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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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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물결/이호연 청보리 물결 넘실대는 들판의 소리를 들었는가 푸르른 하늘을 간지럽히는 청량한 청보리 소리를 들었는가 풋풋한 가슴에 청보리 물결의 노래로 바람소리도 푸른빛이 도는 5월의 소리를 들어 보았는가 청보리 물결 따라 그리움이 출렁거리고 해맑은 아이들이 미끄럼 타듯 청보리 물결 넘실거리는 5월의 들녘으로 나와 보라 너울너울 춤을 추듯 모두가 흥겹게 넘실거리는 나의 고향, 5월의 들판으로
청보리/문혁 청보리 봄 바람 너울져 익어간다. 5월의 고단한 햇살이 청보리 누런 수염 어루만짐은 맥추의 기쁨을 위함이여, 5월의 훈훈한 바람이 청보리 누런 수염 쓰담고 지남은 맹하의 노고를 걱정스러 함입니다. 5월 청보리 봄 바람. 너울 너울 익어만 간다.
청보리/조순자 보리 꺽어 불었던 피리 릴릴릴 리리닐 소리 간식의 알보리 서리사건 얼굴은 검댕이로 변신 까끌까끌 긴 수염쟁이 종달새 부르던 너 초록비 따라서 아지랑이 너울너울 추억의 오월이면 생각나게 하는 청보리 파란색이 변하여 노랑으로 물들은 작은 뜰녘 한줌의 줄기 보리가족이 추억의 꽃을 그려 준다.
막걸리/윤인환 막걸리가 뭔지 아나? 막, 걸러낸 술이기에 막, 출출할 때 막, 취하고 싶을 때 막, 그리울 때 막, 노래를 부르고 싶을 때 막사발에 따라 먹는 좋은 술이여 어설픈 사랑을 구걸하지 않는 열정의 유통기간을 간직한 술이여 이 세상에서 보기 드문 지조 있는 술이여.
"치마"에 대한 答詩/임보(40년생.순천) 그렇구나 여자들의 치마 속에 감춰진 대리석 기둥의 그 은밀한 신전 남자들은 황홀한 밀교의 광신도들처럼 그 주변을 맴돌며 한평생 참배의 기회를 엿본다. 여자들이 가꾸는 풍요한 갯벌의 궁전 그 남성 금지구역에 함부로 들어갔다가 붙들리면 옷이 다 벗겨진 채 무릎이 꿇려 천 번의 경배를 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런 곤욕이 무슨 소용이리 때가 되면 목숨을 걸고 모천으로 기어오르는 연어들처럼 남자들도 그들이 태어났던 모천의 성지를 찾아 때가 되면 밤마다 깃발을 세우고 순교를 꿈꾼다. 그러나, 여자들이여, 상상해 보라 참배객이 끊긴, 닫힌 신전의 문은 얼마나 적막한가! 그 깊고도 오묘한 문을 여는 신비의 열쇠를 남자들이 지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보라 그 소중한 열쇠를 혹 잃어버릴까봐 단단히 감싸고 있..
치마/문정희(47년생.보성)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는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하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굳이 아니라면 신의 후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족보를 확인하고 후계자를 만드려고 애를 쓴다. 치마 속에 무언가 확실히 있다. 여자들이 감춘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 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꿈꾸는 조개들이 살고 있는 바다 한 번 들어가면 영원히 죽는 허무한 동굴? 놀라운 것은 그 힘은 벗었을 때 더욱 눈부시다는 것이다.
3월의 끝자락/임영석 우리 마음 그대 가슴속으로 사랑의 봄이 왔습니다. 봄소식 전령사 목련화 벌써 낙화 마음에 아쉬움 안고서 내 마음 이별가 잔잔히 밀려오는데 반가운 꽃소식 설레임 봄꽃 향기 꽃향기 진한 라일락 보랏빛 예쁜 꽃 봉오리 눈길 가는 곳 초록의 싱그러움 연분홍 화려한 꽃향기 시작의 봄 마음 설레임 찾아오는 봄 꽃향기를 찾는 발걸음 3월의 끝자락 봄빛 향기에 취한 4월의 문 앞에 섰습니다.
행복한 3월을 위해/윤보영 3월입니다 산에 들에 꽃이 피듯 가슴에도 꽃을 피워 행복을 선물 받는 3월입니다 내가 행복하듯, 3월에는 당신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보다 당신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슴 가득 사랑이 돋아나는 3월! 돋아난 사랑을 나누면서 행복한 3월을 만들겠습니다 내가 만들겠습니다 3월에는 내가 준 사랑으로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한 3월에는 내 3월에는, 아직 추위가 있을 수 있고 기다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3월은 이것마저 행복한 달입니다 마음까지 따뜻한 달입니다 나의 3월에는 내가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멋진 한 달을 만들겠습니다 3월 내내 사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