.19.접속).

    29) Van den Brink, Onderzoek alle dingen (Zoetermeer: KokBoekencentrum, 2021); (영역본) Prove All Things: The Bible, Faith, and Science (Eugene: Cascade Books, 2023). 

 

일반 신자들을 독자층으로 ‘모든 것을 조 사하라’에서 판 덴 브링크는 창조와 진화 문제와 관련된 성경 구절들을 살 펴보도록 안내해 준다.

이를 통해 진화론과 상충되어 보이는 성경 구절들 마저도 유신진화론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

2025년에는 신앙과 과학에 관해 발표했던 글들을 수정 보완하여 선집한 󰡔유니퍼 형제의 실험: 신앙과 과학에 대한 시론들󰡕을 출간한다.30)

저자 서문에서 그는 자신이 개혁파 입장에 서있다는 점과 신앙과 과학의 관계는 적대인 것이 아님을 거듭 강조한다.31)

이로써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들이 언급되었다: 신앙, 과학, 그리고 신학. 각 장에서 나는 이 세 가지가 어떻게 함께 속하고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지 여러 방식으로 보여주는 연쇄를 엮었다. 때로는 서로를 지지하고 확인해 주는 것처럼 보이고, 때로는 서로를 보완하기도 한다.

물론, 서로 마찰하거 나 충돌하는 상황도 있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새로운 통찰로 이어지는 경우 가 많으며, 이는 결코 (편견이 말하는 것처럼) 신앙을 희생시키는 것은 아니 며, 오히려 그 신앙의 본질과 주장을 더 명확하게 만든다. 이 맥락에서 신앙 과 과학 사이의 조화, 즉 공명을 말하는 것은 정의상 존재하거나 있어야 할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믿음은 결국 내가 가끔 사용하는 용어로 ‘경험적 적합성’(empirical fit)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재킷 이 잘 어울리거나 신발이 잘 맞듯이, 믿음은 과학적 데이터와 이론으로 이루 어진 포괄적이고 포괄적인 틀을 형성하는 전체와 맞아 떨어진다.32)

 

     30) Gijsbert van den Brink, Het experiment van broeder Juniper: Opstellen over geloof en wetenschap (Utrecht: KokBoekencentrum, 2025).

     31) 판 덴 브링크는 자신이 속한 입장 정리(positionaliteit)를 분명하게 명시한다: “Nog een woord ter toelichting over mijn ‘positionaliteit’ (zoals het tegenwoordig genoemd wordt). Ik schrijf dit boek als kerkelijk betrokken theoloog in de gereformeerde traditie.”(Van den Brink, Het experiment van broeder Juniper, 11).

    32) Van den Brink, Het experiment van broeder Juniper, 10. 마지막 문장을 원문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Het geloof blijkt dan, met een term die ik af en toe zal gebruiken, ‘empirical f it’ te hebben: zoals een jas goed afkleedt of een schoen goed past, past het geloof dan een omvattend en inkaderend geheel bij wetenschappelijke data en theorievorming.”

 

판 덴 브링크는 본서에 수록된 “인간적 죽음”에 대한 장에서 보편적으 로 수용 가능한 이론이 되려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기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명시해 준다.

신학적으로 타당해야 하며, 즉 위대한 기독교 전통에 부합하고 널리 받아들 여지는 교리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 건전한 주석에 기반해야 하며, 따라서 현대 과학에 대한 읽기나 성경의 개인 적인 선호도에 기반해서는 안된다.

현대 주류 과학(de hedendaagse mainstream natuurwetenschap)과 부합해 야 한다.33)

 

     33) Van den Brink, Het experiment van broeder Juniper, 173.

 

이 세 가지 기준 제시를 통해 판 덴 브링크가 한편은 개혁파적이기를 원하면서도, 주류 과학적인 입장을 중시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는 것 을 알게 되는데, 실제로 그가 제시하는 인간과 죄이해를 살펴 본다면 전자 보다는 후자가 더욱 더 근본적인 초석(fundamentum)으로 기능하고 있음 을 확인하게 된다.

 

3. 판 덴 브링크의 유신진화론적 인간 기원과 원죄 이해

 

이제 판 덴 브링크가 개진한 유신진화론을 고찰하되 특히 인간의 기원 과 죄의 기원에 대한 그의 해설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앞서 소개한 󰡔개혁 신학과 진화론󰡕(2020)을 중심으로 하되, 관련된 문헌들을 필요한 대로 참 고하고자 한다.

 

3.1. 판 덴 브링크가 수용한 기본적인 진화이론

 

앞서 살펴본 대로 판 덴 브링크는 개혁교회 목회자 훈련과 신학 훈 련을 받은 개혁파 신학자이다.

즉, 그는 자연과학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다.34)

하지만 그는 신다윈주의 진화이론을 이미 입증된 사실로서 전제하 고 논의를 전개하는 경향을 가진다.35)

특히 그는 󰡔개혁신학과 진화론󰡕에 서 진화론을 수용하고, 그것이 해석학적 렌즈가 되어 전통적인 개혁파 교 리들이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논의를 전개 한다.36)

먼저 그는 제1장에서 개혁신학의 독특성에 대해서 간략하게 제 시하는데,37) 그 가운데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항상 개혁하는”(Always reforming to the Word of God) 원칙에 대한 강조38)와 성경과 자연이라는 두 책에 대한 강조 즉, 지식의 두 근원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진다.39)

 

    34)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3: “...but I am not a scientist, so this is not where my expertise lies.”

    35) 칼 바르트는 학창 시절에 자연과학이나 수학 등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기에, 기독교 창조론을 논의함에 있어서도 자연과학(Naturwissenschaft)적인 논의를 피하고, 오로지 창조 기사 (그는 사가Saga라고 부른다)에 집중하고자 한 것과 달리(Karl Barth, Kirchliche Dogmatik, 14 Bde [Zürch-Zollikon, ETV, 1932-1967], III/1, Vorwort). 판 덴 브링크는 아더 피콕을 비롯하여 주요 진화론자들의 논의를 학습하고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는 차이를 가진다.

    36)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xiv. 그는 저자 서문에서 수많 은 문헌들 중에서 “어떻게 개혁파 신학이 특별히 진화론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지, 그리고 진화 과 정이 개혁파적 관점(a Reformed perspective)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다루는 문헌이 없 다시피 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그는 로마 교회는 일정한 조건하에서 진화론을 수용하고 있는 반면 에 개혁주의 안에는 진화론에 대한 반대가 “더 널리 퍼져 있고 끈질기다”(more widespread and tenacious)라고 주장하기도 한다(11).

     37)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0-32.

     38)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26.

     39)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28. 그는 벨직 신앙고백 (Confessio Belgica, 1561) 제2조를 강조하여 인용한다. 그는 2007년 12월 14일 레이든 대학교 특별 교수직에 취임하면서 이 주제를 다루었으며, 2011년에는 영어로 공표하기도 했다: “A Most Elegant Book. The Natural World in Article 2 of the Belgic Confession,” Westminster Theological Journal 73 (2011), 273-292. 

 

이처럼 개혁신학자로서 진화론을 수용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사실을 나름대로 제시한 후에, 제2장에서 판 덴 브링크는 “다층적인 개념으로 서 진화론”을 제시하는데로 나아간다.

그는 일단 세계관으로서 진화주 의(evolutionism) 혹은 연관된 과학주의(scientism)는 거부하고, “생물학 적 이론으로서 진화”(the evolution as a biological theory)에 집중하겠다고 밝힌다.40)

그는 자신이 진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보통 다윈주의와 그 후속 발전인 소위 신다윈주의 종합(또는 ‘현대 진화 종합’)”을 염두에 두 고 논의를 개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한다.41)

그러고 나서 판 덴 브링크는 생 물학적 진화론자들인 파울러와 퀴블러(Fowler and Kuebler)가 주장하는 “진화론의 세 가지 수준 또는 층”을 전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힌다.42)

파울 러와 퀴블러를 따라 판 덴 브링크가 수용하여 신학적인 개작에까지 이르 게 될 세 가지 특징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가 수용하여 당연시 하는 진화론의 첫 번째 특징은 “역사적 진화” (historical evolution)로 이는 “수십억 년(‘심층 시간’ 또는 ‘지질 시대’)에 걸쳐 점점 더 복잡한 집단과 종들이 지구상에 순차적으로 출현해 왔다는 역사적 흐름”을 의미한다.43)

판 덴 브링크는 진화론자들이 일반적으로 주 장하는 바 우주의 나이를 13.8억년, 지구 나이를 46억년, 지구 상에서 원 시 생명의 출현을 35억년-45억년으로 소개한다.44)

 

    40)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33-34. 판 덴 브링크는 이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해 준다: “For that is what evolution is: it is not an ideology or an atheistic worldview, nor, for that matter, a mere hypothesis, but a more elaborate scientific theory.” 판 덴 브링크는 Philosophy of Science for Theologians: An Introduction (Frankfurt am Main: Peter Lang, 2009)에서 과학주의(scientism)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자세하게 제시한 바가 있다.

