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 (1257) 썸네일형 리스트형 원경-그대 꽃처럼 꽃피면 가슴에 향기 터지고 달뜨면 가슴에 달빛 부서지네 내 마음 한가히 바람에 구르고 눈 나리니 내 마음 한 없이 다복하네 내 어찌 세상 티끌 속에 갇혔던들 바람 같은 자유 있었으려나 아! 삶은 이렇게 깊고 잔잔하거늘 효림 -별을 바라보며 한 일억광년 정도 멀리 서서...여기 우리가 날마다 지지고 볶으며 살고있는 이 지구를 반짝이는 작은 별로 바라보고 싶다 민들레가 피고 들국화가 피고 그리고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이별을 하고 전쟁을 하고 사람이 죽고 사연들이 그냥 반짝이는 빛으로만 보이겠지 오늘밤 저 하늘에서.. 복효근 -순간의 꽃 그저 무심히 내가 너를 스쳐갔을 뿐인데 너도 나를 무심히 스쳐갔을 텐데 그 순간 이후는 네가 나를 내가 너를 스쳐가기 이전의 세상이 아니다 간밤의 불면과...치통이 누군가가 스쳐간 상처 혹은 흔적이라면 무심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너와 나와는 그 무심한 스침이 빚어놓은 순간의 꽃.. 안도현 -겨울 편지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 정일근 -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꽃이 피었다 지는 슬픔보다도 나무들이 바람에 우는 아픔보다도 슬프고 아픈 일이지만 사랑하며 기다리는 것이 기다리며 눈물 훔치는 것이 내 사랑의 전부라 할지라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라 흐르는 눈물 손가락에 찍어 빈 손바닥.. 그대에게 가고 싶다/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 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 도종환 -홍매화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 송이 그 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 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은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 속 홍매화 한.. 겨울 길을 간다/이해인 봄 여름 데리고 호화롭던 숲 가을과 함께 서서히 옷을 벗으면 텅 빈 해질녘에 겨울이 오는 소리 문득 창을 열면 흰눈 덮인 오솔길 어둠은 더욱 깊고 아는 이 하나없다 별 없는 겨울 숲을 혼자서 가니 먼 길에 목마른 가난의 행복 고운 별 하나 가슴에 묻고 숲길을 간다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1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