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 (1257) 썸네일형 리스트형 박남준 -이름 부르는 일 그 사람 얼굴을 떠올리네 초저녁 분꽃향내가 문을 열고 밀려오네 그 사람 이름을 불러보네 문밖은 이내 적막강산 가만히 불러보는 이름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뜨겁고 아플 수가 있다니 문태준 -꽃 진 자리에 생각한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꽃잎들이 떠난 빈 꽃자리에 앉는 일 그립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붉은 꽃잎처럼 앉았다 차마 비워두는 일 김수영 -여름밤 지상의 소음이 번성하는 날은 하늘의 소음도 번쩍인다 여름은 이래서 좋고 여름밤은 이래서 더욱 좋다...마당 한구석에 철 늦게 핀 여름장미의 흰구름 소나기가 지나고...지상의 소음이 번성하는 날은 하늘의 천둥이 번쩍인다 여름밤은 깊을수록 이래서 좋아진다 이정하 -기대어 울 수 있는 한가슴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그대 만나고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대여 지금 어디 있는가. 보고싶다 보고싶다 말도 못할만큼 그대가 그립습니.. 양성우 -살아있는 것은 아름답다 “살아있는 것은 아름답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살아있는 것은 아름답다...바람도 없는 어느 한 여름날, 하늘을 가리우는 숲그늘에 앉아보라...나무들의 깊은 숨소리...무수한 초록잎들이 쉬지않고 소곤거리는 소리.. 이향아 -개망초꽃 칠월 칠월 들판에는 개망초꽃 핀다....슬픈 야생의 풀꽃...복더위 하늘밑 아무데서나 버려진 빈터 허드레땅에...피어나고 있다. 나도 꽃, 나도 꽃, 잊지말라고. 한두해, 영원살이 풀씨를 맺고있다. 개망초 지고있는 들 끝에서는 지평선이 낮게낮게 흔들리고 있을 거다 고은영 -7월에게 계절의 속살거리는 신비로움...절정을 향해 치닫는 계절의 소명앞에 그 미세한 숨결앞에 눈물로 떨리는 영혼 바람, 공기, 그리고 사랑, 사랑...그것들은 때때로 묵시적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나는 그것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안녕, 잘 있었니?" 양성우 -비 오는 날 둥지없는 작은 새들은 이런 날 어떻게 지낼까? 나비들은, 잠자리, 풍뎅이, 쇠똥구리들은 이런 날 어떻게 지낼까? 맨드라미, 나팔꽃, 채송화...그리고 이름모를 풀꽃들은 어떻게 지낼까? 그칠줄 모르고 이렇게 하염없이 비가 오는 날에는 죽도록 사랑하다가 문득 헤어진 사람들은 어떻게 지..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158 다음