   41)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35: “Therefore, when speaking of evolution in this book, we will usually have in mind Darwinism and its later elaboration, the so-called neo-Darwinian synthesis (or “modern evolutionary synthesis”).”

    42)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36. 미국 프랜시스컨 대학 생물학 교수인 대니얼 퀴블러는 진화론과 로마교 신앙의 양립 가능성을 자세하게 제시하는 저 술을 출간했다(Daniel Kuebler, Darwin and Doctrine: The Compatiblity of Evolution and Catholicism [Elk Grove Village: Word on Fire, 2025]. 특히 182-244에서 퀴블러는 인간의 기 원과 원죄 문제를 다룬다).

    43)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36, 자세한 해설은 37-47(gradualism)을 보라.

    44)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40.

 

이런 입장을 정설로 수 용한 판 덴 브링크는 신학적인 귀결로서 지구 나이 6천년-1만 년을 주장 하거나 인류의 기원이 수천년에 불과하다는 주장 등은 성립되지 않으며, 또한 죽음(death)과 같은 “진화적 악”(evolutionary evil)은 진화론적인 틀 (frame)로서 이미 존재했다고 주장하기에 이른다.45)

  둘째 특징은 “공통 조상설”(common descent)로서 진화론이 제시하는 “역사적 흐름과 다양한 생명체의 공통된 특징은 모든 생명체가 하나의 근 원에서 유래했다는 공통 조상설로 설명”된다고 하는 것이다.46)

그가 생각 할 때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하나의 생명의 나무”(one tree of life)만 존 재한다고 보면서도, “이 나무가 정확히 어떻게 발달했는지에 대한 이론” 은 확고히 제시할 수가 없고, “여러 가지 가능한 인과 메커니즘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한다.47)

그는 공통 조상설이 화석적인 증거들 뿐만 아니라 21세기 들어서 게놈 지도 해독에 이르기까지 발전한 유전학에 의해서도 증명 가능한 사실이라고 주장한다.48)

뿐만 아니라 그는 이러한 공통 조상 설이 사도신경의 창조 신앙에 대한 고백과 충돌되지도 않는다고 생각한 다.49)

판 덴 브링크는 인간이 유인원과 공통 조상을 가졌다고 할 때에 기 존의 인간론 교리들(인간의 존엄성, 원죄 등)과 맞지 않다고 하는 반론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충분히 달리 설명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50)

판 덴 브링크가 주장하는 진화론의 세 번째 특징은 진화의 과정이 어 떻게 발생했는지를 설명해 주는 열쇠로서 “무작위 돌연변이에 작용하 는 자연선택이라는 하나의 메커니즘”(the one mechanism of natural selection acting upon random mutations)이다.51)

그는 진화과학자들 사 이에 자연 선택에 대한 다양한 논쟁이 있다고 하는 점을 긍정하면서도,52)

 

   45)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46-47.

   46)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36,

   47)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36, 자세한 설명은 47-58을 보라.

   48)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54.

   49)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55.

   50)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55-58.

   51)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36,

   52) 그는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60-63에서 논쟁점들을 잘 정리해 준다. 

 

“자연 선택이 모든 생물 다양성을 설명할 수는 없더라도, 그것이 적어도 일부를 설명한다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라고 논평한다.53)

판 덴 브링크는 자유대학교 철학부 교수들인 여룬 드 리더(Jeroen de Ridder)와 르네 판 바우든베르흐(Rene van Woudenberg) 등과 더불어서 쓴 “진화론의 인식론적 위상”이라는 논문에서 이상의 세 가지 주요 층위 가 가지는 인식론적 가치를 논구한 후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우리에게 제 시해 준다.54)

따라서 이 세 가지 층의 인식론적 위상은 상당히 다르다. 지구의 나이와 점 점 더 복잡해지는 생명체의 역사적 출현에 대한 주장을 포함하는 역사적 진 화론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

이는 상호 강화되는 강력한 독립 적인 증거들에 의해 뒷받침된다. 공통 조상설도 거의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서도 모든 생명체가 궁극적으로 공통 조상으로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이 매 우 높다는 것을 시사하는 강력하고 독립적인 증거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경 쟁하는 주장들은 다시 한번 매우 문제가 많다. 역사적 진화론에 비해 증거가 다소 정황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우리는 아마도 공통 조상이 합리적인 의심을 약간 넘어선다(weakly beyond reasonable doubt)고 말해야 할 것이 다.

하지만 자연 선택론은 상황이 다르다.

무작위 돌연변이에 작용하는 자연 선택 메커니즘이 진화를 이끄는 여러 요인 중 하나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 가 거의 없지만, 그것이 유일한 요인인지, 혹은 가장 중요한 요인인지는 현 대 생물학에서 논쟁거리이다.

따라서 우리가 제시한 자연 선택론은 오랫동 안 정설로 여겨져 왔기에, 기껏해야 어느 정도의 추정에 기반한 주장일 뿐이 다.55)

 

     53)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63.

     54) Gijsbert van den Brink, Jeroen de Ridder, and René van Woudenberg. “The Epistemic Status of Evolutionary Theory,” Theology and Science, 15/4 (2017): 454-472.

     55) Brink, Ridder, and Woudenberg. “The Epistemic Status of Evolutionary Theory,” 468. 

 

신학자 판 덴 브링크와 기독교 철학자들인 드 리더와 판 바우덴베르흐 등은 진화생물학의 주류적인 내용들을 인식론적으로 높히 평가하면서, 동 료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그 수용의 타당성을 설득하고자 노력하는 것 을 확인하게 된다.56)

 

    56) W. J. Ouweneel, Adam, Where Are You? and Why This Matters (Jordan Station: Paideia, 2018), 20.

 

3.2. 인간의 기원에 관한 판 덴 브링크의 유신진화론적 입장

 

판 덴 브링크는 인간의 기원에 대한 진화론의 표준적인 견해를 인식론 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인류의 첫 조상이자 유일한 조 상인 아담과 하와에 대한 전통적인 해설과 다른 해설을 내어 놓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예측되는 일이다.

판 덴 브링크는 󰡔개혁신학과 진화론󰡕 6장 에서 “공통 조상과 신학적 인간학”을 다루는데,57) 초두에서 다시 한 번 자 신이 취하고 있는 인간 기원에 대한 진화론적인 입장을 천명한다.

모든 종의 발달을 설명하는 전반적인 틀로서 공통 조상 이론의 자격에 의문 을 제기할지라도, 2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인간과 다른 영장류가 공통 조상에 서 유래했다는 것은 현재 실증적 데이터에서 꽤 확실히 입증되어 있다.58)

 

     57)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36-159.

     58)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38. 각주4. 

 

판 덴 브링크가 과학적 인간 기원론이라고 정리해 주는 바에 의하면, 최초의 호미닌(hominid)인 아르디피테쿠스부터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 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호모 사피엔스로 진 화했으며,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은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에서 분 리되어 진화한 호모 사피엔스의 사촌으로 여겨진다고 본다. 최근 유전자 연구는 현생 인류가 약 10,000~12,500명의 생식 가능한 개체로 구성된 비교적 작은 아프리카 조상 집단에서 유래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 현생 인 류의 낮은 유전적 다양성은 우리 모두가 여러 지역이 아닌 동일한 아프리 카 인구에서 유래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한다.59)

이러한 판 덴 브링 크의 논의는 화석적 증거뿐 아니라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를 이끈 유전학자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Sellers Collins, 1950-) 가 󰡔신의 언어󰡕(The Language of God)에서 해부학적으로 볼 때 현대인 은 약 10-15만 년 전에, 그러니까 창세기 훨씬 전에 영장류 조상에게서 나 왔고, 두 명이 아니라 1만 명 정도의 집단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한 것을 따르는 것이다.60)

진보적인 기독 과학자들의 연합체인 미국과학자협회 (American Scientific Affiliation) 이사인 랜들 아이작(Randell Isaac)은 심 지어는 “과거에는 [아담에 관해] 해석의 여지가 많았다. 그러나 인간 게놈 서열이 그 여지를 없애 버렸다.”고 까지 과언을 한 바가 있다.61)

 

    59)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61-165(“6.2 The Scientific Story of Human Origins”). 또한 van den Brink, “Should We Drop the Fall? On Taking Evil Seriously,” In Strangers and Pilgrims on Earth: Essays in Honour of Abraham van de Beek. Edited by E. Van der Borght and P. Van Geest. Leiden/Boston: Brill, 2011: 763도 보라.     60) Van den Brink, En de aarde bracht voort: Christelijk geloof en evolutie, 255; Francis S. Collins, The Language of God (New York: Free Press, 2006); 이창신 역, 『신의 언어』 (파주: 김영사, 2009), 201-213. 콜린스의 저술 한역본은 부제로 “유전자 지도에서 발견한 신의 존재”를 표기하고 있다. 콜린스의 주장은 오늘날 유신진화론자들이 일반적으로 당연시하여 내세우는 주장 이다. 일례로 Dennis R. Venema and Scot McKnight, Adam and the Genome, 노동래 역, 『아 담과 게놈』 (서울: 새물결플러스, 2024), 19를 보라.

