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 (1257) 썸네일형 리스트형 살인자의 술/보들레르 이제 난 자유롭고 외톨이구나! 오늘밤 난 죽도록 취하리라. 그리고 두려움도 회한도 없이 땅바닥위에 벌렁 누우리라. 그리고 개처럼 잠들리라. 돌 진흙 등을 실은 육중한 달구지바퀴나 미칠 듯 질주하는 화물차가 죄 많은 내 머릴 짓이기든가 한 허리를 동강내도 상관없다. 신이나 악마처럼 그 정도 일에는 개의치않으리. 박화목 -4월 4월은 거치른 계절풍이 부는 가운데도 굳은 땅을 뚫고 짓누른 돌을 밀쳐 제치며 어린 푸른 싹이 솟구치는 달이다. 사월은 정녕 생명의 외침을 아무도 막아내지못하는 달이다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아래 사람없고 그 누가 착하고 어진 우리를 억누르고 한 몸의 영화를 그 속절없는 부귀를 누리려고 했던가? 썩은 권력은 언제든지 허물어지고마는 것을 한 겨우내 죽은 듯 침묵속에서 살아온 뭇생명들 이제 활활히 분화처럼 활활히 솟구치나니 아 진정 4월은 부활의 달 신동엽-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봄길/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을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윤강로 -꽃길 진달래 어우러진 꽃길 가다가 먹구름 우르릉 우르릉 울 것 같은 하늘 보면서 꽃물 빨갛게 흐르는 말 한 마디 청명하게 외운다 세월은 흐린 날처럼 흐르지만 목숨 하나로 사랑할 것이 너무 많다고... 이종형 -바람의 집 ...4월의 섬 바람은 수의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돌담 아래 제 몸의 피 다쏟은 채 모가지 뚝뚝 부러진 동백꽃 주검...4월의 섬 바람은 뼛속으로 스며드는 게 아니라 뼛속에서 시작되는 것 그러므로 당신이 서있는 자.. 조창환 -산수유꽃을 보며 ...찬비내린 날 아침 노란 산수유꽃들... 눈뜨고 세상을 본다... 산수유 마른 가지에 노란 꽃들이... 다닥다닥 맺혀 눈뜨는 것을 보면 찬비 그친 봄날 아침, 흐윽 숨막혀 아득한 하늘 보며 눈감을밖에 방랑 - 크눌프를 추억하며/헤르만헤세 Auf Wanderung - Dem Andenken Knulps Sei nicht traurig, bald ist es Nacht, Da seh'n wir über dem bleichen Land Den kühlen Mond, wie er heimlich lacht,... Und ruhen Hand in Hand. Sei nicht traurig, bald kommt die Zeit, Da haben wir Ruh. Unsere Kreuzlein stehen Am hellen Straßenrande zu zweit, Und es regnet und schneit, Und die Winde kommen und gehen. - Hermann Hesse 방랑..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1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