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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국방

에너지 위기 이후 주요국의 신(新)산업정책 현황과 시사점(26-7-13)/이효영 .외교안보연구소

<요 약>

 

○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2026년 미국-이란 전쟁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공급망과 가격 구조를 뒤흔들며 연쇄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촉발시킴.

최근의 에너지 위기는 단순한 공급 부족이나 가격 급등 문제를 넘어 지정학적 갈등,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 전환 가속화 등 세 가지의 흐름이 동시에 충돌하면서 발생한 구조적 위기라 할 수 있음. 이러한 복합적인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산업정책의 역할과 중요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음.

○ 전통적 의미의 산업정책이란 국가 경제의 구조적 변환을 목적으로 정부가 특정 산업이나 기업을 지원 및 육성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는 일련의 정책 수단을 의미함.

산업정책은 시장이 자원을 사회적으로 최적의 방식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상황, 즉 시장실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론적 정당성을 찾을 수 있음.

오늘날의 신산업정책(New Industrial Policy)은 전통적 산업정책과 구별되는 새로운 형태의 정부 개입을 의미하며, 새로운 형태의 산업정책은 기후 위기, 불공정 경쟁, 공급망 취약성 등 시장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보다 복합적인 시장실패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하게 된 것으로 평가됨.

또한 오늘날의 산업정책은 과거의 한시적, 거시경제적 시장 개입과는 질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개별 기업 또는 산업에 대한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국경을 초월하여 기업 간 상대적 경쟁조건을 재편하기 위한 국가 간 ‘시장 형성적(market-shaping)’ 경쟁의 수단으로 변화한 것으로 평가됨.

또한 최근 국제통상환경이 다양한 지경·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급변함에 따라 국가들은 전통적인 산업정책 수단이 아닌 조치를 다층적으로 활용하며 다양한 형태의 정책 수단들이 신산업정책의 일환으로 간주되고 있음.

○ 에너지 위기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산업정책은 기후위기 대응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청정에너지 제조업 육성 등 ‘청정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설정하였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는 화석연료 증산 및 에너지 전략자산 무기화를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 지배(energy dominance)’ 전략을 채택하여 추진 중임. 에너지 위기 이후 미국 산업정책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에너지 전환을 위한 대규모 보조금 정책의 도입이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환경규제 철폐 및 에너지 프로젝트 허가 간소화가 핵심 산업정책 수단으로 채택됨.

EU 산업정책은 에너지 위기 이전에는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기후 목표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에너지 위기 이후에는 탈탄소화, 에너지 안보, 공급망 안보의 복합적인 목표로 산업정책의 초점이 확대됨. 특히 EU는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기존에 엄격하게 제한하던 보조금 규제를 완화하고 탈탄소화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전략적 산업에 대한 허가 간소화 및 대규모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등 기존의 단일시장 경쟁규범 및 정책수단과 매우 다른 변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음.

반면, 에너지 위기 이후 일본의 대표적인 산업정책은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전략으로 당초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설계되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경제 안보, 경제 번영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정책 패키지로 재설계됨.

○ 에너지 위기 이후 주요국의 신산업정책은 에너지 안보를 국가안보의 핵심요소로 재정의하고 이를 산업정책과 통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어 한국도 에너지 안보와 산업정책을 통합하는 전략적 재설계가 필요함.

또한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한국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 분야의 에너지 전환 비용에 대한 경쟁력 저하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산업정책이 필요함.

이외에도 주요국의 신산업정책이 공급망 안보를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로 편입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반도체, 배터리, 핵심광물 등 전략 분야에서의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는 체계적인 산업정책이 중요함.

특히 수출규제가 신산업정책의 핵심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추세에 대응하여 한국은 전략산업의 기술 유출을 방지하는 동시에 공급망 파트너국과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이중 과제를 수행해야 함.

마지막으로 주요국의 신산업정책이 유발하고 있는 글로벌 보조금 경쟁과 수입규제 확산은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지닌 한국에게 복합적인 통상 리스크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함. 특히 주요국의 수입규제 강화 추세 속에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에 대하여 강화된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의 대상이 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무역구제 대응 역량 강화와 함께 WTO 분쟁해결절차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다층적 전략이 필요함.

 

IFANS 주요국제문제분석 20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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