    61) https://m.blog.naver.com/davidycho/221631977374 (2026.3.2.접속). 

 

이렇게 인간 기원에 대한 주류적인 진화론적 입장을 수용한 판 덴 브 링크는 이러한 표준적 과학이론에 맞추어 인간의 기원에 대한 창세기 2-3 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당연이 다룬다.

그는 창세기 2장과 3장을 이해하는 다섯 가지 접근법을 먼저 소개해 준다.

 

1. 비역사적 접근(The Ahistorical Approach)- 아담과 하와는 우리 죄인들의 본보기이다.

인간의 몰락은 선사시대의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우리의 순 수함의 상실을 상징한다. 

 

2. 선사시대적 접근(The Prehistorical Approach)- 1만 년 전 지구에 아담과 하와만 존재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님께서 하나님과 관계 를 맺도록 선택하셨다. 그들이 죄에 빠졌을 때, 그 당시 인류에게 큰 영향 을 미쳤다.

 

3. 원시적인 혹은 원역사적인 접근(The Promordial or Protohistorical Approch)- 아담과 하와는 호모 사피엔스 종의 첫 번째 구성원이다. 특별 한 계시를 통해 우리는 타락이 일어났음을 알게 된다. 창세기 2, 3장은 역 사적 핵심을 가진 서사이다.

 

4. 고대 역사적 접근(The Old-Historical Approach)은 창세기 2장과 3장을 대체로 문자 그대로 기록한 것으로 본다. 아담과 하와는 지구에 유일한 사람들이었다. 아담은 문자 그대로 땅에서 만들어졌다. 따라서 인간은 유 인원에서 진화한 것이 아니다.

 

5. 젊은 역사적 접근(The Young-Historical Approach)은 젊은 지구 창조론 의 내용이다.62)

 

     62)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67-174. 또한 Ouweneel, Adam, Where Are You? and Why This Matters, 20-24, 333-336에 있는 모델들과 비판적인 논의를 보라. 

 

다섯 가지 모델 중 판 덴 브링크는 세 번째 접근 혹은 설명이 타당하다 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준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3번 옵션이 그러하듯이 아담과 하와를 해부학적으 로 현대적인 인간으로 이어진 종 분화 사건(the speciation event)의 시작점 에 위치시키는 것은 거의 이치에 맞지 않다.

대신, 그들은 “극적인 소위 문화 적 빅뱅, 후기 구석기 혁명, 그리고 약 45,000년 전의 인간 창의성의 폭발적 인 성장”과 더 잘 연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전환 이후에 비로소 사람들 이 자신을 신, 즉 초월자에 의해 다루어지는 것으로 경험하는 것에 상응하는 예술적, 종교적 인식이 입증될 수 있다.

이것은 아담과 하와 그리고 그들의 그룹이 “정말로” 유럽에 살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그것은 의심스 러울 정도로 유럽 중심적인 관점일 것이다!).

이는 창세기 2-3장이 신석기 시 대 중동의 농업인들의 후기 문화적 배경을 이용하여 예언적 점술과 고대 근 동 자료의 비판적 채택을 통해, 그들이 어디에서나 언제 살았을지 모르는 인 간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일 뿐이다.

그들은 처음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이해하게 되었다.63)

 

   

 

이처럼 성경적인 인류의 일조설(monogenism)을 거부하고 주류적인 진화론적 기원론을 따르는 판 덴 브링크는 인간의 독특성을 규정해 주는 하나님의 형상(imago Dei) 이해도 다르게 해명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일 단 그는 인간종이 동물종과 차별적인 점들로 설명되던 바를 다음과 같이 약화시킨다. 오직 인간만이 직립 보행을 하고, 도구와 언어를 사용하며, 자아 인식, 문화, 이성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경험적 증거에 비추어 더 이상 옹호될 수 없 다. 또한, 오직 인간만이 인격과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예전처럼 자 명한 사실이 아니다.64)

 

     63)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76. 화란어판인 En de aarde bracht voort: Christelijk geloof en evolutie, 237에서는 호모 디비누스(Homo Divinus) 라고 부른다. 아우구스티누스주의자라 할 수가 있는 존 스토트 역시도 아담을 호모 디비누스로 이 해하며(John Stott, Romans, BTS [Leicester: IVP, 1994], 162-166), 칼빈신학교 철학적 신학교 수인 강영안 교수도 다음과 같이 말해 준다: “두 가지 가능한 답변이 있습니다. 유인원들로부터 시 작하여 인간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인 호모 사피엔스에 이어 하나님이 아담을 새로 흙으로 빚어 창 조하셨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호모 사피엔스 중에 특별히 아담을 선택하여 호모 디비누스 (homo divinus, 신적인 인간,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로 만드셨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강영안, 『신을 모르는 시대의 하나님- 사도신경 강의1』[서울: IVP, 2007], 244).   

    64)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44. 이 주제에 대한 전체 논의는 143-146에 걸쳐 주어지나, 본서 보다 앞선 논의는 G. van den Brink, “Evolutionary Theory, Human Uniqueness and the Image of God,” In die Skrif lig 46/1 (2012): 1-7에서 개 진되었다.

 

그가 보기에는 인간과 동물의 공통 조상설 때문에 인간은 종 내부에서 좀 더 특이하고 나을 뿐이라는 생각을 말한다.65)

그렇다면 전통적으로 인 간의 특이성과 존엄의 내용으로 말해지던 형상 이해는 어떻게 될까?

그는 전통적으로 주장되어온 형상론을 정리한 후에, 동일한 유신진화론자로서 형상 이해를 제시한 구약학자 리처드 미들턴의 견해를 수용하여 형상을 하나님의 대리 통치자 즉, 땅을 다스림(dominum terrae)의 권한을 부여 받은 것에 제한해서 설명한다.66)

 

     65)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59: “... a mixture of capatities that are , if not unique in kind, at least unique in degree as comared to all other species.”

    66)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37-143, 151-153. 감리교 구약학자인 리처드 미들턴은 자신의 박사논문에서 “창세기 1장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형상을 ‘강압적이거나 폭군적인 권세’의 의미가 전적으로 배제된 ‘함께 하는 권세’를 특징으로 하는 주재 권(dominum) 으로 해설”해 주었다(Richard Middleton, Liberating Image, 성기문 역, 『해방 의 형상』[서울: SFC, 2010]; 이상웅, 『박형룡신학과 개혁신학 탐구』 수정판 [서울: 솔로몬, 2021]. 395, 각주 115에서 재인용). 미들턴의 유신진화론적 형상 이해는 Biologs 웹사이트에 올려진 “Humans as Imago Dei and the Evolution of Homo Sapiens”(https://biologos.org/series/ evolution-and- biblical-faith-reflections-by-theologian-j-richard-middleton/articles/ humans-as-imago-dei-and-the-evolution-of-homo-sapiens. 2026.3.30.접속) 

 

3.3. 인간의 타락(Fall)에 대한 판 덴 브링크의 유신진화론적인 주장

 

서방교회는 구교와 개신교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아우구스티누스주의 적 원죄론이라고 하는 죄의 기원론을 수용해 왔다.67)

그러나 유신진화론 을 수용한 이들은 역사적 아담의 존재를 긍정할 수가 없기 때문에 원죄론 을 거부하든지 아니면 다르게 해석해야 할 부담감을 가지게 된다.

그러 나 판 덴 브링크는 개혁신학자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을 표현하는 것을 보 게 된다.68)

 

     67) 아우구스티누스주의 전통에 굳게 선 논의들을 보려면 Charles Hodge, Systematic Theology, 3 vols. (New York: Scriber’s Sons, 1872-1873), 2:123-277; Herman Bavinck, Gereformeerde Dogmatiek, 박태현 역, 『개혁교의학』 (서울: 부흥과개혁사, 2011), 3:23-233등을 보라.

