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 (1257) 썸네일형 리스트형 장석남 -봄밤에 ...밤새 개가 짖는다 들이닥친 봄밤이 낯선 모양이다 앵두꽃과 쑥스러운 상주처럼 비켜서서 피어 있는 목련을 짖고 또 늦게 피는 복사꽃을 짖는 게로구나... 송영희 -사월 이제 무슨 소용이 있으랴 다시 만난 날들이 기척없는 바람에도 저렇게 꽃잎은 흩날려 떨어지는데 꽃들이 피고 잎들이 지고 내 생애의 불꽃들도 그렇게 사라지고 있었다 이별은 그렇게 오고있었다 예고도 없이 눈부실수록 빨리 박성환-사랑의 향기 사랑의 향기는 달콤할까? 사랑의 향기는 쓰디쓸까? 달다가 쓰다가 알쏭달쏭 알 수 없는 향기이기에 오늘은 밝은 둥근달처럼 오직 나만의 사랑에 향기 사랑의 미소를 가슴 한가득 해맑은 향기를 느끼고 싶다. 사랑의 향기는 웃음일까? 사랑의 향기는 눈물일까? 웃다가 울다가 알쏭달쏭 알 수 없는 향기이기에 밤하늘 반짝이는 별처럼 오직 나만의 사랑에 향기 사랑의 밀어로 이 밤새도록 빛나는 향기를 나누고 싶다. 님이시여/주응규 낮 꽃을 피워서 밤 꽃을 피워서 사랑 향기로 님 부르는데 님이여 님이시여 어디쯤 오시나요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님 기다리는 마음은 한결한데 님이여 님이시여 언제쯤 오시나요 달도 별도 잠이든 이 밤에 님 그리워서 님 보고파서 몽우리 진 가슴을 바람이 하염없이 흔드니 날 밝으면 님 오시나요 님이시여 님이시여 어느 날을 택일하여 달빛 밟고 오시나요 햇빛 밟고 오시나요. 안도현 -봄 제비떼가 날아오면 봄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은...때가 되면 봄은 저절로 온다고 창가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이 들판에 나오너라 여기 사는 흙묻은 손들을 보아라 영차 어기영차 끝끝내 놓치지 않고 움켜쥔 일하는 손들이 끌어당기는 봄을 보아라 沙平驛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 정대구 -사월 재채기 꽃은 펴서 환한데 내 마음은 춥고 어둡다 하필이면 꽃피는 계절에 그녀가 나를 떠나야하는지...지난 사일구때 눈물콧물 매운 최루탄연기속에서 터지던 재채기가 터지네 연방 터지네 눈처럼 꽃잎 흩날리는 꽃나무밑에서 왜 누가 꽃피는 사월을 잔인한 사월이라고 했는지 나 이제야 알겠네 감기약 지어먹고도 안 낫는 4월 재채기 김여정 -맑은 꽃 눈물보다 더 맑은 꽃이 있을까, 4월은 꽃이 많은 계절 4월은 눈물이 많은 계절 맑은 꽃속의 샘물에 뜨는 별 예사로이 보면 안보이는 별 별이 안보이는 눈에는 눈물이 없지 사람들은 꽃만 보고 눈물은 보지않는다. 사람들은 샘물만 보고 별은 보지않는다. 광장에는 꽃의 분수 4월의 눈물이 솟는데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1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