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 (1257) 썸네일형 리스트형 고백/ 신달자 아름다운 나이 여자 스물다섯 교회첨탑처럼 나이가 높은 유부남을 사랑한다고 고백했더니 어머니는 질 질 질 내머리를 끌고 겨울 혹한의 우물가로 나가셨습니다 말은 얼어붙은채 두려운 침묵만이 흘러 마치 어둠이 부러질 듯 굳었습니다 어머니는 눈을 감은 채 하나하나 옷을 벗으시더.. 신동엽(1930년8월18일생)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닦아라...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네 머리 덮은 쇠항아리...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오장환 ‘병든 서울’ “8월15일 밤에 나는 병원에서 울었다./ 너희들은 다같은 기쁨에/ 내가 운 줄 알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일본천황의 방송도,/ 기쁨에 넘치는 소문도,/ 내게는 곧이가 들리지않았다./ 나는 그저 병든 탕아로/ 홀어머니 앞에서 죽는 것이 부끄럽고 원통하였다...” 이성복 ‘남해 금산’ “한 여자 돌속에 묻혀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속에서 떠나갔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속에 나 혼자 잠기네” 장만호 ‘백일홍’ “개심사 배롱나무/ 뒤틀린 가지들/ 구절양장의 길을 허공에 내고있다// 하나의 행선지에 도달할때까지/ 變心과/作心 사이에서/ 마음은 얼마나 무른가/ 무른 마음이 파고들기에 허공은 또 얼마나 단단한가// 새가 앉았다/ 날아간 방향/ 나무를 문지르고간 바람이,/ 붐비는 허공이/ 배롱나.. 이문재 ‘오래된 기도’ 가만히 눈을 감기만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해도...촛불 한 자루 밝혀놓기만해도...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나의 죽음은 언제나 나의 삶과 동.. 박두진 ‘8월’ “마른 천둥 우릉대고/ 햇덩어리 활활 끓고/ 시간의 하얀 저쪽/ 바다들이 일제히 혁명처럼 밀려오고/ 사막 영겁/ 침묵들이 윙윙대며 불사의 새로 날고있다.” 오이에 대한 오해/오이에 대한 오해 오이를 씻다가 오이의 돌기를 만지는 여자와 오이를 먹다가 오이의 껍질을 내뱉는 남자가 오이에 대해 오랫동안 얘기할 이유는 없지만 오이가 하필이면 오이라는 이름을 달고 오랫동안 숨겨 왔던 덩굴손의 내밀한 버릇과 오이만이 간직한 연둣빛 향의 비밀에 대해 주절주절 말을 하고 .. 이전 1 ··· 64 65 66 67 68 69 70 ··· 1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