     68) 판 덴 브링크는 2017년에 화란어로 출간할 때는 En de aarde bracht voort: Christelijk geloof en evolutie라고 했지만, 2020년에는 자신의 입장을 더 뚜렷하게 밝히면서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Van der Kooi and van den Brink, Christian Dogmatics. xi에서는 저자들의 입장을 “loyally orthodox”라고 밝힌 후에 간략한 해명을 한다.

 

개혁신학의 형식적 원리인 솔라 스크립투라(Sola Scriptura als Formalprinzip)를 긍정하고, 또한 언약(verbond, covenant)의 중요성을 수용한다.69)

그리고 은혜 언약의 주요 내용들인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과 종말론적인 완성을 그는 믿기에, 그 전제가 되는 바 죄의 보편성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해명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70)

그렇다면 판 덴 브링크는 창세기 3장의 타락 기사를 어떻게 해명하고 있을까? 우선 개혁신학자의 정체성을 표방하는 그는 타락과 원죄를 완전히 버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 다.71)

 

     69) 판 덴 브링크는 역사적 아담과 타락에 대한 논의를 담은 6장의 제목을 “Evoltuon and Convenantal Theology”라고 붙였고, 논의의 시초에 개혁 신학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서 언 약적 성격을 중요하게 여기며, 언약은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조직 원리로서, 성경 내러티브 해석 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한다(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60-161).

    70) 유신진화론적 입장에 서 있는 미국의 학자들인 제임스 K. A. 스미스(철학), 리처드 미들턴(구약), 그리고 조엘 B. 그린(신약) 등이 타락과 원죄론을 어떻게 해명하는지에 대해서는 Cavanaugh and Smith (eds.), 『인간의 타락과 진화』, 113-220과 Stump and Meister (eds.), 『원죄와 타락에 관 한 논쟁』, 97-132 등을 보라.

    71) 판 덴 브링크는 2011년 아브라함 판 드 베이끄 은퇴 논총에 “Should We Drop the Fall? On Taking Evil Seriously,” In Strangers and Pilgrims on Earth: Essays in Honour of Abraham van de Beek. Edited by E. Van der Borght and P. Van Geest. Leiden/Boston: Brill, 2011: 761-778을 기고하였다. 그의 답은 타락 이야기를 포기할 것은 아니지만, 진화론적 으로 해명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해 나간다. 유신진화론을 따르는 구약학자 리처드 미들턴이 창세 기 3장의 타락과 악의 기원 문제를 어떻게 해명하는지에 대해서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J. Richard Middleton, “Evolution and the Historical Fall: What Does Genesis 3 Tell us about the Origin of Evil. https://biologos.org/series/evolution-and-biblical-faith-reflections-by theologian-j-richard-middleton/articles/evolution-and-the-historical-fall-what-does genesis-3-tell-us-about-the-origin-of-evil. 2026.3.30.접속). 

 

아담과 하와의 일조설을 거부하는 판 덴 브링크는 인간이 폭력적인 영 장류에서 진화했고, 특정 호미닌에게 하나님의 형상을 부여하면서, 부족 의 대표자로 삼았다고 하는 해설을 그럴듯하다고 본다.

문제는 이러한 진 화론적인 이해에 따르면 역사적 타락과 원죄의 문제가 해명이 되기 어렵 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형상을 부여받은 호미닌이 선택된 인구는 하나 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이타적이 되거나 동물 및 호미닌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공격적인 성향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거부하는 딜레마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72)

2011년에 공표한 한 논문에서 그는 키스 워드 (Keith Ward, 1938- )의 해설을 긍정적으로 인용한다.

 

최초의 인간은 그들의 정욕적이고 공격적인 성향과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사랑 속에서 성장하도록 이끌었을 더 이타적이고 협력적인 성향 사이에서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 종교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목적은 정의, 평화, 사랑의 공동체 내에서 하나님의 뜻에 대한 즐 거운 순종의 관계를 자유롭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운명적인 선택이 자율성 의 길, 비율적 자기 의지의 길로 이루어졌을 때 거부된 목적은 바로 그 첫 번 째 인간의 후손들을 자아와 그에 따른 갈등과 고통에 속박하게 만들었을 때 거부된 것이다.73)

 

이런 식으로 첫 번째 범죄가 일어났고, 이러한 결과는 공시적으로 그 리고 통시적으로 모든 인간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판 덴 브링크는 설명 해 나간다.74)

그는 개혁신학자로서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순전 무흠한 원래 상태(status integritatis)에서 전적 타락의 상태, 그리고 은혜와 영광의 상태라는 전통적인 인간 조건을 따르지 않는 다.75)

 

     72)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91-193.

     73) Keith Ward, God, Faith & the New Millennium (Oxford: Oneworld, 1998), 133; Van den Brink, “Should We Drop the Fall? On Taking Evil Seriously,” 775재인용.

    74)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94-195; Van den Brink, “Should We Drop the Fall? On Taking Evil Seriously,” 775-777.

     75) Hans Madueme, Defending Sin: A Response to the Challenges of Evolution and tha Natural Sicence (Grand Rapids: Baker, 2024), 225.

 

다만 인간은 불완전한 조건 즉, 죽음, 고통 등이 이미 존재하던 세상 에서 진화된 시작을 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76)

그리스도와 성령을 통한 구원은 “단순히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을 넘어 불완전한 피조물의 세계 를 속박에서 구원하여 만물 갱신하는데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77)

 

    76) Van den Brink, “Should We Drop the Fall? On Taking Evil Seriously,” 761-763. 판 덴 브링 크는 인간의 타락 이전에도 죽음이 존재했다고 하는 점을 진화론에 근거하여 강력하게 주장한다 (Van den Brink, “Human Death in Theological Anthropology and Evolutionary Biology: Disambiguating (Im)mortality as Ecumenical Solution,” Zygon 57/4 [2022]: 869-888). 그 는 육체적 죽음은 원창조에 속하고, 죄의 형벌로서 죽음은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로 설명한다(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96-199  .

     77)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99-203 (“6.7. The Scope of the Christian Message of Salvation.”). 이런 점에서 리처드 미들턴의 만물갱신론도 비판적 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본다(Richard Middleton, A New Heaven and a New Earth, 이용중 역, 『새 하늘과 새 땅』[서울: 새물결플러스, 2015]). 

 

4. 판 덴 브링크의 유신진화론적 기원과 타락에 대한 비판적 평가

 

이제 우리는 판 덴 브링크의 유신진화론적인 입장에 대한 평가를 할 차례가 되었다. 그가 주장하는대로 우리도 진화생물학의 주요 이론에 따 라 인간의 기원 문제(특히 역사적 아담)와 죄의 기원인 첫 타락에 대한 해 석을 조정(adjustment) 혹은 개작(recast)해야 하는 것일까? 물론 그 답은 아니오(No)일 수 밖에 없다.

 

4.1. 판 덴 브링크가 수용한 진화론에 대한 비판

 

판 덴 브링크의 영어 책에 대한 반응은 그다지 뜨겁지 않았으나,78) 2017년에 출간된 화란어 판의 경우에는 네덜란드 내 신학과 과학 영역에서 찬성과 반대를 담은 포스팅이 수백건이나 인터넷에 업로드 되어 치열 한 논쟁 양상을 띄었다.79)

 

    78) Atlas Plus에서 검색한 결과 서평은 네 편을 찾을 수가 있었다: Daniel Boice, “Book Review: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ry,” Catholic Library World 91/1 (2020): 45; Ximian Xu, “Book Review: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ry,” Journal of Reformed Theology 14/4 (2020): 391-392; Michael Leidenhag, “Book Review: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ry,” Scottish Journal of Theology, 74/2 (2021): 190-191; Neil Arner, “Book Review: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ry,” Theological Studies 83/3 (2022): 472-473. 리폼드 신학교 교수인 스콧 스웨인이 인터넷에 올린 온건하지 만 분명히 비판적인 서평도 있다(Scott Swain, “Telling a Different Story? Van den Brink’s Account of Human Origins,” https://henrycenter.tiu.edu/2020/10/telling-a-different story-van-den- brinks-account-of-human-origins/#:~:text=In%20van%20den%20 Brink%E2%80%99s%20%E2%80%9Crecontextualized%E2%80%9D%20telling%20of%20 the,evolutionary%20science%20and%20its%20story%20of%20common%20descent. 2026.2.25.접속).

