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 (1257) 썸네일형 리스트형 오규원 ‘여름에는 저녁을’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초저녁에도/ 환한 달빛// 마당위에는 멍석/ 멍석위에는/ 환한 달빛// 달빛을 깔고/ 저녁을 먹는다// 마을도/ 달빛에 잠기고/ 밥상도/ 달빛에 잠기고...밥그릇 안에까지/ 가득 차는 달빛// 아! 달빛을 먹는다/초저녁에도/ 환한 달빛” 나종영 ‘세족’ “이 세상 낮고 서늘한 곳으로/ 내려서고 싶다/ 누군가 내 발등을 씻어주고/ 발끝에 입맞춤을 하는/ 순간, 눈썹이 떨 듯...눈을 뜨면 눈물나게 아름다운 그대들의 삶마냥/ 낮은 데로 흘러가는 살여울 물가에 남아/ 오래오래 발목을 적시고 싶다.” 김달진 '여름방’ "긴 여름날/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앉아/ 바람을 방에 안아들고/ 녹음을 불러들이고/ 머리위에 한 조각 구름 떠있는/ 저 佛岩山마저 맞아들인다." 털 난 꼬막/박형권 아버지와 어머니가 염소막에서 배꼽을 맞추고 야반도주할 때가덕섬에서 부산 남포동에 닿는 물길 열어준 사람은 오촌 당숙이시고끝까지 추적하다 선창에서 포기한 사람들은 외삼촌들이시고나 낳은 사람은 물론 어머니이시고나 낳다가 잠에 빠져들 때 뺨을 때려준 사람은 부산 고모님.. 숙자는 남편이 야속해 / 황지우 길중은 밤늦게 돌아온 숙자에게 핀잔을 주는데, 숙자는 하루 종일 고생한 수고도 몰라주는 남편이 야속해 화가 났다. 혜옥은 조카 창연이 은미를 따르는 것을 보고 명섭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모는 명섭과 은미의 초라한 생활이 안스러워…… 어느 날 나는 친구집엘 놀.. 사랑방 / 함순례 울 아부지 서른, 울 엄니 스물 셋 꽃아씨, 아부지 투덕한 살집만 믿고 신접살림 차렸다는디, 기둥 세우고, 짚과 흙 찰박찰박 벽 다져, 오로지 두 양반 손으로 집칸 올렸다는디, 부쳐먹을 땅뙈기가 없는 기라 내사 남아도는 게 힘이여 붉은 동빛 박지르며 집을 나서면, 이윽이윽 해가 지고, .. 흘레 / 고성만 우리 마을에서는 씹할 놈 씹도 못할 놈과 같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 대신 흘레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교미처럼 점잖은 말과는 달리 하다보다는 붙다를 결합시키는 게 보통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 돌아보면 붕어는 강물을 흘려 수정하고 닭은 벼슬을 쥐어뜯으며 잠자리는.. 밤새 초인종 한 번 누르지 않는데/ 손성미 나이 쉰이 넘어 보이는 여자가 빨간색 쫄쫄이 티셔츠를 입고 한껏 멋을 내지르며 들어온다 곗날이다 육감적으로 솟아오른 가슴과 그 아래 살짝 겹으로 누운 뱃살 그 나이에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며 먼저 온 여자들이 핀잔을 날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든다 그러면 뭐하냐? 밤새 초인종 .. 이전 1 ··· 66 67 68 69 70 71 72 ··· 1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