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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10:25-37 내러티브 읽기/박노식.강남대 초록 누가복음 10:25-37은 소위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로 불리는 예수의 비유를 갖고 있는 단락이다. 사마리아인 비유(눅 10:30-35) 자체로도 완벽한 내러티브 이지만 본 연구는 누가복음 10:25-37을 하나의 단위로 해석하고자 한다. 사마리아인 비유는 수사적 전략에 따라 사용된 일종의 예화이고, 비유가 종결된 후에도 예수와 율법사의 대화는 다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마리아인 비유는 이웃사랑의 실천을 예시하는 모범적 비유로 분류되면서, 비유는 필요에 있는 사람에게 그 필요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윤리적 해석의 범주안에 가두어졌다. 모범적 행동이라는 윤리적 해석은 사마리아 사람의 출현이 배태한 의미성을 최소화시킬 수있다. 비유가 일상과 비일상의 비교보다 이상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
중국의 한국전쟁 인식,서술, 활용/한상준.아주대 I .머리말 역사학은 해석의 학문이다. 사건을 바라보는 입장과 관점에 따라 역사의 해석은 달라지며, 그런 이유로 동일한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복수의 해석이 역사학에 서는 공존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주체에 의해 발생한 ‘동일한’ 사건임에도 그 해석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1 한국전쟁도 복수의 해석과 기억이 존재한다. 북한의 남침에 따른 내전으로 시작됐던 한국전쟁은 미군과 중국군이 참전하면서 동아시아 국제전으로 확대 되었다. 전쟁의 당사자는 남한과 북한이었지만 중국도 전쟁의 참전국이었고, 오늘날 동아시아 3국은 자신들의 입장과 상황에 맞춰 한국전쟁을 규정하고 정의한다. 우선 한국전쟁을 부르는 명칭을 통해 각국이 전쟁을 어떻게 인식, 서술, 활용하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
<공각기동대>에 나타난 윤회의 의미 분석 -- 융합으로서의 윤회 --/정상교.금강대 국문 초록 오시이마모루 감독의 1995년작 는 인간이 방대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전자두뇌[소위 전뇌(電腦)]를 탑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네트워크에 접속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정보의 이동이 가능한 시대를 배경 으로 한다. 이러한 전뇌가 해킹되어 정신활동의 대표적 기능 중 하나인 기억이 조 작된다면 자아의 정체성은 어떻게 담보될 수 있을까? 작품에서는 전산 프로그램 으로 개발된 인형사(人形師, Puppet Master)가 등장하는데 그는 방대한 정보를 획 득한 어느 시점에서 자아를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은 생명체임을 주장한다. 이렇게 기술의 발달로 기억이라는 정보의 이동이 한계를 벗어날 때 개별 존재는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 감독은 이와 더불어 생명체의 필수요건 중 하나인 종족 번식의 의..
四句解釋에 관한 元曉 和諍論法의 특성: 들뢰즈의 새로운 변증법과의 대비를 중심으로/김태수.서울대 국문요약 본 논문은 후기구조주의 철학자 들뢰즈가 ‘재현(représentation)을 만드는 4 가지 굴레’의 비판에 활용한 새로운 변증법을 元曉 四句解釋에 나타난 和諍 論法과 대비한 연구이다. 검토를 위해 󰡔涅槃宗要󰡕・󰡔大慧度經宗要󰡕・󰡔金剛三 昧經論󰡕・󰡔起信論疏󰡕 등과 관련한 四句, 특히 그 非有非無觀을 분석했다. 그 결과 非有非無를 (1) 양자부정으로서의 中道와 (2) 궁극적 진리로 이해하는 입장 중, 원효의 사유는 (1)에 가까운 것으로 보았다. 한편, 헤겔 변증법과 같은 동일성 비판의 맥락에서 제시된 들뢰즈 변증론의 경우에도 (1)과 지향점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념(Idée)이 최종적 위계로 고정되지 않고, 생성 과정 속에서 바탕을 현실로 끌어올려 현실과 근원 간 차이의 相卽을 모색하는 ..
인도 불교에 아미타정토도는 존재했는가: 극락의 시각성과 중국의 예들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이주형.서울대 국문 초록 인도 불교에서 아미타 신앙이 존재했는가, 어떤 양태로 존재했는가 하는 것은 불교사 연구자들에게 큰 의문으로 남아 있다. 아미타 신앙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 가 매우 희소한 상황에서 일부 연구자들은 그 증거를 미술자료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노력을 펼쳐 왔다. 특히 아미타 관련 경전들이 쓰인 것으로 추측되는 간다라 지역에서 아미타불이나 극락의 도해를 비정하려는 시도가 일찍부터 또 최근까지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시도되었다. 본 연구는 일부 학자들이 제시한 간다라의 예 들을 과연 극락의 도해라 볼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답하고자 한다. 이 문제 를 본 연구에서는 두 가지 면에서 접근한다. 첫째, 동아시아에서 아미타정토도가 번성했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극락의 시각성이 쉽사리 미술로 옮겨질 만큼 특..
금융브리프 32권 17호(23-9-9)/KIF
논어(論語)의 시작과 끝- 유가(儒家) 소수파 담론과 장자(莊子)의 계보 - /김시천.상지대 요약문 20세기 철학사 연구는 한대(漢代)의 문헌 분류 개념인 ‘가’(家)를 서구적 학파(school)와 동일시해 온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철학사 이해는 지난 몇십 년간 새로운 문헌이 발굴되고, 개별 텍스트에 대한 연구가 심화되 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였다. 특히 선진 문헌에 대한 텍스트 이론적 연구는 보다 유동적이고 개방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해 주었다. 나는 이 논문 에서 루이스(Mark E. Lewis)가 말하는 ‘텍스트 전통’(textual tradition) 개념을 발전시켜, 저자가 아닌 전사자(轉寫者, transcriber) 혹은 전술자(傳 述者, transmitter)를 중심으로 논어와 장자에 접근하고자 했다. 왜냐 하면 논어를 비롯한 선진 문헌들은 스승 자신의 저술이 아니라 그의 제자들..
식민지/해방 조선의 맑스주의 역사철학: 신남철의 ‘역사적 주체론’과 ‘비극적 운명론’/박민철.건국대 요약문 본 연구는 식민지 조선의 대표적인 맑스주의 철학자인 신남철의 역사 철학적 사유를 분석하는 것이다. 특히 그의 철학을 몇 가지 키워드을 통해 단절적으로 또는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기존 연구들과는 달리, 조선의 변혁 을 담당할 ‘새로운 주체’에 대한 고민, 그러한 주체들의 구체적인 모습으로 서 ‘역사적 주체’와 ‘역사적 실천’에 대한 설명, 마지막으로 전환기의 조선 에 필요한 역사적 주체들의 실천으로서 ‘비극적 운명론’ 등의 도입을 발전 적 과정의 관점에서 추적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본 연구는 식민지 조 선과 해방 조선을 관통하는 신남철의 역사철학이 맑스주의와 헤겔철학의 영향에 따라 구성된 ‘역사적 주체론’과 ‘비극적 운명론’으로 공식화될 수 있 음을 밝혔다. 또한 신남철 역사철학의 의의가 제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