     79) 영어판과 달리 화란어 원본에 대한 네덜란드 내부에서의 찬반 논쟁은 수백건에 달할 정도로 뜨거 웠고, 다음의 사이트에서 그 내용들을 잘 정리해 주고 있다: https://logos.nl/en-aarde-bracht -voort -christelijk-geloof- en-evolutie/ (2026/2/19접속). 뿐만 아니라 2017년 올해의 신학 책으로 노미네이트되기도 했고, 2018년 기준 5쇄가 간행되기도 할 정도로- 화란 상황에서는 – 폭 발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우리가 역사적으로 상기해야 하는 것은 화 란개혁주의 안에서도 1950년대에 들어 자유대학교 생물학 교수였던 얀 레이프르(Jan Lever, 1922-2010)가 진화론을 개혁주의 세계 안에 수용하 도록 선구자가 된 이래, G. C. 베르까우어는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수용적 이었고, 그의 제자 하리 꽈이떠르트(Harry M. Kuitert)의 경우에는 적극적 으로 신학 개작에 활용했기 때문에 판 덴 브링크의 논의가 그다지 놀라울 일도 아니었다.80)

 

     80) 카이퍼, 바빙크, 그리고 발렌떼인 헤프(Valentijn Hepp, 1879-1950)의 경우에는 다윈의 진화 론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1950년대에 이르러 자유대학교와 화란 개혁교회 내부에 도 진화론의 수용을 통해 교리적 개작 작업이 시작되어 꽈이떠르뜨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게 된 다: 박찬호, “헤르만 바빙크의 창조론,” 「창조론 오픈 포럼」 15/1 (2021): 10-23; 김찬영, “헤르 만 바빙크의 신학에서 유신진화론이 허용되는가?” 「개혁논총」 70 (2024): 109 –140; Ochoa, Isaias D’Oleo, “On How Herman Bavinck Response to the Theory of Evolution: The Primacy of Biblical Revelation,” Fides Reformata XXVI/1 (2021): 103-124; Arie Th. van Deursen, The Distinctive Character of The Free University in Amsterdam, 1880-2005: A Commemorative History (Grand Rapids: Eerdmans, 2008); Rob Visser, “Dutch Calvinists and Darwinism, 1900-1960,” in Nature and Scripture in the Abrahamic Religions: 1700-Present, (eds.) Jitse M. van der Meer and Scott Mandelbrote (Leiden: Brill, 2008): 293-315; Abraham C. Flipse, “The Origins of Creationism in the Netherlands: The Evolution Debate among Twentieth-Century Dutch Neo Calvinists,” Church History 81/1 (March 2012): 104–47; George Harinck, “Twin Sisters with a Changing Character: How Neo-Calvinists Dealt with the Modern Discrepancy between Bible and Natural Sciences,” in Nature and Scripture in the Abrahamic Religions: 1700-Present, 317-370. 심지어 는 헤르만 도여베이르트가 주창한 기독교 철학회 (Stichting Christelijke filosofie) 소속 교수 들인 야콥 끌랍베이끄(Jacob Klapwijk, 1933-2021)와 헹크 헤이르쯔마(Henk G. Geertsema, 1940- )도 이 대열에 동참하여 목소리를 높혔다(Jacob Klapwijk, Purpose in the Living World? Creation and Emergent Evolutio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 Henk G. Geertsema, “Emergent Evolution? Klapwijk and Dooyeweerd,” Philosophia Reformata 76 (2011): 50-76 = Homo Respons: Essays in Christian Philosophy, eds. Govert J. Buijs & Perry Huesmann (Ontario: Paideis, 2021), 275-314에 재수록 됨; Bijbel en evolutie: blijvend conflict of verrassende ruimte (Amsterdam: Buijten & Schipperheijn, 2021). 

 

다만 그가 속한 개혁주의 연맹(GB)에 소속된 목회자들 은 창세기의 첫 장들에 대해 역사적으로 해석하고, 잠재적인 창조론자들로 여겨지기 때문에 소속 신학자인 판 덴 브링크의 책은 적지 않은 논란 을 불러 일으켰다.81)

어떤 이들은 그가 진화론에 근거하여 기독교 신앙을 그대로 보존했다고 호평하면서 강력 추천을 했다.82)

볼프 후팅아(Wolter Huttinga)는 서평에서 저자가 “분석적이고 철학적이며 신학적으로 훈련 받았으며, 항상 다양한 사상 선택지를 명확하고 일관되게 제시”한다고 말 하기도 하고, 또한 “여전히 극도로 양극화된 논쟁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 은 바로 판 덴 브링크의 미묘함, 철저함, 그리고 신중한 주장”이라고 호평 한다.83)

그러나 본서에 대한 반론도 많았는데, 특히 생물학자인 라파엘 벤 야민 (Rafael Benjamin)은 책 전체를 요약하고 평가하는 수고를 아끼 지 않았다.84)

 

     81) 야르트 포르트만은 다음과 같이 적시해 준다: “In deze kringen (즉, GB) is men voor een zo letterlijk mogelijke interpretatie van de eerste boeken van de Bijbel. Men is ‘latent creationistisch’, maar tegelijk wantrouwig tegenover pseudowetenschap.”(https:// geloofenwetenschap.nl/van-den-brink-en-de-aarde-bracht–voort-christelijk-geloof en -evolutie -2017/. 2026.2.19.접속).

     82) Viesdief사이트에 올려진 북리뷰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En de aarde bracht voort is verplichte kost voor iedereen die is geïnteresseerd in de samenhang tussen geloof en wetenschap. Ook wie in de kerk mensen begeleidt, zou dit boek mijns inziens moeten lezen. Opdat (jonge) mensen niet onnodig afhaken, en het aanhaken van nieuwe gelovigen niet langer onnodig belemmerd wordt.”(https://www.visdief.nl/recensie-en de-aarde-bracht -voort-gijsbert -van-den-brink/(2026.2. 19. 접속).

    83) Wolter Huttinga, “Boekrecencie: En de aarde bracht voort” (https://boekenkrant.com/ recensie/en-de-aarde-bracht-voort/. 2026.2.19.접속).

    84) 라파일 벤야민은 생물학과 철학의 독토란두스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그가 정리한 49쪽 의 요약과 비판문은 다음의 사이트에서 접근할 수가 있다: https://logos.nl/wp-content/ uploads/2017/08/ Drs.-R.-Benjamin-Kritische-analyse-En-de-aarde-bracht-voort.pdf (2026.2.19.접속). 

 

라파엘은 판 덴 브링크가 진화론의 층위를 잘못 설정했 다고 비판하기도 하고, ‘진화론적’(evolutionair)인 것과 ‘진화주의적’ (evolutionistisch) 것의 구분을 제대로 못하고, 결국 그가 “진화주의적 세 계관”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생물학자로서 제기한 과학적 비판으로는 저 자가 “최신 분자생물학·유전학의 성과(예: 유전적 엔트로피, junk DNA, Lenski의 실험 등)를 반영하지 못하고, 여전히 오래된 네오다윈주의적 틀에 머물러 있다”라고 비평을 하기도 했다.

장문의 요약과 비판을 통해 라 파엘은 결국 진화론에 근거하여 정통 기독교 교리를 해설하려고 한 판 덴 브링크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으며, “진화주의적 환원주의로 귀결되며, 신앙을 지키려는 의도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불가지론적 입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비평한다.85)

그리고 전통적인 창조론을 변증하고 있는 과학교사인 얀 판 미어르튼(Jan van Meerten)은 판 덴 브링크가 당연 시하는 공통 조상설에 대한 몇 가지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86)

 

    85) https://logos.nl/wp-content/uploads/2017/08/ Drs.-R.-Benjamin-Kritische-analyse En-de- aarde-bracht-voort.pdf. 생물학자, 신학자, 그리고 기독교 철학자인 빌름 아우어네 일은 판 덴 브링크에 대한 비판서 속에서 화란 과학자들 가운데 판 덴 브링크의 입장에 반대하는 이들의 명단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주기도 한다: Rafael Benjamin, Willem Binnenbeld, Peter Borger, Herman Bos, Hans Degens, Wim de Jong, Juri van Dam, Jan van Meerten, Ben Vogelaar, Tom Zoutewelle (Ouweneel, Adam, Where Are You? 20. 각주 51)

     86) Jan van Meerten, “Universele gemeenschappelijke afstamming: waarschijnlijk juist?” (https://logos.nl/universele-gemeenschappelijke-afstamming-waarschijnlijk-juist/. 2026.3.2.접속). 그가 비판적 의문을 제기한 주제는 총 9가지이다: 생명의 기원, 정보, 고아 유전자, 분자 시계 부재, 작은 잔돈, 특징없는 DNA, 의사 유전자, 돌연변이 수리 시스템, 특별한 인간(de uitzondelijke mens).

