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수필

(1257)
나해철 -봄날과 시 봄날에 시를 써서 무엇해 봄날에 시가 씌어지기나 하나...개나리가 담위에서 제 마음을 다 늘어뜨리고 진달래가 언덕으로 썼으나 못부친 편지처럼 피어있는데... 봄날에 씌어진 게 시이기는 하나 뭐.
신동엽-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정해종 -우울증의 애인을 위하여 사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바람이 나도 단단히 나서 마침내 바람이 되고 싶다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봄은 피어나는 가슴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4월의 시/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 올라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게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지를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
박명순 -그대안에 봄이 있습니다 그대안에 봄이 있습니다 내게는 작지만 그대의 봄이 손가락 사이사이 내 안으로 스며드는 따스함이 느껴지는데...머물지않는 것이 사랑과 향기라 하였습니다 그대 한발짝만 앞으로 나오세요 그대안에 봄이 있습니다
신경림 -매화를 찾아서 구름떼처럼 모인 사람들만 보고 돌아온다 광양 매화밭으로 매화를 보러 갔다가 매화는 덜 피어 보지못하고. 그래도 섬진강 거슬러 올라오는 밤차는 좋아 산허리와 들판에 묻은 달빛에 취해 조는데. 차안을 가득 메우는 짙은 매화향기 있어 둘러보니 차안에는 반쯤 잠든 사람들뿐. 살면서..
윤동주 -봄 봄이 혈관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란 배추꽃 삼동을 참어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 즐거웁게 솟구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