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 (1257) 썸네일형 리스트형 최충식 -겨울편지 그대에게서 편지가 왔네 그 쪽엔 눈이 내린다했고 맨발로 눈길을 걸어가고싶다 했네 그대는 울고 싶다며 산발한 갈대가 눈보라속에서 왜 흔들리는지 물었네 그대는 동그란 시간속에 왜 거친 눈보라가 일고있었나 물었네 김동명-내 마음은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오 그대 저 문을 닫아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 김동명-파초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내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 심보선 -거기 나지막한 돌 하나라도 있다면 지금 그곳엔 아무 것도 없네 원래 아무 것도 없었다는 듯이 아무 것도 없네 그곳은 텅 비었고 인적 없는 평지가 되었고....불길에 검게 그을리고 피와 살점이 묻은 학살의 증거들 학살이후의 나날들 탄원들, 기도들, 투쟁들을... -2011년1월20일 용산참사2주기에 부쳐’ 문익환 -꿈을 비는 마음 ...벗들이여! 이런 꿈은 어떻겠오? 155마일 휴전선을 해뜨는 동해바다쪽으로 거슬러 오르다가...국군의 피로 뒤범벅이 되었던 북녘땅 한 삽 공산군의 살이 썩은 남녘땅 한 삽씩 떠서 합장을 지내는 꿈...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님 비나이다 밝고 싱싱한 꿈 한자리 평화롭고 자유로운 꿈.. 이학영 -겨울숲 때론 이렇듯 침잠할 일이다 마른 골짜기 그 깊은속을 흘러가는 물길처럼 가지만 남은 숲속, 발자국에 밟히며 깊어지는 낙엽처럼 세상의 푸른 욕망 모두 거두어버리고 홀홀단신 외진 길을 걸어볼 일이다. 걸으며 깊이 그 어딘가 숨어있는 본디 내 근원이던 순백의 영혼을 찾아 헤매어볼 .. 이육사-절정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우에 서다 어데다 무릎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이육사(1944년1월16일 베이징 일본총영사관 감옥에서 사망) 이상은 보검은 한쪽에 처량하게 놓여 있고, 한 군데에 정착하여 편안하게 살고 싶어라. 낙엽 떨어지고 비바람 불어 오는데 누각에서 홀로 이 음악을 타는구나. 이러한 속세에서 새로운 지기를 만나 오랫동안 사귀어 긴 인연을 맺고 싶네. 끊어질 듯한 마음 못이겨 빚은 술 앞에 놓은들 얼마나 많..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1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