 

또한 판 덴 브링크가 수용한 진화론의 결핍적인 면에 대해 비평적인 견해는 2020년 영어책에 대해서도 제기되었는데, 노틀담 대학의 레일리 센터(Reilly Center-Science, Technology, Values) 교수인 니일 아르너(Neil Arner)는 서평에서 다음과 같이 비평하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진화론과 개혁주의 자연신학의 풍부함을 간과하고 있다.

그 는 개혁주의 신학의 “놀라운 다양성과 다원성”(18)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상 응하는 복잡성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진화론에 대해 그는 진화론 을 “현대 진화 종합론”(“modern evolutionary synthesis” -35)과 동일시하 며, 최근 이론들을 “논의하거나 평가”하기를 거부한다(62).

이러한 자기 제 한은 이 책의 두 번째 주제가 진화론 전체가 아니라 20세기 적응주의에만 (only twentieth-century adaptationism) 국한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만약 그 가 현재 과학계에서 합의를 얻고 있는 패러다임인 “확장된 진화론적 종합” 에 주목했다면, 그는 책의 내용을 수정해 야 했을지도 모른다.

인간 본성의 모든 측면이 자연 선택만으로 설명될 필요 는 없기 때문에, 일부 잠재적 갈등은 경험적 중요성을 잃었을 것이다.

또한, 문화가 인간 진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생태적 지위 구축의 한 측면으로서 종교적 신념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을 것이다.87)

뿐만 아니라 의학박사(M. D.) 출신으로 신학자가 되어 아우구스티누 스 원죄론의 변호에 힘쓰고 있는 커버넌트 칼리지(Covenant College)의 한스 마두에미(Hans Madueme)는 진화론에 근거하여 공통 아프리카 기 원설을 주장하는 판 덴 브링크의 주장이 현재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평 하기도 했다.88)

이상에서 몇몇 비판적인 견해를 소개한 것은 논자와 같이 과학에 조예가 깊지 못한 신학자가 깊은 논의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판 덴 브링크의 과학적인 논의에 관련한 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계속해서 필요하다고 본다.89)

 

    87) Arner, “Book Review: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ry,” 473.

    88) Madueme, Defending Sin, 134. 그리고 현재 미국에서 활동중인 고인류학자 (paeleoanthropologist) 이상희 교수는 최근 고인류학 연구의 성과를 볼 때, 다양한 화석 인류들 이 서로의 유전자를 주고 받았을 것이라고 보는 다기원설을 주장하고 있다(이상희, 『인류의 기원』 [서울: 동아시아, 2023]).

    89) 신학자로서 수학박사이기도 한 번 포이쓰레스의 저술들은 이런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Vern S. Poythress, Did Adam Exist? 김희범 역, 『아담은 역사적 인물인가?』 (서울: 개혁주 의신학사, 2018); Redeeming Science: A God-Centered Approach (Wheaton: Crossway, 2006); Interpreting Eden: A Guide to Faithfully Reading and Understanding Genesis 1-3 (Wheaton: Crossway, 2019).

  

 

4.2. 개혁신학적 관점에서의 판 덴 브링크의 유신진화론적 인간이해 비판

 

이제 우리는 앞서 살펴본 판 덴 브링크의 유신진화론적인 인간 이해에 대해서 신학적인 숙고와 평가 작업을 간략하게 하고자 한다.

앞서도 살펴 본 대로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역사적 아담이 부재하다고 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고,90) 판 덴 브링크처럼 수백만년에 걸 친 유인원의 진화 과정 속에서 호모 사피엔스 중에 한 쌍을 선택하여 아담 과 하와가 되게 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대적인 아 담 이해가 과연 건전한 주해에 근거한 전통적인 아담 이해를 대체할 수 있 을까에 대해서는 비판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판 덴 브링크와 유사한 견 해를 주장하는 미국의 변증학자 윌리엄 크레이그(Willaim L. Craig)도 현 상적으로 인정하듯이 성경의 자료들은 “성경에 충실한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아담과 하와의 역사성을 긍정”하게 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91)

판 덴 브링크의 경우는 “아담이 없으면 타락이 없고, 타락이 없으면, 속죄도 없고, 속죄가 없으면, 구주도 없다”는 조지 M. 프라이스 (George M. Price)의 말을 가끔 인용하고 의식하면서 자신의 유신진화론 에서 죄와 구원의 틀을 유지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가 제시하는 해설은 전통적인 교회의 이해와 같은 것은 아니다.92)

 

       90) 창조과학에서 유신진화론으로 개종한 캐나다의 생물학자 데니스 라무뢰(Denis O. Lamoureux)는 “아담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의 밑바탕이 되는 믿음이 흔들리는 건 결코 아니 다”라고 말한다. 심지어 그는 역사적 아담에 대해 명시적으로 말하는 바울 마저도 그 시대의 일반 적인 생물학 이해 수준을 나타낸다고 본다(Denis O. Lamoureux, “역사적 아담은 없다: 진화적 창 조론,” in Matthew Barrett and Ardel B. Caneday, Four Views on Historical Adam, 김광남 역, 『역사적 아담 논쟁』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5], 50-93). 한때 창조과학회의 멤버였던 양승훈 박 사는 젊은 지구창조론(YEC)에 매이지 말고, “명백한 과학적 증거와 데이터들을 인정하고 주류 학 계와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역사적 아담의 중요성을 나름대로 대변하고자 한다. 하지 만 그가 “조심스럽게 제안”한 아담은 전통적인 해설을 따른 것이 아니라 창세기 “3장과 4장 사이 의 본문 내용이 불연속적이라는 점으로부터 3장과 4장의 아담이 동일 인물이 아닐 수 있다”는 것 이다(양승훈, 『인류의 기원과 역사적 아담』 [서울: SFC, 2021],399. 그의 주장의 근거에 대한 상세 한 해명은 394-399를 보라).

     91) William Lane Craig, In Quest of the Historical Adam, 노동래 역, 『역사적 아담을 추적하다』 (서 울: 새물결플러스, 2023), 514. 그러나 크레이그는 유신진화론적인 아담 이해를 종합적으로 제시 한다(514-539).

     92) Van den Brink, “Should We Drop the Fall? On Taking Evil Seriously,” 766에 조지 M. 프라이 스의 “No Adam, no Fall; no Fall, no Atonement; no Atonement, no Savior”를 인용하고 있다.

 

개혁신학은 창세기 1장-3장에서 제시되는 역사적 아담과 하와의 창조 기사는 하나님의 계시(Deus dixit)이기 때문에 우리는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진리라는 점을 먼저 강조하고 싶다.93)

이런 점에서 판 덴 브링크 에 대한 중요한 신학적 반론은 동일한 개혁파 연맹 소속의 자유대학교 교 의학 교수인 헹크 판 덴 벨트(Henk van den Belt)에 의해서 제기되었다.94)

개혁파 정통주의 혹은 화란 식으로는 옛 개혁신학(oude Gereformeerde Theologie)을 대변하는 판 덴 벨트는 수많은 화석적 증거에 비추어 젊은 지구 창조론(jonge aarde creationisme)은 거부하되,95) 성경의 무오류성 (onfeilbaarheid)에 근거하여 역사적 아담의 창조에 대해서는 선명하게 긍 정한다.96)

 

       93) 창조 기사 전체에 관한 언명이지만 Bavinck, 『개혁 교의학』, 2:512; 박형룡, 『교의신학-신론』 (서 울: 한국기독교교육연구원, 1983), 323 등을 보라. 창조와 타락의 역사성(historicity)을 긍정하기 보다는 사가(Saga)로 설명하는 바르트 역시도 형식적으로 보자면 동일한 주장을 하고 있다(Barth, Kirchliche Dogmatik III/1, 1-2).

      94) 헹크 판 덴 벨트는 국교회 소속의 목사였다가 통합교단(PKN)의 목사이자, 자유대학교 교의학 교수 로 활동 중인 개혁신학자이다. 그는 2006년 레이든 대학에서 아브람 판 드 베이끄 (Abraham van de Beek) 교수의 지도하에 성경의 자증성(autopistia)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https://www. theologiareformata.nl/cornelis-graafland-centrum/stuurgroep/prof-dr-h-henk-van den-belt/#:~:text=Henk%20van%20den%20Belt%20%281971%29%20is%20hoogleraar%20 systematische,Gereformeerde%20Bond%20in%20de%20Protestantse%20Kerk%20in%20 Nederland. 2026.2.19.접속).          95) Henk van den Belt, “Van open fundamentalisme naar jonge aarde creationism,” Theologia Reformata 83/4 (2010): 336-350.

      96) Henk van den Belt, “Schriftgetuigenis en oergeschiednis: een theologische herwaardering van het oudeaardecreationsim,” Radix 44/2 (2018): 84-97중 특히 92-96을 보라.

 

최근에 간행한 󰡔성령 언어󰡕(Geest Spraak)에서 판 덴 벨트는 자 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요약적으로 제시해 준다.

 

(이미 언급했듯이), 나는 우주의 오랜 역사와 타락 이전에 삶과 죽음의 순환 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신학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창 세기 해석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 께서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의로운 상태로 남녀로 창조하셨다는 것과 인 간의 죽음이 죄의 결과라는 것은 근본적인 사실이다. 아담과 하와는 우리의 첫 조상이다. 아주 오래전, 그들은 하나님이 계신 정원에 살았는데, 그곳은 하나님이 계셨기에 참 좋았다.97)

 

우리가 솔라 스크립투라라는 원칙에 선다면 판 덴 벨트처럼 역사적 아 담의 특이한 창조와 타락 그리고 죄의 형벌로서 죽음에 대해서 성경이 말 하는 바를 믿음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본다. 인간이 이 땅 위에서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에 대해서는 불가지를 말하면서도 벤자민 워필드(Benjamin B. Warfield)는 아담의 역사성의 중요성을 인류의 단일성 혹은 일조설 (monogenism)에 대해서 강조했다.98)

 

지면 제한상 자세한 논의를 전개할 수는 없고, 간략하게 몇 가지 논점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는 구약과 신약에서 아담(과 하와)에 대해 아브라함과 다윗 처럼 수천 번씩 언급되는 것은 아니지만 언급되는 구절들이나 문맥에서 그의 역사성이나 원조상됨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혹은 다른 기능을 위해 언급된 것으로 말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99)

특히 누가복음 3장 38절은 예수님의 족보를 아담에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있고, 마태복음 19장 4절-6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이혼에 대한 반대 교훈에 있어서 남자와 여자의 창조를 언급하는 창세기 1-2장을 역사적인 사실로 전제하고 있다 는 점을 부인할 수가 없다.100)

 

   97) Henk van den Belt, Geest Spraak: Hoe we Bijbel kunnen verstaan (Utrecht: KokBoekencentrum, 2024), 331. 본서에 대해 판 덴 브링크와 『기독교 교의학』을 공저했던 판 데어 꼬이는 비판적인 서평을 기고했다(C. van der Kooi, “Boekrecencie,” Inspirare 7/3 [2024]: 67-69), 뿐만 아니라 정통적인 진영에서도 판 덴 벨트가 유신진화론을 수용하고 있는 것 이 아니냐는 비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한 그의 변호는 Henk van den Belt, “Vertekenende kattekeningen bij Geestspraak,” Nader Bekeken 32/9 (2025): 311-314를 보라.

   98) Benjamin B. Warfield, “On the Antiquity and Unity of the Human Race,” Studies in Theology, rep. (Grand Rapids: Baker, 2003): 235-258.

   99) 이 점에서 Hans Madueme and Michael R. E. Reeves (eds.), Adam, the Fall, and Original Sin, 윤성현 역, 『아담, 타락, 원죄- 원죄에 대한 신학적, 성경적, 과학적 관점』 (서울: 새물결플 러스, 2018)에 수록된 C. John Collins, “구약성경에서의 아담과 하와”(23-67)와 Robert W. Yarbrough, “신약성경에서 아담”(69-100) 등은 유용한 자료이다.

  100) 뿐만 아니라 로마서 5장 12-19절은 아담의 역사성 뿐 아니라 아담과 모든 후손들의 언약적 관 계를 보여준다고 할 수가 있다(Thomas Schreiner, “원죄와 원사망- 로마서 5:12-19,” in Madueme and Reeves (eds.), 『아담, 타락, 원죄- 원죄에 대한 신학적, 성경적, 과학적 관점』, 449-478). 

 

아담의 창조와 일조설에 대해 조금의 의구심도 없이 사실로 전제하고 있는 성경 본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경 비평학과 배경 연구를 토대로 바울이나 예수님은 당시대 사람처럼 생각 한 거라거나 아니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솔라 스크립투라 원칙을 위배 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101)

둘째 판 덴 브링크가 풍성하게 개진한 것처럼 유신진화론적으로 기독 교 교리들을 접근하면 전혀 다른 해석들로 변경되거나 개작될 수 밖에 없 다는 점을 볼 수가 있다.

건전한 성경주해에 근거하여 개혁신학은 아담 과 하와의 원조상설(일조설), 첫 조상의 전적 타락, 원조상과 모든 인류의 언약적인 관계 때문에 죄책과 오염이 전가되어 태어날 때부터 죄인이 되 어 스스로 구원할 수가 없다는 점, 그리스도 안에서 대속의 죽음만이 인간 을 죄와 사망에서 구원해 낼 수가 있다고 하는 사실 등- 이 모든 주요 교리 들은 “통으로 짠 옷의 실날들”이라는 점을 말해 왔다.102)

하지만 판 덴 브 링크는 주류적인 진화론을 성경적 교리 보다 앞세우기 때문에, 역사적 아 담과 하와의 일조설을 달리 해설하게 되며, 나아가서는 타락 이전에도 죽 음과 고통이 존재했다거나, 원래 순수 무흠한 상태(status integritatis)에서 타락의 상태(status corruptionis)에로의 변경이라든지, 원조상의 죄책이 언약적 후손들에게 전가된다고 하는 진리 등을 거부할 수밖에 없고, 따라 서 개혁신학의 언약론을 강조하면서도 행위언약(Covenant of Works)에 대해서도 거부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103)

 

   101) 로마교회 주석가인 피츠마이어는 “바울은 역사의 아담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라고 단언한다. 이런 방향에서의 논의를 위해서는 Venema and McKnight, 『아담과 게놈』, 345-383 을 보라.

   102) Madueme and Reeves, “통으로 짠 옷의 실날들: 조직신학에서의 원죄,” in Madueme and Reeves (eds.), 『아담, 타락, 원죄- 원죄에 대한 신학적, 성경적, 과학적 관점』, 347-373.

   103) 바빙크는 자신의 교의학 39장 인간의 목적에서 원래 상태의 인간과 행위언약론에 대해서 잘 정리 해 주고 있다(Bavinck, 『개혁 교의학』, 2:703-734). 미국 캘빈신학교 교수인 존 볼트는 자신의 스승들인 안토니 후크마(Anthony A. Hoekema)와 존 스텍(John Stek)이 행위언약을 비판한 것 에 대하여 개혁주의 행위언약론을 변호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John Bolt, “왜 행위언약이 필요한 교리인가?” in Guy Waters [ed.], By Faith Alone, 권오성 역, 『칭의 교리 도전에 답하다』 [파주: 솔라피데출판사, 2012], 233-259). 250 조직신학연구 제52권 (2026년)

 

   셋째 신다윈주의 진화론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다 보니 죄와 고통도 원 창조에 속한 것으로 보게 되고, 그 해답으로서 만물갱신설도 뉘앙스 차이 를 가질 수밖에 없게 해설한다는 점도 우리는 확인하게 되며, 또한 동물와 동일 조상을 가진 존재로서 인간을 이야기하다 보니 인간의 독특성과 존 엄을 전통적인 방식과 다르게 이해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성경은 명백하게 죄의 결과 죽음과 온갖 고통과 재난이 인간 세계에 들어왔다고 가르치며,104) 인간의 몸이 땅의 흙으로 취하시고 동물 과 유사성을 가지게 하셨지만 그 생기를 불어 넣으시어 생령이 되게 하심 으로 동물과 구별된 독특성과 존엄성을 가진 피조물로 만드셨다고 역시 가르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가 없다.105)

   넷째 판 덴 브링크는 자신의 유신진화론적 관점에서의 신학적인 개작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비문자적인 창세기 해석을 일찍이 제시한 바 있는 아우구스티누스를 자신의 동지처럼 주장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는 종의 구별과 인간의 독특한 창조를 분명하게 주장하기 때문에 유신진화론적 기원 이해의 전형으로 내세울 수는 없다는 점도 지적해야겠다.106)

 

     104) 개혁주의 관점에서 죽음에 대한 논의는 이상웅, 『개혁주의 종말론』 (서울: 솔로몬, 2025), 118 149를 보라.

     105) Herman Bavinck, Magnalia Dei, 2nd ed. (Kampen: Kok, 1931), 181-184. 2판 화란어 직역본 이 박태현 교수 역으로 복있는사람에서 곧 출간될 예정이다.

    106) Van den Brink, Reformed Theology & Evolutionary Theology, 176-177). 아우구스티누스의 창조론에 대한 비판적인 논의는 Robert Letham, Systematic Theology (Wheaton: Crossway, 2019), 915-921을 보고, 아우구스티누스의 창조 기사 해설에는 유신진화론의 여지가 없음에 대 해서는 조동선, “유신진화론의 아우구스티누스 종자적 이성론 해석에 대한 비평적 평가,” 「조직 신학연구」 50 (2025): 130-174을 보라. 콜린스는 아우구스티누스가 유신진화론에 수용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반론은 매우 중요하다고 사료된다(Collins, 『신의 언어』, 201). 

 

 

5. 나가는 말

 

이상에서 우리는 네덜란드 개혁신학자로서 주류적인 진화론(혹은 신다윈주의)을 수용하여 신학을 전개하고 있는 대표적인 신학자인 헤이스 베르트 판 덴 브링크의 유신진화론적 인간론에 대해서 고찰해 보았다.

복 음주의권 뿐 아니라 개혁주의 안에서도 유신진화론을 정설로 수용하여 창세기 1-3장의 역사성을 부정하거나, 아담의 원조설이나 행위언약 등을 부정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논의는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내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 신학자 판 덴 브링 크의 유신진화론적 신학을 고찰해 보는 것은 관련된 논의를 좀 더 풍성하 게 하는 의의도 있다고 생각된다. 앞선 논의를 요약해 보면 우선 2절에서는 우리에게 낯설은 판 덴 브링 크의 공적인 이력, 배경, 그리고 주요 저술들을 개관해 보았다.

그는 분석 철학을 활용하여 신론을 연구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독자적으로 유신진화 론에 천착하게 되었고 마침내는 템플턴 재단의 지원을 받아 가면서 연구 성과들을 공표해 왔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다만 그가 속한 개혁파 연 맹의 주류적인 신학인 언약 신학과 창조론에서 일탈하는 일을 그가 감행 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가 없다.

이어지는 3절에서는 판 덴 브링크가 수용한 진화론의 주류적인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천문학적이고 지질학적인 오랜 역사, 공통 조상설, 그리고 자연 선택을 기본적인 정설로 받아 들였고, 그 토대 위에서 인류의 기원 을 이해하였고, 나아가서 창세기 1, 2장의 아담 기사와 조화를 이루는 길 을 모색하게 되는데, 이는 진화의 결과인 호모 사피엔스(호모 디비누스) 중 대표자로 정해진 아담과 그룹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선택의 결과 첫 번 째 역사적 타락 사건이나 언약적 연대성에 의한 전적 타락이나 죄책의 전 가 등과 같은 전통적인 교리는 다 배척하게 되는 것을 보았다.

뿐만 아니 라 그가 선택한 유신 진화론적 인간 이해에는 순수 무흠상태도 부재하고, 죄의 결과로서 죽음이 아니라 원창조에 속한 죽음과 고통이라는 비성경 적인 견해에 이르게 되었고, 구속의 범위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도 만물갱 신의 이해가 개혁주의와 다른 측면을 가지는 것을 보게 된다.

이외에도 유신진화론에 근거한 다양한 교리적 이탈을 우리는 확인할 수가 있었다.

우리는 앞선 논의들을 통하여 오직 성경으로 원칙보다 주류적인 과학 적 이론들을 기준(das Kriterium)으로 우선시하고 신학하려고 할 때에 얼 마나 많은 교리적 왜곡과 탈선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판 덴 브링크의 사례 연구로 확인하게 되었다.

사실 무신론적 자연주의 진화론(리처드 도킨스) 이나 유신진화론(알리스터 맥그래스나 판 덴 브링크 등)에 대한 과학적인 논의, 반박, 그리고 교정은 전문적인 연구를 하지 않은 신학자가 감당하 기에는 어려운 과제이기에 전문적인 과학자들의 반론과 반박이 계속되어 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유신진화론에 토대하여 제시되는 인간과 죄의 기원 주제는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주제이기 때문에, 개혁신학적 관점에 서의 논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오직 성경으로라는 원칙을 우 선시해야 하는 개혁신학자의 관점에서는 성경적 교리들이 “통으로 짠 옷 의 실날들”이어서 창세기 첫 몇장의 역사성과 그 안에서 가르치는 바 아 담의 역사성과 원조상설(혹은 일조설, monogenism), 아담과 후손들 간의 언약적인 관계(행위언약), 첫 타락과 죄의 전가 교리 등을 더욱 더 견고하 게 믿을 뿐 아니라 바르게 해명해 주는 일에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더욱 더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상태의 인간과 원조상의 타락 후 전적 타락과 전적 무능력의 상태 속에 빠지게 된 모든 인간의 조건에 대한 성 경적 이해가 정립되어야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와 성령의 주권적인 사역 에 의한 구원에 대한 바른 이해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우리는 본연의 사명 을 잘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수적으로는 과학의 힘과 한계, 과학주 의(scientism)의 위험성, 진화론과 유전학의 발전상 등을 이해하기 위하여 과학개론, 과학사, 과학 철학 등의 영역을 기본적으로 학습할 필요성도 분 명히 있음을 강조하면서 논의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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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초록]

최근 들어 진화론의 주요 이론을 수용하여 기독교 교리들을 개작하는 유신진화론이 세계적인 주류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스펙트럼이 넓은 복음주의 신학계에서 뿐만 아니라 심지어 개혁주의 신학계에서도 만연하고 있다.

문제는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라는 원칙 보다는 주 류적인 과학 이론을 더 우선적인 기준(criteria)으로 삼기 때문에 전통적으 로 믿어온 교리들이 왜곡되거나 개작된다고 하는 사실이다.

본고에서는 네덜란드 개혁신학자인 G. 판 덴 브링크(G. van den Brink)의 유신진화론 을 검토하고 비판하는 시도를 해보았다.

진화론을 수용하여 개혁파 교리 를 재해석하고 개작한 그의 책들이 네덜란드 내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영어로도 소개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논의가 거의 없기 때 문이다.

2절에서는 그의 공적인 이력과 배경, 그리고 그의 주요 저술들을 개관함으로서 배경 지식을 삼아 보았다.

3절에서는 그가 정설(orthodox view)로 여기는 진화론의 주요 이론들(우주와 지구의 오랜 역사, 공통조 상설, 자연선택)과 그것들에 근거하여 그가 인간의 기원과 타락에 대해서 어떻게 재해석하고 재맥락화시켰는지에 대해서 논구해 보았다.

마지막 4 절에서는 비판적인 논의들을 제시해 보았는데, 판 덴 브링크가 당연시하 는 진화이론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먼저 적시하고 난 후에 신학적인 문제 점들을 지적해 보았다.

이러한 논구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현재의 과학이 론을 수용하여 그것을 기준으로 삼을 때에 성경적 계시에 근거한 인간론 의 많은 교리들이 왜곡되거나 재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주제어: 헤이스베르트 판 덴 브링크, 유신진화론, 인간론, 죄론, 네덜란드 개혁신학]

 

 

Abstract

A Critical Examination of G. van den Brink’s Theistic Evolutionary Anthropology

Sangung Lee (Chongshin Theological Seminary, Professor, Systematic Theology)

Recently, theistic evolution, which incorporates key evolutionary theories and revises Christian doctrines, has become a global mainstream. This phenomenon is prevalent not only in the broad spectrum of evangelical theological circles but even in Reformed theological circles. The problem is that mainstream scientific theories often take precedence over the principle of Sola Scriptura, leading to distortions and revisions of traditionally held doctrines. This paper examines and critiques the theistic evolution of Dutch Reformed theologian G. van den Brink. While his books, which incorporate evolutionary theory and reinterpret and revisit Reformed doctrines, have sparked considerable debate in the Netherlands and have been published in English, there has been little discussion of this in Korea. In section 2, we examines his background by outlining his public career, background, and major writings. In section 3, we discusses the key evolutionary theories he considered orthodox (a deep history of the universe and the Earth, the theory of common descent, natural selection) and how he reinterpreted and recontextualized the origins  and fall of humanity based on these theories. In section 4, I presents critical arguments, first identifying the problems with evolutionary theory that van den Brink takes for granted, and then pointing out theological issues. Through this discussion, we are able to confirm that accepting current scientific theories and using them as a standard inevitably distorts or reinterprets many doctrines of anthropology grounded in biblical revelation.

[Key words: Gijsbert van den Brink, Theistic Evolution, Anthropology, Doctrine of Sin, Dutch Reformed Theology]

 

 

 

논문 투고일: 2026.03.02. 수정 투고일: 2026.04.03. 게재 확정일: 2026.04.04. 

조직신학연구 제52권 (20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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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doi.org/10.31777/sst.52..202604.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